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있는 모견 배 가른 번식장 업주, 1심서 징역형 법정구속
화성 번식장 일당 제왕절개·안락사·약품 주사에 동물보호법·수의사법 유죄 선고
화성에서 1,400여 마리 규모의 대형 번식장을 운영하면서 살아 있는 모견을 커터칼로 개복해 자견을 꺼내고, 질병 등을 이유로 개 여러 마리를 안락사시키고, 백신·항생제를 자가 투약한 일당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수원지방법원(형사10단독, 판사 서진원)은 지난달 15일 동물보호법, 수의사법 및 건축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화성 번식장 대표 A씨에게 징역 1년 6개월 및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부대표격 운영진 B씨에게는 징역 1년 2개월을 선고하고, A씨와 B씨를 법정구속했다.
번식장의 본부장 C씨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3년을, 직원 D씨와 E씨에게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들에게는 120~200시간의 사회봉사도 함께 명령했다.

대표가 커터칼로 개복하고, 실장이 탯줄 자르고, 팀장이 봉합
15마리 안락사, 127마리 불법 자가진료 인정
法 “극단적 생명경시 사상”
해당 화성 번식장에서는 2023년 9월 당시 김동연 전 경기도지사까지 나섰던 대규모 민·관 합동 동물 구조가 펼쳐졌다. 개 1,400여 마리를 구조해 동물보호단체와 경기도가 나누어 보호했다. 수의사들도 긴급 중성화 봉사를 연이어 펼쳤다.
당시 현장에서는 제왕절개 수술과 안락사, 백신·항생제 투여 등 동물학대 및 불법 진료 정황이 포착됐다. 수원지방검찰청이 2024년 12월 이들을 조직적인 동물학대와 불법 자가진료 혐의로 기소했다.
1심 판결문에 따르면, 해당 번식장은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투자금을 받아 모견을 배정하고, 모견이 자견을 생산해 판매할 경우 일정액의 판매 배당금을 투자자에게 지급하는 ‘브리딩 계약’ 방식으로 운영됐다.
수의사가 아닌 이들 일당은 번식장에 사육 중인 개들에게 백신·항생제를 투여하는 등 불법 자가진료를 벌이고, 병들거나 늙은 개를 직접 안락사시켰다.
재판부는 이들 일당이 2022년 5월부터 2023년 8월까지 홍역에 감염됐거나 의심된 개 11마리, 노견 2마리, 질병이나 장애가 있던 강아지 2마리에게 썩시닐콜린 성분의 약품을 주사해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을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판단했다.
불법 자가진료 혐의도 인정됐다. 이들 일당이 2020년 7월부터 2023년 7월까지 개 127마리에 대해 백신, 항생제를 포함한 동물용 의약품을 주사한 것을 두고 “수의사가 아님에도 동물의약품을 개들에게 투여하는 등의 무면허 진료 행위를 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 일당이 살아 있는 모견의 배를 갈라 자견을 꺼낸 행위를 두고서 동물보호법과 수의사법 위반 혐의를 함께 인정했다.
2023년 6~7월경 번식장 내에서 출산을 앞두고 있던 포메라니안 품종 모견이 의식을 잃고 쓰러지자, 부대표 B씨가 현장 상황을 총괄 관리하는 가운데 대표 A씨가 커터칼로 모견의 복부를 절개하여 자견을 꺼냈고, 직원인 D씨와 E씨가 자견의 탯줄을 자르고 모견의 복부를 비의료용 실로 봉합했다. 이들 일당이 함께 불법 자가진료에 나선 셈이다. 그 과정에서 모견은 폐사했다.
재판부는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질병 진단 결과를 인용하면서 이들 일당이 아직 살아 있던 모견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고 판단했다. 모견의 절개된 복부에서 소량의 출혈과 염증 세포가 관찰된 만큼, 병리학적으로 생체 반응이 있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설령 자견을 구하기 위한 의사가 있었다 하더라도, 동물병원에 데려가는 등 적절한 조치 없이 그 자리에서 모견을 개복하는 행위는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일반적으로 허용될 수 있는 행위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행위는 ‘경제적인 이익을 위해서라면 동물의 생명은 얼마든지 빼앗을 수 있다’는 극단적인 생명 경시 사상에 기초하고 있다”면서 “동물의 생명 보호, 안전 보장 및 복지 증진에 정면으로 반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A씨 등 피고 일부는 1심 재판 결과에 불복해 항소에 나섰다. 화성 번식장 구조를 이끌었던 동물보호단체 연합 ‘루시의 친구들’이 이들의 엄벌을 요구하며 벌인 온라인 서명에는 1만 명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