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獸)타트:동물보건사는 처음이라] 김보경 동물보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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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하면서부터 수의사들은 여러 번에 걸쳐 새로운 문을 두드립니다. 인턴으로 불리는 1년차 임상수의사 뿐만 아니라 직장에 취직해도, 결혼을 해도, 이직을 해도 심지어 은퇴를 해도 1년차가 됩니다.

데일리벳 학생기자단 10기는 다양한 진로 앞에서 고민하는 수의대생, 새로운 생활에 직면하는 수의사들을 위해 [수(獣)타트 : OO은 처음이라] 프로젝트를 준비했습니다.

수타트 프로젝트는 임상, 기업, 공직, 학계 등 여러 분야에서 1년차에 도전하고 있는 수의사들을 만날 예정입니다. 유학, 결혼, 입사, 개원, 창업, 은퇴 1년차인 수의사들의 이야기도 궁금한데요,

이번에는 수의사와 함께 근무하는 동물보건사의 이야기도 함께 들어보려고 합니다.

동물보건사는 수의사법에 의거해 동물병원 내에서 수의사의 지도 아래 동물의 간호 또는 진료보조 업무에 종사하는 직업입니다.

동물에 대한 관찰부터 체온∙심박수 등 기초 검진 자료의 수집, 간호, 약물 도포, 경구 투여, 마취∙수술 보조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합니다.

수타트의 다섯 번째 주인공은 대전에서동물보건사 1년차’를 보내고 있는 김보경 선생님입니다.

대전타임동물메디컬센터 영상센터 (자료사진)

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대전타임동물메디컬센터에서 근무 중인 1년차 영상의학과 동물보건사 김보경입니다.

기본적인 내과 처치 및 초음파의 준비와 보정, CT∙MRI 준비, 마취 모니터링을 하며 수의사 선생님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고 있습니다.

 

Q. 동물보건사의 직업을 선택하신 계기가 있을까요?

거창한 이유나 계기보다는 그저 동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시작했어요. 동물을 보면 사랑스럽고 기분이 너무 좋아서 내가 이 작은 친구들을 위해서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동물간호에 관심이 생겨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Q. 1년 동안 동물보건사로서 경험을 많이 쌓으셨나요?

저는 아직 1년차 동물보건사이고, 지식이든 경험이든 부족한 게 더 많을 연차라고 생각합니다. 약 조제나 혈액검사, 엑스레이 촬영 등을 보조하는 전반적인 경험과 지식을 쌓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입사 한 달만에 영상의학과 동물보건사를 맡게 되면서 내과 업무를 제대로 배우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아직까지도 혈액검사를 하면 긴장하곤 합니다. 제가 실수하면 아픈 동물을 다시 채혈해야 하는 불상사가 생길 수도 있으니까요.

 

Q. 1년 동안 동물보건사로 근무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슬픈 일이지만 CT촬영 과정 중에 환자가 죽었던 케이스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처음으로 겪은 응급환자였어요.

갑작스레 심정지가 오면서 배설물이 나왔고, 나중에 이를 치우면서 뒤늦게 긴장이 풀려 눈물이 날 뻔했죠.

아직도 무지개다리를 건넌 환자에 보호자분들이 우시는 소리를 들으면 울컥하고 속상합니다. 언제 들어도 적응이 안 되는 것 같아요.

 

Q. 앞으로 생각하시는 미래는 모습은 어떤가요

연차가 높은 테크니션 분들을 보면서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능숙해질 수 있겠지?’라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저는 일을 잘 해내는 것에 대한 욕심과 열정이 강한 편이거든요. 그래서 업무처리가 능숙하고 빠른 고연차 분들을 볼때마다 그 모습이 몇 년뒤의 모습이기를 바라며, 제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물론 고연차가 되어가는 과정에서의 끊임없는 제 노력이 가장 중요할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동물병원에서 근무하시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동료에 대한 배려와 팀워크라고 생각해요. 1년여간 일해보니 물론 눈치가 빠르거나 손놀림이 좋아야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함께 일하는 수의사와 동물보건사 모두가 손발이 맞는 팀워크가 제일 중요하다고 느꼈습니다.

우리가 돌보는 환자는 동물이지만, 그 과정에서 함께 일하는 건 사람이니 서로에 대한 배려가 있어야겠죠.

서로에 대해 이해해주고 배려해줄 때 일하는 분위기도 좋아지고 업무 능률이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1년차 동물보건사로서 이제 일을 배우기 시작하는 동물보건사에게 전할 말씀이 있을까요?

앞서 말씀드렸지만 저 역시, 동물을 보면 사랑스럽고 기분이 너무 좋아서 내가 이 작은 친구들을 위해서 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이 직업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1년간 직접 경험해보니, 동물보건사라는 직업은 단순히 동물을 좋아한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직업이 아니더라고요.

동물들이 아픈 모습을 봐야 하고, 돌보는 환자가 사망하는 모습까지 봐야 합니다. 좋아하는 마음만으로 시작하기는 힘든 직업일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 굳은 결심과 높은 책임감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위험한지를 알면 더 조심하고 세심하게 챙길 수 있죠. 내 행동으로 인해 환자에게 어떠한 영향이 갈지를 잘 생각하고 일을 해야 합니다.

그리고 모르는 것은 절대 모르는 채로 지나가지 말고 확실하게 이해하고 알아두기를 조언하고 싶습니다.

박지수 기자 deu04194@naver.com

[수(獸)타트:동물보건사는 처음이라] 김보경 동물보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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