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동물약품 온라인 불법 판매, 네이버·쿠팡 검색제한 필요하다

불법 거래 방조하며 중개수수료 챙기는 꼴..네이버쇼핑은 일부 검색어 이미 제한

등록 : 2021.01.07 17:03:16   수정 : 2021.01.07 17:03:47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농림축산검역본부가 동물용의약품의 인터넷 불법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온라인 신고센터를 정식 개설했다.

불법 판매자를 처벌하기 위한 신고도 필요하지만, 불법 판매행위를 빠르게 차단하기 위한 접속차단, 검색어 제한 등 플랫폼 사업자(통신판매중개자)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약품 불법판매도 네이버쇼핑, 쿠팡 등 인터넷 쇼핑 플랫폼을 매개로 진행되는데, 이들 거래가 당사자 간의 문제라 할 지라도 플랫폼이 불법 판매로 수수료 수익을 얻는 셈인만큼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불법 판매글 빨리 내려야 하는데..방통위 심의는 두 달 기다려야

의약품 관리당국에 판매글 삭제 요청권 주려는 약사법 개정도 불발

현행 약사법은 의약품의 인터넷 판매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판매행위가 불법일뿐만 아니라 온라인 판매를 알선하거나 광고하는 것도 금지되어 있다. 의약품 판매글을 쇼핑몰에 게시하기만 해도 처벌받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동물용의약품의 불법 온라인 판매는 고질적인 문제다. 군소 통신판매업자나 해외 직구 구매대행자가 네이버쇼핑이나 쿠팡, 11번가 등 대형 인터넷 쇼핑몰 플랫폼에 입점해 고객을 찾는 형태다.

이들 불법판매업자를 처벌해도 또 다른 업자가 판매글을 올린다. 불법임이 명백하다 해도 경찰에 고발해 수사를 거쳐 처벌에 이르기까지 시간은 흐르고, 그 동안 불법유통은 계속된다. 이 같은 형태의 반복이다.

불법판매업자를 처벌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판매글이 빠르게 삭제되거나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노출되지 않게 만드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금도 법적으로는 이 같은 노출제한 조치가 가능하다.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인터넷 정보는 방송통신위원회 심의를 거쳐 접속제한조치를 받을 수 있다.

앞서 대한수의사회 불법동물진료신고센터도 이 같은 절차를 통해 동물약품 불법 판매 사이트 접속 차단을 이끌어낸 바 있다.

문제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는 것이다. 방통위 심의가 밀려 있다 보니 접속제한 결정까지 빨라야 2주, 통상 2개월가량 소요된다.

본지가 최근 동물용의약품을 해외로부터 불법 유통해 인터넷으로 판매한 업체 한 곳을 찾아 검역본부 온라인 신고센터를 통해 조치했지만, 판매글은 얼마간 그대로 유지됐다.

경찰에 신고를 접수한 지 약 3주가 지나서야 판매중지 상태로 전환됐는데, 늦었지만 방통위에 차단을 요청하는 것보단 대체로 빨랐던 셈이다.

해당 업체는 네이버쇼핑에 입점한 곳이었다. 이처럼 네이버쇼핑이나 쿠팡 등 플랫폼 사이트에 불법 의약품 판매글이 올라와 있어도, 식약처나 검역본부 등 의약품 관리부처에서 직접 관리할 방법도 없다. 정보통신서비스는 방송통신위원회, 통신판매중개업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소관이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는) 의약품 불법판매에 관한 자료 제출은 요청할 수 있지만, 해당 쇼핑몰의 입점을 취소하거나 게시글을 삭제하라고 강제할 권한은 없다”면서도 “중개업자뿐만 아니라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에도 협조를 요청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개선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윤소하 전 의원이 약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정보통신망을 통해 의약품 불법유통이 이뤄지는 경우 식약처장 등이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에게 사이트 차단과 게시물 삭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하지만 정보통신서비스 관할이 식약처가 아닌 방통위라는 점에 가로막혀 개정은 불발됐다. 사이트 차단은 방통위 심의를 거치는 형태를 유지해야 한다는 취지다.

검역본부 동물용의약품 온라인 불법 판매 신고센터

검본, 온라인 신고센터에 불법 판매글 삭제조치 요구 기능 추가

플랫폼 검색을 아예 막아야..정부·통신판매중개업자 책임 있는 역할 촉구

그럼에도 의약품 온라인 유통 단속은 판매업자 처벌과 판매사이트 차단이 모두 필요하다는 점은 분명하다.

검역본부는 5일 온라인 신고센터를 정식 개설하면서 판매글의 삭제조치 요청 기능을 추가했다.

민원인이 찾아낸 동물약품 불법 판매사례가 경찰에 신고해야 하는 건이라 해도, 검역본부에 요청하면 판매사이트의 관리자에 판매글 삭제조치를 요구하는 조치를 추가로 진행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불법 판매글에 대한 조치를 요청해도 ‘관할 당국을 통해 진행해달라’며 잘 들어주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네이버쇼핑은 이미 일부 동물용의약품의 불법 판매를 막는 검색어 제한을 적용했다

의약품 온라인 불법판매를 일일이 찾아내 신고하는 것보다 입점이나 검색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인터넷으로 불법 유통되는 동물용의약품은 반려동물의 심장사상충예방약이나 구충제 등 몇 가지 주요 제품으로 압축된다.

몇몇 제품명과 성분명만 쇼핑몰에서 검색되지 않도록 막거나 입점을 아예 제한한다면, 불법 유통을 보다 효율적으로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검역본부에 접수된 동물용의약품 불법 온라인 판매 관련 민원은 209건에 달하지만, 문제된 제품의 종류는 20개 미만인 것으로 알려졌다. 막아야 할 대상이 그리 많지 않은 셈이다.

네이버쇼핑은 일부 제품에 이 같은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항암효과를 두고 논란에 휩싸였던 펜벤다졸, 알벤다졸을 검색하면 ‘동물용의약품의 온라인 판매는 불법’이라는 안내와 함께 검색결과가 제공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일부에만 그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동물용의약품에 검색어 제한을 적용한 것은 주요 플랫폼 중 네이버쇼핑이 유일한 것으로 확인된다. 그나마도 대부분의 주요 약품이 검색가능한 상태에 머물러 있는 데다가, 영문검색 등 빠져나갈 구멍도 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플랫폼에 검색어 제한을 요청해도 들어주지 않는다. 정부 관련 기관에 문의하라는 답변”이라면서 “업체가 일일이 검색해 신고하는데는 한계가 있다. 불법 행위인만큼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플랫폼을 운영하는 통신판매중개업자의 책임 있는 대처도 촉구했다.

이 관계자는 “(플랫폼이) 중개만 할 뿐 거래 당사자의 책임이라고는 하지만, 엄연히 중개 수수료를 챙기는 구조 아니냐”면서 “의약품 온라인 판매를 방조하며 플랫폼이 불법 수익을 거두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검역본부 관계자는 “(플랫폼에) 불법 판매행위에 대한 관리를 요청하면 대체로 협조가 잘 되는 편이다. 검색어가 제한된 사례는 관련 요청이 거듭됐던 품목”이라고 설명했다.

반복되는 불법 판매글에 대해 경찰 신고와 판매글 삭제 요청을 철저히 시행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검색어 제한 조치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