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방역의 이론 및 실제` 출간기념 이완규 충북대 수의방역대학원장을 만나다

등록 : 2021.06.07 18:15:35   수정 : 2021.06.07 22:51:59 윤서현 기자 dbstjgus981218@gmail.com

우리나라는 구제역(FMD), 조류인플루엔자(AI),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등의 국가재난형 동물감염병으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과 가축의 집단 살처분 등에 대한 사회적 갈등이 증가하고 있지만, 현장 중심 방역전문가를 교육할 전문교육 기관이 전무했습니다.

이에 농림축산식품부가 국내 동물감염병 현장 중심 전문가를 양성하기 위해 4년간 180억원을 투입하는 ‘농식품기술융합 창의인재양성사업(동물감염병분야)’을 공모했습니다. 이 사업에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이 최종 선정되어 건국대 수의대(역학기술개발), 전북대 수의대(방역방제)와 함께 컨소시엄 형태를 이룬 수의방역대학원을 설립하고 올해 3월 첫 신입생을 선발했습니다.

수의방역대학원에 입학한 신입생에게는 매년 500만원의 장학금과 첨단 교육 인프라가 제공됩니다. 또한, 야간과 주말에 운영되는 특수대학원 석사과정으로 효율적인 시간 활용이 가능합니다. 방역현장에 필요한 맞춤형 교육을 받은 후에는 국가동물방역을 책임지는 동물감염병 방역전문가로 활동하게 됩니다.

지난 5월 31일, 수의방역대학원에서 국내 최초로 수의방역전문서적인 <수의방역의 이론 및 실제>를 번역 출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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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roen Dewuf와 Filip Van Immerseel이 집필한 <Biosecurity in Animal Production and Veterinary Medicine>의 번역본으로, 충북대학교 수의방역대학원장을 맡고 있는 이완규 교수님을 비롯한 국내 21명의 교수진이 공동번역 한 책입니다.

국내 첫 수의방역전문서적 출간을 기념해 수의방역대학원장이자 충북대 수의대에서 30년째 수의세균학을 가르치고 있는 이완규 교수님을 만나봤습니다.

1. 국내 최초로 수의방역대학원에서 수의방역 관련 전문서적 <수의방역의 이론 및 실제>를 출간한 것을 축하드립니다. 수의방역대학원 원장님의 소감이 궁금하네요.

작년 여름부터 책 출간을 기획했는데, 1년이 지나 드디어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홀가분하고 감개무량합니다. 생각보다 책을 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라고 느꼈던 것이, 21명의 교수가 참여해서 각자의 이견을 조율하고 분담하고 여러 차례 교정과정을 거쳐야 했습니다. 그 작업에 1년이 걸렸네요. 마침내 결실을 맺은 것 같아 감회가 새롭습니다.

2. 이번 서적 출간 계기와 활용 계획은 무엇인가요? 또, 예상 독자는 누구인가요?

수의방역대학원 설립이 결정된 게 작년 3월인데요, 제일 먼저 해야 할 일이 교과목을 개발하고, 그 교과목에 맞는 교과서·참고도서를 준비하는 일이었습니다.

사실 수의방역에 관한 교과서 수준의 참고도서가 우리나라에 없는 실정이라 무엇보다 교과목에 맞는 기본 교과서를 빨리 준비해야 했습니다. 기본 교과서는 교수들이 집필해도 되지만, 짧은 시간 안에 성과를 내려면 이미 완성된 교과서 급의 원서를 구해서 짧은 기간에 번역하는 게 가장 효율적입니다. 그래서 외국의 원서를 찾다가 수의방역의 이론과 실제가 포함된 벨기에 Ghent 수의과대학의 방역 관련 교수들이 주축이 되어 만든 <Biosecurity in Animal Production and Veterinary Medicine>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내용이 가장 최신이었고, 교과서로도 적합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책은 방역, 위생, 소독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과서로 사용할 계획입니다. 학생들의 교과서도 되지만 농장에 있는 수의사나, 농장주, 농장관리자, 다양한 축산·수의 분야에서 방역의 기본 입문서의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내용도 쉽고, 이론뿐만 아니라 이론을 현장에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실제도 함께 담겨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양돈장의 방역 부분에는 방역의 기본 원리와 함께 출입할 때 장화의 위치, 출입자의 샤워방법, 옷을 갈아입는 방법 등 구체적이고 세세한 부분을 매뉴얼처럼 써놓았습니다. 따라서, 농장관리자부터 축산·수의 분야 관계자들이 모두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3. 이 서적이 갖는 의미와 서적을 통해 기대하는 효과는 무엇인가요?

