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전문 소독 중요성 증가..벳아너스, 코덱소와 MOU 체결

병원 전문 소독 및 감염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가운데, 동물병원 얼라이언스 벳아너스(VET HONORS)를 운영하는 (주)아이엠디티가 감염관리 전문기업  코덱소(KODEXO)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벳아너스 회원병원의 감염관리 및 위생·방역 수준 향상을 위한 협력체계를 구축했다.

협약에 따라, 코덱소는 벳아너스 회원 동물병원에 전용 혜택가를 적용하고, 감염관리·위생 강화 프로그램, 교육 및 캠페인, 위생 인증 홍보물 제작 등 다양한 사업을 함께 추진한다.

벳아너스는 코덱소의 전문적인 감염관리 솔루션이 전국 회원 병원에 원활히 안내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지속 가능한 위생관리 문화 정착을 위한 공동 홍보 활동을 펼친다.

벳아너스 서상혁 대표는 “이번 협약은 동물병원 현장의 실질적인 감염관리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보호자에게 더욱 신뢰받는 진료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될 것”이라며 “회원병원들이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위생관리 서비스를 보다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벳아너스는 ‘함께 성장하는 동물병원 연합’을 추구하며, 전국 75개 회원 동물병원과 함께 진료 품질 향상, 의료봉사, 운영 지원, 의료 협업 등 다양한 협력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신간] 노령 개와 고양이의 질환 – 진단과 치료

최근 국내 반려동물의 고령화가 점점 진행되는 가운데, ‘노령 개와 고양이의 질환’만을 다루는 책이 나와 관심을 받고 있다.

농경애니텍과 OKVET이 ‘노령 개와 고양이의 질환 진단과 치료’를 국내에 번역·출간한 것이다(원서 – Diseases of Senior Cats and Dogs: Diagnosis and Therapy).

책의 저자는 오래전부터 반려견, 반려묘 노인병학(geriatrics)에 관심을 가져온 유럽의 임상수의사 ‘Salvador Cervantes Sala’다.

책은 ▲소동물에서 노화 ▲노령환자에서 영양 ▲노령환자의 약물 치료 ▲노령환자에서 마취 ▲고양이와 개를 위한 환경적 풍요 ▲만성 통증, 관절증 ▲노령 동물의 구강치아 문제 ▲만성신장질환 ▲노령환자에서 간 문제 ▲노령환자에서 내분비 문제 ▲노령환자에서 생식기 질환 ▲노령환자의 심혈관 질환 ▲노령환자에서 가장 흔한 신경학적 문제 ▲노령동물에서 건강계획 총 14개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노령동물 환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질병의 증상, 상황들에 대처하는 방법이 사례별로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다. 동시에, 노령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의 마음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어, 동물환자와 보호자를 함께 치료·치유해야 하는 수의사들에게 큰 도움을 준다.

책의 저자인 Salvador Cervantes Sala 수의사는 “이 책은 개와 고양이의 노령의학을 포괄적으로 다룬다”며 “임상수의사는 물론, 수의대학생에게 ‘노인병학과 관련된 유용한 정보에 대한 다양한 접근법’을 제공하는 실용적인 매뉴얼”이라고 밝혔다.

책의 역자(강병욱, 박순석)들은 “노화로 인한 질병은 아무래도 치료하기가 더 어렵지만, 그와 반대로 노령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들의 사랑과 회복에 대한 기대치는 상대적으로 높아서 치료를 해야 하는 수의사 입장에서는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오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노령동물 질병 관리와 함께 보호자를 응대하는 일에 늘 부족함을 느껴왔는데, 반려동물 임상의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라며 “이 책은 그동안 수의사들에게 부족했던 노령 반려동물의 임상의학 정보를 빠짐없이 채워줄 수 있었던 좋은 교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책에 대한 자세한 정보 확인 및 구매는 농경애니텍 홈페이지 또는 OKVET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생명경외클럽 VVC, 마석보호소에서 ‘수의과데이’ 봉사활동 진행

생명경외클럽(VVC) 수의과가 8일(토) 남양주 수동면에 위치한 마석보호소를 방문해 ‘수의과데이’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이번 봉사에는 VVC 졸업 회원 수의사 4명과 건국대학교와 서울대학교 수의학과 학부생 17명이 참여했다.

생명경외클럽 VVC는 슈바이처 박사의 생명경외 사상을 바탕으로 창립된 연합의료봉사 동아리로 수의대뿐만 아니라 간호대, 약대, 의대, 치대, 한의대 학생들로 구성되어 있다.

‘수의과데이’는 유기동물 보호소를 직접 방문하여 기본적인 수의학적 처치를 지원함으로써 동물복지 향상에 기여하고자 기획됐다.

이날 봉사팀은 개 24마리에게 종합백신, 광견병백신, 켄넬코프백신을 접종하고, 바베시아증, 라임병, 에를리히증, 아나플라즈마증, 심장사상충 감염 키트 검사를 했다. 또한, 고양이 3마리에게 종합백신을 접종했으며, 내외부 종합구충제를 투약함으로써 보호소 내 기초 질병 관리에 이바지했다.

이번 행사를 기획한 수의과장 이한승 학생(서울대 본과 3학년)은 “유기견들에게 필요한 예방의료를 제공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꼈다”며 “보호소의 여건상 꾸준한 관리가 쉽지 않은 만큼, 작은 도움이라도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VVC 수의과는 유기동물의 건강과 복지 증진, 나아가 생명존중의 가치 실현을 위해 앞으로도 정기적인 봉사활동을 펼칠 계획이다.

박나린 기자 022182@snu.ac.kr

희귀 심장기형 ‘폐정맥 환류 이상 & 심방중격결손증’ 동반 반려견, 개심술 통한 교정 성공

3D로 재구성한 환자의 CT 이미지. 양쪽 화살표는 비정상으로 주행하는 폐정맥을 의미한다. 우상폐정맥이 상대정맥으로 주행하며, 양측 폐정맥 사이 거리가 3cm에 달해 거리가 상당했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KAMC) 심장수술센터가 최근 고위형 폐정맥 환류 이상(High Partial Anomalous Pulmonary Venous Connection, High PAPVC)과 심방중격결손증(Atrial Septal Defect, ASD), 그리고 Azygos vein–coronary sinus 환류 이상(체정맥 환류 이상)이 동시에 있는 소형견 환자에서 체외순환 기반 개심술을 통한 교정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환자는 10개월령, 4.8kg의 소형견으로 내원 당시 폐혈류량(Qp) 및 체혈류량(Qs)의 비율이 3.6에 달하는 심한 좌우단락(Left-to-Right Shunt) 상태를 보였다고 한다. 우심방·우심실의 체적 과부하가 지속될 경우 급격한 우심부전 및 폐고혈압 위험이 높아 내과적 치료만으로는 장기적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의료진은 “정밀 심장초음파 및 CT 평가 결과, 복합 혈류 이상으로 일반적인 심방중격결손증과 비교 시 다른 접근이 필요하며, 수술의 난이도가 매우 높은 환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환자에게 관찰된 복합 혈류 이상 및 심장기형은 ▲우상폐정맥이 우심방이 아닌 상대정맥으로 직접 유입되는 고위형 PAPVC ▲우중폐정맥은 우심방으로 유입 ▲우상폐정맥-우중폐정맥 유입점 간 거리 약 3cm로 단일 경로 재구성이 어려운 해부학적 구조 ▲Azygos vein이 관상정맥동으로 배액되는 체정맥 환류 이상 ▲Sinus venosus-type ASD 등이었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는 수술 일정을 잡고 환자 모니터링을 지속하던 중 Qp/Qs가 6.1까지 급격히 증가하여 우심부전 악화와 폐혈관 손상 위험이 급격히 커지자 빠른 수술적 개입이 불가피하다고 판단, 신속히 수술을 진행했다.

