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대생에게 전한 동물원에 코끼리가 없는 이유

청주동물원 김정호 수의사, 동물원 수의사와 동물원의 방향성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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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동물원 김정호 수의사(사진)가 4일 열린 제5회 청수콘서트에서 동물원 수의사의 활동을 소개했다.

자신의 저서와 같은 제목의 ‘코끼리 없는 동물원’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김정호 수의사는 동물원 수의사의 역할과 동물원이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소개했다.

1997년 문을 연 청주동물원은 2014년 환경부로부터 서식지외보전기관으로 지정됐다. 동물원의 일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동물, 원’의 배경이기도 하다.

김정호 수의사는 동물원 동물의 사육환경개선을 강조하며 청주동물원 사례를 소개했다.

정형행동을 반복하는 표범을 위해 두 개의 동물사를 연결하는 구름다리를 설치해 이동 범위를 넓혔다. 반달가슴곰, 호랑이의 서식공간을 넓히고 행동풍부화 요소를 추가하는 등 사육환경을 리모델링했다.

김정호 수의사는 “사육환경이 개선되면서 동물들의 행동이 더욱 풍부해졌다”며 현재 수달사를 개선하기 위한 공사를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동물원 수의사의 역할도 소개했다. 김정호 수의사는 “자체적으로 치료하기 힘든 케이스는 적극적인 협진을 통해 치료율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호랑이의 치과 치료, 다리가 부러진 무플론의 골절 수술, 사자의 자궁축농증 등을 외부 전문 동물병원과의 협진으로 해결했다.

서식지외보전기관으로서의 역할에도 주목했다. 동물원이 전시·오락 목적에서 나아가 토종 야생동물의 보호·연구·교육의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청주동물원에서 지내던 백로, 독수리, 황조롱이 등의 야생동물은 적절한 재활훈련을 거쳐 자연서식지로 방사됐다. 반면 사람에 의해 길들여진 오소리는 동물원에서 보호를 받는다.

그러면서 청주동물원이 지향하는 4R을 강조했다.

토종 야생동물 보호(Rescue), 동물복지를 위한 행동풍부화와 건강검진(Responsibility), 동물원에서 자연서식지로 연결(Release), 토종 야생동물 위주의 동물원으로 난방비용 등 에너지 절약(Reduction)한다는 것이다.

동물원 수의사 수요에 대한 질문에 김정호 수의사는 “동물원 수의사 정원이 많지는 않다”면서도 “동물원법이나 야생동물법 개정에 의해 앞으로 동물원에서 의무적으로 채용해야 하는 수의사의 수가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물원에 대한 일부 시민의 부정적 인식에 대한 질문에는 “전시 목적이 아닌 생태계에 도움을 주는 동물원이 된다면 인식이 바뀔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정호 수의사의 저서인 ‘코끼리 없는 동물원’에서 동물원 수의사의 삶과 동물원 존재에 대한 고민을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수의대생에게 전한 동물원에 코끼리가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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