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개 동물병원서 줄기세포 치료하는 日, 이제 시작단계인 韓

수의줄기세포재생의학연구회, 요코야마 아츠시 日수의재생의료학회 부이사장 초청 강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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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동물병원에서 줄기세포 치료는 아직 시작단계다. 외부기관으로의 배양의뢰가 불가능해졌지만, 병원 내 배양을 시도하기엔 인프라가 부족하고 줄기세포치료제 출시도 아직 요원하다.

반면 일본에서는 수의재생의료학회와 J-ARM 배양키트를 기반으로 동물병원의 직접 배양이 활발하다.

수의줄기세포·재생의학연구회(회장 박천식)가 8일 선릉 오렌지타워에서 제6차 정기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초청강연에 나선 요코야마 아츠시 일본수의재생의료학회 부이사장은 일본 내 동물병원의 줄기세포 활용과 자신의 임상경험을 소개했다.

요코야마 아츠시 일본 사쿠라동물병원장
요코야마 아츠시 일본 사쿠라동물병원장

다양한 내·외과 질환에 동종이식 줄기세포 적용..표준치료에 보조적 활용

2012년부터 줄기세포를 배양해 치료에 적용한 요코야마 원장은 올해 6월까지 자가이식(autograft)과 동종이식(allograft)을 포함해 235마리의 개·고양이를 대상으로 1,352회의 간엽줄기세포(MSC) 투약을 실시했다.

추간판탈출증, 골절 등 정형외과 치료뿐만 아니라 간, 신장, 췌장, 안과와 자가면역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에 모두 적용하고 있다. 간엽줄기세포가 각종 장기의 염증 완화와 조직복구, 면역조절 등에 효과를 보인다는 점에 착안했다.

요코야마 원장은 “일본에서도 척추손상이나 골절유합부전 등 정형외과에서 줄기세포 치료가 먼저 시작됐지만, 일선 동물병원에서 이런 환자가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사람에서는 자가면역질환 등 내과에서도 줄기세포의 치료효과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다는 점에 착안해 개, 고양이에게도 적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자가이식보다는 동종이식이 더 많았다. 전신마취해 지방조직을 얻고, 해당 조직에서 줄기세포를 배양하기까지 2주가량 소요되는 자가이식은 번거로운데다 이미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서는 시도하기 어렵다.

반면 동종이식은 미리 배양해둔 줄기세포를 동결건조해 보관하다가, 필요한 환자가 오면 곧장 투약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보유량에 따라 반복투여가 쉬운 것도 강점이다.

동종이식 줄기세포는 환자 건당 5~6회가량 투여했다. 요코야마 원장은 “줄기세포치료는 증상을 완화하지만 완치가 어려워 지속적으로 투약해야 하는만큼 보호자와의 신뢰관계가 필수적”이라며 “초기에 주당 2~3회 투약해 보호자가 환자 상태가 개선됐음을 느끼게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줄기세포치료는 정확한 진단과 보조적 활용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환자의 질병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에 따른 표준치료를 중심으로 하되, 줄기세포치료를 옵션으로 활용하라는 것이다.

요코야마 원장은 “줄기세포를 먼저 제시하면(1st option) 보호자나 다른 수의사들에게 받아들여지기 힘들다”며 “가령 표준적인 치료에서 스테로이드가 지시되지만 너무 많이 사용해 합병증이 심하다면 줄기세포의 도움을 받아 휴약을 시도하는 식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 : 요코야마 아츠시 원장 발표자료)
(자료 : 요코야마 아츠시 원장 발표자료)

200여개 동물병원이 줄기세포 사용하는 日..한국은 이제 시작단계

줄기세포치료제 정식 출시도 요원..동물병원 배양 도울 인프라 필요

이날 요코야마 원장이 소개한 일본의 동물용 줄기세포 치료 관리제도는 국내 가이드라인과 유사하다.

세포치료제로서 당국의 품목허가를 받은 의약품을 사용하거나, 동물병원이 치료 목적으로 직접 배양하면 사용할 수 있다.

요코야마 원장은 “일본에서도 아직 동물용의약품으로 출시된 세포치료제는 없다”며 “200여개 동물병원이 병원 내에서 직접 줄기세포를 배양해 활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벤치와 배양기, 원심분리기, 액체질소보관용기 등을 갖춘 세포배양실을 동물병원 내에 설치하는 방식이다. 일본에서는 손쉽고 안전하게 줄기세포를 배양할 수 있는 J-ARM키트가 보급된 것도 강점이다.

요코야마 원장은 “줄기세포를 사용하는 동물병원의 95% 이상이 J-ARM키트를 사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수의줄기세포재생의학연구회 박천식 회장
수의줄기세포재생의학연구회 박천식 회장

반면 국내에서는 아직 줄기세포를 직접 배양해 치료에 활용하는 동물병원이 많지 않다. 세포배양실을 갖추는데 약 3천만원 이상의 시설비가 필요한데다 배양업무를 전담할 직원과 관련 전문교육 문제도 넘어야할 산이다.

이날 세미나에 참여한 한 동물병원장은 “예전에는 심한 아토피나 중증의 만성신장병 등에서 줄기세포 치료로 좋은 효과를 봤다”면서도 “외부에 줄기세포 배양을 의뢰할 수 없게 되면서, 현재는 줄기세포를 쓰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동물용 줄기세포치료제의 국내 정식 출시도 아직은 요원하다.

반려견용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는 대한뉴팜㈜ 관계자는 “올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해왔지만, 인보사 사태 등의 이슈로 당국이 점점 강화된 기준을 요구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르면 내년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천식 회장은 “대학 동물병원을 제외하면 일선에서 시설을 갖춰 실제로 배양해 사용하는 곳은 몇몇에 그치고 있다”며 “국내에서도 J-ARM키트처럼 간편하면서도 안전성을 신뢰할 수 있는 배양기반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천식 회장은 “장기적으로는 연구회가 일본의 수의재생의료학회처럼 동물병원 각각이 줄기세포 배양능력을 제대로 갖췄는지 확인하고, 보호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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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개 동물병원서 줄기세포 치료하는 日, 이제 시작단계인 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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