(위) 수술 장면. 왼쪽 화살표부터 ASD, 우중폐정맥 개구부, 우상폐정맥 개구부
(아래) 패치 봉합이 완료된 모습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심장외과팀은 정상 환류를 확보하면서 상대정맥 폐색을 방지하기 위해 ePTFE(Gore-Tex) 패치를 이용한 광범위 우심방–폐정맥 통로 재건(baffling & rerouting technique)을 시행했다.

술후 평가에서 Qp/Qs는 1.3으로 정상 범위에 근접했고, 상대정맥 압력 상승 및 폐색 소견도 없었다. 폐정맥 환류도 정상화됐고, 관상정맥동 울혈도 없었다.

고려동물메디컬센터는 “현재 환자는 안정적으로 퇴원했으며, 장기 혈역학적 예후도 긍정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3D로 재구성한 수술 전, 수술 후 심장초음파. 폐정맥 환류 이상과 ASD를 동시에 교정하기 위해 ASD를 유지한 채 우심방 내 통로(baffle)를 재건했다.

이번 케이스는 고위형 폐정맥 환류 이상+체정맥 환류 이상+ASD가 동반된 3중 복합 혈류 이상을 가진 환자를 수술한 드문 사례다. 소형견에서도 혈역학적 목표치(Qp/Qs 정상화) 달성이 가능하다는 점을 확인했고, 향후 유사한 고난도 심장기형 환자의 외과적 치료 가능성도 높였다.

고위형 폐정맥 환류 이상(High PAPVC)은 국내에서 매우 드물게 진단되는 선천성 심장기형이다. 정확한 해부학적 진단이 필요하며, 수술 난이도도 매우 높다.

High PAPVC 외과적 교정 성공은 이번이 우리나라 최초 사례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반려동물 심장외과 치료 적용 범위를 중증·희귀 기형 영역으로 확장한 중요한 이정표”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우진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수의사는 “본 케이스는 폐정맥과 체정맥 환류 이상이 동시에 존재해 정밀한 해부학적 이해와 다학제적 접근 없이는 교정이 어려운 고난도 케이스였다”며 “외과, 영상과, 내과, 마취과, 그리고 응급의학과의 협업을 통해 수술을 안전하게 마치고 환자를 무사히 회복시킬 수 있었다. 개심술의 적용 범위가 더욱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증례”라고 말했다.

한편, 고려동물메디컬센터 심장수술센터는 인터벤션을 통한 최소침습 선천심장기형 교정과 더불어 체외순환 기반 이첨판 성형술 및 고난도 심장기형 교정 수술을 지속적으로 수행하며, 국내 수의 심장외과의 발전과 환자 생존율 향상을 위한 치료 체계 확립에 주력하고 있다.

또한, 지속적 신대체요법(CRRT), 혈장 교환 치료(TPE), 기계 환기 등을 적극 진행하여, 다장기질환 및 중증 합병증을 동반한 환자의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통합 중환자 치료 역량도 확보하고 있다.

반려동물 관절주사, 과학적 근거 확인해야…줄기세포는 아직 근거 미약

유한양행이 ‘골관절염의 이해와 치료 & 애니콘주의 임상적 적용’을 주제로 8~9일(토~일) 이틀간 무료 웨비나를 개최했다.

이번 웨비나에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강병재 교수는 반려동물 골관절염(OA)의 병태생리와 치료법, 임상 적용 사례 및 향후 치료 전략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특히, 다양한 논문을 바탕으로 ‘과학적 근거’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골관절염(OA, Osteoarthritis)은 반려동물에서 흔한 정형외과 질환 중 하나다. 1살 이상 개의 20% 정도에서 발병한다는 문헌이 있으며, 8살 이상 개에서 유병률이 관절별로 35.9~57.4%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 주관절(elbow joint, 팔꿈치 관절)에서 57.4%로 가장 많이 발생했다.

골관절염은 비염증성 관절염으로 분류되며, 반려동물에서는 고관절 이형성증, 슬관절 전십자인대파열, 견관절 박리성 골연골염(OCD) 등에 의해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강병재 교수는 영상학적 소견과 임상적 골관절염의 제한된 상관관계를 언급하며 방사선학적 검사뿐만 아니라 신체검사와 COAST(Canine OsteoArthritis Staging Tool), COASTeR을 활용한 골관절염 단계평가 및 관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관절액 검사의 의미도 전달했다.

골관절염은 완치할 수 없다. 통증 완화와 기능 개선을 통해 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하는 것이 치료 목표다. 체중 조절, 적절한 운동, 생활환경 개선, 식이 관리, 재활·물리치료, 영양제 등을 활용할 수 있으며, 약물치료와 수술적 치료도 가능하다.

약물치료의 경우, 전통적인 진통소염제(NSAIDs)뿐만 아니라 최근 다양한 피하주사제, 관절주사제가 출시되어 수의사의 선택지가 넓어졌다. 특히, 관절주사는 다른 나라보다 우리나라에서 다양한 제품이 출시되어 활용되고 있다.

강병재 교수는 이날 히알루론산(HA), 혈소판풍부혈장(PRP), 줄기세포, ELHLD, PN/PDRN 등 성분별로 관절주사제의 특징과 과학적인 근거를 자세히 전달했다.

환자의 상태와 보호자의 상황에 따라 적절한 치료 방법을 선택해야 하는데, 수의사로서 ‘해당 치료 방법에 과학적 근거가 있는지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게 강 교수의 조언이었다. 강병재 교수는 “골관절염이 있는 개체에 생리식염수를 주사해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는 경우가 꽤 된다”며 “대조군이 없는 수의사 개인의 경험을 편향적으로 받아들일 경우, 엉뚱한 처치를 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줄기세포학회에서 제공 중인 ISSCR 가이드라인 한글 번역본

강병재 교수는 최근 개원가의 엄청난 관심을 받고 있는 줄기세포 치료에 대해 “관절염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보고는 있지만, 다른 관절주사제에 비해 비용 대비 효과가 비례하는지는 현재 밝혀져 있지 않다고 보는 게 옳다”고 말했다.

강병재 교수는 10년 이상 줄기세포 관련 연구를 해왔다. 강의에서도 직접 진행한 동물에서의 줄기세포치료 관련 연구를 소개했다. 하지만, 자신은 “관절염 환자에게 줄기세포를 함부로 쓰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줄기세포치료 방법을 실제 임상에서 (과학적 근거가 있는 치료법 대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은 문제라는 것이다.

국제줄기세포학회(ISSCR, International Society for Stem Cell Research) 줄기세포 요법 관련 가이드라인도 소개됐다. 해당 가이드라인은 한국어 버전으로도 볼 수 있다(한국줄기세포학회 제공).

