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수의사 월급여:1년차 292·2년차 377·3년차 438·내과석사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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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채용공고 데이터로 보는 수의사 채용시장 현황과 페이닥터 : 양이삭

대한수의사회가 발표한 2020년 (2월 기준) 수의사 분포에 따르면, 총면허자 수는 20,649명으로 이 중 동물병원에 종사하는 수의사 수는 총 7,667명(34.7%)이었고, 이 중 반려동물병원에 종사하는 수의사 수는 6,337명(82.7%)이었다.

같은 발표에서 반려동물병원 개소수가 3,567개소였으며, 2018년 통계청 서비스업 조사 데이터 기준으로 서울시 소재 반려동물병원 가운데 75%가량은 종사자 수 3인 이하인 1인 동물병원이었다. 따라서 현재 활동 중인 봉직수의사(이하 페이닥터)의 숫자를 2,500~2,000여명으로 추정할 수 있다.

흥미로운 것은, ‘소동물 페이닥터’라고 하는 포지션이 수의사 면허자 내부에서 상당한 비율을 (2,504명인 공무원 숫자와 비슷) 차지하고 있으며 수의과대학 졸업생의 다수를 흡수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채용 과정이 폐쇄적이라는 점이다. 페이닥터의 채용은 메이저 구인·구직 포털에서는 전혀 이뤄지지 않으며, 직역 특수성을 고려한 구인·구직 서비스도 없다.

실질적으로 페이닥터의 공개 채용은 대한수의사회 수의사 구인 게시판을 통해서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벳 리크루트 게시판을 통해서도 수의사 구인이 이뤄지고 있으나, 비교 추적한 결과 데일리벳 소동물 임상 공고의 절대다수는 대한수의사회 공고에 중복으로 포함되어 있음)

이에 일정 기간 (2021.6.7. ~ 25.) 대한수의사회 구인 게시판에 게시된 공고를 상시 수집해 데이터베이스화하고, 페이닥터 공개 채용의 양태와 급여 수준을 분석하고자 한다.

1. 페이닥터 채용공고 2개 중 1개는 지워진다.

일정 기간 게시판에 게시된 모든 공고를 전수 조사한 이유는, 초기 분석 시도 과정에서 과거 구인공고의 상당수가 삭제된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전년 동기(2020.6.7. ~ 25.) 채용공고 데이터를 수집하면, 생성된 206개 게시물 중 삭제된 게시물은 106개(51.4%)로 채용공고 게시물 2개 중 1개가량이 삭제되었으며, 조회 가능한 전체 기간(2007.7.12.~ 2021.6.25.)을 놓고 보더라도 마찬가지로 생성된 31691개 게시물 중 18382개(58%)가 삭제된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채용 게시판에 남겨진 과거 데이터를 후향적으로 수집하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채용시장의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실익이 없다고 보고, 추후에 공고가 삭제되더라도 모든 채용공고가 원데이터에 포함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는 데 집중했다.

2. 채용을 진행하는 병원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채용공고를 올린다.

한편, 채용공고 게시물이 남겨지지 않고 삭제되는 이유는 크게 2가지로 추측할 수 있다.

첫째, 채용이 완료되어 더이상 연락을 원하지 않는 경우.

둘째, 1페이지 채용공고 노출을 위해 같은 내용의 공고를 반복적으로 올리면서도, 잠재적 지원자에게 채용공고가 너무 잦은 병원으로 인식되는 것은 원하지 않기 때문에.

그렇다면 동물병원들이 실제로는 얼마나 잦은 빈도로 채용공고를 올리고 있을까? 조사 기간 동안 대한수의사회 채용 게시판에는 일 평균 28.8개의 게시물이 업로드되었으며, 1개 병원이 여러 포지션에 대해 공고를 올리는 중복 게시물 및 동일한 게시물을 여러 날짜에 업로드하는 중복 게시물을 모두 걸러내면 일 평균 6.9개 병원이 채용공고를 업로드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어도 분기 단위의 데이터가 수집된 뒤 분석을 수행해야 더 정확한 데이터가 산출되겠으나, 1개 병원이 채용을 위해 19일간 평균적으로 4.1개 (중앙값 3개)의 채용공고를 업로드하여, 채용을 진행하는 병원은 평균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채용공고를 올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편 병원별 공고횟수의 최댓값은 19일간 22회로, 매일 채용공고를 올리는 병원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로 채용공고 업로드횟수 상위 10% 병원의 데이터를 분리해보았으나, 채용이 다소 장기화되더라도 제시하는 급여 수준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연차별/학위별/지역별 페이닥터의 제시 급여 수준과 편차는?

