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곳 없는 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동물, 동물병원에 오다

최근 수도권 확산으로 실제 임보 이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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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반려동물을 전달 받아 임시보호에 나선 동물병원

코로나19 감염으로 인해 돌볼 사람이 마땅치 않은 반려동물을 위해 동물병원이 나서고 있다.

지난 여름부터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 수의사회와 지자체가 임시보호체계를 구축했는데,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크게 확산되면서 실제 임시보호 위탁사례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경기도에 위치한 A동물병원에는 지난 15일 고양이 1마리가 이송됐다. 지역 주민이 기르던 코리안숏헤어종 고양이로, 보호자가 코로나19 감염으로 격리 입원되면서 맡아줄 사람이 없었던 것이다.

A병원 관할 시청 공무원이 확진자 가정으로부터 고양이를 전달받아 병원으로 이송했다. 혹시 모를 감염위험을 줄이기 위해 이송과 입소 과정에서 추가적인 소독을 실시했다.

이튿날인 16일에는 말티즈 품종 강아지 1마리가 같은 이유로 A병원에 이송됐다. 이에 앞선 10일경에도 반려동물 임시보호를 준비했다가 가까스로 다른 보호처를 찾은 경우도 있었다.

지난 9월 경기도수의사회와 경기도청은 코로나19 확진자 가정의 반려동물 임시보호를 위해 협조체계를 구성했다. 도내 31개 시군별로 임시보호 동물병원을 지정했는데, A동물병원도 이름을 올렸다.

확진자가 반려동물 임시보호를 요청하면 시군 담당공무원이 반려동물을 인수한 후 지정 병원에 인계한다. 10일분 비용을 선납하고, 보호자가 퇴원하면서 정산 후 데려가는 방식이다.

임시보호 비용은 보호자가 부담한다. A동물병원에도 계좌이체 방식으로 10일분 비용이 선납됐다.

세계동물보건기구(OIE) 자료에 따르면 10월까지 전세계에서 보고된 동물 코로나19 감염사례는 240건이다. 이중 개, 고양이에서는 58건이 보고됐다.

하지만 모두 사람 확진자에게서 동물로 전염된 것으로, 동물에서 사람으로의 전염은 우려되지 않는 상황이다. 동물병원에서 별도의 격리시설 만으로 임시보호를 도울 수 있는 이유다.

A병원장은 “혹시 모를 위험에 대비해 입소 과정에서 소독을 실시하고, 관리하는 직원도 방역복 등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있다”며 “위급한 상황에 도움을 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임시보호 중인 고양이와 강아지 모두 별다른 증상은 없다”고 덧붙였다.

갈 곳 없는 코로나19 확진자의 반려동물, 동물병원에 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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