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동물질병 국제 토론회, 제주서 열린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원장 이창규)이 오는 27일(목)과 28일(금) 양일간 제주 켄싱턴리조트에서 ‘야생동물질병 국제 학술토론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야생동물, 사람, 가축 간 질병 전파를 차단하고 신종 감염병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된 이번 토론회에는 국내뿐만 아니라 베트남, 일본의 전문가들도 함께 참여한다.

베트남국립농업대학교 르반판(Le Van Phan) 교수가 베트남에서 발생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및 진드기 매개 바이러스 등의 현황과 대응 체계를 전한다.

베트남에서는 2019년부터 2025년까지 약 17,500건의 ASF가 발생했다. 미국 USDA가 개발한 ASF 백신주를 처음으로 상용화하기도 했다.

시모다 히로시(Shimoda Hiroshi) 야마구치 대학 교수 등 일본측 전문가 3명은 △다양한 야생동물에서의 바이러스 검출 연구 △일본에서의 돼지열병(CSF) 발생 현황 및 미끼백신 효과 분석 △진드기 매개 바이러스가 진드기 개체군에 미치는 영향분석 등 최신 연구 성과를 공유할 계획이다.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이 지원하는 야생동물질병 특성화대학원(강원대, 서울대, 전북대, 충북대)에 참여 중인 대학원생들의 연구 성과도 소개된다. 너구리, 고라니, 야생조류 등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애완 거북 등 가정으로 들어온 특수동물에서의 원헬스를 함께 조명한다.

이창규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장은 “이번 국제 학술토론회는 아시아 지역의 야생동물질병 전문가들이 함께 해결책을 모색하는 중요한 자리”라며 “협력기반 확대를 통해 국가 방역 역량 향상과 국제 공동대응 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야생동물질병 국제 학술토론회 일정

경북대 수의대 제34대 학생회 ‘결’ 당선, 회장 김승욱·부회장 손기대

(왼쪽부터) 김승욱, 손기대 당선인

경북대 수의대 제34대 학생회로 선거운동본부 ‘결’(정후보 김승욱, 부후보 손기대)이 당선됐다. 경선으로 치러진 이번 선거는 1차 투표에서 양 후보가 동률을 이뤄 결선 투표가 다시 진행될만큼 박빙으로 진행됐다.

이번 학생회 선거에는 ‘결’과 ‘여명’ 두 선거운동본부가 후보로 출마했다. 11월 19일(수)과 20일(목) 양일간 진행된 선거의 개표 결과 양측이 각각 116표를 득표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에 경북대 총학생회 선거세칙 66조에 의거, 24일(월)과 25일(화) 양일간 결선투표가 이어졌다.

주말 이후 이어진 결선투표의 열기는 더 뜨거워졌다. 1차 투표율이 73.94%(244표)였던데 비해 결선투표는 80.91%(267표)로 상승했다.

결선투표 결과 134표를 득표한 ‘결’이 128표의 ‘여명’을 단 6표 차이로 제치고 당선됐다.

김승욱 학생회장 당선인은 “학우 여러분의 소중한 선택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면서 “여러분의 즐거운 학교생활을 위해, 언제나 열린 자세로 소통하며 모두가 하나 되는 화합의 장을 만들겠다”고 당선 소감을 밝혔다.

손기대 부회장 당선인 또한 “학우 여러분이 기대할만한 경북대 수의대를 만들겠다”며 포부를 전했다.

차기 학생회 ‘결’은 “복지에서는 필요한 곳에 실천을 더하는 ‘결합’, 문화에서는 모두가 어우러지는 ‘결속’, 교육에서는 성장을 만들어내는 ‘결실’, 생활에서는 학우들과 학생회를 끊임없이 잇겠다는 소통의 ‘연결’, 그리고 ‘결’이 다른 학생회”를 표어로 내세웠다. ‘결’은 오는 2026년 1월 1일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한다.

이한희 기자 hansoncall911@gmail.com

넬동물의료센터 “국내 최초 동물 ‘개심술 100례’ 달성”

넬동물의료센터(대표원장 엄태흠)가 “국내 최초로 반려견 개심술(Open-Heart Surgery) 100례를 달성했다”고 25일 밝혔다.

넬동물의료센터는 “넬동물심장팀이 2023년 말 첫 반려견 이첨판폐쇄부전증(MMVD) 개심술에 성공한 이래, 불과 2년여 만에 이뤄낸 쾌거”라며 “특히 올해 들어서는 매주 2건 이상의 수술을 했고, 하반기에는 주 최대 4건의 수술을 안정적으로 집도할 정도로 놀라운 성장 속도로 100례 달성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넬동물심장팀은 단순 건수 달성을 넘어 질적 성장도 이뤄냈다고도 덧붙였다. 2025년 하반기에 수술을 받은 환자 36마리 중 35마리가 건강하게 퇴원하며 97% 이상의 수술 성공률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고난도 케이스에서의 성과도 있었다. ▲체중 1.6kg의 초소형견 ▲폐종양으로 폐 절반을 절제했던 14세 노령견 ▲폐수종이 10회 이상 재발한 심부전 말기 환자 등 수술이 불가능해 보였던 환견들이 수술 후 건강을 되찾았다고 한다.

넬동물의료센터는 “특히 같은 기간 수술받은 환자의 100%가 수술 후 심장약 복용을 완전히 중단(단약)하고 정상 생활로 복귀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강조했다.

넬동물의료센터는 올해 ▲세계 최초 ‘복합형 심실중격결손(막양부에서 폐동맥판막까지 이어진 결손)’의 수술적 교정 ▲세계 최초 ‘감염성 심내막염(IE)’ 수술적 치료 등 세계적으로도 드문 희귀·난치 케이스를 잇달아 성공시키며 기술력을 증명해 왔다.

넬동물의료센터는 “현재 심장수술에 특화된 ‘넬동물심장센터’를 운영 중”이라며 “대학병원급 최첨단 장비 도입은 물론, 지속적인 수의학 연구와 교육을 통해 개심술이 반려동물 심장병의 보편적이고 안전한 표준 치료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앞장서고 있다”고 밝혔다.

넬동물의료센터 엄태흠 원장은 “이번 개심술 100례 달성은 단순한 기록 경신을 넘어 꺼져가던 생명들이 더 나은 삶을 이어갈 수 있게 돕고 그 가족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물했다는 데 깊은 의미가 있다”며 “이는 수술 팀원들의 헌신적인 노력과 의료진을 끝까지 믿어주신 보호자님들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어려운 수술을 결정해 주신 모든 보호자님께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작은 생명들이 더 이상 심장병으로 고통받지 않도록 MMVD는 물론 다양한 난치성 질환의 치료 패러다임을 바꾸는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며 “수술을 시작할 때 목표였던 ‘누군가 심장 수술을 고려할 때 성공률을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드디어 현실이 되었다”고 덧붙였다.