이 책의 가장 큰 의미는 수의방역에 관한 교과서적인 지침서가 처음으로 우리나라에 나왔다는 것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이 책을 구심점으로 앞으로 집필될 다른 책들이 하나하나 더해지면 수의방역이라는 학문적 체계가 확고히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이제 막 수의방역이 학문적으로, 실제적으로 시작이 됐다는 뜻입니다.

또, 우리나라가 그동안 구제역이나 AI, ASF 등 국가재난형 질병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학문적으로나 교과서적인 지침서가 없었는데, 교과서 수준의 수의방역에 대한 지침서가 출간됨으로써 이 책을 바탕으로 수의방역이 체계화된다는 의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굉장히 기념비적인 책이 될 것 같습니다. 앞으로 돼지나 닭처럼 축종별 방역에 관한 방역지침서를 1년에 1개 정도씩 계속 번역을 하거나 집필하여 출간할 계획을 갖고 있습니다.

4. 국내 최초의 수의방역 전문서적이라 출간하기까지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습니다. 준비하면서 어려움은 없으셨나요?

빠른 시간 안에 출간하려고 노력하고, 21명의 교수가 참여하다 보니 책의 눈높이를 조율하는 게 어려웠습니다. 더군다나 번역서이기 때문에 번역의 조율, 번역의 톤 등 번역서가 갖는 어려움도 있었습니다. 교정을 3회 이상 받았죠.

그럼에도 출판사인 OKVET에서 여러 가지 신경을 써주고 조정역할을 해줬기 때문에 최선을 다할 수 있었습니다. 수정판과 개정판을 거쳐 앞으로도 계속 보완을 할 생각입니다.

5. 수의방역대학원이 크로넥스, 코쿤, 중앙백신연구소, 이지켐 등과 업무협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 이런 협약의 목적과 현재 진행 상황이 궁금합니다.

수의방역대학원은 국가재난형질병이 계속 발생하면서 국가가 수의방역전문가의 필요성을 자각하게 되고,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창의인재양성사업이라는 교육사업의 일환으로 방대한 국가 예산을 투입해서 매년 석사급 이상의 방역전문가를 양성하자는 취지로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수의방역대학원은 교육뿐만 아니라 10개의 연구과제도 진행됩니다. 연구 책임교수가 10명이 있죠. 각 기업이 강점을 갖는 주요 연구 테마를 수의방역대학원의 연구자와 함께 교육으로 연결하고 있습니다.

크로넥스는 수의방역복에 관한 연구개발을 같이하고, 코쿤은 ICT를 활용한 스마트 농장을, 중앙백신연구소는 참여기업으로 들어와 닭 아데노 백신 개발을 하고 있습니다. 이지켐은 사람과 굉장히 비슷한 해부학적 구조를 가진 미니피그를 가지고 이종장기 개발 연구를 합니다. 얼마 전에는 옵티팜과 MOU를 맺었는데요, 수의진단업무에 대한 상호교류와 더불어 김현일 대표(수의사)를 수의방역대학원 겸임교수로 초빙할 예정입니다.

이렇게 기업들이 참여하게 되면, 강의, 현장실습, 논문작성을 통해 산학연이 같이 수의방역 연구와 교육을 할 수 있게 됩니다. 백신 생산을 예로 들었을 때 백신의 생산과정부터 전체적인 이론까지 다룰 수 있죠.

