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동물재활학회(회장 서범석)가 송년회를 겸한 제7회 컨퍼런스를 열고 올해 활동을 마무리했다.
15일 서울 리베라호텔 청담에서 열린 컨퍼런스에서는 반려동물 환자 재활치료의 다양한 증례가 공유됐다.
국내 임상현장에서 서서히 도입되고 있는 체외충격파 적용부터 척추, 슬관절, 고관절 등 각종 정형외과 질환에서 활용되는 재활치료를 다뤘다.
체외충격파 활용한 경험을 전한 최춘기 학회 부회장은 “고관절이형성, 슬개골수술 후 회복, 장요근 손상 등 다양한 질환에서 적극 활용할 수 있다”며 “1회 3분 이내에 시술이 종료되어 간편하고, 보호자들이 직접 경험해본 시술이다 보니 반응도 좋은 편”이라고 전했다.
별도의 기구를 구비하지 않아도 적용할 수 있는 운동치료도 눈길을 끌었다.
질환이나 수술 등으로 약해진 다리로 서게 하거나 움직이도록 함으로써 빠른 회복과 근력 향상을 유도하는 것이다.
운동치료를 반복하면서 매번 보호자가 관찰하는 환자 상태를 체크해 평가하고, 운동치료 과정에서도 환자가 너무 힘들어하지 않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재활하려다 상태가 더 나빠졌다’는 평가를 받는 일을 피하기 위해 ‘환자가 아직 잘할 때’ 치료 세션을 종료하는 것도 요령이다.
보호자에게 운동치료를 처방하여 수행하게 하면, 환자 회복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보호자와 환자의 유대관계(HAB)가 더욱 깊어지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서범석 회장은 “2009년 연구회로 출발해 2016년 학회로 도약한 동물재활학회는 매년 내실을 더하고 있다”며 “임상현장에서도 재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1인 원장 동물병원부터 대형 병원까지 새로운 진료영역으로 개척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물재활학회는 2020년에도 임상교류활동을 이어간다. 관절질환에 대한 다양한 재활치료를 조명하는 한편, 수도권 외 지방에서도 재활 세미나 개최할 예정이다.
이 직업들은 불과 10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도 않았거나, 혹은 너무 특수하고 소수여서 딱히 정립된 하나의 직업군으로 인식되지 않았던 직업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직업들은 이제 각광받는 직업으로서 초등학생들의 장래희망 순위에서 번듯하게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미국 직업 사전의 최근 조사에서는, 10년 동안 약 3,500여 개의 직업이 사라지고 2,100개 정도의 직업이 새로 생겼다고 한다. 이처럼 직업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새롭게 나타나며 또 사라진다.
수의사도 예외는 아니다. 수의사의 직업적 기원은 아주 먼 옛날 인류가 동물과 관계를 형성하며 시작되었을 것이다. 그것이 ‘수의(獸醫)’라는 이름으로 기원전 주(周)나라 기록에 등장한 후 오늘날까지 그 이름은 같을지라도, 흘러가는 시대 속에서 수의사의 역할은 사회의 요구에 따라 끊임없이 변화해 왔다. 어떤 시대에서는 군사력인 말을, 또 어떤 시대에서는 식량으로써 가축의 생산성을 위해 일하는 것이 주된 일이었고, 오늘날에는 반려동물 치료에 종사하는 수의사의 비율이 가장 높다.
그렇다면 앞으로 수의사라는 직업은 또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 물론 그 누구도 정확하게 예측할 수는 없겠지만, 큰 흐름에서 변화의 경향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리처드 서스킨드와 대니얼 서스킨드는 그들의 저서 “전문직의 미래”에서 전문직의 미래를 꽤 설득력 있고 냉철한 시각으로 예측했다. 첫 번째로 지금의 방식이 고도로 표준화, 체계화되어 효율성이 높아지리라는 것이고, 두 번째로 전문성이 대중에게 보편화됨으로써 전문직이 계속해서 해체될 것이라고 말한다. 사실 이 두 가지는 예측이라고 하기에 무색하게도 이미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직업은 작업이라는 단위들로 구성된다. 예를 들어 동물을 진료하는 일은 동물을 보정하고, 채혈을 하고, 방사선 사진을 촬영하고, 판독을 하고, 진단을 내리고, 수술을 하고, 주사를 놓고, 약을 조제하고, 보호자와 상담하는 등의 작업으로 구성된다.
생각해보면, 이 중 어떤 작업은 수의사의 전문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또 어떤 작업은 반복적인 패턴을 가지고 있어서 로봇이나 컴퓨터로 대체하면 훨씬 더 효율적일 것이다. 또 어떤 작업은 별도의 학문에 가까워서 다른 분야의 전문가가 맡는 것이 더 적합할 수도 있고, 혹은 종합적인 사고판단이 그다지 요구되지 않기 때문에 더 값싼 노동력으로 대체할 수 있는 작업도 있다. 개중에는 위험성이 길 가다 떨어지는 간판에 맞아 죽을 확률만큼 낮은 작업도 있을 것이다.
전문직이 하는 모든 행위가 과연 고도로 창의적이고 응용력이 필요하며 종합적 사고를 발휘해야 하는가에 대한 대중의 의문은 바로 전문직 해체의 시발점이다. 전문직은 이러한 생각을 전문성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불편하게 여기지만, 어떤 학자들은 전문직 구성원들은 그들 자신의 직업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없으며 오히려 전문성을 과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아..! 갈수록 진료가 복잡하고 어려워지는 것 같아.”