“유기동물에게 돌아올 봄을” 충북대 ‘돌봄’ 올해도 안성서 봉사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유기동물 봉사동아리 ‘돌봄’이 지난 11월 22일(토) 경기도 안성시에 위치한 사설 유기동물보호소 ‘350마리 강아지의 행복한 보금자리’를 찾아 정기 봉사활동을 펼쳤다.

이번 봉사활동에는 돌봄 지도교수인 김수종·박경미·김학현 교수를 비롯해 윤태식 교수 등 수의과대학 교수진이 함께했다. 대학원생 5명과 학부생 14명이 동참해 보호소 동물들의 건강 관리와 생활 환경 개선에 힘을 보탰다.

이날 돌봄 봉사단은 ▲사료 보관 컨테이너 청소 ▲대형견·소형견 산책 봉사 ▲기본 진료 봉사를 진행했다. 특히 교수진과 대학원생이 주축이 된 진료팀은 외이염, 설사 등 보호소 내에서 흔히 발생하는 질환을 중심으로 진료를 수행했다.

학부생 봉사자들은 본격적인 겨울철을 앞두고 보호소 환경을 정비하는 한편 동물들의 운동량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다.

‘돌봄’은 2012년 “유기동물에게 돌아올 봄을 선물한다”는 의미로 창립된 충북대 수의과대학의 대표 봉사동아리다. 매년 안성 보호소를 방문해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 외에도 부원들은 청주 지역 유기동물 보호센터, 고양이 보호소 ‘달타냥’ 등에서 정기 봉사활동 및 임시 보호를 활발히 실천 중이다.

이번 행사를 총괄한 조은비 돌봄 봉사부장(본2)은 “매년 진행하는 안성 보호소 정기봉사는 돌봄에게 매우 의미 있는 활동”이라며 “추운 날씨에도 기꺼이 함께 해주신 교수님들과 대학원 선생님들, 그리고 학부생 봉사자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혜수 기자 studyid0811@gmail.com

동물병원 원장의 고민은 ‘매출’, 진료수의사의 어려움은 ‘번아웃’

동물병원 원장들이 동물병원을 운영할 때 ‘매출’에 가장 큰 고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동물병원협회(KAHA, 회장 최이돈)가 제13차 아시아·태평양 소동물수의사대회(FASAVA Congress 2025)에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다.

‘동물병원 경영 및 운영에서 가장 큰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에 대한 질문에 ‘매출 증대를 위한 전략 및 실행 방안 마련에 가장 큰 어려움을 느낀다’는 답변이 1위를 차지했다(28.3%). 그 뒤를 ‘새로운 수의학 임상지식 습득을 위한 정보 접근(21.1%)’, ‘보호자(고객)의 컴플레인 대응 및 서비스 개선(18.4%)’, ‘전문 인력(수의사, 테크니션 등) 확보 및 교육의 어려움(17.1%)’이 이었다.

진료수의사(봉직의)의 경우, 동물병원에서 일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으로 ‘야간·휴일 근무로 인한 피로 및 번아웃’을 꼽았다(53.4%, 중복포함).

2위는 ‘인력 부족으로 인한 업무 과중(39.4%)’, 3위는 ‘보호자 응대 및 민원 대응의 부담(32.1%)’이었다.

응답자들이 근무하는 동물병원 형태는 대학동물병원이 42.6%로 가장 많았고, 15명 이상 동물병원(35.9%), 5인 미만 동물병원(10.5%), 5~15인 동물병원(7.2%)이 그 뒤를 이었다.

응답자의 절반 이상(54.1%)은 일반 진료수의사였으며, 과장·팀장급 수의사가 27.8%, 원장·부원장은 12.4%였다.

응답자들은 한국동물병원협회(KAHA)가 동물병원 경영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으로는 ‘온라인 강의, 학술지 발간 등 학술·교육적 지원 강화(36.8%)’, ‘진료 및 병원 운영 전반에 활용 가능한 AI 프로그램의 개발·공급(34%)’, 병원 경영, 인사, 회계 등 실무중심의 컨설팅 및 교육 프로그램 제공(26.8%), ‘공동구매를 통한 의약품 및 소모품 비용 절감 지원(26.8%)’ 등을 선택했다(중복포함).

동물병원 진료 시 보호자의 신뢰도를 향상하기 위해서는 ‘동물병원용 보호자 설명 자료의 제작 및 배포(47.8%)’, ‘대중매체 및 온라인 홍보를 통한 수의사 신뢰도 개선(32.1%)’, ‘보호자 대상의 교육·강연을 통한 진료 이해도 향상(30.1%)’ 등의 역할을 한국동물병원협회(KAHA)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중복포함).

다양한 규모의 동물병원이 함께 성장하고 상생하기 위해 필요한 동물병원협회의 역할로는 ‘병원 규모별 맞춤형 경영·운영 컨설팅 및 교육 제공(38.3%)’, ‘진료 지침 및 표준 진료 프로토콜의 확립(25.4%)’,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회원 간 소통 및 정보 교류 강화(18.7%)’, ‘상급 동물병원 지정 및 관리 제도 운영(9.6%)’, ‘공정 경쟁 문화 정착을 위한 윤리·가이드라인 마련(8.1%)’ 등이 언급됐다.

한국동물병원협회(KAHA)는 이번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동물병원 원장 및 진료수의사들이 실질적인 변화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정책을 펼칠 계획이다.

수습 직원 해고, ‘그냥’은 안 된다..인정받는 ‘정당한 해고’의 조건은?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원장들에게 직원 채용 후 첫 3개월, 이른바 ‘수습기간’은 일종의 안전장치로 여겨진다. 면접만으로는 파악하기 힘든 진료 보조 스킬이나 고객 응대 태도, 동료와의 협업 능력 등을 검증해보고, 만약 병원의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비교적 부담 없이 근로관계를 종료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법원 판례 역시 수습(법적 성격상 ‘시용’ 포함) 기간 중의 해고에 대해서는 “정식 근로자보다 해고의 사유를 넓게 인정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그러나 ‘넓게 인정한다’는 말이 ‘마음대로 해고할 수 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노동위원회에 접수되는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 중 상당수가 수습기간 만료 통보와 관련된 것이며, 병원 측이 “수습이라서 그만두게 했다”고 항변했음에도 부당해고로 인정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법원은 수습직원이라 할지라도 해고를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와 ‘사회통념상 상당성’이 존재해야 한다고 엄격히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떤 조건을 갖춰야 수습 직원의 해고가 정당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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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직원 해고 사건에서 병원 측이 가장 많이 범하는 오류는 해고 사유의 ‘추상성’이다. “우리 병원 분위기와 맞지 않다”, “업무 센스가 부족하다”, “성격이 예민하다”와 같은 원장의 주관적 평가는 법적 해고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다.

