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다만, 너` 수의대생·수의사의 이동식 동물장묘 스타트업

등록 : 2021.04.12 15:10:22   수정 : 2021.04.12 15:11:27 김민서 기자 alstj9678@hanmail.net

동물 관련 스타트업 창업에 수의사뿐만 아니라 수의과대학 재학생까지 직접 나서는 사례는 이제 드물지 않습니다.

헬스케어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사료, 돌봄 등 다양한 분야로 영역을 넓히고 있는데요, 동물장묘업에 주목한 수의대생 스타트업 ㈜다만너도 그중 하나입니다.

데일리벳 학생기자단이 제주대 수의대 재학생과 졸업생이 함께 만든 다만너를 만났습니다.

(왼쪽부터) 신정협, 송영록, 박환훈

Q.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송영록(이하, 송) : 안녕하세요, 현재 제주대학교 수의과대학 본과 4학년 재학중인 송영록입니다. ㈜다만너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박환훈(이하, 박) : 안녕하세요, 제주대 수의대 본과3학년 박환훈입니다. 마찬가지로 ㈜다만너 공동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신정협(이하, 신) : ㈜다만너의 기술고문을 맡고 있는 신정협입니다. 제주대 수의대를 졸업한 수의사입니다.

 

Q. 다만너를 소개해주신다면

공통 : ‘다시 만날, 너를’이라는 뜻을 가진 ㈜다만너는 이동식 반려동물 장묘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수도권을 비롯해 많은 지역에서 이미 자리잡은 고정 시설 형태의 반려동물 화장시설과는 다릅니다.

 

Q. 어쩌다 함께 창업을 하게 됐나요?

공통 : 각자 군복무 등으로 학년은 다르지만 몇 년째 친하게 지내온 친구 사이입니다. 비슷한 점도 많고 다른 점도 많지만 평소 창업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경제적 자유를 꿈꿔왔습니다.

수의사라 하면 외부에서는 대부분 전문직, 안정적인 직군으로 인식하고 있죠. 물론 전문직도 맞고, 타 직군에 비해 안정적인 부분도 있지만 저희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사회인이 아닌 학생 신분일 때의 도전은 좀 더 값진 일이고 ‘밑져야 본전이다’는 패기도 있었던 것 같아요(웃음).

이러한 계기들로 ‘최대한 늦기 전에 뭐라도 한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도전을 하게 됐죠.

 

Q. 창업을 꿈꾸게 된 계기가 따로 있나요?

: 대학교 입학한 후 쭉 경제적인 부분에 관심이 많았어요. 어떻게야 경제적 자유를 이룰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았습니다. 개인사업자도 내보고 학생 신분에는 과분한 수익을 얻기도 했죠. 이를 통해 많은 부분을 경험하고 배웠습니다.

이와 함께 수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도 있다 보니 그 장점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면을 항상 생각하며 사업 분야도 고민했습니다. 그러다 이번에는 개인사업자가 아닌 법인으로 창업하게 됐습니다.

: 처음에는 창업이라는 거창한 생각보다는 ‘학생 신분으로 쉽게 접할 수 없는 경험’이라는 생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여러 사업을 하신 아버지의 모습을 어릴 때부터 지켜보며 자랐기에 사업에 대한 관심과 동경도 자연스레 생겼습니다.

‘송’과 마찬가지로 경제적 자유를 이루고 싶은 욕망도 가지고 있고, 저희의 사업 아이템이 정말 실현 가능할 지에 대한 호기심 또한 계기이겠네요.

 

Q. 스타트업을 설립하게 된 과정이 궁금합니다

: 작년에 저와 ‘신’이 제주대학교 산학협력단의 LINC+사업단 산하 창업동아리 활동을 1년동안 하였습니다.

반려동물에 IoT(사물인터넷)를 적용시킨 생태계를 만드는 프로젝트였는데요, 이 과정에서 창업에 대한 유사 경험과 교육을 많이 받았습니다. 1년여의 활동이 과분하게도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죠.

이 과정에서 평소 뜻이 맞던 ‘박’이 함께 하게 되면서 지금의 법인을 설립하게 됐습니다.

공통 : 개인사업자와 다르게 법인사업자를 설립하는 과정, 관련 규제 및 행정절차 등 모든 부분이 상당히 생소했습니다. 학생 신분이다 보니 법인 설립에 들어가는 자본금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었죠.

또한 정부지원사업에 지원하면서 저희 생각과는 다른 의견들을 많이 듣게 되었고 저희의 안일했던 부분에 대해서도 많은 고찰을 하게 되었습니다.