가이드라인에서 ISSCR은 “안전성에 대한 시험을 하지 않았거나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지 않은 줄기세포 기반 요법을 판매하고 투여하는 병원과 서비스 제공업자들이 증가하는 것에 우려를 가지고 있다”며 “이러한 치료요법 대부분은 입증되지 않은 것으로 해를 끼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줄기세포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승인된 줄기세포 치료요법은 한정되어 있다”며 “많은 병원이 홍보하는 ‘미입증 줄기세포 치료요법’은 부작용을 모니터링하고 보고하기 위한 엄격한 기준이 확립되어 있지 않아 유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상시험에 참여하기 위해 비용을 지불하는 것도 관례는 아니라고 한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승인된 줄기세포치료 사례는 혈액암, 면역질환 등에 조혈줄기세포이식, 시력 회복을 위한 각막 줄기세포 요법, 피부 화상 치료 등 일부에 불과했다.

강병재 교수는 “줄기세포 치료는 아직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게 좋을 것 같다. 줄기세포를 투여했을 때 관절 연골이 재생된다고 함부로 주장하는 것 옳지 않다”며 “줄기세포 치료법의 과학적 근거를 스스로 고민해 보고 좋은 활용법이라고 판단되면 활용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수의사가 스스로 ▲‘수의학적으로 필요한가(기존 치료들 사이의 공백을 메울 수 있는가)’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가’ ▲‘실제로 효과가 있거나, 임상에서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강력한 전임상 근거가 있는가’를 고민해 봐야 한다는 조언이었다.

강병재 교수는 이어 “이미 (줄기세포 치료를 임상에서) 많이 활용하고 있다면, 그 활용 결과를 논문으로 보고해달라”고 당부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동물용의약품으로 허가받은 줄기세포치료제(동물용 세포치료제)는 없으며, 검역본부 고시에 따라 동물병원이 줄기세포를 자체 배양해 치료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예외적으로 허용되어 있다. 다만, 개별 동물병원별로 줄기세포 배양·관리 수준에 차이가 크다는 지적이 있으며, 검역본부가 곧 ‘동물병원 원내 자체 배양 줄기세포 치료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다.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Polynucleotide) 관절주사제와 관련해서는 최근 SCIE 등재 학술지인 미국수의사회(AVMA) 저널 AJVR에 게재된 논문이 소개됐다(Intra-articular injections of polynucleotides show promise in improving clinical outcomes compared to hyaluronic acid in small-breed dogs with osteoarthritis).

서울대학교동물병원 정형·신경외과(지도교수 강병재)와 본동물의료센터(원장 김용선), VIP동물의료센터(원장 김종인), 정창수외과동물병원(원장 정창수)이 참여한 해당 연구는 골관절염 반려견에서 PN과 HA를 직접 비교한 ​최초의 ​임상 연구였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골관절염이 있는 국내 소형견을 대상으로 PN(Polynucleotide) 성분 관절주사제와 히알루론산(HA) 성분 관절주사제의 치료 효과를 비교한 결과, PN 관절주사의 임상증상 개선 효과가 더 빠르고, 더 컸으며, 더 오래 지속됐다.

폴리뉴클레오타이드(PN) 관절주사제는 고도로 정제된 연어 정소에서 추출한 DNA를 활용한다. 사람에서는 콘쥬란®이라는 제품으로 유명하고, 동물의료시장에는 2023년 유한양행이 PN성분의 반려동물 관절주사제 애니콘주(AniConju®)를 출시해 주목받는 중이다.

강병재 교수는 “PN은 점탄성과 연골 보호 효과로 주목받고 있고, 임상에서 HA에 반응이 없는 환자군에서 효과적일 가능성이 있다”며 “향후에는 반려동물 골관절염 치료의 새로운 1차 옵션으로의 가능성도 제시된다”고 전했다.

VIP동물의료센터 청담점 김종인 원장은 실제 관절주사 방법을 강의했다.

김종인 원장은 “관절주사제의 활용이 점점 많아지고 있는데, 여전히 뒷다리에 국한적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최근 앞다리 쪽 관절주사 케이스가 많아지고 있다. 익숙해지면 (뒷다리보다) 더 쉽게 주사할 수 있고 효과도 더 빨리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견관절(어깨관절)과 주관절(팔꿈치관절)에 관절주사하는 방법에 대해 해부학적 구조를 설명한 뒤 실제 주사 동영상을 보여주면서 설명했다. 해부학적 구조에 대해서는 “개와 고양이의 해부학적 차이가 뒷다리보다 앞다리에 많기 때문에 미리 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관절주사 방법 소개 이후에는 5마리의 개, 고양이 앞다리 관절주사 케이스를 소개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펫로스를 넘어 펫웰다잉(Pet Well-Dying)으로-반려동물의 마지막 동행에 대한 제안

현대 사회에서 반려동물은 단순한 반려생물이 아닌 ‘가족 구성원’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려동물의 생명주기 전반을 관리하는 수의사의 역할 또한 단순한 치료 행위를 넘어, 생애 돌봄(life care)과 죽음의 존엄성(dignity of death)을 포괄하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임상 현장에서는 여전히 반려동물의 임종이 보호자와 수의사 모두에게 감정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펫로스(pet loss)’로 인한 심리적 상실감이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반려동물의 죽음을 단순한 상실이 아닌, ‘삶의 완성 과정’으로 인식하기 위한 새로운 개념적 접근이 필요하다.

필자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펫웰다잉(Pet Well-Dying)”이라는 개념을 제안하고자 한다.

“펫웰다잉”은 반려동물의 죽음을 피할 수 없는 종말로 보지 않고, 생애 마지막 단계에서의 “평화로운 이행(peaceful transition)”을 목표로 하는 반려문화적·수의학적 개념이다. 인간의 웰다잉(Well-Dying) 운동이 품위 있는 죽음을 위한 사회적 담론으로 확산된 것처럼, 반려동물 역시 ‘삶의 질(Quality of Life)’과 ‘죽음의 질(Quality of Death)’을 동시에 논의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 이는 단순히 보호자의 정서적 위로를 넘어서, 반려동물 복지(Animal Welfare)의 최종 단계로서 학문적 가치와 실천적 방향성을 가진다.

임상적으로 펫웰다잉은 “의학적 완화의료(palliative care)”와 “심리사회적 지원(psychosocial support)”을 병행하는 과정이다. 수의사는 통증 조절, 영양 보조, 불안 완화 등 생리적 측면의 관리뿐 아니라, 보호자가 임종 과정을 이해하고 수용할 수 있도록 “의사소통(communication)과 상담(counseling)”을 수행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진료 행위의 연장이 아니라, 보호자와 반려동물이 함께 평온한 마지막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돕는 “치유적 동행(therapeutic companionship)”의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최근 일부 수의과대학, 동물병원 및 동물호스피스 관련 기관에서는 ‘말기 반려동물 돌봄(end-of-life care)’과 ‘애도 지원(grief support)’ 교육을 시도하고 있으나, 국내 전반의 제도적 기반은 아직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보호자 측면에서 보면, 펫웰다잉은 “심리적 회복(resilience)”을 촉진하는 중요한 과정이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준비하고, 그 과정을 함께함으로써 보호자는 상실을 ‘감사’로, 죄책감을 ‘수용’으로 전환할 수 있다. 이러한 정서적 성숙은 결과적으로 사람-동물 관계(human-animal bond)의 긍정적 순환을 이끌어내며, 반려동물의 삶을 기억하는 문화적 기반을 형성한다. 따라서 수의사는 단순히 질병을 치료하는 전문가가 아니라, 반려동물의 생애 전반을 설계하고 그 마지막까지 동행하는 “생애 돌봄 파트너(life-care partner)”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야 한다.