해고가 정당성을 얻으려면 근무 성적이나 업무 능력이 불량하다는 점이 구체적인 사실관계나 수치로 입증되어야 한다.

예를 들어, 수의 테크니션을 평가한다면 ▲채혈 및 보정 과정에서 동물의 안전을 위협한 횟수 ▲약물 용량이나 용법을 오인하여 오투약 사고가 발생할 뻔한 사례 ▲내원객 응대 시 구체적인 불친절 발언 내용 및 컴플레인 접수 건수 등 ‘누가 봐도 업무 수행에 문제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객관적 지표가 제시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입사 시점부터 직무별 평가표(Evaluation Sheet)를 마련하고, 매월 혹은 정기적으로 점수를 매겨 기록으로 남겨두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기록이 없는 해고는 감정적인 처분으로 간주될 확률이 높다.

   

수습기간의 본질은 근로자의 적격성을 평가하고 교육하는 데 있다. 따라서 법원은 사용자가 해당 직원의 부족한 점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를 중요하게 본다. 3개월 내내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다가 수습 마지막 날 갑자기 “평가 점수가 미달이니 나가달라”고 통보하는 것은 부당해고로 판정될 가능성이 크다.

정당한 해고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지적’과 ‘기회 부여’의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업무 처리가 미숙하다면 그 즉시 혹은 정기 면담을 통해 “보정 시 이러한 점이 위험하니 수정이 필요하다”고 구체적으로 피드백을 주고, 이를 면담 일지나 업무 지시서 등의 문서로 남겨야 한다.

이러한 교정의 기회를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았거나, 개선의 의지가 없다는 점이 확인되었을 때 비로소 해고의 정당성이 확보된다. 즉, “우리는 가르치려고 충분히 노력했으나, 근로자가 따라오지 못했다”는 것이 입증되어야 한다.

   

해고 사유가 아무리 명확하고 정당하더라도,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그 해고는 무효가 된다. 근로기준법 제27조는 해고의 사유와 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만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수습 근로자에게도 예외 없이 적용된다. 많은 원장들이 “수습 종료니까 말로 해도 되겠지”라거나 “문자나 카톡으로 통보하면 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이는 치명적인 실수다.

수습 본채용 거부 역시 법적으로는 ‘해고’이므로, 반드시 병원 직인이 찍힌 종이 문서(해고 통지서)를 교부해야 한다. 이 통지서에는 단순히 “수습기간 만료로 해고함”이라고 적는 것보다는, “수습 평가 결과 직무 수행 능력 부족(평가 점수 미달, 잦은 지각, 구체적 실수 사례 등)으로 인하여 본채용을 거부함”과 같이 실질적인 사유를 함께 기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절차적 흠결은 노동위원회에서 다툼의 여지조차 없이 부당해고 인정으로 직결되는 사안임을 명심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해고의 근거가 되는 규정이 사전에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근로계약서나 병원 취업규칙에 “수습기간 중 근무 성적이 불량하거나 직원으로서 적격성이 없다고 판단될 경우 본채용을 거부할 수 있다”는 근거 조항이 명시되어 있어야 한다.

더 나아가 “평가 점수 평균 70점 미만 시 본채용 거부”와 같이 근로자가 예측 가능한 구체적인 기준이 있다면 정당성 확보에 훨씬 유리하다. 근로자가 자신의 고용이 유지되기 위한 조건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가는 해고의 합리성을 판단하는 중요한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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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수습직원의 해고는 원장의 ‘마음’이 아니라 ‘기록’과 ‘절차’로 결정된다.

수습기간은 무조건적인 해고의 자유를 보장하는 기간이 아니다. 병원은 객관적인 평가 기준을 수립하고,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개선 기회를 부여하며, 최후의 수단으로 해고를 결정할 때는 법적 양식을 갖춘 서면으로 통지해야 한다.

이러한 철저한 준비만이 병원의 질서를 유지하고 불필요한 법적 분쟁을 예방하는 길이다.

[최수환 노무사의 인사를 배우다] 다른 칼럼 보러 가기

렛츠런파크 견학 통해 말 치과 질환 연구와 3D 프린팅 프로젝트 확장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학술 미디어 콘텐츠 제작 동아리 ‘시냅스(Synapse)’가 지난 11월 7일(금)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서울 동물병원을 방문해 말의 치과 질환 및 관련 연구에 대한 견학을 진행했다. 이번 견학에는 학생 총 6명이 참여했다.

시냅스는 이날 수술방과 장제소를 견학하고, 말 치아 질병의 임상적 특징과 발병 양상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실제 사례를 통해 국내 질환의 특성을 직접 확인했다. 또한 현재 동아리에서 진행 중인 3D 프린팅 프로젝트와 관련된 연구 피드백을 받으며, 프로젝트의 세부 방향을 구체화했다.

당초 시냅스는 늑대치(wolf teeth), 치수강우식증(infundibular caries), 협측 판상 치관골절(buccal slab fracture)을 구현할 계획이었으나, 전문가 피드백을 바탕으로 하악 전방부 골절(rostral mandibular fracture)을 새롭게 포함해 프로젝트 완성도와 교육적 가치를 높이기로 했다.

정혜원 회장(본과 2학년)은 “말 치과 질환에 대해 직접 배우고 피드백을 받을 기회가 흔치 않은데, 이번 견학을 통해 한국의 실제 말임상 현장을 볼 수 있어 뜻깊었다”며 “ERD day 준비에 이번 경험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3D 프로젝트팀 리더 송민 학생(본과 3학년)은 “온라인 자료만으로는 파악하기 어려웠던 국내 말 치아 질환의 실제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이 가장 의미 있었다”며 “임상에서의 진단과 치료 과정을 구체적으로 자문받아 3D 모델의 정확성과 교육적 가치를 높이겠다”고 전했다.