공감한다. 점점 더 많은 장비를 필요로 하고, 어려운 진료에 대한 요구가 증가하는 진료환경의 변화는 수의사들에게 많은 부담으로 작용한다.
로봇의 생산성과 인공지능의 똑똑함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알 것이다. 사람의 경쟁력은 생산성과 단순지식 분야에서는 완전히 패배했다. 집단 지성의 힘과 인터넷이라는 수단은 전문성을 보편화시키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 이제 어떤 보호자들은 자신의 반려동물이 가진 질병에 대한 관련 저널의 최신 논문까지 읽어온다. 일자리는 줄어들고 평균수명은 늘어나는 등의 요인은 상대적으로 저렴한 노동력을 쉽게 구할 수 있게 만든다. 그리고 새롭게 생겨난 직군은 그들 분야의 전문성을 구축해나간다.
이처럼 전문직은 끊임없이 해체되는 반면, 모든 직업은 전문화되어간다. 이러한 현상은 수의사 직군에만 해당하는 일도 아니다. 다양한 보건의료 직군이 생겨나 그들의 전문성을 구축하고 권한을 요구하고 있으며, 병원에 있을법한 의료기기들은 안전성과 이용성을 높여 홈케어 기기로 판매되고 있고, 상비용 의약품들은 편의점으로 갔다. 수의학의 영역만 성역으로 남을 리 없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수의사라는 직업이 완전히 해체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해체된 전문성의 자리를 기득권만으로 채우지 않으려면, ‘인간’으로서 수의사가 앞으로 어떤 가치와 태도를 지향해야 할지에 대하여 우리는 깊게 고민해봐야 한다.
필자는 수의사라는 직업에 관해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미래에도 수의사를 대체 불가하게 만들 것으로 생각하는 두 가지 요소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동물복지’이다.
아직도 동물복지를 ‘안 해도 그만이지만 하면 더 좋은 것’ 혹은 ‘측은지심’과 같은 추상적이고 비과학적인 옵션 정도로 생각하는 수의사도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대한민국에서도 동물복지는 이제 사회구성원의 대다수가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언 명령(定言 命令; 조건이나 이유가 필요 없이 그 자체가 선의 가치)’적 가치로 자리 잡았다.
동물복지과학(Animal Welfare Science)은 다분히 실제적인 학문이고, 동물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상태와 통증을 파악하고 가이드하는 것은 동물복지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수의사의 참여는 필수적이다. 이미 유럽과 미국에서는 수의전문의 제도의 세부 분야에 각각 ‘Animal Welfare Science, Ethics and Law(AWSEL)’와 ‘Animal Welfare’를 두고 있다. 동물복지는 우리가 추구해야 할 새로운 전문성이다.
동물이라는 존재에 대한 사회의 인식 변화는 수의사라는 직업에 커다란 변화를 야기했다. 과거에는 산업동물의 생산성이나 보호자의 만족을 추구하는 것이 수의사의 행위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주된 이유였지만, 향후 수의사의 행위에 당위성을 부여하는 가장 큰 근간이자 반박할 수 없는 절대적 가치는 동물복지가 될 것이다.
두 번째는 ‘커뮤니케이션(의사소통) 기술’이다.
진단은 정답을 추구할지 몰라도, 진료는 정답을 도출해내는 과정이 아니다.
사람은 감정을 가진 동물이고, 우리의 동물 환자들은 많은 현실적·통념적 제약과 한계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우리는 같은 케이스라도 모든 것을 똑같이 제공할 수 없는 상황에 놓이며, 보호자와 함께 현실적인 최선을 도출하는 과정을 매번 겪는다. 내원부터 퇴원까지의 모든 상황은 알고리즘으로 돌릴 수 없는 다분히 인간적인 요소들로 가득하며, 이를 이끌어 가는 도구로써 커뮤니케이션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설사 인공지능이 엄청난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단부터 치료 계획을 모두 설계해 준다고 하더라도, 아마 여러 가지 이유로 사람들은 그대로 따르지 않을 것이다. 사람이 인공지능과 완벽한 소통을 할 수 있지 않은 한, 진료실에서 수의사가 필요 없어지는 일은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동물보건사, 반려동물 의료보험, 수의전문의제도, 진료비 공시제….
우리나라의 수의계에는 올해도 많은 이슈가 있었다. 그리고 일부는 실제 변화로 이어지기도 했다. 이것이 과연 피할 수 있는 흐름인 것일까?
나는 대다수 이슈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생각한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봐도, 외국에는 이미 자리 잡은 제도들이 우리나라는 영영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쪽이 더 불합리하다. 그렇기에 다들 어렴풋이 예측은 하고 있었다.
지금 도입되는 제도들의 방식과 내용에 문제가 있다는 것에는 많은 구성원이 동의하는 듯하다. 그러나 이 문제의 본질은, 현상 유지를 하지 못한 것이 아니라 미리 대응하고 준비된 상태에서 받아들이지 못한 것이다. 일단 제도가 도입되고 난 후 손보는 것은 너무나 어렵고 비효율적이다.
그동안은 이러한 제도들을 우리의 실정에 맞게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우리나라의 수의사’에 대한 냉철한 평가와 분석이 반영된 데이터가 많지 않았다. 다행히 최근 대한수의사회 차원에서도 수의정책연구소 설립 등 향후 제도적 고민을 본격적으로 하기 위한 작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장치들을 마련한다 하여도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이 따로 있고, 당장 오늘 10원이라도 더 버는 것이 중요한 사람이 따로 있는 것은 곤란하다. 구성원의 긍정적인 단합과 객관적인 시각의 지지가 필요할 것이다.
