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복지 축산으로 돼지 키우면서 좋아진 점과 나빠진 점은

돈마루 안형철 대표, 검역본부 동물복지 세미나 강연 ‘돼지는 건강해졌지만..돈은 덜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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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온라인으로 개최한 ‘사람과 동물의 조화로운 공존’ 동물복지 세미나에서 돈마루 안형철 대표가 돼지의 동물복지축산을 소개했다.

안 대표는 동물복지 축산으로 전환하여 좋아진 점으로는 돼지가 건강해졌고, 좋은 파트너들과 거래하게 됐다는 점을 꼽았다. 나빠진 점으로는 경제성을 지목했다.


돼지 키우는 도중에 사육시설 뜯어고치기 어렵다

스톨 없앤 군사 서열다툼 관리 중요..단미는 불가피 측면

안형철 대표는 동물복지축산농장 인증을 받은 성지농장과 조암농장 사례를 소개했다. 성지농장은 모돈장, 조암농장은 위탁장이다. 성지농장은 2015년 인증을 받은 국내 1호 동물복지축산인증 돼지농장이다.

성지농장에서 태어나 조암농장을 거쳐 출하된 동물복지 한돈은 돈마루 브랜드로 마켓컬리, 신세계 백화점 등으로 공급된다.

성지농장의 동물복지축산 전환에는 구제역이 전화위복이 됐다. 2011년 구제역으로 성지농장 돼지들이 살처분됐고, 돼지가 없는 기간 동안 동물복지 사육을 위한 시설공사를 진행한 것이다.

반대로 돼지를 키우고 있는 농장에서는 동물복지 사육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다는 점을 지목했다. 돈사를 새로 짓다시피 뜯어고쳐야 하는데, 그러자면 돼지가 없어야 하고, 전환기간 동안에 매출이 사라지는 셈이기 때문이다.

돈마루 안형철 대표는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국내 돼지는 1%도 안된다. 관행적인 축산으로도 크게 손해보지 않는 상황에서 무리한 투자를 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동물복지 축산으로 인한) 영업손실을 일부라도 보전해줘야 동물복지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동물학대 논란이 있는 새끼돼지 꼬리자르기(단미)에 대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단미를 중단했을 때 자돈 폐사율이 40%까지 치솟았다는 것이다.

사육틀(스톨)을 아예 없애거나 선택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군사 사육의 어려운 점도 소개했다.

서열싸움이 심하면 유산이나 사망까지 이어지는만큼 농장주와 직원이 서열싸움이 격화되지 않도록 돼지를 분배하고 스트레스를 덜어주는 세심한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위탁장에서는 동물복지의 핵심으로 기본에 충실한 사양관리를 꼽았다. 밀사되지 않는 공간에서 사료와 물을 잘 공급받고, 아프면 따로 격리하고, 의약품은 수의사의 처방을 받고, 돼지를 이동시킬 때 때리지 않는 등이다.

 

최고·최선은 아니지만 올바른 방향..경제성은 단점

동물복지 축산 전환 유도할 컨설팅·지원 필요

안형철 대표는 “현재의 동물복지 축산이 최고나 최선은 아니다”라면서도 “생산자 입장에서 좀더 올바른 방향으로 가는 전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동물복지 축산으로 전환하면서 돼지 폐사율이 낮아지고 건강해졌다는 점을 지목했다.

관행농 시각에서는 동물복지 기준이 과도하다고 느껴지는 반면, 어렵게 인증 받은 동물복지 축산조차 대중의 인식이나 기대치와는 괴리되어 있다는 고민도 토로했다.

동물복지 축산에 경제성이 부족하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동물복지 축산의 단점이라는 것이다. 사육규모가 줄고 단가가 오르지만 그만큼 찾는 사람이 많지는 않다.

안 대표는 “설문조사에서는 동물복지 축산을 좋아한다는 응답이 많지만, 그만큼 소비로 이어지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내가 먹는 고기가 어떻게 키워지고 만들어지는지 관심을 갖는 소비자들이 조금씩 늘고 있다. 그들에게 선택의 기회를 드리는데 일조하고자 한다”고 전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나 컨설팅 필요성도 제기했다. 동물복지 축산환경을 어떻게 갖출 수 있는지 컨설팅하고, 동물복지 축산으로 전환하면서 생기는 1년가량의 생산공백기에 대한 기회비용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동물복지 축산으로 돼지 키우면서 좋아진 점과 나빠진 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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