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사살 안 하고 포획 성공..늑대 ‘늑구’ 대전 오월드로 귀환, 향후 과제는?
검진 결과 뱃속에서 2.6cm 낚싯바늘 확인...내시경 시술로 제거

대전 오월드 동물원을 탈출해서 전국민적인 관심을 받았던 2살 수컷 늑대 ‘늑구’가 9일 만에 오월드로 돌아왔다.
4월 8일(수) 오전 탈출한 늑구는 17일(금) 0시 44분 안영동 안영IC 근처에서 포획됐다. 오월드에서 약 2km 떨어진 곳이다. 늑구 추정 개체가 있다는 제보 후 수의사가 도착한 뒤 마취총을 쏴 안전하게 생포했다. 8년 전 오월드에서 탈출했다가 사살된 퓨마 ‘뽀롱이’처럼 ‘늑구도 사살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으나, 그때와 달리 포획에 성공했다.
대전광역시에 따르면, 늑구는 포획 이후 오월드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건강검진을 받았다. 맥박, 체온 모두 정상이었으나 약간 야위었고 뱃속에서 2.6cm 크기의 낚싯바늘이 발견됐다. 낚싯바늘은 내시경 시술을 통해 제거됐다.
대전시는 “그동안 시민 여러분께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앞으로 시설관리 및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2~3차 방책 설치 ▲관리도로 옹벽에 방책 설치 ▲방사장 상시 점검 등을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장우 대전광역시장은 “오늘 새벽 드디어 늑구가 무사히 돌아왔다”며 “늑구가 건강히 돌아올 수 있도록 성원해 주신 대전시민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리고, 그동안 생포 작전과 시민 안전에 힘써주신 소방대원, 경찰관, 공직자, 자원봉사자분들, 동물보호 및 환경단체, 전문가 여러분들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늑구 탈출로 안전에 마음 졸이셨던 대전시민들께 송구한 말씀을 드린다”며 “앞으로 우리 대전시는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오월드 개편 과정에 동물복지와 시민 안전을 위한 방안을 마련해 동물 애호에도 더욱 노력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덧붙였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늑구의 생포는 끝이 아니다-뽀롱이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은 오월드, 이번에는 달라져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고, 오월드 측에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카라는 “늑구의 생포는 끝이 아니다. 이번 사건을 ‘무사 귀환’의 미담으로만 남긴다면, 오월드는 또다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할 것”이라며 “뽀롱이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달라져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더 높은 울타리와 더 강한 통제만으로는 같은 문제를 막을 수 없다”며 “필요한 것은 동물의 행동 특성을 반영한 시설관리와 책임 있는 운영 체계, 혼선 없는 대응 매뉴얼의 전면적 재점검”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