사람은 생계 문제나 기득권 유지를 위해서는 안정적인 것을 추구하는 성향이 있기 때문에, 대체로 직업적 환경의 변화를 꺼린다. 심지어 어떤 이는 변화를 이야기하는 것만으로도 불안해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불안에 맞서는 방법은 변화를 피하거나 변화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변화를 주도하는 것이다. 직군은 더 능동적으로 변화해야 한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변화에 온전히 직면하고 최선의 답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직업은 살아있지 않은 것 같이 보이지만 끊임없이 진화해 왔다. 급변하는 시기,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된다. 현상 유지는 도태의 한 종류일 것이다.
수의사라는 직업의 역할은 그 기원과는 많이 변했고 지금도 과도기에 있다.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 이 사회의 요구가 반영된 전문직업성을 정립하고 실천하는 데에 모두 힘을 보태야 한다.
앞으로도 대중은 수의사라는 직업의 전문성에 끊임없이 의문을 제기할 것이고, 수의사들은 수의사라는 직군이 이 사회에 왜 존재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전문성으로 계속 증명해 내야 할 것이다.
사실, 이번 칼럼에서 다룬 이야기는 전혀 새로운 이야기도 아니다. 이 글을 읽으며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생각하는가? 1, 2년 안에 은퇴할 계획이라면 모르겠지만, 여기 대부분은 은퇴하기 전에 많은 변화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가장 준비되지 않은 것은 우리의 각오일지도 모른다.
* 마치는 글
나는 나의 궁금증을 따라가다 우연히 수의인문사회학을 접했고, 이 분야를 체계적으로 배운 대가가 아니라 여전히 이 분야를 찾아서 공부하고 있는 입장인 사람이다.
그럼에도 칼럼 제안을 받았을 때 연재를 결심한 이유는, 수의사의 윤리와 직업성에 대한 글이 수의사 신문의 한쪽 편을 차지하게 된 데에는 분명히 이 사회의 흐름에 따른 무언의 요구가 있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 글이 그러한 요구에 조금이나마 긍정적인 응답이 되었기를 바란다. 더 깊고 알찬 구성과 내용을 전달하지 못한 것이 아쉽고, 또 그 점에 양해를 부탁드린다. 오류가 있다면 추후에라도 바로잡을 것이다.
칼럼의 성격상 수의계의 윤리적 문제와 부정적 측면을 부각해서 썼지만, 사실 내 주위의 수의사들은 누구보다 최선을 다하며 직업적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고 있다. 이미 잘하고 있지만 조금 더 노력하자는 의미라고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이 분야를 접하면서 나의 첫 키워드는 ‘Good vet’이었고, 두 번째 키워드는 ‘Happy vet’이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이 둘은 별개가 아닌 연관된 키워드임을 점점 확신하게 된다. 나는 좋은 수의사가 곧 행복한 수의사라고 믿는다.
끝으로 이 가볍지 않은 글을 즐겁게 읽어주신 독자분들과 이 글을 쓰는 데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특히 매회 감수를 맡아주신 서울대학교 천명선 교수님, 주설아 선생님, 교정을 봐주신 정형남 작가님·강영화 선생님, 칼럼을 제안해 주신 데일리벳, 그리고 언제나 저의 힘이 되어주시는 전북대학교 이기창 교수님께 감사드립니다.
* 참고자료
– (4차 산업혁명 시대,) 전문직의 미래 : 빅데이터, 인공지능, 기술혁신이 가져올 새로운 전문직 지형도, Susskind, Richard E, 와이즈베리, 2016
– 근대 수의학의 역사 : Historia veterinaria, 천명선, 한국학술정보, 2008
서울대학교 수의인문사회학 교실에서는 수의사/수의학과 학생의 윤리적 딜레마와 도덕적 스트레스 사례를 수집합니다.
수의사로 활동하거나 수의학 교육과정 등 다양한 현장에서 느끼는 윤리적 딜레마, 도덕적 스트레스 사례 중, 공유하고 싶거나 분석하고 싶은 사례가 있다면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제공해 주신 사례는 수의윤리학적 관점에서 분석하여 수의사·수의과대학의 교육자료, 온·오프라인 수의학 관계 지면에 기고로 활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합니다.
향후 연구목적으로 사용될 가능성을 포함하고 있으며, 연구목적으로 활용 시에는 그에 맞는 동의 절차를 추가로 취하겠습니다.
3명의 한국 수의사가 임프루브 인터내셔널 소동물외과 과정을 이수하고, ISVPS가 시행하는 소동물외과 인증의 시험에 합격해 GPCert(SAS) 자격을 획득했다.
강혜미(사진 왼쪽, 해운대 리더스동물병원), 양승화(사진 가운데, 일산 동물의료센터 Dr.Dog), 이정민(사진 오른쪽, 양산24시에스동물메디컬센터) 등 3명의 수의사는 지난해 1월 17일부터 올해 7월 14일까지 일본에서 진행된 임프루브 인터내셔널 소동물외과 코스를 수료하고, ISVPS 규정에 맞는 케이스 리포트를 제출한 뒤 ISVPS 시험에 응시해 최종 합격해 인증의 자격(GPCert(SAS))을 취득했다.
