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조제열 교수 연구팀, 세계 최초로 ‘개 후성유전체’ 표준지도 작성

한국 수의학 위상 보여주는 쾌거...Science Advances에 논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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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조제열 교수 연구팀이 세계 최초로 개의 후성연구체(epigenome) 표준지도를 작성했다. 한국 수의학의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이 나온다.

왼쪽부터 Mark Borris D. Aldonza (공동 제1저자), 조제열 교수, 남아름 (공동 제1저자), 손근홍 (공동 제1저자)

후성유전체(epigenome)는 유전체(DNA)가 작동하도록 조절하는 다양한 기능의 표지를 의미한다. 같은 유전체를 가지고 있어도 어떤 후성유전체의 조절을 받는지에 따라 피부, 신경, 면역 등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다양한 세포가 될 수 있다.

유전체는 환경적 요인에 민감하지 않은 반면, 후성유전체는 환경요인을 잘 반영한다. 실제로, 유전체가 똑같음에도 생활 패턴이 다른 쌍둥이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에서 서로 다른 후성유전체의 특성이 밝혀진 바 있다.

따라서, 환경요인에 의한 변화를 이해하기 위해 후성유전체 연구가 필수적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개의 후성유전체 연구는 부족했다.

개는 가장 오래전에 가축화된 동물로 인간과 밀접한 생활환경에서 살아간다. 인간과 개가 이처럼 같은 생활환경을 공유하고 있음에도 환경에 의해 어떠한 영향을 같이 받는지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개의 고품질 유전체 참조서열은 생산되어 있지만, 후성유전체 연구를 위한 자원 부족으로 개의 유전체 내 기능적 요소들에 대한 완벽한 이해는 불가능했다.

특히, 개는 인간보다 수명이 짧고 생체 시계가 빠르다. 같은 환경적 위험 요소에 노출될 때 인간보다 빠르게 반응하여 인간에게 미리 위험을 알리는 보초자(sentinel)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이때도 후성유전체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요인 중 하나다.

결국, 개의 후성연구체를 완벽히 이해하는 것은 개가 어떤 환경적 영향을 받는지 파악하는 것뿐만 아니라, 동물과 인간 모두를 위한 의·생명 분야의 발전에도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서울대 조제열 교수팀이 개의 주요 11개 조직(대뇌, 소뇌, 유선, 폐, 간, 위장, 비장, 췌장, 신장, 결장, 그리고 난소)에 대한 다양한 후성유전체 데이터 생산·분석을 수행하고, 세계 최초로 개의 유전체에 대한 종합적인 후성유전체 기능 표준지도를 구축했다.

한국 수의학의 위상을 높이는 쾌거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저명학술지인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5일 게재됐다(Integrative mapping of the dog epigenome: Reference annotation for comparative intertissue and cross-species studies).

EpiC Dog (Epigenome Catalog of the Dog) 프로젝트의 상징적 그림. 11개 조직에 대해 DNA상의 다양한 후성유전체적인 특성 및 그 결과인 유전자 발현을 데이터화 했으며, 개별적 또는 통합적 지도를 구축하였다. (오른쪽) 이를 이용해, 다양한 개의 품종 유전체 연구, 암과 질병 연구, 그리고 종간 비교의학 연구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번 연구는 다양한 생물학적 기능, 유전자의 세포 및 조직 특이성, 환경요인에 의한 유전자 활성 조절 이상과 질병 발생 등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제공하며, 연구를 통해 개의 후성유전체가 쥐의 후성유전체보다 사람에 더 가깝다는 사실을 포함한 다양한 조직과 종 간의 보존 또는 역동적인 기능적 특징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서울대 조제열 교수(비교의학질환연구센터 센터장)는 “구축된 후성유전체 지도는 다양한 개의 품종 유전체 연구, 암과 질병 연구, 그리고 종간 비교를 통한 비교의학 연구 등에 광범위하게 활용될 수 있으며, 건강과 질병 유전체의 깊은 해석 및 이해를 통한 동물과 인간의 생명과학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게 되었다”고 의미를 밝혔다.

한편, 연구는 과기정통부의 비교의학질환연구센터(SRC센터)와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차세대응용오믹스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서울대 조제열 교수 연구팀, 세계 최초로 ‘개 후성유전체’ 표준지도 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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