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신년사] 이병렬 KAHA 회장 “수의사 직업윤리·동물 안전 무시되지 않도록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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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한국동물병원협회 회원 및 데일리벳 독자 여러분!

2022년 임의년 새해에 여러분의 가정에 행복만 가득하길 바랍니다.

지난 2021년은 동물병원에 어려움이 가득한 한해였습니다.

수의사 처방제 확대·시행 등 성과도 있었지만, 진료비 게시, 사전고지, 진료비 공시 내용을 담은 수의사법 개정안이 국회를 최종 통과했습니다. 빠르면 올해부터 동물병원에 영향을 미칠 규제가 시행됩니다.

동물 정책에 동물 분야의 최고 전문가인 수의사의 의견이 무시되는 일도 많았습니다.

고양이 중성화사업 실시 요령(TNR 실시요령)이 개정되는 과정에서 몸무게 2kg 미만, 수태 혹은 포유 중인 개체의 수술이 논란이 됐습니다. 분명 수의학적인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전문가인 수의사 의견을 무시한 채 여론몰이에 휘둘려 요령이 개정되고 말았습니다.

길고양이 TNR 사업 수술비는 수년 동안 대략 12만원 정도로 책정되어왔습니다. 수술전검사도 생략하고 진찰료, 수액처치, 통증관리, 술부소독, 약품비, 주사처치, 마취, 수술, 기구소독과 준비까지 12만원에 시행하는 것이 과연 동물의 건강과 복지를 책임지는 수의사로서 ‘봉사와 희생’이라는 명분으로 해야 하는 행위인가요?

대부분 지역에서 30~40만원에 시행되는 마당개 중성화사업도 마찬가지입니다. 외부에서 생활하며 예방관리가 미흡한 경우가 많은 마당개에게는 심장사상충 등 기저질환 검사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하지만, 제대로 검사를 하고 수술을 하기에 터무니없이 적은 비용이 지원되고 있습니다.

이는 보호자들에게 수술 전에 설명하는 내용과는 반대되는 절차를 수의사 스스로 위반하는 것이며, 동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것입니다.

관납 광견병 백신 접종비도 대부분 5천원에 그치고 있습니다. 2014년 질병관리본부의 발주로 시행된 <예방접종비용 산정방안연구>에 따르면, 적정원가 분석에 의한 예방접종비는 21,361원이었습니다. 국가에서 무료로 백신을 지원해줬을 때를 전제로 한 금액이며, 8년간의 물가상승률을 고려하면 적정 접종비는 더 상승합니다.

한국동물병원협회는 길고양이 TNR, 마당개 중성화, 관납 광견병백신처럼 수의사의 직업윤리와 동물의 안전을 무시한 채, 말못하는 동물이라고 필요한 의료행위 절차까지 생략해야 하는 일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변화도 없습니다. 언제까지 수의사의 권리를 포기하고 대답 없는 메아리만 외쳐야 할까요? 각개전투로는 승리할 수 없으며, 공동의 목소리로 함께 하지 않으면 절대 이룰 수 없습니다. 회원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동참이 필요합니다.

새해에는 임상수의사들의 한 마음 한 뜻이 되어 우리의 권익이 한 발 향상되길 기대합니다.

한국동물병원협회 회원 및 데일리벳 독자 여러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감사합니다.

2022년 1월 1일 한국동물병원협회장 이병렬

[2022 신년사] 이병렬 KAHA 회장 “수의사 직업윤리·동물 안전 무시되지 않도록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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