ISVPS GP 인증의 자격은 유럽, 호주 등 세계 각국에서 그 자격을 인정받고 있으며, 아시아에서는 임프루브 인터내셔널 교육 과정을 이수하면 자격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 임프루브 인터내셔널(Improve International)은 세계에서 가장 큰 수의사 평생 교육 기관으로 평가받는다.
ISVPS(International School of Veterinary Postgraduate Studies)는 2003년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2004년부터 시험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당초 ESVPS(The European School of Veterinary Postgraduate Studies)였지만, 아시아, 남미, 미국 등에서도 교육프로그램이 개시되며 현재는 ISVPS가 됐다. 강혜미 수의사 등 3명이 응시할 때는 ESVPS였다.
올해 9월 한국동물병원협회(KAHA)가 한국 수의사들을 대상으로 한국 과정을 런칭해 큰 관심을 받기도 했다. 현재 24명의 수의사가 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강혜미, 양승화, 이정민 수의사는 한국 과정이 런칭되기 전에 일본에서 시행된 영어 과정을 수료했다. 이론강의와 카데바 실습 강의를 모두 영어로 수강했다. 한국, 일본 수의사뿐만 아니라 대만 등 총 20여 명의 각국 수의사들이 함께 과정을 수강했지만, 일부 수의사가 케이스 리포트에서 탈락하고, 응시생 중 약 절반이 시험에 불합격하는 등 최종적으로 약 40%의 수의사만 인증의 자격 획득에 성공했다.
양승화 원장의 인증의 자격 인증서(왼쪽)와 교육 수료증(오른쪽)
“임상 실력을 돌아보고 나를 점검하는 과정”
자격 획득 후 현재 소동물외과 어드밴스드(Advanced) 과정을 이수 중인 양승화 원장(일산 동물의료센터 닥터독)은 이 과정에 대해 “자신의 임상 실력을 돌아보고 나를 점검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참고로 어드밴스드 과정은 이론 수업이 적고, 카데바 실습 교육이 주를 이룬다.
양승화 원장은 17~18년간 임상을 하면서 내 실력을 검증을 받고 싶어 하던 찰나 친분이 있던 일본 수의사의 추천으로 이 과정에 응시했다고 한다.
양 원장은 “과정이 매우 괜찮았다. 요령이 아닌 정석(Standard)을 제대로 배울 수 있었다”며 외과에 관심 있고 어느 정도 외과를 한 분들에게 (ISVPS 소동물외과 인증의) 과정을 추천했다.
한편, 올해 9월 ISVPS 소동물외과 인증의 과정을 한국에 런칭한 한국동물병원협회(KAHA)는 내년 상반기에 내과 인증의 과정을 런칭할 예정이다.
고병원성 AI로 인한 예방적살처분을 거부했던 익산 소재 동물복지인증 산란계농장 참사랑농장이 살처분명령 취소소송을 제기했지만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패소했다.
광주고등법원 전주 제1행정부(판사 황진구·김종우·이영창)는 11일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제1심의 판단은 정당하다”고 선고했다.
사건은 2017년 2월 27일 익산시 용동면의 A농장에서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서 시작됐다. A농장으로부터 2.05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참사랑농장은 방역대(반경 500m~3km 보호지역)에 포함됐다.
엿새 뒤인 3월 5일 익산시 용동면의 B, C농장에서도 고병원성 AI가 발생했다. 그러자 방역당국은 예방적살처분 범위를 최초발생 A농장 반경 3km 내에 위치한 가금농장 20개소로 확대했다. 참사랑농장도 여기에 포함됐다.
3월 10일 익산시장이 참사랑농장에 예방적살처분을 명령했지만 농장은 거부했다. 결국 살처분은 집행되지 않은 채 AI 사태는 종식됐지만, 익산시가 내린 살처분명령은 그대로 남았다.
AI 방역실시요령은 축산업 형태, 지형적 여건, 야생조수류 서식실태, 계절적 요인, 역학적 특성 등 위험도를 감안해 예방적살처분을 실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번 소송에서 참사랑농장 측은 익산시가 해당 규정을 준수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참사랑농장이 A농장 발생 직후인 2월 28일 전북 동물위생시험소가 실시한 AI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는 등 발병가능성이 낮은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역학적 특성 등 위험도 고려, 시·도 가축방역심의회 위원 등과의 상의 없이 살처분명령을 내렸다는 것이다.
예방적살처분 범위를 3km로 확대하는 것은 지자체(익산시)의 재량행위임에도 오직 검역본부의 명령에 따랐을 뿐, 재량판단의 근거를 찾아볼 수 없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같은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예방적살처분 범위 확대에 앞서 열린 3월 6일 농식품부 가축방역심의소위원회에 주목했다.
농식품부와 검역본부, 전라북도, 익산시, 지역 생산자단체 등이 참여한 이날 소위는 AI 발생농장 주변의 전파 가능성, 야생조류 서식실태 등을 고려해 예방적살처분 범위 확대를 결정했다.
