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부터 2015년 상반기까지 H5Nx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조류의 장거리 이동 추정 경로 (자료 : 검역본부)
H5N8형 AI 바이러스가 야생조류가 이동함에 따라 대륙 간 전파됐다는 연구결과가 과학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발표됐다.
16개국 32개 연구소로 구성된 글로벌 컨소시엄은 ‘H5N8형 AI 국제확산에서의 야생 철새의 역할(Role for migratory wild birds in the global spread of avian influenza H5N8)’ 연구결과를 14일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2014년 1월 한국에서 처음 발견된 H5N8형 고병원성 AI 바이러스는 같은 해 11월 독일과 네덜란드, 영국에서 잇따라 발생했다. 당해 12월에는 미국의 양계장에서도 발생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전파됐다.
당시 세계동물보건기구(OIE)는 “독일, 네덜란드 등에서 분리된 H5N8형 AI 바이러스와 한국의 바이러스가 유전적으로 밀접한 유사성을 보였다”며 야생조류를 통한 전파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번 연구팀은 16개국의 야생조류에서 분리된 AI 바이러스의 유전정보와 야생조류 이동경로, 무역거래 자료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야생조류가 아시아에 있는 월동지로부터 북극지역의 번식지를 거쳐 유럽, 북미대륙으로 이동한 것이 H5N8형 AI 바이러스의 전세계 전파 원인임을 밝혀냈다.
한국에서는 농림축산검역본부 조류질병과 이윤정 박사팀과 건국대 수의대 조류질병학 송창선 교수팀이 이번 연구에 참여했다.
이윤정 박사는 2014년 국내에서 최초로 확인된 H5N8형 AI 바이러스의 유전정보를 공개했다.
송창선 교수팀도 2014년말부터 2015년 초까지 야생조류에 의해 재유입된 H5N8형 AI 바이러스를 분석하여 EID(Emerging Infectious Disease)지에 보고한 바 있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검역본부는 향후에도 동물질병의 원인을 규명하고 통제하기 위해 세계 각국의 연구기관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오리, 토종닭 농가를 중심으로 산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H5N8형 AI는 지난 4월 이후 확인되지 않고 있다.
태국의 수도 방콕은 세계 여행자들의 천국이다. 매년 해외에서 수 많은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매력적인 도시다.
수의사들에게도 방콕은 친숙하다. 지난 해에는 세계소동물수의사대회(WSAVA 2015)가 방콕에서 열렸다. 2018년에는 세계수의역학경제학회(ISVEE) 개최를 앞두고 있다.
또한 방콕에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동물보건을 담당하는 국제기구의 지역사무국이 자리잡고 있다. UN산하 세계식량농업기구 아시아태평양 지역사무소(FAO-RAP)와 세계동물보건기구 동남아시아 대표부(OIE SRR-SEA)가 대표적이다.
필자는 두 기관에서 일하는 수의사들과 만나 아시아의 동물보건정책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OIE 동남아 대표부에서 만난 로넬로 아빌라 수의사(Ronello Abila)는 필리핀 국립대학 수의학과를 졸업한 후 독일 베를린대학에서 수의역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2004년부터 OIE 동남아 대표부에서 근무한 로넬로 수의사는 현재 해당 기구의 대표직을 역임하고 있다.
로넬로 아빌라 대표(왼쪽)와 이규영 수의사(오른쪽)
Q. 최근 OIE 동남아 대표부가 집중하고 있는 주요 이슈를 소개해달라
OIE-SRR-SEA는 최근 두가지 중요한 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동남아시아지역에서 구제역과 광견병을 근절하기 위한 범국가적 대응전략을 구축하는 일이다.
첫번째로는 첫번째는 동남아시아 및 중국의 구제역 관리, 예방 그리고 근절을 위한 전략(Strategic framework to control, prevent and eradicate foot and mouth disease in South-East Asia and China, SEACFMD)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구제역은 동남아시아와 중국 축산업에 막대한 피해를 입히고 있는 대표적인 범국경 동물전염병이다.