송효인 학생(본과 3학년)은 “말 실습 경험이 소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데, 견학을 통해 국내 말 치아 질환의 임상 현황과 진로와 관련된 조언까지 들을 수 있어 뜻깊은 시간이었다”며 “이번 견학을 통해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방향성을 더 확실하게 잡아갈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견학을 통해 시냅스는 학문적 이해를 실제 임상과 연결하는 경험을 쌓았으며, 학생 주도의 창의적인 콘텐츠 제작을 통해 수의학 지식의 확산과 교육적 가치 향상에 기여할 계획이다.

시냅스의 성과는 26일(수) 서울대 수의대에서 열린 ERD Day(Education, Research & Development)에서 포스터로도 발표됐다. 시냅스는 3D 프린터로 제작한 말 두개골 치과질병 모델을 선보였다.

3D 프린팅은 이레본 창작아이디어실을 활용했다. 해당 시설은 서울대 동물보건 최고경영자과정(SNU-AHP) 1기 회장을 맡은 박상오 이레본 회장의 기부로 2020년 마련됐다.

박나린 022182@snu.ac.kr

한국동물보건학회, ‘반려동물보건의 패러다임’ 주제로 2025 추계학술대회 개최

한국동물보건학회(회장 이신호)가 23일(일) 부산 동명대학교 대강당에서 ‘반려동물보건의 패러다임-임상간호의 실천과 전략’을 주제로 2025년 추계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점차 고도화되는 수의료 시장 변화에 발맞춰 동물보건사가 임상현장에서 갖춰야 할 실질적인 간호역량과 전문적인 실천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동물보건사 연수(선택) 교육으로 인정되어 지역의 현직 동물보건사와 관련 학과 학생들이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오전 세션에서는 중증 환자관리에 초점을 맞췄다. ▲한세명 교수(세명대학교)가 ‘신부전 환자에서의 간호중재와 영양공급’을 주제로 첫 문을 열었으며, 이어 ▲김향미 교수(디지털서울문화예술대학교)가 ‘입원동물의 영양 및 식욕관리(식이, 수분섭취유도)’에 대해 강연했다. 입원 환자 회복에 필수적인 영양관리 노하우를 공유하는 자리가 됐다.

한국동물보건학회 이신호 회장

오후 세션은 최근 수의학계에서 주목받는 재활치료와 동물행동학, 그리고 동물보건사의 직업 윤리가 다뤄졌다. ▲조용호 교수(대구한의대학교)가 ‘동물에 대한 전기치료 효과, 적용방법 및 정의’를 통해 재활 간호의 전문성을 높이는 방안을 제시했고, ▲김수연 회장(한국동물보건사협회)이 ‘보이지 않는 고통, 말할 수 없는 통증 – 동물보건사의 역할과 실천전략’을 주제로 강의했다. 김 회장은 환자의 통증을 가장 가까이서 모니터링하는 동물보건사의 섬세한 역할과 그 중요성을 강조하여 많은 청중들의 공감을 얻었다.

또한 ▲이신호 교수(동명대학교)의 ‘Co-running: The Neuroscience of Dog–Human’ 강연은 인간과 반려견의 교감을 뇌과학적 관점에서 풀어냈으며, 마지막 순서로 ▲동명대학교 학생연구팀이 ‘부산시 20대 개 보호자의 MBTI 성향’에 대한 흥미로운 조사결과를 발표하면서 학술대회의 대미를 장식했다.

한국동물보건학회 관계자는 “이번 추계학술대회는 단순한 지식전달을 넘어 임상현장에서 즉시 적용 가능한 실무중심의 전략을 공유하는 데 의의가 있었다”며 “부산, 경남 지역뿐만 아니라 전국의 동물보건 의료인력들이 소통하고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동물병원 안정적 수익 창출 어떻게? 12월 7일 개원세미나 개최

동물병원 전용 이미징 장비 및 전자차트 기업 우리엔이 12월 7일(일) ‘제3회 우리엔 개원세미나’를 개최한다.

우리엔 개원세미나는 지난 1·2회 행사에서 높은 호응을 얻으며 개원 예정 수의사·개원 초기 수의사 사이에서 ‘필수 코스’로 자리 잡았다.

이번 제3회 우리엔 개원세미나는 올해 개원을 했거나 개원을 준비 중인 예비 원장들을 위한 세미나로 더욱 강화된 실전 콘텐츠를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원장 및 예비원장 맞춤형 강의가 눈에 띈다.

“우리 병원만의 강점이 부족하다”, “지금 잘 운영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없다”

위와 같은 고민을 가진 원장들을 위해 성공 동물병원의 데이터 기반 운영 전략과 실제 사례 세션이 새롭게 추가됐다. 또한, 최신 동물병원 시장 데이터, 개원 초기 필수 마케팅 세팅, 병원 강점 구축 방법 등 기반을 다지는 실질적인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지난 회차에서 높은 반응을 얻은 동물병원 마케팅 강의도 한층 강화됐다.

▲개원 초기 필수 구축 요소 ▲AI 도구를 활용한 콘텐츠 제작 및 운영 ▲디자인 툴을 활용한 자체 제작 노하우 등을 다루며, 마케팅 업체의 도움 없이도 원장이 직접 병원 홍보와 고객 관리 채널을 운영할 수 있는 실전 가이드를 제공한다.

특별 구성으로 우리엔의 차세대 핵심 사업인 우리엔AI 활용법도 소개된다. AI차트를 활용한 진료 기록 자동화와 간편 차팅 운영 방법, AI 건강검진 리포트를 통한 보호자 설명 지원, 그리고 보호자와의 대화를 기반으로 진료 기록을 생성하는 WeVoice 기능까지 실제 병원 운영에서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실전 중심의 활용 전략이 소개될 예정이다.

체험형 부스 프로그램도 새롭게 도입된다. FASAVA2025에서 큰 관심을 받은 병원 운영 및 고객 관리를 체계화하는 CRM 체험존과 우리엔AI 체험존(AI 건강검진 리포트·대화 기반 AI 차팅 기능)을 마련해 최신 기술이 병원 운영 효율성과 수익성 향상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세미나 당일, 참석자 한정 파격적인 현장 프로모션도 진행된다.

우리엔 측은 “최근 개원 원장님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병원의 차별화’와 ‘운영 안정화’에 대한 해답을 이번 세미나를 통해 제시한다”며 “개원 초기부터 안정적인 운영을 돕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제3회 우리엔 개원세미나는 12월 5일까지 우리엔 카카오톡 채널 또는 QR코드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우치동물원 진료팀, 전남대 수의대에서 AI 기반 동물원 건강관리 특강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이 11일(화) 전남대학교동물병원 박남용 홀에서 우치공원 관리사무소 성창민 소장, 정하진 진료팀장, 강주원 진료 수의사를 초청해 ‘AI 기반 동물원 건강 모니터링 및 진료 혁신’ 특별 강연을 개최했다.

