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최농훈 교수 `아프리카돼지열병, 소독 디테일 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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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 범위 늘릴 필요 있나..소독효과 점검에 집중해야

생축차량은 거점소독시설 가지 않아야..어차피 소독효과 없다

도축장 교차오염 위험 인정하고 나갈 때 제대로 소독하는 것이 중요

분뇨 새는 축산차량 구조점검 시급..도로 교차오염 위험

광역방제기 살포, 항공소독도 효과 없다..차라리 도로면에 소독약 뿌려야

거점소독시설 등 주요시설의 소독약 희석 점검 시급..한시적으로는 수동으로 전환해야

191015 CNH1

최농훈 건국대 교수(사진)는 국내 가축전염병 방역의 주요 문제점으로 소독 실태를 지적해왔습니다. 중앙정부부터 지자체, 협회, 농가까지 한 목소리로 ‘소독’을 외치지만 생축차량에 소독약을 뿌리거나, 소독 희석배수를 제대로 맞추지 못하는 등 디테일을 놓쳐 방역에 구멍이 뚫린다는 것입니다.

경기 북부를 강타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을 막기 위해서도 이 문제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최농훈 교수의 지적입니다. 최 교수와의 인터뷰는 지난 10월 10일 건국대 수의대에서 진행됐습니다.

우선 아프리카돼지열병 상황에 대한 총평을 부탁한다

원발원인은 아직 확정할 수 없다. 다만 ASF 양성 멧돼지가 복수로 확인된다면, 직접 접촉이든 기계적 매개체를 통해서든 북으로부터 ASF 바이러스가 넘어온 것이 확실시된다. 그렇게 되면 야생 멧돼지 관리가 필수적이다. 적극적으로 개체수를 줄여야 한다. (인터뷰가 진행된 10일 이후 DMZ 철책 남쪽인 연천, 철원에서 ASF 양성 멧돼지가 추가로 확인됐다-편집자주)

멧돼지 관리와 함께 또 한 축은 방역이다. 2년 전부터 지적해온 부분이지만 방역의 디테일과 정교함에서 허점이 너무 많다. 이 문제를 방역대에서부터 개선해내지 못하면, ASF 남하는 피할 수 없다.

현재 방역대가 설정되고 차량 이동을 막는 강력한 대책을 실시하고 있는데, 소독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그 마저도 소용이 없다는 것인가

그렇다.

그렇다면 이번 인터뷰는 소독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자 한다. 특히 차량 소독이 관건일 것 같다

바이러스를 많이 싣고 다니면서 감염시킬 위험이 높은 것은 분뇨차량과 생축차량이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사료차량의 소독관리실태는 비교적 좋다고 본다.

지난 세미나에서 도로에서 분뇨를 흘리고 다니는 축산차량 문제를 지적했는데, 그 사진들 모두 올해 도축장 HACCP 운영실태를 평가하러 다니며 경기 북부를 운행하는 차량들을 찍은 것이다.

도축장에서 10대를 본다 치면, 7대는 구멍이 개조되어 있다. 개조되지 않은 차량도 대부분 구멍을 만들 필요도 없이 차량이 노후돼 분뇨가 새는 실정이다.

분뇨가 새는 축산차량은 수평전파의 위험요인이 된다
분뇨가 새는 축산차량은 수평전파의 위험요인이 된다

그렇게 분뇨가 새면서 차량끼리 바이러스가 교차오염된다는 것인가?

도축장은 물론 도로에서도 교차오염이 될 수 있다. 실제 현장에 가보면 조그만 국도 진입로를 여러 농장이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언덕길이나 커브길이나 신호등에서 차량으로부터 분뇨가 줄줄 샌다.

때문에 개조된 생축차량을 일제점검해 단속하고, 분뇨가 누출되는 차량은 운행하지 않도록 명령해야 한다. 운행해야 한다면 구멍을 막으라는 것이다.

도축장 등에서의 교차오염을 차단하는 것도 중요하다. 경기 북부에 있는 도축장들도 제가 본 바로는 방역기가 엉망이었다. 하차장소에서도 분뇨를 빼면서 가축들이 다 묻는다.

‘도축장에 들어가면서 소독약을 뿌리니 안에서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면 정말 오산이다. (생축을 싣고) 입구에서 하는 소독은 아무 소용도 없다.

오히려 도축장을 빠져나오는 차량을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하지만 일부러 사람이 지키면서 하지 않으면 도축장을 나가는 차량을 제대로 관리하기란 불가능하다.

도축장 입구에 터널식 소독기들이 설치되어 있지 않나?

그런 소독기들은 대부분 차단바가 안쪽에 있다. 들어올 때는 기다렸다가 들어가도, 나갈 때는 바가 열리면 그냥 나가기 마련이다. 정확히 소독이 안된다.

때문에 지금처럼 위험시기에는 도축장에서 아예 입구에 방역요원을 배치해 철저히 지키고 소독을 시켜야 한다.