SEACFMD는 2020년까지 동남아시아와 중국의 구제역 발생을 줄이려 한다. 이와 함께 구제역 청정국은 청정국의 지위를 유지면서 만약의 유입에 대비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처음 프로젝트를 마련한 1997년에는 ‘SEAFMD’라는 이름으로 OIE와 몇몇 국가들만 참여했다. 이후 2010년 중국을 비롯해 여러 동남아시아 국가들이 합류하면서 현재는 캄보디아,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필리핀,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브루네이, 싱가폴, 중국 등 총 11개국이 참여한 SEA’C’FMD로 확대됐다.
SEACFMD 참여국은 전세계 인구의 30%를 보유하고 있으며, 구제역에 걸릴 수 있는 우제류 가축의 숫자도 어마어마하다.
SEACFMD 프로젝트를 통해 동남아 국가들과 중국의 구제역 발생을 줄이면 그만큼 축산업의 효율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아울러 프로젝트를 통해 개선된 국가 수의서비스는 다른 동물질병 관리능력의 향상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2015년까지는 각국의 사회경제적 상황과 축산업, 구제역 발생에 대한 정보를 조사하고 질병관리책을 마련하는 4단계 작업을 마무리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이어질 마지막 5단계 프로젝트에서는 4단계까지 구축된 구제역 관리능력을 지속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SEACFMD 자세히 보기)
두번째는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sociation of South East Asia Nations, ASEAN)과 연대한 광견병 근절 전략(ASEAN Rabies elimination strategy)이다.
대표적인 인수공통전염병인 광견병은 동물뿐만 아니라 사람에서도 감염되면 100%에 가까운 치사율을 나타낸다. 현재 많은 ASEAN 가입국들이 광견병으로 인해 큰 피해를 지속적으로 입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광견병은 ASEAN 국가들 사이에서 소외된 인수공통전염병(Neglected Zoonosis)이다. 현재까지 개발된 과학기술로도 충분히 예방관리가 가능하고 지역적 근절이 가능함에도 불구하고 (ASEAN 가입국들 사이에서) 적절한 대책이 수립되지 못했다.
2008년 ASEAN 국가들과 한국, 중국, 일본이 함께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2020년까지 ASEAN 국가의 광견병 근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OIE 동남아대표부는 광견병 관련 과학기술과 사회문화적 요소를 포괄한 원헬스 전략을 수립했다.
전략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각국 정부는 물론 FAO, WHO 같은 국제기구와 학계, 여러 비정부기구들까지 협력하고 있어 빠른 시간내에 근절이 가능하리라 기대하고 있다. (ASEAN 광견병 근절 전략 자세히 보기)
Q. 최근 ‘과학적 의사결정’의 중요성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과학과 정부의 의사결정은 근본적으로 상충된 관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는 신속한 결정을 내리는 것을 불확실한 결과보다 중요하게 생각하는 반면, 과학은 시간이 소요되어도 불확실한 결과를 최소화하려고 한다.
동물 분야에서 많은 과학적 의사결정의 경험이 있는 OIE는 이러한 정부와 과학계의 관점의 균형을 어떻게 맞추는지 궁금하다.
과학적 의사결정에 대한 과학계와 정부의 관점의 차이가 서로 상충되기 보다는 각자 평행하게 나아가면서 서로를 돕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령 과학자는 연구 논문에 항상 데이터와 분석방법이 지닌 한계를 명시한다. 정부도 역시 수행하는 정책마다 한계를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과학과 유사하다.
차이가 있다면 정부가 더 짧은 시간 안에 결론을 내야 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과학이든 정책이든 모두 좋은 데이터와 좋은 분석이 있으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낸다.
따라서 과학과 정부 정책은 서로 독립적으로 나란히 움직이면서 서로의 차이를 이해하고 서로를 발전시켜야 한다.