이처럼 AI 방역실시요령에 따라 농식품부장관이 예방적살처분 범위를 확대할 때 검토할 요소들과 지자체장이 예방적살처분 명령을 내릴 때 검토할 요소들이 거의 차이가 없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재판부는 “(농식품부가) 역학적 특성 등 위험도를 감안해 보호지역으로 예방적살처분을 확대 시행했고, 익산시는 그 결정에 기초해 참사랑농장에 예방적살처분을 명령했다”며 “당시 급박한 상황 속에서 관련 자료들을 입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익산시가 새로이 독자적으로 역학조사를 하고 시도 가축방역심의회 등을 소집해 같은 안건을 다시 협의하는 절차를 거쳐야만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일부 절차가 미흡한 부분이 있더라도 예방적살처분의 성격과 긴급한 상황에 비추어 보면, 살처분 명령을 취소할 정도의 절차상 하자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AI는 주로 사람, 조류, 차량 등을 통한 접촉으로 확산되고, 인접한 농가 사이에는 바람을 통한 전염 가능성 역시 배제할 수 없다. 예방적살처분은 감염원을 신속히 제거해 바이러스 배출과 확산을 방지하는 적합한 수단”이라며 “참사랑농장의 닭들이 AI에 걸리진 않았지만, 그 결과만으로 살처분명령이 위법해진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2심 판결에 참사랑농장 측은 즉각 반발했다.
참사랑농장과 동물권연구단체PNR, 동물권행동 카라는 이날 선고 직후 전주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분별한 살처분을 강요한 익산시와 이를 묵인한 사법부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과학적 조사나 근거 없이 탁상행정 살처분 명령을 반복해오고 있음을 재판 과정에서 익산시 스스로 인정했다”며 “그럼에도 사법부는 익산시에 재량권 남용의 책임을 묻기는커녕 탁상행정 살처분을 묵인했다”고 지적했다.
동물권연구단체PNR 공동대표 서국화 변호사는 “(2심) 증인신문 과정에서 익산시 측은 ‘모른다, 한 적 없다, 농림부에서 했다’는 말로 일관했다”며 “무고한 많은 동물을 죽여야 하는 결정이라면 재량권이 일탈·남용되었는지 여부도 더욱 엄격히 판단해야 함에도, 생명의 무게를 전혀 고려하지 않는 법원의 입장은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대구광역시수의사회(회장 이상관)가 차기 제12대 회장으로 박준서 대경동물병원장을 선출했다.
박준서 원장(사진)은 13일 경북대 글로벌플라자에서 열린 대구시수의사회 임시총회에서 경쟁후보로 나선 임재현 대구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박준서 당선인은 ▲1인 원장 동물병원 활성화 ▲대구시 반려동물 친화정책 기여 ▲반려동물 테마파크 조성에 수의사 의견 반영 ▲2022 대구 FASAVA대회 성공개최 ▲유기동물-TNR사업 분리 및 동물보호과 신설 건의 ▲분회 활성화 ▲회원 번아웃 대책 모색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1인 동물병원을 위협하는 반려동물 불법 자가진료를 줄이기 위해 약국의 주사제 판매를 제한해야 한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수의사회 단합 증진을 위한 분회모임 지원, 임상회원과 공직회원 간의 교류활성화 필요성도 제시했다.
그러면서 대구지역 동물복지 정책에 대한 참여의지도 드러냈다. 대구시 동물보호과 신설을 강력 건의하는 한편, TNR이 안정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유기동물 보호사업과 길고양이 TNR 사업의 예산을 분리해야 한다는 점도 지목했다.
이날 투표에는 총 218명의 대구시수의사회원이 참여했다. 그 중 박준서 후보(기호 2번)가 141표를 얻어 64.7%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대구시수의사회 선거관리위원회는 “후보 2명이 선거 과정에서 페어플레이로 임한 점에 감사한다”고 전했다.
대경동물약품을 운영하고 있는 박준서 당선인은 “영남권 동물병원에 약을 공급하는 역할을 하면서 임상수의사 여러분의 사정을 잘 알고 있다”며 “회장으로서 확실한 ‘을’이 되겠다. 대구시수의사회 회원 여러분께도 정당한 ‘갑’이 되길 당부하고 싶다”고 밝혔다.
박준서 당선인은 내달로 예정된 회장 이취임식 이후 3년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왼쪽부터) 김현강 원장, 이승호 대구시 경제부시장, 서지민 원장
대구시수의사회 송년행사를 겸한 이날 임시총회에는 이규락 경북수의사회장, 권오덕 경북대 수의대 학장을 비롯한 수의계 인사들과 이승호 대구광역시 경제부시장이 자리해 축하를 전했다.
가축방역과 동물보호정책에 기여한 달성축산동물병원 김현강 원장, 대구 북부동물병원 서지민 원장에게 대구시장 표창이 수여됐다.
이상관 회장은 “2022 FASAVA 유치 등 대구시수의사회 성과는 현장에서 최선을 다한 선후배 회원들의 노력 덕분”이라며 회원들의 건강과 안녕을 기원했다.
부산시수의사회는 최근 2년여간 극심한 내부 갈등을 겪었다. TNR 사업, 영남수의퍼런스 운영·지원금 등 여러 이슈에 대한 의혹 제기가 있었고, 부산시수의사회 회원 내부 갈등뿐만 아니라 부산시와의 갈등까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하여 지난해 초부터 부산시수의사회 홈페이지 익명게시판, 대한수의사회 실명게시판, 대한민국 수의사 다음 카페 등에 관련 글이 여러 차례 게재됐다. 그리고 해당 글들에 대한 고소가 이어졌다. 죄명은 명예훼손(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모욕 등이었다.
현재까지 일부 사건은 판결이 나왔고, 일부 사건은 진행 중이다. 개인적인 비난을 했던 수의사에 대한 벌금형 판결이 있었고, 5건의 결과는 혐의없음(증거불충분)이었다. 다만, 혐의없음으로 결론 내려진 사건 중 한 건은 항고될 예정이다.