정책적 차원에서도 펫웰다잉 문화의 확산은 필요하다. 지자체나 공공기관의 반려동물문화센터를 중심으로 반려동물 호스피스 교육 프로그램, 펫로스 상담 지원체계, 웰다잉 인식 개선 캠페인 등을 도입함으로써 사회적 공감대를 확장해야 한다. 또한 수의사 교육 과정 내에 임종 케어 및 윤리적 의사결정 과목을 체계적으로 편성할 필요가 있다. 이는 반려동물 의료의 질적 향상뿐 아니라, 보호자-수의사 간 신뢰 관계를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결국, 펫웰다잉은 단지 새로운 용어의 제안이 아니라, 반려동물의 삶을 ‘끝’이 아닌 ‘완성’으로 보는 인식 전환의 시작이다. 수의학의 궁극적 목표가 생명의 연장뿐 아니라, 존엄한 삶의 질 유지에 있다면, 펫웰다잉은 그 연장선상에서 반려동물의 생애를 완성시키는 수의학적 실천이라 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죽음에 품위를 부여하고, 보호자가 그 과정을 평화롭게 수용할 수 있도록 돕는 일 — 그것이야말로 현대 수의사의 전문성과 인간성이 조화를 이루는 지점이다.

이제 우리 수의학계가 펫로스의 슬픔을 넘어, 펫웰다잉의 철학을 실천하는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 반려동물의 마지막이 존엄하고, 그 이별이 따뜻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은 단순한 정서적 위로가 아니라, 생명윤리와 전문직의 책임에 관한 문제다. 펫웰다잉은 반려동물 복지의 종착점이자, 수의사 윤리의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이다.

전남대 수의대, 생명 존중의 마음을 나누는 ‘수혼제’ 개최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37대 학생회 VET YOU(회장 김규한, 부회장 문희태)가 5일(수)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수혼비 앞에서 수혼제(獸魂祭)를 개최했다.

수혼제는 수의과대학의 연구와 교육을 위해 희생되는 실험동물의 넋을 위로하는 위령제이다. 인류의 건강 증진과 수의학 발전을 위한 교육 및 연구 과정에서 고귀한 생명을 희생한 동물들의 영혼을 기린다.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은 매년 수혼제를 통해 실험동물의 숭고한 의미를 되새기고 생명존중의 의미를 나누는 시간을 가진다.

이날 수혼제에는 학생회, 김동일 부학장 등 교수진, 예과 1학년부터 본과 4학년까지 전 학년 학생들이 참가했으며, 개회식, 김규한 학생회장의 위혼문 낭독, 김동일 부학장과 학생회장, 교수진, 과대표의 헌화 및 제배, 폐회식 순으로 진행됐다.

김규한 학생회장은 “예과부터 본과까지의 배움 과정에서 마주한 동물들의 희생을 되새기면서 수혼제를 준비했다”며 “숭고한 희생의 의미를 학우분들께 잘 전달하고, 다 함께 엄숙하게 기릴 수 있는 시간을 만들고 싶었다”고 전했다.

문희태 부학생회장은 “수혼제는 우리가 배우는 과정에서 희생된 생명들에게 감사와 존경을 전하는 뜻깊은 자리”라며 “오늘의 추모를 통해 그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더 따뜻한 마음과 책임감으로 수의학을 배워가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한편, VET YOU 학생회는 많은 학생들이 수혼제에 관심을 갖도록 하기 위해 11월 3~5일 상징문구 SNS 손글씨 릴레이를 인스타그램을 통해 진행했다. 학생들은 “배움의 이면에 깃든 수많은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를 상징문구로 공유하며 릴레이에 참여했다.

박연우 기자 pyw2196@naver.com

[어드벳(vet)쳐 : 방사선 치료하는 수의사라는 모험] 에스동물암센터 최문영 센터장, 경상국립대 황태성 교수

[모험; 위험을 무릅쓰고 어떠한 일을 함. 또는 그 일.]

삶은 크고 작은 모험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수의사라는 길을 선택한 우리는 때론 멈추기도, 달리기도, 누군가와 함께 걷기도 하며, 바른 방향을 찾아갑니다.

데일리벳 12기 학생기자단은 하루동안 선배님(동료 수의대생)들의 모험에 동행했습니다. 다양한 분야에서 도전하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온 수의사들(개척해 나갈 학생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젝트 [어드벳(VET)쳐]에서 우리들의 특별했던 하루를 전합니다.

국내 수의 임상 분야에서 방사선 치료(Radiation Therapy, RT)가 도입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널리 활용되고 있었지만, 국내에서는 오랫동안 내과적 항암 치료나 외과적 수술 외에는 종양 환자에게 뚜렷한 치료 선택지가 없었다.

약 6년 전부터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방사선 치료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종양 환자들에게 또 하나의 치료 옵션이 열리기 시작했다. 이처럼 국내 방사선 종양학 분야의 선구자들은 어떤 고민과 노력을 이어가고 있을까?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방사선 종양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경상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 황태성 교수와, 실제 치료가 이뤄지고 있는 에스동물암센터의 최문영 센터장을 만났다.

사람 의학에서는 비교적 일상적으로 진행되는 방사선 치료가, 반려동물에게는 어떤 방식으로 적용되고 있는지 직접 확인해보고자 현장을 찾았다.

현재 경상국립대학교 부속동물병원에는 방사선 치료 장비가 마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실제 치료는 양산에 위치한 에스동물암센터에서 이뤄지고 있다. 이에 경상국립대 영상의학과와 에스동물암센터 양쪽에서 하루씩 취재를 진행했다. 방사선 치료의 과정을 순서대로 따라가 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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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에 앞서, 방사선 치료가 생소할 기자를 위해 경상국립대학교 수의영상의학과 황태성 교수님께서 방사선 치료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경상국립대 황태성 교수

간단한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국내에 수의 방사선 치료는 어떤 계기로 이루어졌나요?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방사선 치료의 핵심은 무엇인가요?

반려동물의 방사선 치료 과정에 대해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1) 상담: 종양의 종류와 위치, 병기 등을 고려해 치료 여부와 프로토콜을 결정합니다.

(2) CT 시뮬레이션: 치료 계획 수립을 위한 영상 촬영과 함께 보정틀을 제작합니다.

(3) 계획 수립(Planning): CT 영상 기반으로 며칠간의 정밀 치료 계획을 세웁니다.

(4) 치료 진행: 1회에서 20회까지 다양한 횟수와 선량으로 치료가 진행되며, 마취가 필요합니다.

(5) 경과 관찰: 급성 부작용 평가는 1개월 내, 영상 재평가는 보통 치료 후 3~6개월 내에 이루어집니다.

좋은 예후를 보인 기억에 남는 사례가 있다면?

방사선 치료와 관련해 진행 중이거나 계획하고 있는 연구가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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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과 대화를 나누며 방사선 치료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한 후, 본격적인 체험을 하기 위해 양산에 위치한 에스동물암센터에 방문했다.