공감되는 지적이지만 현장에서 잘 개선되지 않는 부분이기도 한데

방법이 없다. 이 문제가 해결이 안되면 설령 이번 ASF가 잠잠해지더라도 또 터질 것이다.

북한에서의 ASF 전파위험이 조기에 없어질 것이라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니, 방역여건을 개선하지 않으면 재발할 것이란 우려인가

그렇다. 아프리카돼지열병때문만이 아니라 언젠가는 바로잡았어야 하는 문제다. 구제역도 그렇고..현장에 가보면 ‘원발경로는 몰라도 수평전파가 되지 않으면 이상한 상황’이다.

도로에 새는 축산 분뇨
도로에 새는 축산 분뇨

강화, 파주, 김포 등지에서 광범위하게 확대된 수매와 예방적살처분을 두고서도 논란이 있다

방역당국이 ASF 바이러스의 특징을 구제역과 비슷하게 보는 것 같다. 그래서 살처분 위주의 정책을 밀어붙이는 것 아닌가.

하지만 ASF는 구제역과 다르다. 공기전파가 되지 않고 직접 접촉으로 전파되는 ‘Kissing disease’다. 제가 보기엔 발생농장 반경 3km를 모두 예방적 살처분해야 할 이유가 없다. 

예방적 살처분은 발생농장을 인지한 시점에 아직 파악하지 못한 감염농장이 주변에 있을 가능성을 상정한 측면도 있다. 그 범위의 크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겠지만 아예 예방적 살처분이 필요없다고 보기는 어렵지 않나.

설사 그럴 가능성이 있다 하더라도, 바이러스 전파 경로를 이미 알고 있지 않나. 그 지점을 잘 관리하기만 하면, 설사 그런 농장이 잠복기를 지나 추가로 발현된다 하더라도 전체 피해의 크기를 줄일 수 있다고 본다.

구제역은 바람을 통해 전파되니 반경을 정해 예방적 살처분을 해야 할 필요가 크다. 하지만 ASF는 다르다. 관리만 잘하면 확산을 막을 수 있다.

현재 많은 방역자원들이 살처분 매몰에 집중되고 있다. 차라리 이들을 주위로 확산될 위험을 막는데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

소독 조치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인가. 우선 거듭 말씀하셨던 생축차량의 거점소독시설 이용문제를 지적하고 싶다

바이러스가 생축 안에 있고, 절식이 제대로 안돼 분뇨를 뿌리는 판에 소독약을 뿌려봐야 소용이 없다. 거점소독시설을 오히려 오염시킬 뿐이다. 도축장 입구에서도 마찬가지다. 생축 실은 차량을 입구에서 소독할 필요가 없다.

생축을 하역한 후 차량을 세척하고 도축장을 나가기 전에 제대로 소독하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생축차량 관리순서를 생축 출하 시 농장에서 간단히 차량 외부를 1차 소독→도축장으로 곧장 가서 생축 하차→차량 세척→도축장을 나가기 전에 2차 소독→거점소독시설에서 3차 소독→타 농장으로 진입하는 형태로 바꿔야 한다.

도축장을 나가기 전에 하는 2차 소독이 가장 중요하다. 지금 같은 비상시기에는 별도 인원으로 배치해 수동소독하는 것을 추천한다.

처음 농장에서는 생축을 실어도 소독을 해야 한다는 의미인가

돼지는 체표가 오염됐거나 분뇨를 흘리는 개체가 많다 보니 차량을 아예 세척하지 않고 농장을 빠져나오는 것은 좋지 않다. 생축이 대상인 것이 아니라 상차 과정에서 차량 외부에 묻을 수 있는 가능성을 상정한 것이다.

거점소독시설에 가서 차량 외부만 세차하라는 것보다는 농장에서 고압분무기로 수동 세척한 후 도축장에 곧장 가는 것이 좋다고 본다.

정말 굳이 거점소독시설에 보내야만 하겠다면, 터널이 아닌 별도의 공간에서 고압분무기로 차량 외부만 세척하고, 가축이 탑재된 공간에는 액체가 가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처럼 ‘생축차량은 거점소독시설에 가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는데도 통 개선이 되지 않는 것을 보며 답답해하는 수의사분들이 많다. 방역당국이 ‘생축차량을 도축장에서 바로 받으면 교차오염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된다’고 여기는 것 같기도 하다

도축장은 교차오염이 될 수밖에 없는 곳이다. 인정해야 한다. 농장에서 감염되지 않은 개체를 출하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출하 전 절식도 제대로 안되고 분뇨가 넘쳐나는데 소독한다고 소용이 있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효과없는 소독을 고집하느니, 도축장에서 병원체가 빠져나가서 다른 농장을 오염시키지 못하도록 (차량이 나갈 때) 제대로 소독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소독약은 어떤 것이 좋나

제형에 따라 다르다. 산화제를 쓰면 저온은 물론 유기물 조건에서도 2분 정도면 소독효과를 볼 수 있다. 물론 권장희석배수를 제대로 맞췄다는 전제하에서다.