이번 강연은 수의내과학·수의병리학 대학원생과 본과 2학년 학생 약 60명을 대상으로 오후 1시부터 6시 30분까지 진행됐으며, 동물원 동물의 건강관리 체계와 AI 기술의 접목 가능성을 폭넓게 다뤘다.

광주 우치동물원은 호남권을 대표하는 거점 공영동물원으로, 지역 내 멸종위기종 보전과 교육·연구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 기관이다. 동물원 동물은 종마다 생리적·행동적 특성이 크게 달라 정기적 건강 모니터링에 어려움이 있으며, 질병 징후를 놓칠 때 복지 저하와 생명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강연에서는 AI(인공지능) 기반 영상 판독 보조, 행동·복지 모니터링, 통증 분석, 질병 예측, 원격진료 시스템 등 다양한 기술이 임상 현장에서 건강 이상 신호를 조기에 탐지하고 진단 효율을 높이는 방안이 자세히 소개됐다.

특히 최근 우치동물원에서 진행된 붉은꼬리보아뱀 중성화수술 사례 등 실제 동물원 내 의료 활동이 집중 조명됐다. 연사들은 파충류·포유류·조류 등 다양한 종의 진료 및 관리에 필요한 전문적 접근과 더불어, 동물복지 유지를 위한 사육환경 개선, 정기 검진, 영양·행동 관리 등 우치동물원이 수행하고 있는 다층적 복지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이를 통해 학생들은 AI 기술뿐 아니라 현장에서의 수의사 역할과 의사결정 과정을 실감 나게 이해할 수 있었다.

우치공원 관계자는 “AI 기술과 전문 수의 진료의 접목은 동물복지 향상뿐 아니라 응급 대응, 질병 예방, 안정적 개체 관리 등 다양한 측면에서 큰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올해 전남대 수의과대학과 체결한 업무협약(MOU)을 바탕으로 진료·부검·연구·교육 등 협력 분야를 더욱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연에 참여한 임성빈(본2) 학생은 “동물원 현장의 실제 진료 과정과 함께 AI 기술이 더해졌을 때의 가능성을 동시에 배울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라며, “향후 수의학 내 AI 활용 능력을 더욱 강화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이번 강연은 RISE 사업단의 동물원 등 공공시설의 선제적 방역 및 건강관리 분야에 AI 기술을 도입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마련됐다. 또한 전남대 수의대–우치공원 간 MOU 체결 이후 이어진 실질적 협력 성과로, 지역 바이오·AI 수의의료기관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공동 연구 기반을 마련했다는 데 의의가 크다. 양 기관은 산학연 네트워킹을 기반으로 향후 공동연구와 기술 교류로 이어지는 실질적 성과 창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연우 기자 pyw2196@naver.com

“동물의료봉사, 단발성으로 끝나면 안 돼..기록·연결·제도화로 이어져야”

23일(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025년 제4회 국경없는수의사회 심포지엄에서 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성호 교수가 ‘의료취약 동물과 봉사 이후의 현장 – 기록, 연결, 통합 접근, 제도화로 가는 길’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의료취약 동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봉사를 하느냐보다 봉사 이후에 무엇이 남느냐, 그리고 그 현장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한국에서 똑같은 동물복지 문제가 반복되는 이유에 대해 “현장의 경험이 구조화되지 않고 기록이 축적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진단하며, 지속 가능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 ▲기록 ▲연결 ▲통합적 접근 ▲제도화의 관점에서 전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국내에서 이뤄지는 수의봉사와 보호소 활동이 열정과 규모 면에서는 부족함이 없지만, 대부분 단발성으로 끝나 후속 관리나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현실을 지적했다. 보호소의 만성적인 자원 부족, 과밀화 문제 등도 각 활동이 서로 이어지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김성호 교수는 지속 가능한 현장을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로 ‘기록’을 꼽았다. 단순히 활동 건수나 봉사 내역을 남기는 정도로는 부족하며, 사상충·진드기 같은 기초질환 정보, 실외사육 환경, 지역 특성 등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현장 데이터가 필요하다. 이러한 기록이 축적돼야 다음 활동을 더 정밀하게 설계할 수 있고, 지침과 매뉴얼을 개선하는 데에도 중요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

‘연결’과 ‘통합적 접근’의 필요성도 제시됐다.

“길고양이 TNR 정책이나 마당개 중성화사업 활동이 성과를 낸 사례를 살펴보면, 대부분 지역 주민과 지자체의 논의가 먼저 진행된 경우였다”며, “동물보호단체와 보호소가 지역 사회와 자연스럽게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보호소 봉사나 환경 개선은 봉사자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지속되기 어렵기 때문에, 주민 인식 변화와 지자체의 관리 체계 개선까지 포함하는 보다 넓은 접근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변화가 쌓여야 비로소 정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봉사 이후의 현장을 사회 전체가 함께 설계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성서대 김성호 교수

동물복지가 사회복지와 분리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동물의 문제는 결국 사람의 문제와 겹쳐 있다”며, 지자체 보호소와 사회복지기관, 취약계층 돌봄 체계가 긴밀하게 연결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취약계층의 반려동물 돌봄이 어려워지는 이유가 단순한 경제적 요인만이 아니라 보호자–반려동물 간의 관계, 생활습관, 환경적 취약성 등이 함께 작용하기 때문”이라며, “실외사육 환경 개선이나 이동형 예방접종처럼 위험 상황을 미리 줄이는 선제적 대응이 훨씬 효과적”이라고 전했다. 또한, “이러한 지원이 갖춰지면 돌봄 능력의 차이에서 비롯되는 문제도 줄어들고, 지역 차원에서 안정적인 반려동물 돌봄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연에서 가장 주목받은 내용은 동물등록제 개선 방향이었다.

김 교수는 현행 등록제가 일회성 등록에 머물러 소유주 변화, 사망, 분실, 주소 변경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고 있어 사실상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 결과, 정책 설계에 활용할 수 있는 정확한 데이터가 만들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지인 간 무책임한 무상분양, 애니멀 호딩 문제, 반복적 유기 등도 예방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그는 정기적으로 동물등록 정보를 갱신하는 ‘갱신형 등록제’를 제안했다.