이곳에서는 오전부터 바쁘게 방사선 치료(RT)를 진행할 환자의 planning을 하고 계신 최문영 센터장님을 만났다. 센터장님은 경상국립대학교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수의영상의학과 석사를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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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동물암센터 최문영 센터장

방사선 치료를 전문으로 하시는 센터장님의 하루 일과가 궁금합니다

센터장님께서는 어떻게 방사선 치료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방사선 치료 기기 QA를 진행하고 있는 황태성 교수(오른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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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하루 동안 양산 에스동물암센터를 방문해 방사선 치료 과정을 취재했다. 이날 오전에는 방사선 치료를 막 시작하는 환자를, 오후에는 CT 시뮬레이션 촬영을 진행하는 환자를, 그리고 치료 중간 단계에 있는 환자를 각각 관찰할 수 있었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기사에서는 실제 취재 시간 순서가 아닌 방사선 치료의 진행 순서에 맞추어 내용을 구성했다.

얼굴을 덮는 아쿠아플라스트 마스크(Aquaplast Mask), 상악 아래 끼우는 구조물인 bite block, 몸통 자세 고정을 위한 vaccum lock의 모습.
환자의 몸에 맞춰서 제작하기 때문에 환자마다 다른 형태다.

오후 3시 반, 말티즈 ‘몽이(가명)’의 simulation CT 촬영이 진행됐다. 비뇨기 종양으로 인해서 수신증 및 배뇨 곤란 증세를 보여 방사선 치료를 고려 중인 환자다. 방사선 치료에 앞서 simulation CT 촬영은 필수적이다.

방사선 치료는 종양에만 정확히 조사되어야 하므로 치료 자세가 매회 정확히 같아야 한다. 이를 위해 고정 기구를 활용하여 환자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치료기간 내내 동일한 자세가 재현될 수 있도록 한다.

또한, 치료 과정에서 방사선이 여러 방향에서 조사될 수 있는데, CT simulation에서 얻은 영상 데이터를 통해 선량을 집중시키는 각도, 횟수, 빔 모양 등을 설계할 수 있다. 종양에는 충분한 선량을 주되, 주변 정상조직은 가능한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다.

일반 CT와 simulation CT는 어떻게 다른가요?

CT simulation 촬영 모습
빨간색 부분은 선량이 100% 조사되고, 주황색은 95%, 노란색은 90%, 파란색은 50% 조사된다.
simulation CT를 통해 얻은 이미지로 RT planning이 진행된다.

오전 10시에는 ‘단비(가명)’가 뇌하수체 종양 치료를 위해 SRT(Stereotactic Radiotherapy)의 첫 회차를 진행하러 병원에 내원했다.

지난주에 simulation CT 촬영을 마치고 오늘 첫 방사선 치료를 시작하는 환자다.

SRT가 무엇인가요? 방사선 치료의 종류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방사선 치료를 진행하기 전에는 먼저 신체검사 및 혈액검사를 진행하고, 검사 결과 혹은 기저 질환에 따라서 환자에게 마취 전 필요한 처치를 한다. ‘단비’에게 있는 종양은 뇌에 위치하고 있어, 감압주사인 만니톨을 먼저 주사해 마취의 위험도를 낮췄다.

방사선 치료 자체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다. 총 마취 시간은 15-20분가량으로 짧았다.

마취한 이후에는 고정장치를 이용해서 simulation CT를 찍었을 때와 동일한 자세를 만들어준다. 그리고 Cone-Beam CT(CBCT)로 환자의 현재 자세를 확인하고, simulation CT와 비교해 정확하게 위치가 일치하는지 한 번 더 검토한다. 모든 준비가 끝난 후에 방사선 치료를 진행한다.

방사선 치료가 진행되는 치료실

오후 1시 30분, 갑상샘암종(Thyroid carcinoma)으로 진단받은 ‘호두(가명)’가 방사선 치료를 위해 병원을 찾았다.

호두(가명)는 한 번에 많은 방사선량을 조사하는 대신, 비교적 적은 선량을 여러 차례 나누어 조사하는 Hyperfractionated protocol을 진행 중인 환자다. 오늘은 총 16회 중 8회차 치료가 진행되는 날이다.

‘호두’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환자는 방사선 치료를 하는 기간 동안 가능한 같은 시각에 치료를 진행한다. ‘호두’는 매일 오후 1시 반에 방사선 치료를 받고 있다. 방사선 치료 과정은 앞서 SRT protocol을 진행한 ‘단비’와 동일하게 진행되었다.

방사선 치료를 매일 같은 시각에 진행하는 것이 좋은가요?

사람과 달리 매번 전신마취가 요구된다는 점 외에도 반려동물 방사선 치료만의 특징이 있을까요?

방사선 치료를 하는 수의사가 되기로 택하기 전과 택한 후에 느낀 점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궁금합니다 (공통질문)

수의 방사선 치료 분야를 선택하시면서, 혹시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하고 고민하거나 흔들렸던 순간이 있으셨나요?

방사선 치료 기기 : Elekta社의 Agility® 모델
방사선 치료 과정을 모니터링하는 최문영 센터장

양산 에스동물암센터에서의 하루 체험을 하기 전, 경상국립대학교 동물의료원을 방문했었다. 당일 방사선 치료를 마친 지 3개월이 지난 환자 ‘오이(가명)’의 재진이 진행됐다.

‘오이’는 뇌종양 환자다. 종양은 윌리스 동맥이 지나가는 뇌바닥 부위에 위치해 있어 수술적 접근이 어렵다고 판단됐다. 그에 따라 방사선 치료를 택했다.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는 일정한 주기로 종양의 전이 여부, 크기 변화, 그리고 방사선 치료 부작용을 확인하기 위한 추적 검사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혈액검사(혈구, 혈청검사), 흉부 방사선 촬영, 초음파, MRI, CT 등 환자 상태에 맞는 검사가 진행된다.

‘오이’가 가진 종양은 특성상 빠르게 없어지지 않고, 서서히 크기가 줄거나 일정 크기에서 유지되는 경과를 보인다. 따라서 정기적인 예후 평가가 중요했다.

다행히 이번 MRI 촬영 결과에서는 이전보다 종양의 크기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되었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도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었다.

직접 재진 과정을 지켜보며, 방사선 치료는 단순히 치료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의 체계적인 관리와 평가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한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환자의 삶의 질을 유지하면서 종양을 조절해 나가는 과정이 방사선 종양학의 중요한 가치라는 사실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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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을 마치며..

사람에게서는 항암치료라고 하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방사선 치료가, 반려동물에게는 비교적 최근에 도입된 치료라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만큼 아직 많은 길이 개척되지 않은 분야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어떤 분야이든, 사람들이 아직 걷지 않은 길을 선택한다는 것은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 길 위에서 연구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의 노력 덕분에, 이제 우리 반려동물에게도 새로운 희망이 생기고 있다는 사실이 깊이 다가왔다.

수의학이 발전하면서 반려동물의 수명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만큼 고령 반려동물에게서 종양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아진다. 종양은 사람과 마찬가지로 삶의 질을 크게 저해할 수 있는 무서운 질병이다. 예방 방법도 뚜렷하지 않기에, 치료 과정과 선택지가 환자와 보호자의 삶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크다.