정부는 과거에 내렸던 의사결정을 과학적 방법으로 분석해야 한다. 객관적인 분석 결과는 미래에 더 좋은 판단을 내리기 위한 근거로 활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과학계와 협력하며 아낌없이 투자해야 한다.
이러한 둘의 조화는 정부의 과학적 의사결정 능력을 배양함으로써 미래의 정책 운영에 긍정적인 결과를 만들어낼 것이다.
Q. 최근 수의학계에 원헬스적 접근법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면서 타 학문분야의 사람들과 의사소통하고 협력하는 문제해결능력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제기구인 OIE에서 일하는 동안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과 협력한 경험을 비추어 봤을 때, 공동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싶다.
첫번째로 해당 문제에 대한 명확한 공동의 목표가 필요하다. 이 ‘공동의 목표’를 구성원 모두가 확실히 이해하고 동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가 있더라도 구성원 모두가 이해하지 못하거나 동의하지 않으면 서로 같은 방향으로 일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두번째로는 해당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인 절차와 전략이 필요하다.
공동의 목표만 세우고 그냥 단순히 분업으로만 업무를 진행하면 목표에 맞는 결과를 이끌어낼 수 없다. 목표를 향한 방향성을 지속적으로 토의하면서 구성원 각자의 업무 방향을 세부적으로 조정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다.
Q. 전세계적으로 빠르게 변화하는 수의보건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수의사나 수의대생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다면
전세계적인 동물보건환경의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수의학 교육의 변화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기술교육에 중점을 두어 왔던 수의과대학의 교육은 이러한 변화에 한계점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수의과대학은 기존의 기술교육뿐만 아니라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다양한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
OIE는 이러한 교육에 대한 지침을 마련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왔다. 지난 6월에는 태국 방콕에서 제4회 OIE 수의학교육 국제 컨퍼런스(4th OIE Global Conference on Veterinary Education, 공식홈페이지)를 개최하여 수의학교육의 변화를 논의하기도 했다.
OIE는 수의학교육 국제 컨퍼런스를 계기로 수의사가 갖춰야할 핵심역량을 제시했다.
11가지 특정 역량(Specific Competency)와 8가지 고등 역량(Advanced competency)을 선정해 ‘졸업 직후의 수의사가 가져야 할 역량(Day 1 graduate, 자세히 보기)’이란 이름의 권고사항을 만들었다.
나아가 이 핵심역량을 기르기 위해 필요한 수의학교육 핵심과정(Veterinary Education Core Curriculum, 자세히 보기)을 선정하고, 이에 대한 지침서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의학교육 자매결연 프로젝트(Veterinary Education Twinning project)를 진행하고 있다. 선진국이 보유한 높은 수준의 수의과대학 교육이 다양한 국가에 알려질 수 있도록 독려하기 위해서다.
2013년 미국 미네소타대학과 태국 치앙마이 대학을 시작으로, 최근 뉴질랜드 메시대학교와 스리랑카 대학 수의과대학 또한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OIE는 앞으로 더 많은 수의과대학이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길 기대하고 있다. (자매결연 가이드라인 보러가기)
마지막으로 수의과대학 학생 그리고 수의사들에게 기존의 동물 보건을 세계적인 관점에서 생각하길 당부하고 싶다.
한국의 MERS 사태를 떠올려보라. 멀리 떨어진 국가의 동물보건 문제라도 순식간에 다른 국가로 퍼질 수 있다.
다양한 세계 동물 보건에 관한 이슈에 대한 자료를 꾸준히 접해보고 이를 이해한다면 앞으로의 변화에 훌륭하게 대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농림축산검역본부(이하, 검역본부)가 ‘정부 3.0 유능한 정부 전략’ 추진을 위해, 전국 시·도 가축 방역기관의 소해면상뇌증(BSE) 담당자를 대상으로 10월 13일부터 14일까지 2일간 BSE 진단 교육 및 숙련도 평가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평가는 각 시·도 가축방역기관의 BSE 검사결과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보다 공신력 있는 국가방역기관, 진단표준화를 확립·지속하고자 하는 목적에서 실시됐다.
