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야생동물보건연구원 설립,착착 진행···기본계획 수립 연구 마무리 단계

9월 말까지 최종 연구보고서 제출 예정..예산 반영, 부처 역할분담 등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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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야생동물보건연구원(이하 연구원) 설립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연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번 연구를 맡은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한국야생동물유전자원은행) 측은 8월 29일(금)과 9월 2일(화) 서울대 수의대에서 해외 전문가 초청 세미나 및 자문회의를 진행하며 연구 보고서 내용을 가다듬었다.

기본계획 수립 연구는 이항 서울대 수의대 교수를 연구책임자로 나기정 교수(충북대 수의대), 김준모(건국대, 행정학), 임성욱(대진대, 산업공학), 한재익(건국대 수의학), 황주선(조지아대학교, 질병생태학) 등이 연구원으로 참여했다.

8월 29일(금)에는 미국 국립야생동물보건원(NWHC)의 조너선 슬리먼(Jonathan Sleeman) 원장이 ‘미국의 야생질병 감독과 관리 방법 및 미국 NWHC의 역할’을 주제로 강의했다. 이어서 9월 2일(화)에는 캐나다 야생동물보건협력(CWHC)의 크레이그 스테판(Craig Stephan)원장이 ‘캐나다 야생동물보건센터’를 소개했다.

Craig Stephen_국립야생동물보건연구원설립계획발표회
캐나다 야생동물보건협력의 Dr.Craig Stephen 원장

특히 2일에는 연구책임자인 이항 교수가 연구원 설립을 위한 기본계획에 대해 발표했으며, 이어 계획에 대한 ‘자문회의’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항 교수를 비롯해, 환경부 담당자 3명, 광주광역시 공무원 2명, 김영준 국립생태원 수의사, 김재홍·신남식·박세창·유한상 교수(이상 서울대 수의대), 김우주 고려대 의대 교수(신종인플루엔자 범부처사업단장) 등이 참석했다.

이항 교수는 “사람의 질병은 질병관리본부에서, 가축의 질병은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관리하지만 사람·가축의 질병에 영향을 미치는 야생동물의 질병을 관리하는 기관은 현재 없다”며 ▲생태계 건강성 보전 ▲야생동물 보건체계 구축 ▲공중보건 및 사회적 안전 확보 ▲사육동물 건강보호 등 국립야생동물보건연구원의 다양한 필요성을 설명했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연구원은 ‘야생동물 질병 관리를 통한 인간·동물·생태계의 건강실현’을 목표로 1. 야생동물 질병의 예찰과 감시 2.야생동물 질병의 예방과 대응·관리 3. 야생동물과 생태계 건강·질병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 개발 4. 야생동물 질병 예방을 위한 교육·홍보 및 국제협력 등의 주요기능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건강한 생태계와 동물·인간이 어우러지는 미래 세계’의 비전을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연구원 설립의 총 사업비는 200억원. 정규직 60명, 비정규직 90명 등 총 150여명이 근무하는 조직으로 계획됐다.

국립야생동물보건연구원설립계획발표회_201409이항교수
이항 교수가 국립야생동물보건연구원 기본계획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부처간 역할 분담, 기재부 통과, 국회 예산 심의 등 갈 길 멀어

국립야생동물보건연구원 설립은 올해 정부예산안에 설계용역비 2억원이 반영되고 ‘전남 광주’를 설립 지역으로 결정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이 예산을 바탕으로 올해 5월 14일부터 ‘연구원 설립 기본 계획 수립 연구(연구책임자 : 이항)’가 시작된 것이다.

연구팀은 5월 17~24일 미국 방문, 7월 1~5일 일본 OIE 야생동물 워크샵 참석, 7월 9일 중간보고회, 8월 29일 미국 J.Sleeman 초청 세미나, 9월 2일 캐나다 C.Stephan 초청 세미나 및 자문회의를 진행했다. 오는 12일 국회의원회관 정책세미나를 거쳐 9월 말까지 ‘최종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하지만, 이번 계획이 잘 수립되더라도 실제 연구원 설립까지는 갈 길이 멀다.

공사비·부대경비로 잡힌 200억원의 예산이 정부예산(안)에 반영되고 국회 예산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또한, 부처간 역할 분담에서 갈등이 초래될 수도 있다.

현재 국립야생동물보건연구원은 환경부 산하 기관으로 설립이 추진중이다. 이 때문에 가축 질병 예찰·감시·방역을 담당하는 농식품부(검역본부)와의 역할 분담에서 마찰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이번 H5N8 AI 발병시에도 철새가 바이러스 유입 원인으로 주목받으며 농식품부와 환경부가 각각 철새에 대한 역학조사·위치추적을 진행한 바 있다.

자문회의에서도 “아예 가축은 농식품부, 야생동물은 환경부로 업무를 나누고 AI 등 국가재난형 질병 발생시에서 서로 협조·협력하는 방식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야생동물구조센터현황
전국 야생동물구조센터현황, 여기에 대전 야생동물구조센터가 충남대 수의대에 건립예정이다.

설립되면 야생동물 수의사 일자리 창출 효과 클 것

한편, 보건원이 설립되면 야생동물 수의사들의 일자리 창출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설립계획에 포함된 구성인원은 총 150명(정규직 60명, 비정규직 90명)으로 이 중 수의사는 질병생태연구, 질병관리, 방역대응, 질병예찰, 역학연구, 질병진단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할 수 있다.

물론 정규직 60명이 모두 수의사로 채워지는 것은 아니다. 이항 교수는 “미국 NWHC의 경우에도 수의사보다 일반 직원이 많이 근무한다”며 “보건원 설립이 수의사들의 일자리 창출만을 위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체 임상수의사 중 0.6%수준인 야생동물 수의사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에는 분명 기여할 수 있다.(2014년 6월 현재 임상수의사 5,506명 중 야생동물수의사 30여명).

야생동물에 관심이 있는 수의사나 수의과대학 학생들도 전국 11개 시·도 야생동물구조관리센터와 동물원 외에 마땅히 야생동물 수의사의 꿈을 펼칠 곳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보건원 설립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야생동물 수의사의 일자리도 함께 늘어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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