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재원 VCAA(버려진 동물을 생각하는 수의사들) 회장

등록 : 2013.06.21 14:45:08   수정 : 2013.11.26 10:42:04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유기동물 문제가 심각합니다. 그와 함께 유기동물 보호소 문제도 많습니다. 시군보호소 비리는 끊이지 않고, 일부 사설보호소는 동물 수에 비해 시설이 너무 열악해 애니멀 호딩에 가깝습니다.

이에 많은 동물보호단체 및 일반인들이 나서서 유기동물보호소 봉사를 합니다. 사료나 자금지원은 물론이고, 주말을 이용해 보호소를 직접 방문하여 봉사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유기동물보호소 봉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동물의료 봉사' 입니다.

여러 수의사협회, 개인 수의사, 수의대 학생들이 유기동물보호소 봉사를 하고 있습니다. 10년째 정기적으로 봉사를 하는 수의사도 있고, 지역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수의사회도 있습니다. 또 지도교수님과 함께 보호소를 방문하여 간단한 치료, 접종, 구충 등을 하는 수의대 학생들도 있습니다.

<데일리벳>에서 그 중, 봉사하는 수의사들끼리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봉사를 하고, 생명의 가치를 알리기 위해 탄생한 '버려진 동물을 생각하는 수의사들(VCAA, Veterinarian who Care Abandoned Animal)' 의료봉사에 동행해 그들의 활동을 알아보고, 윤재원 회장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윤재원 회장은 현재 카라 의료봉사대 대장을 맡고 있습니다.

Q. VCAA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VCAA(버려진 동물을 생각하는 수의사들)는 '생명이 더불어 함께 하는 삶'을 원하는 수의사들의 모임으로, 유기동물보호소 봉사와 그를 통한 정부정책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우리를 키워드로 설명하면 수의사, 봉사, 유기동물, 생명, 동물복지, 동물보호 등일 것이다. 

우리는 봉사활동 본래의 의미를 살리고자 동물병원을 벗어나, 직접 현장의료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Q. VCAA를 만들게 된 계기는?

원래 우리는 동물보호단체에 가입하여 봉사활동을 하거나, 개인적으로 봉사활동을 했던 수의사들이다. 우연히 5-6년 전 쯤,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송년후원행사에서 카라 회원으로 활동하는 수의사들끼리 만나게 됐는데, 그 모임을 시발점으로 체계적이고 정기적인 봉사가 시작됐다.

일부 사설 유기동물보호소는 사육환경이 열악하고, 개체 수 조절이 안돼 동물들의 고통이 점차 심해지고 있다. 따라서 사설 보호소의 유기동물 개체 수 조절과 최소한의 건강수준 유지가 매우 시급하다. 사실 이런 곳에 도움을 주는 수의사들이 많다. 하지만 대부분 보이지 않는 사적인 영역에서 개별적으로 봉사를 하고 있다.

이런 활동과 관련정보는 함께 공유할 수록 서로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 또 봉사활동에 관심은 있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수의사들에게도 좋은 정보가 될 것이다. 그런 정보를 나눌 수 있도록 지난 4월, VCAA 카페를 개설하게 됐다.

 

Q. VCAA의 현재가입 회원 수와 주요활동은?

현재 카페 회원 수는 약 120명 정도이며, 우리가 하는 가장 큰 일은 1달에 한 번 실시하는 사설 유기동물보호소 현장의료봉사활동이다. 매월 둘째 주 일요일에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의료봉사대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주로 보호소 내 개체수가 늘지 않도록 하는 중성화수술과 예방접종을 하고 있다.

VCAA 회원이 더 늘어나 봉사에 참여하는 수의사들이 많아지면, 카라 의료봉사대와 별도로 추가적인 자체의료봉사활동도 진행하고 싶다.

카라의료봉사단

 
"봉사활동은 희생이 아니다. 희생을 전제로 하는 봉사활동은 오래 지속되기 어려워"
 

Q. 주말에 봉사다니는 것이 쉽지 않을텐데

흔히 봉사활동이라고 하면 희생을 생각하기 쉬운데 희생을 전제로 봉사활동을 하면 오래 지속하기가 어렵다.

유기동물과 관련된 제반의 문제들은 단기간에 해결 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니고, 한 두번의 봉사활동으로 끝낼 수도 없는 문제다.

따라서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봉사활동을 위해 일상적인 생활에 부담을 주는 봉사활동은 지양하고 있다. 그래서 일단 월 1회 봉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봉사활동도 오후 2-3시면 끝내고 다음주를 준비하는 데 지장없도록 하고 있다.

아마, 봉사활동을 하는 수의사 선생님들은 가족들의 동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고, 어떤 분들은 가족과 함께 봉사활동을 하기도 한다.

 

Q. 기존에 유기동물보호소 의료봉사를 하는 수의사들이 많다. 같이 연계할 계획은?

알게 모르게 봉사활동 하는 수의사들이 많다. 음으로 양으로 유기동물이나 보호소 그리고 봉사활동을 하는 분들에게 도움을 주는 수의사들도 많다.

아직은 시작단계라 체계나 활동들이 동호회 수준이지만, 앞으로 중성화수술 뿐 아니라 질병의 치료까지도 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유기동물이나 보호소의 수 많은 문제들은 정부의 정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절대 해결 될 수 없다. 이런 점에서 이미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수의사들과 폭넓게 연계, 협력해야 하고, 다양한 분야의 많은 분들과도 협력해야 한다.

먼저, 보호소를 직접 운영하거나 보호소에서 진료수의사로 있는 수의사들과 정보 교류 및 연계를 하고 싶으나 쉽지가 않은 상황이다.

 

Q. 유기동물보호소봉사 외에 수의사들이 유기동물, 동물권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또 뭐가 있을까?

유기동물과 관련한 문제의 발생은 동물을 키우게 되는 시점부터라고 생각한다. 동물을 키우게 되면서 발생할 문제들에 대한 준비도 없고, 기본적인 건강상태 확인도 없이 쉽게 동물을 구입하면서 문제가 된다. 그래서 이런 부분에 대한 교육이 중요할 것 같다.

수의사들은 동물을 키우려고 하거나 키우는 사람과 쉽게 만날 수 있으므로, 이런 사람들을 대상으로 올바른 동물키우기에 대한 교육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한가지는 동물학대에 대한 폭넓은 인식과 동물학대를 못하게 하는 정책 및 제도를 위해 정부에 요구하는 활동도 중요하다.

예를들어, 수의사법에 자가진료를 조장하는 조항이 있는데, 비전문인에 의한 동물진료가 동물학대의 한 유형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수의사법 개정을 위해 힘쓰는 것도 동물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앞으로의 계획 및 수의사들에게 추가적으로 하고 싶은 말은?

당분간은 월 1회 진행하는 봉사활동이 잘 자리잡도록 노력할 것이다. 많은 수의사들이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고, 카페에 유기동물이나 보호소, 그리고 생명존중에 대한 좋은 글들이 많으니, 카페에 가입해서 많이 읽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일반인들에게 수의사들의 봉사활동을 널리 알려, 수의사에 대한 인식을 좋게하는 일에도 노력했으면 좋겠다.

수의사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적극적인 참여를 부탁한다.

카라의료봉사대

사진출처 : 동물보호시민단체 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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