갱신 과정에서 소액의 등록비를 부과하면 보호자의 책임성이 자연스럽게 강화되고, 갱신 시점마다 동물병원에서 예방접종 여부나 기초검진, 양육환경을 점검할 수 있어 반려동물의 건강한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등록–갱신–말소로 이어지는 생애주기 관리가 가능해지면, 정확한 데이터 기반으로 유기 예방과 지역별 동물복지 정책도 훨씬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었다.

김성호 교수는 “유기동물이 많아질 때마다 구조 인력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반복을 만드는 시스템 자체를 고쳐야 진짜 예방이 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봉사자의 소진(번아웃) 예방도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활동가와 봉사자가 지치는 순간 현장의 지속성도 함께 사라지기 때문에, 정서적 건강을 보호하는 장치와 지자체와의 역할 분담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성호 교수는 “반복되는 문제에 땜질식으로 대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기록과 연결을 중심으로 구조를 다시 세운다면, 의료취약 동물은 물론 지역 사회 전체가 더 건강해질 수 있다”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한희 기자 hansoncall911@gmail.com

[인터뷰] ‘인스타그램 릴스로 보는 수의대생의 일상’ 강승현 학생

매년 5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수의과대학에 들어와 6년의 시간을 함께 지내며, 각자의 방식으로 웃고 울고 성장하며 수의사의 꿈을 향해 나아갑니다.

수의대생의 대학 생활은 조금은 특별합니다. 예과와 본과로 나뉜 커리큘럼, 거기서 오는 다른 맛의 대학 생활. 실습을 제외하면 학기 내내 계속 사용하는 강의실, 쉬는 시간의 재잘거림까지..이 모든 것이 수의대생만의 독특한 일상을 만듭니다.

요즘 인스타그램에 ‘수의대생’이라고 검색해 본다면 경북대 수의대 강승현 학생(@forevery0ung24)을 가장 먼저 만나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른바 ‘웨잇 챌린지’를 수의대 생활에 녹인 릴스의 조회수가 급상승을 하면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수의대생이 되었는데요,

솔직한 일상을 공개하며 그녀만의 특별한 수의대생의 면모들을 톡톡히 보여주는 경북대 강승현 학생(사진)을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만났습니다.

다른 친구들과 비슷하게 거창한 이유는 없었어요. 동물들을 좋아했던 성향과, 전문직을 바라셨던 부모님의 소망이 섞여 어릴 때부터 수의대에 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먼저 수의대에 다니고 있던 얼굴도 모르는 선배들에게 SNS로 무작정 궁금한 걸 질문하기도 하고, 동물보호소에 봉사활동도 다니면서 진학을 확고하게 결심했어요.

후회나 아쉬움이 없습니다. 수의대에 온 것 자체가 어린 시절의 로망을 이룬 일이라 학교 생활은 늘 충만했어요. 학교에서 친구들과, 또 교수님들과 만나서 추억을 많이 만들었죠.

아쉬움이 하나 남는다면, 좀 더 다양한 실습을 해볼 걸 그랬어요. 해외봉사활동이나 타 대학 계절학기 등 학부생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는데, 진로랑 상관이 없어 보여서 놓쳤던 때가 많았거든요.

방학 때 아르바이트해서 모은 돈으로 동기들과 여행간 것도 큰 추억으로 남았지만, 아직 방학이 많이 남은 후배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기회를 잡으라고 전하고 싶어요.

본과에 올라와서 동기들과 학교 근처 작은 방을 빌려 아지트를 만들었어요. 매번 카페에서 공부하는 게 돈이 아깝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인당 10만원씩 모아서 방을 빌렸습니다. 큰 책상을 놓고 공부방을 만든 거죠.

벌레도 나오고, 하수구도 역류하는 열악한 환경이라 우리가 거길 ‘쥐굴’이라고 불렀어요. 그런데도 시험기간에 숙식하며 동고동락하면서 쥐굴 멤버들끼리 무척 가까워졌죠. 아직도 네 명이서 정말 잘 지내요. 공부방을 썼던 게 성적이랑 직결되진 않았지만요(웃음).

‘쥐굴’ 멤버들과 함께

본과 3학년 2학기 기말고사를 준비하면서 스트레스가 정점에 이르렀을 때, 시험기간의 스트레스를 잠깐 환기하려고 혼자서 브이로그를 찍어봤어요. 그게 시작이었죠.

짧게 편집해서 올린 릴스가 반응이 좋아 재미가 들렸어요. 그래서 여러가지 유행하는 인스타 챌린지를 혼자 해보면서 바이럴을 타게 된 거 같아요.

아무래도 최고 조회수를 기록하는 “웨잇~!” 릴스가 기억에 많이 남아요. 수의대생이 많이 받는 질문 TOP3를 당시 유행하던 웨잇 릴스로 올렸는데, 조회수가 몇 백만에 댓글도 몇 백개씩 달리는 걸 보면서 신기했죠.

대중들(?)이 수의대생과 수의사라는 직업에 이렇게 관심이 많은 지 몰랐어요. 제가 특별한 사람이기 때문이 아니라 시기가 잘 맞아 떨어졌던 것 같아요. 대중들의 관심과 유행하는 챌린지 등이 합쳐져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았다고 할까요(웃음).

악플이 달린 것도 신기했어요. 그런데 딱히 상처받진 않았습니다(웃음). 릴스에서 언급한 질문 중에서 의대에 못 가서 수의대에 갔는지에 관한 질문이 있었어요. 댓글창에서 의사랑 수의사의 직업의 비교를 하면서 상반된 시각들이 부딪히는 모습을 보았는데, 저에게는 오히려 수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새로운 시선들을 확인해봤던 계기가 됐습니다.

절반 정도인 것 같아요. 저는 극 내향적인 성향이라 오프라인에서 사람들을 만날 땐 조금 낯을 가리는 편이에요. 그래서 캠퍼스에서 저를 알아봐 주신 분들도 낯을 가리는 저의 모습에 오히려 놀라셨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릴스에서도 보여지는 발랄하고 유쾌한 성격 또한 제가 맞아요. 저의 ‘추구미(내가 원하는 이미지)’이기도 하고요. 내향적이지만 그래도 긍정적으로 살려고 평소에 노력하다 보니, 릴스에서 이런 모습이 자연스레 비춰진 것 같습니다.

유명한 인플루언서들처럼 광고 협찬을 받거나 그런 드라마틱한 변화는 없어요. 여전히 학교에서 수업을 듣고 친구들과 웃고 삶이 비슷합니다. 굳이 꼽자면 학교 안에서 얼굴만 알고 지내던 ‘어사(어색한 사이)’였던 사람들이 릴스를 잘 보고 있다고 먼저 말 걸어 주는 게 좋아요. 그런데 아직도 교수님께서 잘 보고 있다는 말씀을 하시면 식은땀이 납니다(웃음).