“다소 과격한 표현 사용했으나, 명예훼손이나 모욕으로 보기 어려워”
“사실에 근거했고 공익적 목적으로 쓴 글”
게재된 글들의 내용은 대부분 전임 집행부에 대한 의혹, 영남수의컨퍼런스 부산 개최 당시 후원금 지원 및 감사 미시행 의혹 등이다.
무혐의 판단이 나온 5개 사건에 대한 검찰의 판단은 비슷했다.
일례로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은 ▲ 수의사들만 열람 가능한 곳에 쓰여진 글(부산시수의사회 홈페이지, 다음 카페 등)이라 범위가 제한적이라는 점 ▲ 피의자 이외에도 여러 회원이 TNR사업 및 영남수의컨퍼런스 등과 관련된 의문이나 문제점을 지적한 점 ▲ 게시된 글의 내용이 사적 영역이 아닌 부산시수의사회 회원들의 이해관계에 있는 사항인 점 ▲ 어느 정도 사실에 근거한 점 등을 판단 기준으로 들면서 “여론을 형성하고, 부산시수의사회의 적정한 운영을 위해 해당 글을 게시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명예훼손에 대해 혐의없음(불기소) 의견을 밝혔다.
일부 과격한 표현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는 과정에서 그 강도를 높이기 위해 과장된 표현을 쓴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특히, “진짜 꼴보기 싫다 니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이냐? 지나가는 개도 어이가 없어서 웃지 않은 정도다”, “제발 좀 정신 좀 차려라~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욕하는 거 같은데 제발 니 똥부터 닦고 다른 개들 욕하거라” 등의 표현에 대해서도 “고소인들이 불쾌한 감정을 느꼈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단, 개인에 대한 인식공격까지 서슴지 않은 수의사에 대해서는 벌금형이 내려졌으며, 현재 진행 중인 사건도 있다.
한편, 부산시수의사회 내홍은 현재 진행형이다. 부산시수의사회에서 제명 및 탈퇴한 회원들에 대한 복권 여부를 두고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자격 복권은 곧 선거권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중요한 이슈다.
현재 수의사 회원은 지부에 회비를 납부한다. 그러면 지부수의사회에서 중앙회비를 대한수의사회로 보낸다. 이때, 해당 수의사들이 부산시수의사회에 회비를 납부하면 회원 자격이 복권되는 것인지, 또한 회비 납부를 회 차원에서 거절할 수 있는지 등이 쟁점이 되고 있다. 협회를 떠났던 수의사가 선거를 앞두고 복권을 신청하는 것이 옳은 행동인지에 대한 지적도 있다. 만약, 부산시수의사회 회원 자격이 없더라도 대한수의사회에 직접 중앙회비를 납부하면 중앙회원으로서 권리(대한수의사회장 선거권 등)를 가질 수 있는 지도 논란이다.
연수교육 관련 문제도 있다.
임상수의사는 매년 10시간의 연수교육을 이수해야 하는데, 그중 필수 교육은 지부수의사회가 주최하는 교육을 통해 이수할 수 있다. 하지만 부산시수의사회 회원 자격이 없는 수의사들의 경우, 필수 교육을 이수할 수 없어 수의사법 위반(수의사 연수교육 미실시)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실제로 연수교육 미실시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수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 부산시수의사회 집행부는 탈퇴 회원에 대한 복권 처리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선거철이 돌아왔다. 곧 역대 최초 대한수의사회장 선거가 치러진다. 부산시수의사회도 내년 2월 새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부디 수의사 회원 간 갈등과 반목을 줄이고, 회원들을 통합할 수 있는 회장이 당선되길 기대한다.
동물자유연대(대표 조희경)가 유기동물의 인도적 보호·관리를 위한 대책 토론회를 개최한다. 이번 토론회는 18일(수) 오후 2시 환경재단 레이첼카슨홀에서 열린다.
토론회에서는 동물자유연대가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유기동물 보호소를 운영 중인 전국 222개 지자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가 공유된다. 또한, 유기동물의 인도적 보호와 관리 대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동물자유연대는 “지난 10년간 유기동물 안락사 비율은 점진적으로 감소했지만, 자연사 비율은 점차 증가하면서 자연사가 안락사로 대체되고 있을 뿐 유기동물의 절반 정도가 보호소 내에서 죽음을 맞이하는 현실은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동물자유연대 채일택 사회변화팀장과 이혜원 바우라움 동물병원장이 각각 ‘전국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소 자연사 및 동물치료 현황 조사결과’와 ‘외국 사례를 통해 본 유기동물 보호 개선 방안’에 대한 주제로 발제를 진행한다.
한진수 건국대 수의과대학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되는 토론에는 이승환 농림축산식품부 동물복지정책팀 사무관, 조윤주 서정대학교 애완동물과 교수, 오경하 봉사하는우리들 대표, 송시현 동물자유연대 법률지원센터 변호사, 강동구청 반려동물팀이 참여한다.
동물자유연대 서미진 선임 활동가는 “지자체 유기동물 보호소의 평균보호 기간은 2008년 평균 19일에서 2018년 무려 34일까지 늘어났으나 정작 보호소의 환경 및 동물의 관리는 여전히 제자리 걸음 하는 동안 질병, 상해를 입은 동물들이 고통 속에 방치되고 있다”며 “토론회를 통해 보호소에 머무는 동물들의 삶과 보호의 질에 초점을 맞추어 그들의 고통을 낮추고 최소한의 존엄이 보장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되었으면 한다”고 토론회 취지를 설명했다.
