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습후기] 미국 West Los angeles 동물병원―제주대 수의대 김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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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기간 : 2015년 2월 2일 ~ 2월 20일

후기 작성 및 사진 :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 본과4학년 김혜림

수의대 학생으로 보내는 마지막 겨울방학에 가장 의미 있고 진로선택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무언가를 생각하던 중 미국 내 동물병원으로의 Externship을 결심하게 됐다.

타 국가로 면허를 취득하여 활동하는 수의사 분들도 많이 계시고 직업적으로 어떤 생활을 하는지, 우리나라에서 일하는 것과 비교하여 어떤 점이 다른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IVSA(세계수의학도협의회)에서는 수의과대학 학생이 타국 기관에서 실습할 수 있도록 중개하는 개인 Exchange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방법이 내 Externship을 가장 잘 계획할 수 있을 것 같아 공지가 나자마자 신청했다.

개인 포트폴리오, 자기소개서 및 지원동기서 그리고 교수님 추천서까지 많은 서류를 준비하여 지원했고 운이 좋게 합격하였다. 2차 합격 후에도 미국 내 병원배정이 생각보다 쉽지 않았지만 우여곡절 끝에 확정을 받아 LA에 위치하고 있는 VCA West Los angeles animal hospital에서 실습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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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소개

내가 다녀온 VCA West Los Angeles animal hospital은 미국 전역에 걸쳐 약600여개의 동물병원을 가진 VCA(Veterinary Centers of America) 체인의 동물병원 중 하나이다.

이곳은 1)General practice의 업무, 2)Referral hospital로의 업무 그리고 3)Teaching hospital로서의 기능도 담당하는 개인 동물병원으로, 미국 내 가장 큰 동물병원 중 하나다. 52명의 수의사 선생님과 수많은 스텝들이 일하는 큰 규모를 자랑한다.

월요일에서 일요일까지 24시간 운영되고 주로 개와 고양이가 내원하는 Small animal hospital이다.

VCA West LA 동물병원은 응급의학과, 내과, 종양, 치과, 일반외과, 정형외과, 심장의학과, 신경과, 재활의학과 등 14개 진료과로 구성되어 있다. 응급의학과를 제외한 모든 과는 예약제로 운영된다.

특히 병원에서 인상 깊었던 것은 1년의 인턴과정을 거치면 레지던트로서 병원에 남을 것인지를 결정해, 더 나아가 스페셜리스트로 공부하고 전문의로 일할 수 있는 제도가 잘 확립되어 있다는 점이었다.

     

Extern의 일과

매일 오전 7시30분, 아침 라운딩을 시작으로 실습이 시작된다.

인턴 선생님들이 입원환자의 상태를 보고하고 처방이나 향후 치료방향 등을 설명하며, 레지던트 및 스페셜리스트 선생님과 함께 당일의 케이스 중 인상 깊거나 중요한 주제에 대해 심도 깊게 토론하는 시간을 가진다.

아침 라운딩이 끝나면 당일 배정받은 Doctor를 찾아가서 진료를 참관하는 것으로 일과가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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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tern 일과)

나와 함께 실습을 하였던 Extern학생은 펜실베니아 주립대 수의학과4학년 학생이었다. 여기 병원에서 하는 Extern이 정규 교과과목 중 하나라고 했다. 나의 짧은 영어소통능력으로 인해 잘 알아듣지 못할 때 다시 풀어서 설명 해주고 미국학교생활과 문화도 소개해 주는 등 많은 도움을 주었다.

우리가 주로 머물러있던 곳은 인턴실이었다. 케이스가 많은 날은 Doctor를 따라다니면서 진료를 참관했지만 그렇지 않을 때에는 인턴실에서 책을 찾아본다 던지 논문을 보고 선생님께 질문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저녁 6시에는 모든 선생님들이 입원환자가 있는 케이지를 회진하며 환자상태를 보고하는 라운딩을 한 후 하루를 마무리했다.

또한 매주 수요일 오후 3시 인턴들의 Book club과 목요일 오후 7시에 journal club에도 참가하도록 허가해 주어 더 많은 공부를 할 수 있었다.

      

병원에서.. 

인상 깊었던 곳은 한국에서 보기 드물었던 종양내과(Oncology)와 재활의학과(Rehabilitation)이었다. 반려동물 종양만을 위한 치료시설이라니 믿을 수 없었지만 하루에도 많은 반려동물들이 화학요법(Chemotherapy)과 방사선치료(Radiation therapy) 등의 항암치료를 받고 있었다.

특히 방사선 치료 장비는 사람 종양에 사용되는 것보다 훨씬 고가의 장비이며 할리우드 스타나 유명인사, 거부들의 반려동물이 치료를 받고 있다고 한다.

종양내과의 Dr. Chretin과 Dr. Hazzarh은 많은 케이스를 보여주셨고 Oncology journal club에 초대 해 주시는 등 나의 많은 질문에도 열심히 답변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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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CA west los angeles animal hospital 일층에는 재활치료시설(Rehab)이 아주 크게 자리 잡고 있었다. 일정에는 없었지만 투명 유리창으로 보이는 특이한 시설에 호기심이 생겨 방문하게 됐다.

처음 보는 각종 도구들과 말로만 들어본 Water pool시설에서의 물리치료를 참관했다. 주된 환자는 개였고 억지로 진료에 참가를 요구하기보다는 간식 등으로 주의를 끌면서 동물 스스로 자발적으로 치료에 참가하게 하는 방법이 인상적이었다.

침술과 한방치료도 병행 실시하고 있다는 사실도 인상 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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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Ophthalmology)의 Dr.Chang은 안과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이번 3월 21일에 서울대학교에 안과 강연을 오신다며 강의도 해주시고 cryosurgery(냉동수술)도 보여 주시는 등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또한 General practice와 Emergency, Shadowing Interns등을 하면서는 케이스를 보고 혈액검사를 해석하는 방법이나 필요한 검사 등의 질문을 하여 바로 논문과 책으로 공부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신경과와 심장의학과는 보다 전문적인 분야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이곳 VCA에서는 미국 전역의 소동물 수의사를 대상으로 하는 세미나도 정기적으로 개최되고 있었다. 매주 수요일에는 Free meal이 제공되어 직원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점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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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낀 점

처음 병원을 지정받고 구글 검색을 해볼 때 엄청난 병원크기에 압도당했던 것 같다. 직접 가서 경험해보니 병원 안에서의 바쁜 일상과 내원하는 환자수도 어마어마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인턴들의 생활이 한국에서 보았던 인턴생활과 많이 다르지는 않았지만 레지던트와 스페셜리스트 선생님 등 전문가와 대화할 기회가 많았고, 또 그분들이 먼저 다가가서 엄청나게 알려주고 공부를 시킨다는 점이었다.

그리고 수의테크니션 분야가 잘 정착되어있고 무척 전문적이었다. 따로 병원 내에서 테크니션을 상대로 수의사 선생님들이 정기적으로 교육을 맡아 진행하는 것도 특이했다.

허가 하에 참가했던 Book club이나 저널클럽도 학교에서 배운 것 보다 훨씬 심도 있는 내용을 다뤘다. 이론 공부 후에 케이스에 적용하여 서로 토의해보는 부분은 특히 많이 배워야 할 점이라고 생각했다.

앞으로 임상수의사로 일하려면 공부하고 또 공부하는 것만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생각을 하며 이번 실습후기를 마친다.

[실습후기] 미국 West Los angeles 동물병원―제주대 수의대 김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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