이번 교육은 BSE 검사를 위한 시료채취요령, 생물안전3등급 시설 이용자교육, BSE 신속검사 평가로 구성되었으며, BSE 숙련도 평가는 검역본부 신청사에 신축된 생물안전3등급 연구시설에서 실시됐다.
BSE 숙련도 평가 결과, 각 시·도 방역기관 담당자별 검사결과는 모두 동일한 결과를 도출했다고 검역본부 측은 밝혔다.
박봉균 검역본부장은 “매년 이러한 훈련 및 평가를 바탕으로 검사능력을 표준화하여 2014년 우리나라가 세계동물보건기구(OIE)로부터 인정받은『BSE 위험무시국』지위를 유지할 수 있었다”며 “BSE 예찰에 있어서 검역본부의 중요한 역할은 시·도 가축방역기관의 BSE 담당자들의 훈련 및 평가를 통해 동일한 BSE 검사결과에 대한 국제적인 공신력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역본부 측은 예찰 업무의 적극적인 호응과 추진을 위해 BSE 예찰 우수기관에 대한 표창 등을 매년 실시 할 예정이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인천공항지역본부(본부장 강형석)가 정부3.0의 일환으로 10월 12일(수)과 13일(목) 2일간 영종도 소재 인천공항어린이집과 꿈나무어린이집 7세반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안전한 밥상은 동식물검역으로부터’라는 주제로 검역체험 행사를 실시했다.
지난 4월에 인천공항어린이집, 공항꿈나무어린이집, 해님나라유치원에서 6~7세반을 대상으로 총 3회에 걸쳐 찾아가는 검역체험 행사를 실시한 바 있는 인천공항지역본부는 상반기 동식물검역 홍보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와 호응에 부합하고 지속적인 동식물검역 홍보 활동을 위해 체험 행사를 확대 실시했다.
인천공항지역본부는 어린이들을 지역본부 시험분석과 실험실과 검역탐지견센터로 직접 초대하여 농작물과 환경에 피해를 주는 해충류 설명·검출 체험 및 현미경 관찰 체험, 동물검역·검역탐지견 관련 홍보 동영상 시청과 불법 반입 농축산물에 대한 검역탐지견 탐지활동 체험 등을 진행했다.
이번 체험행사를 주관한 농림축산검역본부 인천공항지역본부 강형석 본부장은 “가족단위 해외여행객이 증가하고 있어 동식물검역에 대한 조기교육을 통해 미래 꿈나무들이 검역과 먹거리에 대한 중요성을 이해하고 조기 직업체험의 의미도 있다”고 밝혔다.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 측이 지난 11일 충북대학교 수혼비 앞에서 수혼제를 개최했다. 충북대 수의대 수혼제는 수의학 발전을 위해 기여한 실험동물의 숭고한 넋을 기리는 행사로 1년에 1번씩 진행된다.
올해 수혼제는 예년과 달리, 아침부터 수혼비 앞에 국화를 비치하여 학생들이 자유롭게 개인 헌화할 수 있도록하여 하루종일 끊임없는 추모행렬이 이어지기도 했다.
오후에 진행된 전체 수혼제에는 약 200명의 교직원과 학생들이 참가했다. 학생들은 학년별로 절과 묵념을 하며 다시 한 번 생명의 소중함을 깨닫고 동물들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참된 수의사가 되길 다짐하는 시간을 가졌다. 제가 끝난 뒤엔 휴게실에서 음복을 하며 경건한 마음으로 수혼제를 마무리했다.