토론회는 동물자유연대 홈페이지(클릭) 또는 참가신청 페이지(클릭)를 통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1999년 설립된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과학기술정책의 수립·조정,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체계적인 조사·평가, 관련 예산의 배분과 과학기술 국제협력 지원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생소할 수 있는 기관이지만 과학기술정책, 연구활동에 있어서 필수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정부출연연구소입니다.
실험동물전문수의사를 거쳐 KISTEP에서 일하고 있는 김종란 박사는 7일 전남대 수의대에서 예비수의사를 위한 진로특강을 펼쳤는데요, 이날 ‘국가연구개발사업과 보건의료 R&D’를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종란 박사는 KISTEP의 역할과 바이오헬스 분야에서 수의사의 역할을 소개했습니다.
수의사로는 처음으로 KISTEP에 입사한 김종란 박사를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7일 전남대 수의대에서 특강을 펼친 김종란 박사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KISTEP에서 일하고 있는 김종란입니다. KISTEP에서 5년차 부연구위원으로 있으면서, 우리나라의 바이오헬스분야 연구개발사업에 대한 예산 배분·조정, 분야별 투자전략 및 효율화 방안수립 등의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KISTEP에 들어오기 전에는 실험동물전문수의사였습니다. 서울대 수의대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약 6년 정도 실험동물 수의사로 일하면서, 수의대에서 석사과정을, 이후 농업생명과학대학에서 박사과정을 밟았습니다.
Q.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은 어떤 곳인가요?
이름 그대로 한국의 과학기술을 기획하고 평가하는 기관이라고 생각하시면 좀 쉽게 와 닿을 것 같아요.
KISTEP은 실제 과학기술 연구를 수행하는 일반 출연연구기관과는 달리 미래의 사회상과 과학기술 발전 방향을 예측하고(미래예측), 이를 바탕으로 과학기술 정책을 설정하고(정책기획), 그에 따라 정부 연구개발 예산을 어떤 분야에 어떻게 투입해야 할지(예산배분‧조정) 고민하는 기관입니다.
또, KISTEP에서는 정부 연구개발 예산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신규 대규모 연구개발사업들이 잘 기획되었는지(예비타당성조사), 현재 진행 중인 정부 연구개발사업들이 본래의 목적에 맞게 잘 수행되고 있는지, 그 성과는 어떠한지를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하기도 합니다.
Q. 이 일을 택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긴 이야기가 될 것 같은데요.
실험동물 전문수의사로 일하는 동안 우리나라 첨단에서, 치열하게 보건의료에 관한 연구가 이루어지는 현장에 있을 수 있었습니다. 학부생 때 막연히 알고 있던 ‘연구’나 ‘실험’이 상당히 큰 의미가 있는 것이라는 것을 직접 눈으로 보며 느끼게 되었던 시기였어요.
병원의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동안 사람을 어떻게 살리고 치료할 것인지를 탐구하는 연구를 많이 보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면, 쇼크에 빠져 응급실에 실려 온 환자를 어떤 상태로 유지시켜야만 신체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회복시킬 수 있는지, 그 최적의 조건을 찾기 위해 돼지를 대상으로 수행되었던 실험들을 들 수 있겠네요.
또 한 마리의 형질전환된 SPF 돼지에서 떼어낸 각각의 장기들을 다양한 분야의 연구진들이 최대한 활용해서 각각의 장기 이식 실험을 했던 것들, 자가 호흡이 불가능해서 침대에 누워있어야 하는 환자를 위해 휴대용 ventilator를 개발하고 개에게 적용해서 효과를 보던 연구들입니다.
벌써 10년도 더 된 일인데 아직도 감명 깊게 기억되는 일들이에요.
사실, 저도 개인적으로는 동물을 무척이나 좋아해서 수의학이라는 전공을 선택했었기에, 사람의 필요성 때문에 선택권 없이 인간을 위한 실험의 대상이 되는 동물을 보는 것이 견디기 쉬운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저런 연구들을 보면서, 동물실험이 필요악이라는 점을 점점 깨닫게 되었죠.
연구라는 것, 또 동물실험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또 궁극적으로 사람에게 향하는 과학기술개발 과정 속에서 동물실험이 어떤 포지션에 있는 것인지를 알게 되면서, 저 스스로도 직접 연구를 수행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어 늦게나마 박사학위를 하게 되었습니다.
학위를 마치고, 연구실에서 과제를 따고, 연구 성과를 관리하고 과제평가에 대응하는 역할을 하다 보니, 과제 하나하나를 수행하는 것보다 도대체 이런 과제들은 어떻게, 어떤 이유로 기획되는 것인지, 성과에 대한 평가를 받은 뒤에는 어떻게 돌아가는 것인지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어요.
막연하게 이런 분야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모교 교수님께서 KISTEP이라는 곳을 소개해주셔서 알게 되었고, 이 기관에 대해 찾아보면서 제가 하고 싶은 일과 방향이 맞는다고 느껴 이곳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Q.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입사하자마자 배속된 곳은 우리나라의 연구개발사업을 평가하는 부서였습니다.
이곳에서는 정부 연구개발사업이 목표했던 성과를 달성했는지, 우수한 성과는 무엇인지, 사업 운영체계상의 문제는 없었는지 등을 평가합니다. 이 결과들은 다음해의 예산 배분·조정에 참고 자료가 됩니다.
