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수 노무사의 인사노무칼럼①] 프리랜서냐 근로자냐 그것이 문제로다

노동관계법상 ‘근로자’는 어떻게 판단하는가?

등록 : 2016.06.29 07:12:41   수정 : 2017.01.12 12:36:27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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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O시에서 동물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L원장은 어느 날 노동청으로부터 우편물을 받았다.

‘출석통지서’라고 적힌 우편물에는 “해당 동물병원에서 근무하던 애견미용사 A씨가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L원장을 고소했으니, 사업장 관할 노동청 근로감독과로 출석하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그 동안 L원장은 미용사 A씨와 프리랜서 계약을 체결했다. 때문에 L원장은 A씨를 ‘근로자’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퇴직금을 당연히 지급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 미용사 A씨도 병원을 그만둘 때까지 퇴직금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L원장은 노동청으로부터 조사 받을 생각을 하니 걱정부터 앞섰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A씨와 체결했던 계약서를 제출하고 상황을 잘 설명한다면 오해도 풀고 문제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다.

하지만 며칠 후 노동청에 출석한 L원장은 근로감독관으로부터 “미용사 A씨는 근로자에 해당하므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며 “미지급 시 벌금형이 부과될 수 있다”는 말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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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기준법,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등 노동관계법령은 사회법이라는 특수성으로 인해 ‘강제력’을 갖는다. 법문을 따르지 않으면 처벌을 받는다는 의미다.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은 “사업이나 사업장에서 1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가 퇴직할 때에는 법정퇴직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약 이를 어기고 퇴사일 기준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3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정하고 있다.

위 사례의 쟁점은 ‘미용사 A씨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다. A씨가 노동관계법령 상 근로자에 해당된다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의 적용을 받는다. L원장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노동관계법령은 근로기준법의 근로자 개념을 적용하고 있다. 근로기준법은 “근로자란 직업의 종류와 관계없이 임금을 목적으로 사업이나 사업장에 근로를 제공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한다.

이에 대해 법원과 노동청, 노동위원회 등은 사례별로 근로자 여부를 판단하는 기준을 아래와 같이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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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성(사용종속관계)에 대한 판단기준

노동청은 위 기준에 의거해 L원장과 미용사 A씨 간의 계약조건, 구체적인 업무내용을 살펴보게 된다.

위에 열거된 판단요소를 모두 충족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제반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근로자성이 입증되면 근로자로 인정한다.

특히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 했는지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는지 여부 등은 충족되지 않더라도 근로자성이 쉽게 부정되지 않는다. 이들 요소는 어차피 사용자(L원장)가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이다.

위 사례에서 미용사 A씨는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고 근로소득세를 납부하지 않았다.

하지만 ▲매월 보수로 일정금액이 고정적으로 지급된 점 ▲업무와 관련하여 L원장의 지시 등을 거부할 권한이 없었으며 미용업무 외 병원 내 전반적인 업무를 수행한 점 ▲출퇴근시간이 정해져 있고 지각 시 제재를 받는 점 ▲ 타 병원에서 미용업무를 보려면 L원장의 허가가 있어야 하는 점 등이 주된 이유가 되어 미용사 A씨를 근로자로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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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을 운영하면서 특정 업무를 프리랜서에게 맡기고자 한다면 위에 열거한 ‘근로자성 판단기준’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근로자성 판단에 유리한 요소가 될 수 있는 부분은 계약조건에 포함되지 않도록 유념해야 한다.

만약 구체적인 지시나 감독이 필요한 업무라면 프리랜서 계약보다는 근로계약을 채결하는 것이 안정적인 인사노무관리의 첫걸음이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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