그런 점에서, 종양 환자에게 ‘방사선 치료’라는 새로운 선택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사실은 단순한 의료 행위를 넘어, 삶의 질과 하루하루의 행복을 지켜주는 일이 아닐까 싶다. 치료 전 긴장한 모습으로 센터를 찾은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치료를 마치고 안도하며 돌아가는 모습을 떠올릴 때, 그 보람과 책임감은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깊었다.

이 경험을 통해, 수의학의 발전이 단순히 기술적 향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을 지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데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었다. 반려동물과 보호자에게 행복한 날들을 선물하는 작은 결정 하나하나가 결국 큰 희망이 된다는 사실은, 내가 수의학을 공부하는 이유와도 맞닿아 있었다.

데일리벳 12기 학생기자단 프로젝트 ‘어드벳쳐’ 다른 기사 보러 가기

박설빈 기자 deersr@naver.com

‘외과적 응급상황’ 다룬 수의외과학회, 인정전문의 올해 추가 선발 없어

한국수의외과학회(KSVS, 회장 우흥명)가 9일(일)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2025년도 제2차 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외과적 응급상황의 임상적 접근과 실제’를 주제로 열린 이번 학회에는 사전 신청자만으로 강의장이 다 찰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기조강연은 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조항주 교수(외상외과)가 맡았다.

경기북부 권역외상센터(가톨릭대학교 의정부성모병원) 센터장이자 전국권역외상센터협의회 회장인 그는 외상외과분야 전문가이자, 국내 권역외상센터 제도와 현장이송 체계 마련에 기여한 인물이다.

조항주 교수에 따르면, 사람의 중증외상환자는 생리학적, 해부학적, 손상기전에 따라 분류하며, 권역외상센터로 이송해야 할 경우 response time은 10분 이내여야 한다. 초기 소생 단계에서는 ABCDE 접근 중 A/B/C(기도 확보, 호흡 유지, 순환 안정화)에 중점을 두어야 하며, 긴장성 기흉·대량 혈흉·심장 압전 등 주요 상황에 신속히 대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교수는 “무균보다 지혈이 우선”이라며 외상센터와 현장의 연결이 곧 생존율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응급의학 세션에서는 건국대 수의대 한현정 교수가 연자로 나섰다.

한현정 교수는 DCR(Damage Control Resuscitation)과 DCS(Damage Control Surgery)의 통합적 접근을 강조했다. DCR 단계에서는 허용적 저혈압 상태를 유지하며 혈액 중심의 소생을 시행한다. XABCDE 개념을 도입해 출혈 지혈(X)을 최우선으로 하며, 결정질 용액 사용을 최소화하고 가능한 한 신선 전혈을 이용한 조기 수혈이 바람직하다. 또한, lysine 유도체를 활용함으로써 lethal triad(저체온, 산증, 응고장애)를 교정한다. DCS 단계에서는 혈역학적으로 불안정한 환자를 대상으로 출혈을 신속히 차단하고, 오염 제거 및 기능 회복을 단계적으로 시행한다.

마취통증의학세션은 경북대 수의대 장민 교수가 강의했다.

장민 교수는 “응급 수술 환자는 합병증과 사망률이 높아, 신속한 수술과 마취 전 안정화 사이의 섬세한 균형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마취와 술후 합병증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케이스·환자 별로 수술 시점을 분류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시 응급 수술이 필요한 상황은 드문데, 대표적으로 복막염, 때에 따라 GDV 또는 선형 위장관 이물(linear GIFB), 혈복강 환자 등에서 즉각적인 개입이 고려된다고 한다.

연부조직외과학 세션에서는 24시 분당 리더스 동물의료원 박강효 원장과 로얄동물메디컬센터 김세훈 원장이 발표했다.

박강효 원장은 ‘개·고양이 응급 흉강 수술 케이스 리뷰: 횡격막, 식도 파열부터 개방성 기흉까지’를 주제로 강의했다.

식도 파열은 24~48시간 내 신속한 수술이 필요하다. 원인으로는 이물이나 내시경 손상이 있으며, 손상 조직 보존과 내강 염증 관리가 핵심이다. 횡격막 탈장은 외상 환자에서 항상 의심해야 하며 자연적으로 회복되지 않아 수술적 접근이 일반적이고 예후는 매우 양호하다. 기흉 환자는 흉관 관리가 중요하고, 낭종(Cyst)과 기포(Bullae)를 감별해야 한다. 폐엽 염전은 풀지 않고 절제하며, 지속적인 흉기흉 시 자가혈 흉막유착을 고려해야 한다. 박 원장은 응급 흉부 수술 환자는 빠른 안정화 → 적절한 시점 수술 → 튜브 관리 → 수술 후 관리가 생존과 회복의 핵심이라고 언급했다.

김세훈 원장은 ‘급성 담도 폐색의 외과적 대응’을 주제로 강의했다.

담도폐색은 막힌 순간부터 시간과의 싸움으로, 연속적으로 부작용이 빠르게 진행되는 내과적 원인을 가진 외과적 응급상황이다. 김세훈 원장은 핵심은 ‘속도 조절’이며, 수술 자체보다 수술 전 안정화(resuscitation)가 환자의 생존율을 결정한다고 강조했다. 주요 수술 옵션으로 감압과 쇼크 예방을 위한 담낭조루관 삽입, 기능이 상실된 담낭 제거를 위한 담낭절제술, 담관 막힘 시 시행하는 역행적 세척, 가역적 폐색 시 시행하는 담관 스텐트, 그리고 담낭장문합술 등이 소개됐다.

우흥명 한국수의외과학회 회장

한편, 우흥명 한국수의외과학회장은 학회와 관련된 3가지 사항을 전달했다.

우선, 한국수의외과전문의 인정전문의(디팩토 전문의, de facto diplomate)는 올해 추가로 선발하지 않는다. 내년에 선발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수의외과학회는 지난해 12월, 제1차 한국수의외과 인정전문의로 학계에서 8명, 개원가에서 5명을 선정한 바 있다.

둘째, 학회지 발간을 준비한다. 소식지, 뉴스레터 형식으로 시작하고, 추후 정식 학술지로 발전시킨다는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실습교육을 강화한다. 내년 춘계학술대회(2026년 제1차 학술대회)부터 웻랩(wet-lab)을 병행할 수 있도록 준비한다.

박나린 기자 022182@snu.ac.kr

사설보호소 찾은 정청래, 사설보호소 신고제·마당개 중성화 사업 논의

@한정애 의원 페이스북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취임 100일을 맞아 사설 유기동물보호소 봉사활동 및 현장간담회를 개최했다.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 대신 유기견보호소를 찾았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9일(일) 경기도 용인에 있는 사설보호소 행강(행복한 강아지들이 사는 집)을 방문해 견사 청소, 산책, 놀이 등 봉사활동을 하고, 동물보호단체 및 수의사들과 함께 현장간담회를 가졌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정청래 대표를 비롯해 조승래 사무총장, 한정애 정책위의장, 윤준병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간사, 이상식 국회의원(경기 용인시갑) 등이 참석했다.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로 평소 유기동물·동물복지 문제에 관심이 큰 한정애 정책위의장(서울 강서구병 국회의원)이 유기견 봉사 및 간담회를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의 목소리가 실제 제도 개선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동물보호법 소관 상임위 간사(농해수위, 윤준병)와 지역구 의원(이상식)까지 동참한 것이 특징이다.