저희 세 명이 친구사이라는 점도 장점이자 단점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각자 개성이 강하다 보니 의견을 종합하는 과정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서로 공과 사를 잘 구분하며 뜻을 맞추고 있습니다. 가끔 언성이 높아지기는 해도 주먹다짐은 아직 없었네요(웃음).

 

Q. 이동식 반려동물 화장장은 불법으로 알고 있는데, 사업 아이템을 이동식 동물장묘로 선정한 이유가 있을까요?

공통 : 2017년 농림축산식품부와 동물장묘업계 조사에 따르면, 매년 국내 반려동물의 약 5%가 사망한다고 추정할 때 이중 동물장묘업체를 통해 화장된 비율은 약 18%에 그쳤습니다. 전체 반려동물의 약 1%가 매년 사망하여 동물장묘업체를 통해 화장되는 셈이죠.

(이와 관련해 정운천 국민의힘 의원은 2020년 국정감사에서 매년 사망하는 국내 반려동물이 40만여마리로 추정되는 반면, 합법적인 동물장묘업체에서 처리되는 비율은 약 8.5%인 3만4천여마리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편집자주)

현재 전국에 약 50여개소의 고정시설 반려동물 장묘업체가 운영되고 있는데요, 제주도에는 장묘시설이 없습니다. 제주도에서도 반려동물 개체수와 관련 산업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장묘시설이 필요하지만, 2018년 원희룡 지사가 추진한 도립장묘시설은 난항을 겪었습니다.

도민들의 수요는 있지만 (장묘시설) 설립이 힘든 이유를 알아보던 과정에서 이동식 장묘서비스가 제주도에 가장 적합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현재 이동식 동물장묘는 ‘입법불비’인 분야입니다. 법이 명확히 없다 보니 관련 사업을 영위하는 것을 불법으로 취급하고 있습니다. 제주도를 비롯해 전국적으로 몇몇 업체가 이러한 ‘불법행위’를 자행하고 있죠.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차량에 화장로 등을 설치해 이동하면서 반려동물 사체를 화장하는 영업형태는 동물보호법이 요구하는 동물장묘업 시설 요건을 갖추지 못해 불법이라는 입장이다-편집자주)

저희는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이념으로 반려동물의 장묘 문화의 발전과 정착에 이바지하는 것 또한 수의사라는 직업의 숙명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규제 샌드박스’라는 제도를 통해 위 사업을 합법적으로 도전할 생각입니다. 나아가 관련법의 입법에도 힘을 쏟을 예정입니다.

이 과정이 순탄치 않을 것을 저희 모두 잘 알고 있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Q. 이동식 동물장묘 외에도 도전하고 싶은 분야가 있다면?

공통 : 반려동물 통합 플랫폼을 구축하는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에서 자세한 사항을 밝힐 수는 없지만,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반려인들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어플리케이션 개발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중국시장 진출과 관련 사업 구상도 구체화하고 있고, 반려동물 산업에서 국내 1호 유니콘 기업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웃음).

 

Q. 학업과 병행하기에 굉장히 버거울 것 같습니다

공통 : 외부적으로 눈에 띄는 성과가 없기에 겉으로는 티를 내지 못하지만, 사실 상당히 힘든 과정입니다. 수의대 본과생의 학업이 사실 여유롭지는 않으니까요.

다들 임상수의사를 꿈꾸며 대학원 진학도 고려하고 있어 학업에도 상당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사업도 병행하려고 하니 정말 몸이 2개라도 부족한 상황이죠.

하지만 단순히 학생이라 사업을 병행하는 것이 힘든 것이 아니라, 추후 수의사로서 사회인이 되어도 타 분야의 일을 병행하는 일이 힘들 것임을 알기에 이 과정을 오히려 받아들이고 즐기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수의대생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수의학과는 타 학과에 비해 전문화된 지식을 학습하는 곳이라 꽤나 폐쇄적인 집단입니다. 그래서 다양한 경험/직업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보기 힘들다고 생각합니다. 수의사가 되면 더욱 그럴 것입니다.

여러분께서 학생임을 명심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학생’이기에 누릴 수 있는 다양한 배움의 장이 있습니다. 여러 활동을 통해 다양한 사람과 부담없이 교류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과 만나는 경험은 우리의 생각을 넓혀주고 융합된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줄 것입니다.

‘왜 이런 것까지 해야 하지?’가 아니라 ‘왜 이런 것들을 안 했을까?’라는 의문을 던질 줄 아는 수의대생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마지막으로 수의사의 길을 같이 함께 될 동료들이 될 텐데, 열정적인 모습을 스스로에게 그리고 서로에게 보여주며 더 멋지게 성장하는 우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김민서 기자 alstj9678@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