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심장사상충예방약 `파파라치 주의보` 동물 진료 후 판매해야

서울·부산서 불법 판매 민원 움직임 포착

등록 : 2022.05.19 13:20:16   수정 : 2022.05.20 10:30:00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최근 동물병원의 심장사상충예방약 단순 판매를 잡아내는 파파라치가 출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동물을 직접 진료하지 않고, 홀로 내원한 보호자에게 심장사상충예방약을 포함한 의약품을 판매하는 것은 불법이다. 일선 동물병원의 주의가 필요하다.

동물병원과 동물약국 모두 수의사가 진료한 후 안전하게 약을 사용할 수 있도록 동물병원에는 준법 환경 확대를, 동물약국에는 약사예외조항 철폐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서울·부산서 불법 민원 발생..행정처분 이어지나

서울특별시수의사회는 최근 회원 동물병원을 대상으로 “동물의 문진·상담 없이 심장사상충약, 안약 등을 구입하고 이를 동영상 촬영하여 신고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동물병원의 불법 의약품 판매를 표적으로 파파라치가 돌고 있다는 얘기다. 서수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이와 관련된 민원이 행정청에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동물을 동반하지 않은 고객이 심장사상충예방약 판매를 요구했고, 이에 응한 동물병원이 관할 구청에 신고됐다는 것이다.

현행 ‘동물용의약품등 취급규칙’은 동물병원 개설자가 수의사법에 따른 동물의 진료를 행한 후 동물용의약품을 판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22조).

이를 위반하면 15일 이하의 업무정지 처분을 받을 수 있다. 업무정지 처분 기간 동안 동물용의약품을 판매할 수 없다.

아울러 수의사가 아닌 직원이 동물용의약품을 판매한 경우는 더 중한 처분을 받는다. 최대 3개월 이하의 업무정지에 처해질 수 있다.

심지어 심장사상충예방약은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이다. Afoxolaner+Milbemycin oxime, Ivermectin+pyrantel, Moxidectin+Imidacloprid, Selamectin이 처방대상 성분으로 지정되어 있다. 더더욱 수의사의 진료 후에 사용되어야 하는 약물이다.

이를 그냥 판매한 경우에는 수의사법 위반으로 과태료도 부과될 수 있다. 수의사법은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을 직접 진료하지 아니하고 처방·투약한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수의사 스스로 진료 후 처방, 안전 원칙 지켜야

동물약국과 형평성 문제 지적..약사예외조항 없앤 정상화 절실

수의사회는 2017년 심장사상충예방약 동물병원 공급을 둘러싼 공정거래위원회 제소 논란 당시부터 심장사상충 검사를 동반한 안전한 사용을 강조해왔다.

하지만 일선 동물병원이 검사는 물론 동물을 진료조차 하지 않고 약품을 단순판매한다면 이 같은 논리는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당시 공정위 심사 과정에서도 ‘일선 동물병원도 대부분 심장사상충 검사 없이 그냥 예방약을 판매한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수의사 측 주장이 힘을 잃은 바 있다.

일각에서는 불만의 목소리도 나온다. ‘동물병원에 지속적으로 내원했던 단골 고객의 경우 이미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있는데도 반드시 동물을 데려와야 하는 번거로움을 감수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동물병원이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팔 듯 동물용의약품을 판매하는 행위가 불법임에도 장기간 관행화되어 있다는 점에서, 당장은 준법 환경 정비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만 동물약국과 형평성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과제가 함께 전제된다.

반려동물을 동반해 진료하지 않고 심장사상충예방약을 구매하는 행위가 동물병원에서는 불법이지만 동물약국에서는 합법이다.

심장사상충예방약이 처방대상으로까지 지정되어 있지만, 약국은 수의사 진료·처방없이도 그냥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약사예외조항 때문이다.

동일한 행위를 동물병원이 하면 위험한 불법행위가 되고, 동물약국이 하면 안전한 합법행위로 규정하는 현행 약사법이 스스로 모순에 빠져 있는 셈이다.

동물병원에서든 동물약국에서든 안전성 측면에서 수의사 진료 후 처방에 따른 판매로 일원화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의사회 관계자는 “수의사조차 직접 진료 후에만 처방·투약할 수 있는 처방대상약을 그냥 팔 수 있는 약국이 있는 것은 구조적 문제”라며 “이제는 동물 건강과 국민 보건을 위해 정상화가 시급하다. 약사예외조항을 조속히 삭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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