또 수의대 진학을 희망하는 중·고등학생들에게 DM이 많이 와요. 저를 보고 수의대 가고 싶은 생각이 확고해진다고 전하기도 하고요. 이런 응원들이 오히려 스스로에게 동기부여가 되어요. 수의대와 수의사라는 이미지를 곡해하지 않게끔 할 수 있도록 책임감이 느껴집니다.

대학원 원서 쓰는 과정을 릴스로도 올렸는데, 경북대에서 기초수의학 대학원에 진학하기로 했어요.

제가 처음에 수의대에 온 이유 중에 하나도, 전문성을 갖고 오래 일하는 수의사가 되고 싶어서였습니다. 그런데 임상 실습을 하면서, 끊임없이 새로운 보호자분들과 소통하고 치료 방향을 조율해 나가는 과정이 제 성향과는 조금 맞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연구를 통해 더 깊이 있는 방식으로 동물의 건강에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어요. 다양한 연구실에서 학부연구생 생활도 했고요. 내년에는 수의대 대학원생 릴스로 돌아올 겁니다.

제가 느낀 수의대의 장점은 서로가 정말 끈끈하다는 거였어요. 학생과 교수님뿐만 아니라 선후배 사이 역시 끈끈하죠. 교수님한테 고민을 토로한다면, 교수님이 모른 체하지 않을 겁니다. 저처럼 교수님께 적극적으로 찾아가세요. 선배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한희 기자 hansoncall911@gmail.com

버동수, 성남에서 마당개 중성화수술로 올해 봉사활동 마무리

버려진 동물을 위한 수의사회(버동수)가 16일(일) 성남 KK9R에서 동물의료봉사활동을 펼쳤다. 올해 마지막 버동수 봉사활동이었다.

버동수는 올해 3월 성남을 시작으로 충남 태안, 강원도 강릉, 경북 청송, 인천, 경북 울진 등 전국 각지에서 동물의료봉사를 진행했다.

이날 봉사활동에는 전국에서 모인 수의사 31명이 참여했다.

또한, 강원대 수의대 봉사동아리 와락 소속 수의대생 2명, 건국대 수의대 봉사동아리 바이오필리아 소속 수의대생 3명, 서울대 수의대 임상봉사동아리 팔라스 소속 수의대생 2명도 동참해 힘을 보탰다.

이들은 오전 10시부터 경기지역 마당개와 사설 유기견보호소 보호견 등 여러 동물단체가 구조한 개 66마리(암컷 31마리, 수컷 35마리)를 중성화수술했다. 또한, 동물등록, 심장사상충 감염 검사, 안충 제거를 위한 안구세척 등을 시행했다. 버동수는 마당개·실외사육견 중성화수술 뒤 동물등록까지 진행한다.

세아메디칼이 수술기기를 지원했고, 버박코리아가 영양제를 후원했다.

한편, 버동수는 지난 2013년 동물의료봉사활동과 동물보호정책 개선을 위해 결성된 수의사들의 자발적인 모임이다. 혹서기·혹한기를 제외하고 매월 전국을 돌며 동물의료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대한민국 동물복지대상을 수상했다.

올해 봉사활동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버동수는 내년 봄에 활동을 재개할 계획이다.

“통합적 치료 핵심 분야 되어 가는 재활의학” 한국수의재활학회 학술대회 개최

한국수의재활학회(KAVR, 회장 최춘기)가 신경계 질환의 재활치료를 다뤘다.

한국수의재활학회는 23일(일) 유한양행 본사에서 2025년도 제2차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소동물 근골격계 신경계 수술 후 재활, 두개내 질환과 뇌종양, 척수·경추 질환 등에 대한 수의재활치료를 소개했다.

이날 학회에는 150여 명이 참석했으며 ▲소동물의 근골격계 및 척추 질환 수술 후 재활치료 과정에서 피부 절개부를 포함한 연부 조직 관리(강진수 경북대 수의대 교수) ▲수의학에서의 두개내 질환과 뇌종양 수술 : 치료, 수술 기법 및 재활에 대한 종합적 개요(김우경 이안동물신경센터 팀장) ▲심부 통증 감각이 없는 개에서 재활을 통한 척수 보행 유도(신사경 VIP동물한방재활의학센터 by Dr신사경 원장) ▲경추 AAI, 경추 IVDD 케이스에서 수술적 교정방법, 수술 후 관리 및 기본재활에 대한 이해(최갑철 로얄동물메디컬센터W 원장) ▲개에서 외상성 뇌손상 회복을 위한 재활치료 : 증례와 임상적 고찰(최춘기 이지동물의료센터 원장) 5개 강의가 진행됐다.

한국수의재활학회는 뇌신경계 환자들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다학제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이번 학술대회 주제를 뇌신경계로 잡았다.

최춘기 한국수의재활학회 회장

최춘기 한국수의재활학회장은 “소동물 근골격계 수술 후 재활, 두개내 질환과 뇌종양, 척수·경추 질환, TBI 및 신경손상 재활 등 현재 임상에서 가장 필요하고 실제적인 주제를 중심으로 구성했다”며 “각 분야에서 풍부한 임상경험을 가진 연자분들을 모신 만큼, 공유된 내용들이 진료 방향과 재활 계획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수의재활의학은 이제 단순한 보조 치료가 아니라, 수술·내과·영상·신경과를 아우르는 통합적 치료의 핵심 분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며 “우리 학회는 이러한 변화에 발맞추어 임상가 중심의 교육, 재활 프로토콜의 표준화, 최신 지견의 지속적인 공유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수의재활학회는 이날 학술대회를 끝으로 올해 활동을 마무리했다. 내년에도 연 2회 학술대회를 비롯해 실습코스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칠 예정이다.

“의료취약 동물, 사회안전망의 시작” 제4회 국경없는수의사회 심포지엄 열려

(사)국경없는 수의사회(대표 김재영)가 23일(일) 국회의원회관에서 2025년 제4회 국경없는수의사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의료취약 동물을 위한 수의봉사단체의 역할과 미래’를 주제로 한 이번 심포지엄은 다양한 수의봉사단체와 동물보호단체가 한자리에 모여 현안과 경험을 공유하고, 현장에서의 봉사 경험을 바탕으로 향후 활동 방향을 함께 논의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국경없는수의사회, 버려진동물을위한수의사회(버동수), 경기도수의사회 동물사랑봉사단 등 수의사 중심 봉사단체뿐 아니라 KK9 레스큐,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을위한행동, 동물학대방지연합, 행강, 팅커벨프로젝트 등 주요 동물보호단체도 참여해 동물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동물들을 돕기 위한 실질적 방안을 논의했다.

