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스틴 무어 미국수의과대학 협회장이 서울대서 전한 HAB의 중요성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인간·동물 유대관계와 인공지능(AI) 특별 세미나 개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과 수의과학연구소가 26일(목) 오전 10시 수의대 바이오노트 강의실에서 특별 세미나를 개최했다.
‘수의학 분야에서 인간·동물의 유대관계와 인공지능(AI)의 적용’을 주제로 열린 이번 세미나에서는 미국수의과대학협회(AAVMC) 현 회장인 Rustin M. Moore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 학장(미국수의외과전문의, DACVS)과 Herny K. Yoo 웨스턴대학교 외래교수가 연자로 나섰다.
이들은 28~29일(토~일) 열리는 2025년 제8회 부산수의컨퍼런스 참석차 한국을 찾았다. Bruce L. Truman BLT Technology and Innovation Group 회장, Daniel Read NAVC Chief Growth & Integration Officer, Meghan R. Golden NAVC Chief of Staff 등도 함께 내한했다.
이영락 부산광역시수의사회장, 김영기 부산수의컨퍼런스 위원장 등 부산수의컨퍼런스팀은 올해 3월 미국을 방문해 이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부산수의컨퍼런스에 초청한 바 있다.
러스틴 무어 회장을 비롯한 방문객들은 한국 입국 후 부산으로 이동하기 전 서울대 수의대 동문인 헨리유 교수의 연결로 이날 서울대를 방문해 조제열 학장을 비롯한 서울대 수의대 교수진과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서울대 수의대가 아시아 유일의 AVMA(미국수의사회) 인증대학인 만큼, AVMA 인증을 비롯해 다양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첫 번째 연자로 나선 러스틴 무어 학장은 자신의 중간 이름이 인천상륙작전을 이끈 더글러스 맥아더(Douglas MacArthur) 장군의 이름을 따 맥아더(MacArthur)라는 점과 수의사였던 자신의 종조부가 한국전쟁에 참여했었다는 점 등 한국과의 인연을 밝히며 강의를 시작했다.
그는 인간-동물 유대관계(HAB, Human-Animal Bond)의 개념과 직면 과제, HAB의 중요성에 대해 강의했다.
러스틴 무어 학장은 과거부터, HAB, 원헬스, Zooeyia, 동물복지 등을 강조해 왔으며, HAB의 중요성을 강조한 책 ‘Unleashing the Bond’를 펴내기도 한 저자다. 현재 두 번째 책 출간을 앞두고 있다.
러스틴 무어 학장은 “미국 가구의 70% 이상이 반려동물 키우고, 반려동물 보호자의 95% 이상이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긴다”며 “노숙자가 반려동물 때문에 보호소 입소를 거부하거나, 가정 폭력을 당하는 여성이 반려동물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라 집을 떠나지 않는 등 HAB는 매우 강력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HAB가 수의사와 보호자의 신뢰 관계, 수의학 서비스의 질 향상, 보호자의 정서적 웰빙, 고객충성도 및 고객순응도 등과 연관되어 있다며 수의학 임상 현장에서도 HAB가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강조했다.
러스틴 무어 학장은 반려동물 양육이 사람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긍정적인 영향에 관해서도 설명했는데, PTSD를 겪던 군인이 반려견을 키우면서 PTSD를 극복하고 수의사가 된 실제 사연을 소개해 관심을 받았다.
강의 후에는 미국 수의사 부족 현상, 소동물 임상 쏠림 현상, 수의사의 직무스트레스와 번아웃 등 다양한 주제의 질의응답과 의견 교환이 이어졌다.

두 번째 강의는 헨리유 웨스턴대학교 외래교수가 맡았다.
1971년 서울대 수의대를 졸업하고 수의사 면허를 취득한 헨리유 교수는 미국으로 건너가 동물병원을 운영하며, 미국수의사 국가시험(NAVLE) 출제위원으로 활약하는 등 굵직한 경력을 남겼다. 특히, 지난 2021년 WVC에서 DEI(Diversity, Equity, Inclusion) 상 수상자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헨리유 수의사는 인공지능(AI)과 원격의료가 수의학의 미래를 얼마나 바꿀 수 있는지를 주제로 강의했다. 그는 AI와 원격의료가 미국수의사 부족 현상의 한 해결책이 될 수도 있다고 전했으며, 실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AI와 원격의료의 장점 및 활용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러스틴 무어 학장, 헨리유 수의사를 비롯한 방문객들은 국내 동물병원 견학, 부산수의컨퍼런스 참가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