수혼제에 참가한 본과 2학년 신지훈 학생은 “매번 실습할 때마다 희생되는 동물 때문에 마음이 아팠는데, 이번 수혼제를 통해 조금이나마 그들의 영혼을 달래며 다시 한 번 그들의 희생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던 뜻 깊은 시간이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최근 우리나라 반려동물병원은 무한 경쟁에 직면해 있습니다. 수의사·동물병원의 폭발적 증가, 신규 개원입지 포화, 보호자 기대수준 향상, 경기불황 등이 동물병원 경영을 점차 어렵게 하고 있습니다.
병원 경영 여건 악화는 비단 수의계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의료계 역시 1990년대 중반 이후로 비슷한 문제를 겪으며 병원 경영의 차별화 전략을 고민하게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진료과목의 전문화’가 급속도로 이뤄졌습니다.
이미 내과, 안과, 피부과, 정형외과, 신경과 등 전문의 제도가 도입되어 있는 인의 쪽에서도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의료서비스를 더욱 전문화하고 있습니다. 성형외과의 경우 지방흡입전문, 모발이식전문, 얼굴뼈 전문에 이어 다크서클 전문 성형외과까지 등장 할 정도입니다.
특정 전문 진료 과목에 초점을 맞춘 전문병원이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는 종합병원보다 경영 효율성 개선에 훨씬 유리하다는 연구 결과도 많이 나와 있습니다.
임상 수의계를 돌아보면, 아직 전문의 제도는 없지만 임상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는 수의사들이 많아졌기 때문에 사실상 특정 진료 분야 전문 수의사(전공의)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수의계도 이제 모든 진료과목을 다루는 동물병원보다,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자신있는 분야에 집중하여 그 진료 과목을 특화시킨 ‘전문진료 동물병원’ 에 대해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이에 따라 데일리벳에서 특정 진료과목을 전문적으로 진료하는 ‘전문진료 동물병원’을 탐방하고, 원장님의 생각을 들어보는 ‘전문진료 동물병원 인터뷰’를 시리즈로 준비했습니다.
그 열다섯 번째 주인공은 지난 8월 개원한 ‘유림동물안과병원’의 유석종 원장님입니다. 1992년 유림동물병원을 개원한 유석종 원장님은 아시아수의안과 전문의이자 한국수의안과연구회 회장을 역임하셨으며, 안과 진료에 대한 전문적인 의료체제를 갖추기 위해 안과 진료에만 집중하는 유림동물안과병원을 8월 열었습니다.
데일리벳에서 유석종 원장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어떻게 수의사가 되었나?
사실 특별한 목표로 수의사가 되었던 것은 아니다. 1988년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2년간 학교 동물병원에서 근무했는데, 당시에는 대동물 진료가 위주였고, 반려동물은 거의 없었다. 대학원에 진학한 수의사들도 반려동물을 잘 알지 못했고 자신이 하고 있는 반려동물 관련 공부가 맞는 공부인지조차 알기 어려웠었다.
그래서 우리나라보다 더 수의학이 발전한 일본으로 떠나게 됐다. 당시에는 일본의 수의학이 우리나라보다 훨씬 앞선 상황이었다. 일본의 구도동물병원(Kudo Animal Hospital)에 1990년부터 1992년 2월까지 유학을 하며 우리나라보다 발전한 수의학을 배웠다.
Q. 안과에 관심을 가지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구도동물병원은 일본에서 유명한 수의안과 전문 동물병원인데, 내가 그 병원에 있을 당시가 바로 구도 선생님께서 안과 치료를 막 시작할 시기였다. 그렇게 수의안과 진료를 경험하면서 자연스럽게 안과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됐다.
한국으로 돌아와서 유림동물병원을 개원했는데, 그 당시에는 안과 치료만 생각하기에는 아직 우리나라 상황이 맞지 않았다. 다른 전염병 치료가 더 중요했던 시기였다.
결국 본격적으로 안과 치료를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였다. 일본과 한국을 오가며 안과 공부를 계속했고, 2010년에는 서울대 수의대 안과 교수님인 서강문 교수님과 함께 한국수의안과연구회를 창립해 본격적으로 수의안과 분야에 매진하기 시작했다.
