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상 기준 수의임상교육 재편에 공감대‥의대처럼 현장 중심으로

설문조사 응답자 88%가 ‘도움될 것’..응급·치과·행동학 등도 반드시 배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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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증상을 기준으로 수의임상 교육을 개편하고, 기초-임상 교육의 연계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수의과대학협회 류판동 교육위원장은 20일 대전 인터시티호텔에서 열린 OIE 권고 졸업역량 개발 공청회에서 ‘수의과대학에서 반드시 배워야 하는 역량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자료 : 한국수의과대학협회 교육위원회)
(자료 : 한국수의과대학협회 교육위원회)

증상 중심 교육에 긍정적..응급·치과·행동학도 반드시 가르쳐야

한수협 연구진이 12월 4일부터 열흘간 온라인으로 실시한 이번 설문조사에는 600여명의 수의사와 수의대생이 참여했다.

환자 증상을 기준으로 임상교육을 재편해야 한다는 지적에 설문 참가자 대다수가 공감했다. ‘증상에 초점을 맞춘 교육이 수의대 졸업생의 진료역량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고 응답한 비율은 약 88%에 달했다.

앞서 연구진은 수의대 졸업생이 대응할 수 있어야 하는 핵심 임상증상 65개를 초안으로 제시했다. 진료현장에서 흔히 접하거나, 초기 단계에서 적절히 대응하지 못할 경우 위중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것들로 선별했다. (본지 12월 4일자 ‘갓 졸업한 수의사도 다룰 줄 알아야 할 환자 증상은’ 참고)

이번 설문에서는 핵심 교육대상에 포함되어야 할 추가 항목도 조사했다. ▲CPR을 비롯한 응급의학 ▲치과진료 ▲백신을 포함한 예방의학 ▲인지장애, 분리불안을 포함한 행동학적 증상 등이 복수의 설문참여자로부터 거듭 제안됐다.

반드시 배워야 할 핵심 임상증상을 선정한 후에는 각 증상별로 감별진단, 치료계획수립, 연관 임상술기 등 세부 학습목표를 세우는 작업이 이어질 전망이다.

증상에 따른 문제해결 과정을 도식화한 스키마(SCHEME)을 구성하여 병력청취-신체검사-진단검사-환자교육으로 이어지는 진료수행지침(CPX)을 만들고, 이 과정에서 필요한 임상술기(OSCE)를 제작하는 것이 과제다.

이렇게 만들어진 CPX와 OSCE를 대학에서 교육하고, 국가시험에서 이를 평가하는 것이 의과대학의 방식이다.

이번 설문에서는 이러한 후속작업에 대한 제언도 포함됐다. 채혈 등 검체 채취 술기, 중성화수술부터 기본적인 문진 요령과 진료기록 작성(charting) 등도 수의대에서 반드시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동물병원 경영이나 보호자 커뮤니케이션 스킬 등 진료외적인 역량에 대한 교육도 복수의 응답자들로부터 강조됐다.

(자료 : 한국수의과대학협회 교육위원회)
(자료 : 한국수의과대학협회 교육위원회)

의과대학식 교육으로 개편해야..`책에서 벗어나 임상 현장으로`

이러한 증상 기반 교육을 실제 수의과대학 현장에 적용하기 위해 필요한 개선점으로는 ‘이론수업 기간을 줄이고 현장 실습교육 기간을 늘리는 의과대학식 구성 도입’이 49%로 가장 높은 찬성표를 얻었다. 임상교육 강화를 위한 임상과목 교수진 확충이 25%로 그 뒤를 이었다.

수의학교육 개선을 위한 조언을 구하는 주관식 질문에는 100개가 넘는 제언들이 쏟아졌다.

기초-임상과목의 연계부터 수의사국가시험 실습시험 도입, 임상분야 논문작성 및 논문검색 능력 향상, 전염병학 패러다임에서 벗어난 역학교육 강화 등 다양한 과제들이 제안됐다.

수의과대학과 의과대학 교육을 모두 경험한 참가자의 제언도 눈길을 끌었다.

“수의과대학 졸업 후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했다”고 본인을 소개한 한 설문 참가자는 의과대학에서 실시하는 계통형 블록강의, CPX·OSCE 도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 참가자는 “수의대 생활을 돌아보면 그저 책, 수업 중심이었고 어느 누구도 임상 상황에 대해서는 이야기해주지 않았다”며 “의사처럼 국가시험에서 실기역량을 평가하고, 고객을 응대하며 병력을 청취하는 부분도 중점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증상 기준 수의임상교육 재편에 공감대‥의대처럼 현장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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