조사 기간 채용공고에 제시된 연차별 진료수의사의 급여 수준 Box plot은 다음과 같다.

(1개 병원이 여러 공고를 올리는 경우 중복 자료를 제외했으며, 채용공고에서 연차별 급여를 범위로 제시하는 경우 낮은 값을 기준으로 함)

1년차(인턴) 수의사에 제시된 평균 월급여는 292만원, 중앙값은 300만원

2년차 수의사에 제시된 평균 월급여는 377만원, 중앙값은 375만원

3년차 수의사에 제시된 평균 월급여는 438만원, 중앙값은 450만원으로 나타났다.

학위자의 경우 내과 석사 수의사에 제시된 평균 월급여는 607만원, 중앙값은 667만원으로 나타났다.

야간 응급 수의사의 경우 (주 1일 기준) 평균 월급여는 159만원으로 나타났다.

*외과와 영상 석사 수의사의 경우 채용에 특수한 조건이 붙는 경우(ex. 신경계 수술이 가능한 사람, 파트 타임 근무자 등)가 많고 공고 자체의 n수가 16개 미만으로 나타나 제외함.

지역별/연차별로 살펴보면

서울 1년차 평균 277만원, 2년차 평균 363만원, 3년차 평균 427만원

경기 1년차 평균 300만원, 2년차 평균 381만원, 3년차 평균 442만원으로

연차가 같더라도 서울보다 경기권에서 월 급여가 20만원 정도 높게 제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경기 외 타 지역의 경우, 연차별 데이터 n수가 16개 미만으로 나타나 제외함.

일반적으로 채용공고들을 살펴보면 3(4)년차 이상 수의사와 내과 학위자부터 별도 연봉협상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지만, 제시되는 월 급여 데이터를 놓고 보면 연차별 격차뿐만 아니라 고년차 페이닥터와 내과 학위자 사이에도 상당한 격차가 존재한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또한, 다른 조건이 비슷하더라도 수도권 중심부에서 멀어질수록 제시되는 급여 수준도 높아지며 그 차이는 연봉으로 환산했을 때 240만원선임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병원별로 계약 형태(프리랜서 가능 여부, 연봉제/월급제 등), 점심(휴게)시간/초과근무(또는 당직)수당 여부, 식대/퇴직금 포함 여부, 주당 근로시간(주 40~45시간) 등이 상이하나 ‘급여로 제시된 액수’만을 기준으로 세전 월 급여로 환산해 분석한 데이터라는 점 알려드린다.

또한, 소동물 임상의 특성상 엄밀한 노무관리가 수행되기 어렵기 때문에, 제시된 데이터는 공고상의 데이터로 실제 근로조건을 온전히 반영하지 못할 수 있다는 점 참고하시기 바란다.

이상의 분석내용에 현업에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친다.

덧붙임. 채용공고와 교육 관련 정보를 좀 더 빠르게 찾아볼 순 없을까요?

원래는 수의사 채용시장 현황과 페이닥터의 급여 수준에 대해 분석할 목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작성하기 시작했으나, 채용공고를 살피다 보니 현재의 수의사 채용시장이 구직자와 구인자 모두에게 상당히 비효율적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습니다.

구직을 원하는 사람은 여러 사이트를 체크하며 게시물을 하나하나 확인해야 하고, 구인을 원하는 사람도 잠재적 구직자에게 더 많이 노출되기 위해 반복적으로 채용공고를 올려야 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분석에 활용한 데이터베이스 가운데 상세 급여와 같은 민감한 부분을 제외하고, 구직자가 자신의 경력과 근무조건에 맞는 공고를 찾아 게시물로 이동할 수 있는 가벼운 웹앱, TOAST를 개발했습니다. 온/오프라인 학회 및 웨비나 등 교육 관련 정보도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아, 함께 수록했습니다.

링크는 다음과 같습니다 : https://toast.softr.app

[기고] 수의사 월급여:1년차 292·2년차 377·3년차 438·내과석사 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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