동물단체에서는 박운선 행강 대표, 황동열 팅커벨프로젝트 대표, 기미연 용인시동물보호협회 대표, 김복희 코리안독스(KDS) 대표 등이 참석했고, 수의사 중에는 이성식 경기도수의사회장과 한병진 경기도수의사회 동물사랑봉사단장(고유거 대표)이 참여했다. 이들은 한정애 의원과 함께 동물보호법 개정을 위한 동물유관단체 대표자 협의회(동단협)를 결성해 국내 개식용종식에 큰 역할을 했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다.

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제는 지난 2023년 4월 개정 동물보호법이 시행되며 도입됐다. 일부 사설 유기동물보호소에서 애니멀호딩 등 동물학대 문제가 발생하자, 사설보호소를 제도권으로 편입해서 관리하기 위한 제도다. 20마리 이상 개·고양이를 보호하는 시설은 단계적으로 지자체에 신고해야 한다.

동물보호법 시행령에 따르면, 보호동물 수가 400마리 이상인 곳은 2023년 4월 27일부터, 100마리 이상인 경우 2025년 4월 27일부터, 20마리 이상인 경우 2026년 4월 27일부터 민간동물보호시설로 신고해야 한다.

농식품부는 “유예기간을 최대 3년간 부여하고 법률 자문 등 현장 컨설팅까지 지원하는 등 제도 정책을 위해 노력했다”며 “법령으로 정한 기간까지 기준을 갖춰서 민간동물보호시설로 신고하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상당수 사설보호소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아직 신고를 못 하고 있다. 기준을 갖추기도 쉽지 않고, 일부 사설보호소는 신고를 하고 싶어도 신고를 하자마자 다른 법을 위반하게 된다고 토로한다.

오히려, 최근 여러 신종펫샵(신종펫숍)이 민간동물보호시설로 신고한 뒤, 정부의 공식 인증을 받은 보호소라고 홍보하는 일까지 발생했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유기견을 보호하는 민간동물보호시설은 이미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법적 제도 미비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특히 농지에 설치된 기존 보호시설이 신고제로 전환되면서, 신고와 동시에 농지법 위반 시설로 분류되는 등 현장의 현실과 제도 사이에는 여전히 큰 간극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과 정부는 그동안 국가가 외면해 왔던 문제를 바로잡고자 오늘의 봉사활동과 현장간담회를 마련했다”며 “현장에서 들은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이성식 경기도수의사회장은 서면 자료를 준비해 민주당 지도부에 마당개 중성화수술 사업의 예산 증액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위클리이슈] FASAVA2025 성료+민간동물보호시설 신고한 신종펫샵 등

지난주 수의계 이슈를 빠르게 돌아보는 ‘위클리이슈’입니다. 2025년 11월 둘째주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을까요?

https://www.dailyvet.co.kr/v/262197

https://www.dailyvet.co.kr/v/261979

https://www.dailyvet.co.kr/v/262277

https://www.dailyvet.co.kr/v/261777

https://www.dailyvet.co.kr/v/262260

https://www.dailyvet.co.kr/v/261672

화성 육용종계 농장서 올 겨울 세 번째 고병원성AI 발병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가 9일(일) 경기 화성시 소재 육용종계 농장에서 H5형 조류인플루엔자(AI) 항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화성시 향남읍에 위치한 해당 농장은 1만8천수 규모로 전날인 8일(토)부터 폐사 규모가 증가하면서 화성시에 의심신고를 접수했다. 가축방역관의 현장 확인 결과 고병원성 AI로 의심되는 병변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방역당국은 H5형 AI가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해당 농장에 대한 선제적 살처분과 이동제한에 나섰다.

9일(일) 오후 10시를 기해 전국 가금 관련 시설·차량에 대해 24시간 일시이동중지명령(스탠드스틸)을 발령했다.

이번 겨울 고병원성 AI는 9월 파주시 토종닭 농장, 10월 광주광역시 소규모 기타 가금농장에서 연이어 확인된 바 있다. 두 농장 모두 H5N1형으로 판명됐다.

5일 열린 하반기 가축전염병 중앙예찰협의회에서도 세계동물보건기구(WOAH) 통계에 근거해 올 겨울 고병원성 AI가 전년대비 심각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화성 의심농장 확인 전인 7일(금) ‘고병원성 AI 위험주의보’도 발령됐다. 10월말 군산 만경강(H5N1)과 부안 고부천(H5N9)에서 고병원성 AI 항원이 검출된데 이어 3일(월) 천안 풍서천과 영암 영암호에서도 추가로 검출된 데 따른 조치다.

철새 위치추적기 분석에서도 한반도 도래가 확인됐고, 이웃 일본에서는 10월 15일 홋카이도 야생조류를 시작으로 가금농장 3건, 야생조류 13건이 이미 발생했다.

최정록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오염원이 다양한 경로를 통해 주변 철새도래지로부터 농장 안으로 유입될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며 “가금농가에서는 농장 주변과 축사 외부는 바이러스 오염의 위험이 있다는 기본적인 인식을 갖고, 농장단위 방역을 철저히 이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정밀검사 결과 11월 10일(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형)가 최종 확인됐다. 이번 겨울(‘25/’26 동절기) 3번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다.

*가금농장 발생현황 : 3건(경기 파주 토종닭, 광주광역시 남구 기타가금 기러기, 경기 화성 육용종계)

‘가입건수 40% 증가’ 가축질병치료보험, 지역별 추가 지원에 확대 여부 달렸다

본사업으로 전환된 가축질병치료보험이 전년대비 가입건수가 늘며 조금씩 안착하고 있다.

국비로 보험료의 50%를 지원하는 기본 방식만으로는 농가로부터 가입 유인을 이끌어내기 어려워, 지자체나 지역 축협의 추가 지원 여부가 가축질병치료보험 확대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치료보험이 왜곡되지 않도록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보험 사기로 보일 수 있는 일탈사례가 조금씩 포착되고 있어 청구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대한수의사회 가축질병치료보험특별위원회(위원장 김용선)는 지난달 15일 오송역 인근에서 회의를 열고 가축질병치료보험 운영 현황과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가축질병치료보험은 사람의 실손보험과 비슷한 방식으로 진료비를 지원한다. 소 사육농가가 1년 단위로 가입하는 순수보장형 상품으로, 수의사에게 보장 대상 진료행위를 받으면 우선 진료비를 지불한 후 보험금을 청구해 받는 방식이다.

2018년부터 7년간 이어진 시범사업은 합격점을 받았다. 지난해 12월부터 가축질병치료보험 본사업에 돌입했다.

이날 특위에 참여한 농협손해보험 측 자료에 따르면 9월 기준 가입건수는 1,024건이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전년대비 가입건수가 40% 늘었다”고 설명했다.

가축질병치료보험은 해당 농장의 소 전부가 가입하는 방식이다. 치료보험을 통해 수의사 진료를 보장받는 소는 5.5만여두다. 이중 대부분이 한우다(한우 5.1만두, 젖소 4천두, 육우 300두 수준).

총 보험료 규모는 51억원이 넘는다. 중앙정부가 보험료의 50%를 지원하는 구조인데, 올해 예산 30억원의 상당 부분을 이미 사용한 셈이다. 내년에는 일부 증액하는 내용으로 정부 예산안이 편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가축질병치료보험 가입 농가가 있는 곳은 전국 21개 시군이다. 하지만 해당 시군의 소 사육농가가 많이 가입하는 편은 아니다. 평균 가입률은 6.9%에 그친다. 본사업 전환 전 시범사업의 가입률(7.3%)과 비슷한 수준이다.

