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수의사회 “부산대 수의대 신설, 명분도 실리도 없는 혹세무민”

부산대가 제시한 수의대 신설 명분 3가지 조목조목 반박


0
글자크기 설정
최대 작게
작게
보통
크게
최대 크게

한국고양이수의사회(KSFM, 회장 김지헌)가 부산대학교의 수의대 신설 시도를 강력히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고양이수의사회는 “최근 불거지는 부산대학교 수의과대학 신설 움직임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대한수의사회 산하 단체로써 전국 2만 2천 수의사와 대오를 맞춰 협회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동원해 부산대 수의대 신설을 저지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고양이수의사회는 특히, 부산대가 수의대 신설 명분으로 내세운 근거 세 가지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우선, ‘거점국립대학 중 유일하게 부산대에만 수의대가 없어 부산지역 학생이 다른 지역 수의대로 진학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에 대해 “지방거점대학 수의대에 서울 출신 학생이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만 봐도 학교의 위치는 수험생의 선택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며 (부산과 멀지 않은) 대구와 진주에 수의대가 있는데 수험생이 불편하다는 주장이 얼마나 공감을 불러올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산지역의 수의사가 인구 대비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주장도 반박했다.

고양이수의사회는 “로지스틱 곡선을 활용한 모델링 통계에 의하면 부산지역 동물병원의 포화 임계값은 315개소로 현재 추세라면 2031년에 이르러 300개소를 돌파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부산대가 발표한 수의과대 비전 2040에 의하면 2030년까지 수의과대 기반을 구축하는 도입기로 보고 있다. 그런데 실상은 학과의 도입기를 거치자마자 부산지역 동물병원은 완전 포화에 이르게 된다”고 전했다.

부산지역에 개원도 할 수 없을 만큼 동물병원이 집결한 현실에서 지역에 수의사가 부족하다는 말에 누가 납득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실제 아이엠디티 데이터랩의 분석에 따르면 부산지역 동물병원은 2031년 포화상태 임계값의 95%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 바 있다(https://www.dailyvet.co.kr/news/170470).

마지막으로 ‘인수공통전염병, 가축전염병 관리가 중요해졌음에도 부산지역 가축방역관 숫자가 부족하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가축방역관의 숫자가 부족한 것은 수의사 숫자가 부족해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가축방역관이 부족한 것은 적체된 인사, 과도한 업무량, 임상 수의사와 비교할 때 자괴감을 안겨주는 낮은 대우 등이 결합한 구조적 문제라는 것이다.

고양이수의사회는 “수의사 배출 숫자를 늘리면 가축방역관이 많아질 거라는 얘기는 항아리 바닥에 구멍이 뚫렸는데 그 구멍을 메우기보다 더 많은 물을 부으면 된다는 아둔한 주장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고양이수의사회는 “이처럼 부산대의 수의대 신설 움직임은 학교가 드는 어떤 근거로 봐도 명분도 실리도 없는 언어도단에 빠진 혹세무민에 불과하다”며 “지금 수의계는 한가하게 수의대 신설을 논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높아진 국민의 기대 수준에 맞는 전문가가 되기 위해 어떻게 하면 더 높은 수준의 대학교육 시스템 구축할 것인지를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부산대는 해묵은 지역감정에 편승한 대학 이기주의를 그만두고, 대한민국 동물권 발전을 위해 유력대학이 할 수 있는 사회적 역할에 대해 고민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한편, 부산대학교가 10월 27일 교육부에 수의과대학 설립요청서를 제출한 이후 수의대 신설 시도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고양이수의사회에 앞서 대한수의사회, 부산시수의사회, 인천시수의사회, 대전시수의사회, 경기도수의사회가 연이어 ‘부산대 수의대 신설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고양이수의사회 “부산대 수의대 신설, 명분도 실리도 없는 혹세무민”

Loading...
파일 업로드 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