[공동 성명] 개 전기도살 무죄 선고 잘못돼…대법원 역사적 판결

등록 : 2018.09.14 09:50:21   수정 : 2018.09.14 09:50:21 데일리벳 관리자

소위 ‘개 전기도살 무죄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13일 원심을 파기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환송하는 판결을 내렸습니다.

개를 전기로 도살하는 행위는 동물보호법이 금하고 있는 ‘동물학대’에 해당하는 범죄임에도 하급심에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무죄를 선고했으니 다시 재판하여 처벌하라는 것입니다. 

‘개 전기도살 무죄사건’은 인천 소재 개농장주인 A씨가 수년에 걸쳐 수십 마리의 개를 전기로 도살하여 식용으로 판매한 데 대하여 인천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이 ‘무죄’를 선고한 사건입니다.

인천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은 “현실적으로 개가 식용을 목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거나 “동물보호법은 소유자가 동물을 죽이는 것을 금지하고 있지 않다”는 등의 얼토당토않은 이유를 들어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이 같은 인천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은 법관의 재량권을 일탈하여 동물보호법의 설치목적과 존재의미를 형해화한 것으로 ‘동물학살판결’이라는 거센 지탄을 받은 바 있습니다.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동물유관단체대표자협의회는 이 사건 고발자는 아니나 법원의 최초 무죄판결의 부당함을 바로잡고자 소송에 개입, 3만여 명 시민탄원 서명 제출, 수차례의 의견서 제출 등을 통해 전기도살이 왜 잔인한 범죄행위인지를 적극적으로 주장했으며, 여러 차례의 기자회견과 2심 사건 담당 검사에 대한 직무유기 고발 등을 통해 잘못된 판결을 바꾸고자 노력해왔습니다.

이러한 노력과 시민들의 관심과 지지에 힘입어 드디어 오늘(13일) 대법원으로부터 파기환송 판결을 받아낼 수 있었습니다.

대법원은 판결을 통해 “잔인한 방법인지 여부는 특정인이나 집단의 주관적 입장에서가 아니라 사회평균인의 입장에서 그 시대의 사회통념에 따라 객관적이고 규범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해당 도살방법의 허용이 동물의 생명존중 등 국민 정서에 미치는 영향, 동물별 특성 및 그에 따라 해당 도살방법으로 인해 겪을 수 있는 고통의 정도와 지속시간, 대상 동물에 대한 그 시대, 사회의 인식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였습니다.

또한 “잔인한 방법인지 여부는 동물별 특성에 따라 해당 동물에게 주는 고통의 정도와 지속시간을 고려하여 판단되어야 한다. 동일한 도살방법이라도 도살과정에서 겪을 수 있는 고통의 정도 등은 동물별 특성에 따라 다를 수 있고, 동일한 물질, 도구 등을 이용하더라도 그 구체적인 이용방법, 행위 태양을 달리한다면 이와 마찬가지”라고 밝혔는데, 이는 하급심에서 ‘인간의 관점’에서 잔인함을 평가했던 것에 비해, ‘동물의 입장’에서 겪는 고통의 정도가 기준이어야 함을 인정한 것입니다.

대법원의 판결은 법리에도 정확히 부합할 뿐더러, 최소한의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쉬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는 내용입니다. 그러나 인천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은 법리의 오해를 넘어,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괴이한 논리를 구성하면서까지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였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대법원의 판결은 동물학대를 자행한 피고인에 대한 심판이기도 하지만, ‘사법정의’를 외면했던 하급법원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기도 합니다.

또한, 대법원은 “특정 동물에 대한 그 시대, 사회의 인식은 해당 동물을 죽이거나 죽음에 이르게 하는 행위 자체 및 그 방법에 대한 평가에 영향을 주므로 이 사건 조항에서 금지되는 잔인한 방법인지 여부를 판단할 때에는 이를 고려하여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개’를 특정하여 적시하지는 않았으나, 사건의 맥락상 이제 대한민국 사회에서 ‘개’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며, 법 해석에 있어서 이 부분을 정확히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일 것입니다.

즉, 오늘 대법원의 판결은 동물학대에 대한 한국사회의 성숙도, 이제는 개식용을 종식해야 한다는 시민들의 의지가 만들어낸 소중한 결과입니다. 무엇보다 개를 키워 도살하고 취식하기까지 법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육견업자들은 전기로 개를 도살하는 도견장(개도살장)에 의존해 왔고 이 같은 현실을 돌아볼 때 이번 판결은 동물권의 승리와도 같으며 개식용 산업의 맥을 끊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대법원의 파기환송 판결을 환영하며, 1년 넘게 진행된 소송진행과정에서 아낌없는 조언과 의견개진을 해주신 ‘동물의 권리를 옹호하는 변호사들’(동변)과 ‘동물권연구변호사단체 PNR’ 소속 변호사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무엇보다 함께 마음 졸이며 사법부의 올바른 판단을 이끌어 내기 위해 관심과 지지를 보내주셨던 시민분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판결 하나로 한국에서 개식용이 종식되리라 판단하진 않습니다. 그러나 이제 행정부에 이어 사법부에서도 ‘개식용 종식’은 몇몇 ‘동물애호가들’의 꿈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동물정책이 나아가야 할 분명한 방향임을 구체화해준 것으로 생각합니다.

우리 단체들은 이후 표창원 법을 포함한 개식용 종식을 위한 제반 법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다할 것이며, 개식용 종식의 그 날을 하루라도 앞당겨 단 한 마리의 개라도 더 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을 밝힙니다. 

2018년 9월 13일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자유연대, 동물유관단체대표자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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