현재는 제가 바이오 분야 전공자이자 수의학 전공자이기 때문에 보건의료, 축산‧수의 관련 연구개발 사업에 대한 예산 배분·조정 업무나 투자 포트폴리오 분석, 연구개발에서의 중요한 이슈를 분석하는 등의 일을 하고 있어요.
‘사업’이라고 하면 잘 와 닿지 않을 텐데요. 과기정통부나 복지부, 농식품부, 식약처와 같은 각 중앙부처에서는 큰 정책 방향에 따라 프로그램과 사업을 기획합니다. 각각의 사업은 몇 개의 내역사업으로 이루어지고, 또 그 내역사업들은 수많은 과제로 이루어져 있어요.
보통 연구실에서 교수님들이 수행하시는 연구가 ‘과제’의 단위이고, KISTEP에서 평가를 하고, 예산 배분·조정하는 단위가 ‘사업’입니다.
Q. 이 일을 하시면서 수의학 전공자로서의 좋은 점, 그리고 어려운 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제 경우 꼭 수의학이라기보다는 바이오 분야의 전공자로서 역할을 하고자 입사하게 되었기에, 이전의 경험이 얼마나 도움이 될 지를 생각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일을 하다 보니 실험동물전문수의사로서, 실제 병원 연구소의 첨단 보건의료 연구개발 현장에 있었던 것이 무척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기관에서 과학기술에 대한 업무를 하고 있기에 컨텐츠는 이공계를 베이스로 하지만, 이것의 큰 틀을 만들어 갈 때에는 글로, 문건으로 잘 전달해야 하는데, 이런 점에 대해 어려움이 있어요.
사회과학적인 연구 경험이 별로 없다보니, 큰 정책을 보고 인사이트를 갖는 것들에 대해 부족함이 있고, 많은 공부와 성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KISTEP에는 정말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이 일하고 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이면서도 직접적인 연구개발이 아닌 연구개발의 방향을 고민하는 분들이시죠.
이곳에 오지 않았다면 전혀 모르고 지났을 기술 분야와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과학기술, 정책 등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자유로이 논의하고, 공유할 수 있는 분위기라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있으시다면 무엇인가요?
현재로서는 KISTEP에서 유일한 수의학 전공자이니 만큼, 주변에서 왜 수의사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정말 많이 듣습니다.
앞에서 긴 글로 이곳까지 오게 된 ‘여정’을 말씀드렸는데, 저도 처음 이곳에 올 때는 이쪽 분야에 관심이 있어서 온 것이지, 수의사로의 어떤 역할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오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저는 수의사라는 아이덴티티를 버린 적은 없었어요. 이 기관의 일에 조금 익숙해진 지금은, 다른 이들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분야라도, 수의학을 공부한 사람이기에 가질 수 있는 새로운 시각을 열고, 깊이 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습니다.
그것은 어떤 분야의 통계 분석 자료를 제시하는 형태일 수도 있고, 어느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일 수도 있겠지요.
저 스스로 수의사라는 아이덴티티를 살릴 수 있는 일을 찾고 싶고, 우리 분야에 있어서, 어느 한 축으로라도 작게나마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Q. 마지막으로 수의과대학 재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게 사실 강의주제이긴 했는데, 저는 동물이 좋아서 수의대에 진학했고, 학부생활 초기에는 막연하게 동물원 수의사나 야생동물 수의사가 되고 싶다는 바람이 있었어요.
하지만 내가 하고 싶다고 바로 그 분야에서 수의사가 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T.O.도 매년 나오지 않는다는 현실적인 한계도 있지요.
졸업을 하면서, 제가 지난 본과 4년간 관심 가졌던 분야를 돌이켜보게 되었고, 마침 제 관심사와 기회가 맞닿아 시작하게 된 것이 실험동물수의사였습니다.
학부생 때 짧게나마 연구실에 들어가 선배님들 연구를 서포트하며 경험을 했던 것이 이후의 진로를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아요.
졸업을 하고 주변의 선배님들, 동기들이 찾아가는 진로를 보면서, 수의사로서 할 수 있는 일이 정말 다양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학부 때, 특히 4학년에 가까워지면서는 매일, 매주 시험 치르기에 바빠 선배님들이 졸업 후 어떠한 진로를 찾아가는지 관심 갖기가 어렵잖아요. 그런데 그 긴 터널을 나보다 앞서가는 사람들이 갖는 경험과 고민을 공유하는 기회를 갖는 것이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데 무척 중요한 것 같습니다.
또, 저는 ‘처음부터 나 뭐해야지!’ 하고 정해놓고 접근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자신이 아는 정보가 생각보다 편협하다는 것을 아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물론 진로를 뚜렷하게 정하고 학부생활을 보내는 것도 목표달성의 관점에서는 분명 장점이 있겠지만, 그것이 아니면 안 된다고 생각하기엔 무척 다양한 길이 있고, 더 잘 맞는 것이 있을 수 있기에, 되도록이면 학부생 때 할 수 있는 경험들을 많이 해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예를 들면 관심 있는 대학원 연구실에 들어가서 실험을 돕는다거나, 정부출연연구소에서 일하는 선배들도 찾아보고, 병원에서 인턴도 해보는 등의 경험을 쌓는 것이 되겠지요.
저에게도 아직 어려운 일이지만, ‘어디에서 일을 하고 싶은가?’ 보다는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를 고민하며, 찾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