더군다나 충북대학교가 주관기관이 되어서 건국대학교 수의과대학과 전북대학교 수의과대학까지 세 개의 수의과대학이 컨소시엄 형태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기업과의 MOU는 교육과 연구를 같이 할 수 있는 외연을 넓혀준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추후 다른 기업들과도 MOU를 체결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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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말씀을 들어보니 수의방역의 범위가 굉장히 넓은 것 같습니다. 교수님은 어디까지가 수의방역의 영향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수의방역은 꼭 소, 돼지, 닭과 같은 농장동물, 산업동물만을 위한 개념이 아닙니다. 나아가 반려동물에 관계된 방역도 필요합니다. 반려동물과 사람 간의 전파나 감염을 컨트롤하는 것은 수의사의 역할이기 때문에 그 자체도 크게 보면 수의 방역에 들어갑니다. 반려동물의 결핵이 사람의 결핵과 연관성이 있는 것이 그 예시입니다. 원헬스(one-health) 차원의 방역도 중요한 것이죠.

농장동물뿐만 아니라 수생동물, 실험동물, 반려동물, 특수동물 할 것 없이 모두 방역이 필요하므로 이 책은 양돈, 가금, 말, 개, 수산, 양식, 실험동물 등 수의학이 다루는 모든 영역을 수의방역의 대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7. 작년 성봉수의학술제에서 교육 연구 대상을 받으셨고, 현재 수의방역대학원장도 맡고 계십니다. 다양한 방면과 실적으로 충북대학교를 대표하고 계신데, 개인적인 목표, 또는 연구자로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1991년도에 발령을 받아 올해 30주년이 되었습니다. 수의세균학 교수로서 30년을 근무하고 앞으로 정년까지 5년이 남았는데, 그 전에 수의방역대학원을 잘 안착시켜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는 교육기관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게 개인적인 목표입니다.

연구자로서는 아직도 끝없이 달려가고 싶습니다. 요새 우리 연구 실험실에서 중요한 연구가 4~5개가 동시에 진행이 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관심이 있는 것은 ‘장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 연구입니다.

최근 원헬스 차원에서 다양한 노화나 발암, 정신 질환까지 모두 마이크로바이옴이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국가 바이오 5대 연구 테마에 들어갈 정도로 중요하기 때문에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기능을 밝히고 그것을 자원화, 소재화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것이 연구적인 목표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목표로는 테니스를 좀 더 잘 쳤으면…(웃음).

테니스를 좋아해서 매년 천 명 정도 모이는 전국교수테니스대회에 참가하는데, 젊었을 때 준우승을 한 적이 있습니다. 퇴임 전에 다시 한번 4강에 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웃음).

8. 마지막으로 수의방역전문가를 꿈꾸는 학생들과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제가 생각하기에, 능력 있는 수의사는 모두 수의방역전문가가 될 수 있습니다. 수의방역전문가를 꿈꾼다는 것은 각 분야의 능력 있는 수의사가 되는 것과 일치한다는 뜻입니다.

임상을 하거나, 공무원이 되거나, 농장동물의 컨설팅 수의사가 되거나 또 다른 분야로 진출하더라도 수의방역은 다 연관성이 있습니다. 수의방역이 수의사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고, 수의학의 각 분야에서 항상 신경을 써야 하는 전문분야라고 생각했으면 좋겠습니다.

다양한 수의학 분야에서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면 그곳에서 필요로 하는 수의방역이 있을 것이고, 그 필요로 하는 수의방역을 더 강화하고 전문화하는 프로세스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수의방역전문가이기 전에 능력 있는 수의사가 되어야 합니다. 수의방역전문가가 하나의 목표라기보다 수의사가 진출할 수 있는 모든 분야에서 수의방역은 필수로 들어가야 하는 일이기 때문이죠.

끝으로, 이 책이 널리 홍보되어 수의사만이 아니라 전체적인 산업계에서 방역의 지침서가 되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람을 말해봅니다.

윤서현 기자 dbstjgus981218@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