국회의원들은 축사를 통해 동물복지 사각지대 해소와 수의사의 사회적 역할을 강조했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은 “국경없는수의사회는 동물과 인간의 공존 시대에 선구적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제 수의 구호 활동을 국가 차원에서 단계적인 지원을 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은 “특정 동물에서만 발생한다고 여겼던 감염병이 종을 초월하고 있다”고 공중보건 위기를 지적하면서, 국경없는 수의사회가 진행하는 동남아 지역의 열악한 동물복지 문제 해결과 전문 인력 양성 활동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왼쪽부터) 김재영 국경없는 수의사회 대표, 나승식 녹십자수의약품 대표

김진강 뉴스펫 대표, 나승식 녹십자수의약품 대표, 윤인중 중앙백신연구소 대표, 전진경 동물권행동 카라 대표, 한송아 뉴스1 기자, 황정연 서울시수의사회장에게는 감사패가 전달됐다.

이어 국내 수의봉사단체들의 활동 사례가 발표됐다.

버동수 서정주 수의사

먼저 버려진 동물을 위한 수의사회(버동수)의 서정주 수의사가 버동수 활동을 소개했다.

버동수는 2013년 설립됐으며, 2014년부터 단독봉사를 본격화했다. 2014년부터 현재까지 누적 3,761마리를 대상으로 동물의료봉사활동을 했으며, 수의사 1,934명, 학생·봉사자 436명이 봉사에 참여했다. 수도권, 지방 할 것 없이 전국을 누볐다.

버동수는 초기 유기견 보호소 중심의 봉사에서 최근에는 동물의료 사각지대의 실외사육견(마당개) 중성화수술 활동까지 펼치고 있다. 지방 농촌 지역에서 발생하는 유기견의 상당수가 중성화되지 않은 실외사육견의 번식에서 비롯되는 상황에서 “유기견 발생을 줄이려면 근본 원인을 해결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자체의 협조도 당부했다. 서정주 수의사는 “지자체의 협조와 봉사장소 제공 등이 봉사활동의 성패를 좌우한다”며, 비협조적 지자체에서 겪었던 어려움을 언급하고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기도수의사회 한병진 동물사랑봉사단장

경기도수의사회 동물사랑실천봉사단의 한병진 단장은 그간 봉사활동에서 느낀 감정과 경험을 바탕으로 수의사의 봉사 철학을 제시했다.

그는 “봉사를 진행할수록 뿌듯함보다 열악한 환경에 놓인 동물들을 보며 안타까움이 커졌다”고 고백해 참석자들의 공감을 이끌었다. 또한 “동물을 기반으로 생계를 이어가는 전문직으로서 동물복지를 외면할 수 없다”고 강조하며 더 많은 수의사들의 봉사 참여를 독려했다. 이외에도 펜스를 이용한 안전한 마취 방법, 중성화 후 식별 문신의 필요성 등 봉사 현장에서 활용하는 방법들도 공유했다.

한국성서대 김성호 교수

마지막으로 한국성서대학교 사회복지학과 김성호 교수가 ‘의료취약 동물과 봉사 이후의 현장 – 기록, 연결, 통합 접근, 제도화로 가는 길’을 주제로 발표했다.

미국에서 의료취약계층의 의료접근을 지원한 경험을 가진 김 교수는 “많은 수의료 봉사활동이 한 번으로 끝나는 구조에 머무르고 있다”며, “현장을 이어주는 장치가 없다 보니 같은 문제가 해마다 되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는 봉사 이후 기록을 남기고, 지역을 연결하며, 통합적으로 보고하는 제도적인 흐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과 환경 정보를 제대로 기록하면 다음 활동의 방향이 잡히고, 지자체나 사회복지기관과 연결되면서 취약계층 반려동물 문제도 함께 다룰 수 있다는 뜻이었다. “봉사 횟수를 늘리는 것보다, 봉사 이후의 현장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게 핵심 메시지였다.

김 교수는 “사회 취약계층의 동물 돌봄이 단순히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돌봄역량의 격차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며, “중성화나 환경개선처럼 작은 변화가 보호자의 행동을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동형 예방접종, 실외사육 환경개선 같은 사전 예방 중심의 개입과 동물등록제의 실효성 강화 등이 지역 단위의 유기동물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동물등록제와 관련해서는 주기적으로 동물등록 정보를 갱신하는 ‘갱신제’ 도입을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패널 토론에서는 의료서비스가 닿기 어려운 취약계층 동물들이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 짚었다.

패널들은 해당 동물들이 기본적인 예방 및 치료를 받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어 기생충 감염이나 만성 질환이 흔하게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봉사 및 구조활동 중에 보호자 설득이 쉽지 않거나 이동조차 힘든 생활환경 등 현장에서 마주한 어려움도 공유됐다. 이런 문제들은 단순한 중성화수술이나 일회성 봉사로 해결할 수 없고, 동물들을 사회적 돌봄이 필요한 ‘취약계층’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취약동물을 제대로 돕기 위해서는 지속 가능한 봉사활동 구조를 만드는 일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봉사 과정에서 생기는 검사·치료 기록을 잘 남기는 일, 지자체와 보호소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시스템, 수의사가 책임 있게 개입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한다는 것이다. 패널들은 “취약동물을 돕는 일은 단순한 선행이 아니라 결국 지역사회 안전과 공중보건과도 이어지는 일”이라며, “현장의 목소리가 제도와 정책으로 연결될 때 비로소 문제가 풀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포지엄에 참석한 김선민(서울대 본1) 학생은 “취약 동물의 복지가 단순한 선행이 아니라 사회 전체의 안전망을 강화하는 핵심 과제임을 다시 한번 확인한 자리였다”며 “동물복지와 공중보건, 사회복지가 맞닿아 있다는 인식이 확산된 만큼, 현장에서 나온 제언들이 제도와 정책으로 이어져 보다 촘촘한 보호 체계를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 국경없는 수의사회는 총 6회의 국내 봉사와 4번의 해외 봉사를 통해 백신 접종 1,140마리, 검사/검진 1,581마리, 개 중성화수술 181마리, 고양이 중성화수술 68마리 등의 활동을 펼쳤다. 수의사 218명과 수의대생 138명이 봉사에 참여했다. 올해 마지막 봉사는 12월 7일(일) 당진에서 예정되어 있다.

이한희 기자 hansolcall9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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