발생농장도 그렇고 생석회를 많이 쓰는데

발생농장에 분변이 남아 있다 하더라도 12일이면 건조되면서 ASF 바이러스는 사멸하는데..안 하는 것보다야 안심이 되겠지만, 생석회는 물을 만나야만 소독효과를 발휘한다는 점을 알고 쓰셔야 한다.

그렇다면 농장입구나 위험지역 소독을 어떻게 해야 하나

AI도 마찬가지고 광역방제기 차량 돌아다니면서 하천변에 소독하는 행태, 정말 바뀌어야 한다. 헬리콥터로 소독약 뿌리는 짓도 마찬가지다.

효과 없다. 제대로 묻지도 않는다. 묻는다 한들, 신선한 분변이나 살아있는 동물 속에 있는 바이러스가 사멸되겠냐는 것이다.

대신 차 뒤축에 가로로 노즐을 배치해서, 축산차량이 다니는 도로 자체에 소독약을 뿌려야 한다.

도로 먼지 청소하는 차량 비슷한 모습인 것 같다

그렇다. 현재 방역차량에도 일부는 이런 기능이 있다. 굳이 팬을 틀어서 뿌릴 필요가 없다. 보기에는 좋아도 효과 없다.

비포장도로라면 차체 하부에 다 묻겠지만, 포장도로라면 바퀴만 조심하면 된다. 거기에 초점을 맞춰서 방역을 실시해야 한다.

농장에서는 지금처럼 응급시에는 기계에만 의존하기 보다, 축주나 직원이 직접 소독에 나서야 한다. 차체 하부와 바퀴를 직접 꼼꼼하게 세척·소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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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독약 희석배수 문제도 거듭 지적해주셨는데

자동 방식의 희석도 제대로 세팅된 곳이 드물고, 반자동식은 말할 것도 없다.

지금 반드시 취해야 하는 조치는 ‘방역시설에 있는 소독약이 제대로 희석되고 있는지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제대로 희석할 수 있게 피드백하는 일’이다.

방역당국이 소독약 희석배수를 검사할 수 있는 한국동물약품기술연구소에 협조를 구해 이 작업에 투입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거점소독시설은 대부분 자동식 설비를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혹시 반자동식을 쓰는 초소라면 아예 희석소독조를 2개로 놓고 현장요원이 수동으로 희석해 써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반자동식의 희석배수는 100% 문제가 생긴다. (소독약을 사용하면 물만 보충하는 방식의 ‘반자동식’은 뿌릴수록 농도가 떨어지는 구조적 문제을 안고 있다-편집자주)

지금 거점소독시설들도 문제가 있을 것이란 얘기인가

마음 같아서는 직접 점검해보고 싶지만..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이제껏 문제가 지속되고 있었고, 민간의 방역기 업계에서도 설치 후 희석이 정말 제대로 되는지 검사기관에 의뢰해 점검해보는 일은 거의 없다.

개인적으로 파악한 바로는 최근에도 소독약 희석배수 검사가 연구소에 의뢰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부터는 디테일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을 막는 최선의 방법은 소독효과를 제대로 보는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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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세미나에서는 소독약이 차량 등의 표면에 제대로 분사되지 못하는 물리적 효력 문제도 지적됐는데

예전보다 노즐 자체의 품질은 개선됐다. 다만 노즐의 배치나 운영시간 등을 면밀히 고려해 테스트하면서 소독효과를 제대로 볼 수 있도록 미세조정을 해야 한다.

자체 개발해 특허를 받은 ‘차량용 방역기 성능 평가 시스템 및 방법’도 당분간 방역당국이 사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 바 있다. 감수지를 활용해 소독약의 물리적·화학적 효력을 감별 평가하는 기술이다.

원래는 병원체를 배지에 키워서 차량 지점별로 배치하고, 소독시설을 이용한 후의 변화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효과를 살펴보는 방식이다.

다만 이 방법으로는 시간이 걸리니 급한대로 물리적 효력을 검증하고, 소독약 희석배수가 맞는지를 체크해야 한다는 것이다.

해당 점검이 위험지역부터 시급히 이뤄져야 할 것 같다

경기 북부 위험지역부터 강원도, 충청권 순으로 축산차량 유통이 많은 도축장과 주요 공공축산시설의 방역기를 대상으로 효력평가를 실시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세밀한 조정을 마칠 때까지는 한시적으로 자동식과 반자동식 희석을 모두 중단하고 수동 전환하여 사용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야 소독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현장에서 간편하게 소독희석배수를 측정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해 보인다

그렇다. 현장에서 소독약의 유효 농도를 확인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소독의 디테일을 정비하는 일은 축산방역시스템이 언젠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아프리카돼지열병 문제에 있어서도 짧게는 확산방지, 길게는 재발방지의 필수 요소다.

사실 많은 돈을 투자해야 하는 문제도 아니다. 방역현장에 숨어 있는 허점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개선책을 실천한다면 불가능하지 않다.

(사진 자료 : 최농훈 교수 제공)

[인터뷰] 최농훈 교수 `아프리카돼지열병, 소독 디테일 점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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