농가가 보험료로 낸 돈보다 많은 금액의 수의사 진료비를 보장받으면서, 자가진료에 들인 비용이나 좋지 않은 결과로 인한 손해보다 높은 효용을 얻는 것이 가축질병치료사업의 본질적인 매력이다.

하지만 실제로 농가의 가입 여부를 좌우하는 가장 큰 요인은 지자체나 지역 축협의 추가 지원 여부로 꼽힌다. 농가가 부담해야 할 보험료 50%에 추가 지원을 더해 30%나 20%까지 보험료를 줄여주는지가 핵심인 셈이다.

중앙정부도 이를 고려해 자체 예산을 세우지 않은 지자체는 가축질병치료보험 사업대상에서 제외하기도 한다.

농협손보 관계자는 “합천(가입률 26.5%) 등 가입 규모가 어느 정도 되는 지역은 지방비가 다 소진된다”고 말했다.

가축질병치료보험특위 김용선 위원장

이날 특위에 따르면, 9월까지 가입된 가축질병치료보험의 손해율은 67% 수준이다. 1년 단위의 보험 가입기간이 내년까지 남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해율은 이미 높은 상황이다. 손해율이 100%가 넘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본사업에 돌입한만큼 가축질병치료보험도 당국으로부터 운영·사업건전성을 점검 받아 향후 보험료가 상향조정될 수 있다.

이날 특위에서는 가축질병치료보험 운영 과정 중에 일탈로 의심되는 사례가 포착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정도의 진료건수를 하루에 청구하면서 지급되는 보험금이 하루 수백만원에 이르는 등 도덕적 해이가 의심되는 사례들이다.

특위 임영철 위원은 “보험 사기로 악용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지역 수의사들에게 계속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의심 사례는 수의사 측과 공유되어 관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낸 돈보다 더 많은 보험금을 받고 싶은 농장의 요구가 수의사에게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만큼 증빙자료나 청구 시스템의 요건을 손봐야 한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용선 위원장도 “수의사의 양심에만 호소할 문제가 아니다. 보험 시스템 자체를 일탈이 어렵도록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라오스에서 포드 픽업트럭 지원 받은 국경없는수의사회

국경없는수의사회(VWB)가 11월 9일(일)부터 12일(수)까지 나흘간 라오스에서 동물의료 사회공헌활동을 벌인다.

2023년 이후 세 번째로 라오스를 찾는 국경없는수의사회 봉사단은 라오스 비엔티엔 일대에서 광견병 예방접종을 중심으로 봉사를 펼친다.

라오스는 반려동물과 대동물이 농경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하지만 광견병 예방접종률이 낮고 인수공통감염병 관리 체계가 충분히 구축되지 않은 지역이 존재한다. 이에 따라 이번 활동은 지역사회 공중보건 증진에 초점을 두고 진행된다.

33명으로 구성된 이번 봉사단은 라오스국립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병원을 베이스캠프로 삼아, 반려동물과 대동물(소, 염소 등)을 대상으로 건강검진 및 광견병 백신 접종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라오스 현지 수의사 및 수의대생 간의 실습 협력, 증례 토의 등 교육적 교류 프로그램도 병행한다. 단순한 의료지원을 넘어 지역 수의학 역량 강화와 지속 가능한 협력 기반 형성을 목표로 한다.

한편, 현지 일정 첫 날인 9일 비엔티엔에서는 현지 포드 딜러사인 Lao Ford City와 봉사활동 차량 지원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협약에 따라 Lao Ford City는 봉사단의 이동과 현장 운영을 위해 픽업트럭 차량 3대를 지원한다.

국경없는수의사회 측은 “라오스 현지 기관과 함께 공중보건에 기여할 수 있는 직접적 활동을 수행하게 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전했다.

이한희 기자 hansoncall911@gmail.com

학생 국제 교류·연구 성과 공유한 전북대 수의대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학장 유일정)이 4일(화) 전북대 익산 특성화캠퍼스에서 개교 74주년 기념 학술제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제에는 전북대 수의대가 펼쳐 온 국제 교류와 연구 활동, 학생 진로탐색 지원 등 다양한 분야의 축적된 성과들이 모였다. 교수진과 대학원생, 학부생들이 한데 모여 전북대 수의대의 미래를 모색했다.

‘2025 글로컬대학 전공특화 프로그램 국제 교류 성과 발표회’가 학술제의 시작을 알렸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직접 발표자로 나서 한국-일본 글로벌 임상역량 강화 프로그램, 글로벌 행동의학 실무역량 강화 프로그램(미국), 글로벌 수의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미국)의 활동 내용을 공유했다.

▲일본 야마구치대학 교육 프로그램과 동물병원·야생동물 실습 ▲아키요시다이 사파리 실습 ▲미국 전문의 제도와 행동의학 임상 실습 ▲미국 동물병원 진료 체계 및 실습 등 다양한 국제 수의학 경험을 소개했다.

학부생을 위한 진로특강도 진행됐다.

심리상담 특강에서는 민들레꿈심리상담센터 김해리 상담사가 대학 생활에서 바른 의사소통 방법과 경청을 주제로 강연했다. 전북대 수의대 출신으로 2021 대한민국 인재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고진형 수의사가 ‘영상의학과 AI’를 주제로 임상 영상 해석에서의 인공지능(AI) 활용 가능성과 미래 진로 방향을 제시했다.

‘2025 수의과대학 대학원생 Research Fair’도 병행됐다. 전북대 수의대 대학원생들의 연구 의욕을 고취하고 우수 연구 사례를 발굴하는 리서치 페어는 전북대 수의대의 주요 학술 프로그램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학원 재학생 및 수료생이 참여해 포스터 및 구두 발표를 진행했으며, 심사 결과에 따라 상장과 포상금이 수여됐다.

학술제의 마지막은 개교 74주년 기념식이 장식했다. 유일정 학장을 비롯해 제암 백영기 장학재단 강춘성 회장, (주)유엔아이인슈컨설팅 백강현 대표 등이 자리해 축하를 전했다.

전북대 수의대의 故 백영기 명예교수가 설립한 ‘제암 백영기 학술상’ 시상이 기념식의 주요 행사로 눈길을 끌었다.

교육 분야에 김범석(수의병리학), 연구 분야 박진호(수의내과학), 봉사 분야 태현진(수의조직학) 교수가 수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우수 대학원생 상은 이창은·이준석 박사과정생에게 돌아갔다.

수의과대학 자체 학술상 시상도 이어졌다. 교육 분야에 허수영(수의외과학), 연구 분야에 오상익(수의병리학) 교수가 수상했다. 강창원(수의생리학), 박상열(수의생화학) 교수에 공로상이 수여됐다. 각 학년 대표로 봉사한 이세연 학생 외 9명이 우수 학생상을 수상했다.

수상자 이세연 학생(본3)은 “한 학기 동안 학년 대표로 활동하며 많은 것을 배우고 의미 있는 경험을 할 수 있었다”며 “학우들의 협조와 교수님의 격려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다. 이렇게 상을 받는 자리까지 마련해주신 교수님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황유진 기자 pinkberryh12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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