Q. 안과 진료 비율이 높고 안과에 높은 관심을 갖고 있다 하더라도, 안과 특화 동물병원 개원을 결정하기에는 고민이 많았을 것 같다.
안과 진료 초창기에는 진료 수준이 그렇게 높지 않았다. 하지만 안과 진료 케이스가 늘어나면서 점점 더 흥미를 갖게 됐고, 전문 장비를 도입하면서 안과 특화 동물병원에 대한 생각도 가지게 됐다. 5~6년 전부터 안과동물병원을 구체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는데, 여건이 맞지 않았고 용기도 부족했다.
그리고 지난해에 결심을 하고 본격적으로 동물안과병원을 준비하여 올해 8월 ‘유림동물안과병원’을 열게 됐다.
Q. 다른 진료 없이 안과만 진료하는 것인가? 어떤 진료에 집중하나?
안과진료만 실시하고 있다. 예방접종도 하지 않는다. 20여 년 동안 일반적인 동물병원을 운영했기 때문에 예전 손님들이 안과 이외의 다른 진료를 해달라며 찾아오는 경우가 있지만, 이런 보호자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다른 동물병원으로 가게 될 것이다.
사실 수의사로서 예방접종 같은 진료를 포기하는 것이 쉽지 않다. 그렇지만 제대로 된 전문화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병원이 너무 바쁘면 수의사가 한 분야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병원 진료는 예약제로 운영되며, 현재 원장 외 수의사 1명, 테크니션 2명이 근무하고 있다. 신규 환자의 경우 기본적으로 2시간 정도 진료를 봐야하고 재진 역시 20~30분 이상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하루에 10케이스를 진료하더라도 매우 바쁘다.
Q. 오후 6시에 진료시간이 끝나는 것과 함께 점심시간이 2시간이나 되는 것이 인상적이다.
일본에서 적용하는 시스템이다.
일본은 점심시간이 3~4시간씩 되는 병원도 많다. 긴 점심시간을 활용해 오전 진료 중 마무리 되지 않은 검사나 간단한 수술 등을 할 수도 있고, 오후에 예약된 진료를 점검할 수도 있다. 일본에서는 동물병원 뿐 아니라 일반 병원에서도 이러한 시스템이 정착되어 있다.
Q. 한국수의안과연구회 회장을 역임했고 아시아수의안과전문의로 활동 중인데, 국내 수의안과분야 발전방향에 대한 생각은?
연구회를 만든 이유는 모든 수의사들이 안과 진료를 할 때 비슷한 흐름으로 가야하기 때문이다. 수의사들의 의견이 각기 다르면 보호자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 즉, 진료의 표준화 정착이 중요하다. 연구회 아래에서 같이 공부하고 수련한 수의사들은 진료의 표준화가 정착될 것이다.
미래의 후배 수의사들 위해서도 전문화가 필요하고, 각 분야가 더 세분화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은 진료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수의 진료 시장 전체 파이를 늘리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수의사들이 안과 진료를 할 때 잘 몰라서 놓치는 부분이 많다. 인의 안과에서는 전문화를 통해서 아주 기본적이고 간단한 부분까지 캐치하고 진료·예방한다. 이런 부분은 환자를 위해서도 필요하다. 우리도 그렇게 수의안과 진료의 영역과 범위를 넓혀야 한다.
이러한 방향은 꼭 수의안과 뿐만 아니라 다른 과목에서도 필요한 방향이다.
Q. 앞으로의 계획 및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안과도 그렇고 다른 과목도 그렇고 전문화를 통한 진료의 통일화, 표준화가 중요하다. 비슷한 흐름으로 진행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최근 수의안과 분야에 관심을 갖는 수의과대학 학생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안과는 섬세하고 꼼꼼한 과목이다. 전문병원의 경우 보호자의 만족도가 올라가는 측면도 있지만 (비보험이니까)진료비 상승에 대한 불만 역시 감수해야 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