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만복 전남대 교수, FASAVA 2026에서 기본에 충실한 각막 검사 강조
각막의 색과 표면에 담긴 단서, 기본적인 검사로 읽는다

제14회 아시아·태평양 소동물수의사대회(FASAVA Congress 2026)가 10월 31일~11월 2일(토~월) 대만 타이베이 난강전람관 제2전시장에서 열렸다. 11월 1일(일) 진행된 안과 세션에서는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정만복 교수(아시아수의안과전문의)가 연자로 나섰다.
기본 장비와 체계적인 검사에서 시작하는 각막 진료
정만복 교수는 기본적인 장비를 활용해 각막 질환을 진단하고 평가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정 교수는 “고가의 장비를 갖추는 것보다 안구의 해부와 생리를 이해하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병변을 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특히 눈물막과 각막 표면의 미세한 변화, 전안방의 염증, 안압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육안 소견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병변에는 세포검사(cytology)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정 교수에 따르면, 건강한 각막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각막 자체뿐 아니라 안검, 결막, 안방수, 안압 등 주변 구조와 환경을 함께 살펴야 한다. 눈물막은 지질층, 수성층, 점액 성분으로 구성되므로 안검과 눈물샘, 결막 술잔세포의 이상이 각막 표면의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
또한 각막 상피의 손상은 심한 통증과 포도막염을 동반할 수 있으며, 기질의 염증은 섬유 배열을 변화시켜 투명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 각막 내피는 수분 조절과 투명도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한 번 손상되면 회복이 어렵기 때문에 포도막염이나 지속적인 안압 상승으로 내피 기능이 손상되지 않도록 조기에 원인을 관리해야 한다.
확대경부터 눈물량 검사까지, 정해진 순서로 꼼꼼하게
정만복 교수는 확대경과 광원 등 기초적인 장비만으로도 각막 상태를 평가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해진 검사 순서를 일관되게 따라야 주요 소견을 놓치지 않고 결과를 체계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했다.
각막 표면 질환이 의심될 때는 눈 주위 피부와 안검도 자세히 살피고, 필요하면 피부과와의 협진을 통해 관련 피부 질환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눈물 부족과 각막 질환의 연관성을 확인하는 기본 검사로는 눈물량 검사(STT)를 강조했으며, 고양이에서도 활용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각막의 미세한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조명 방향과 관찰 각도에 변화를 줄 필요가 있다. 정면 관찰만으로 놓칠 수 있는 각막의 거칠어짐(corneal roughness)을 확인하기 위해 측면 조명을 활용하고, 확대경으로 여러 각도에서 관찰해야 한다. 특히 각막 표면에 맺히는 빛의 반사상인 Purkinje image를 면밀히 관찰해 눈물막과 각막 표면의 상태를 평가할 수 있는데, 반사상의 형태가 불규칙하거나 불안정하면 표면 이상을 의심할 수 있다.
전안방과 안압을 평가할 때는 검사 결과를 다른 임상 소견과 함께 해석해야 한다. 홍채가 보이는 정도와 혼탁의 위치 관계를 살피면 병변이 각막, 전안방, 수정체 중 어디에 있는지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된다.
정 교수는 또한 안압 측정값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녹내장을 단정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각막의 두께와 물성, 병변 및 측정 위치가 측정값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다른 녹내장 소견이 뚜렷하지 않다면 반복 측정과 경과 관찰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경미한 변화도 세포 검사로
정 교수가 특히 강조한 검사는 결막과 각막의 세포검사였다. 눈곱, 세포 침윤, 각막 궤양이 있거나 결막의 충혈과 여포가 관찰되는 경우, 육안상의 변화가 경미하더라도 세포검사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육안 관찰만으로는 염증의 성격과 감염 여부를 충분히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검사 결과는 치료제 선택뿐 아니라 보호자에게 질환의 경과와 장기 관리 필요성을 설명하는 데도 중요한 근거가 된다. 감염이 의심되는 병변에서는 필요에 따라 배양 및 항생제 감수성 검사를 병행한다.
각막 색깔에 담긴 눈 건강의 단서
정만복 교수는 이어 각막의 색깔을 병변의 성격과 위치를 추정하는 단서로 제시했다. 푸르거나 희게 보이는 각막에서는 부종을 고려하고, 상피의 장벽 기능과 내피의 수분 조절 기능을 함께 평가해야 한다.
보호자가 각막 부종을 백내장으로 인식할 수 있으므로 혼탁의 위치를 구분하는 과정도 중요하다. 각막 내피의 위축/변성 치료에서는 약물과 수술적 접근을 소개했으며, 투명도뿐 아니라 수포와 궤양 형성을 줄여 통증을 완화하는 목적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붉은색을 띠는 각막에서는 신생혈관의 깊이와 주행을 관찰해 병변의 위치를 추정한다. 표재성 혈관과 심부 혈관을 구분하고, 눈물막 부족이나 안검 이상, 만성 자극 등 원인을 찾아야 한다.
검은색을 띠는 각막에서는 만성 염증과 자극 여부를 확인하고, 눈꺼풀이 완전히 닫히지 않는 등 각막 보호 기능에 이상이 있는지 평가해야 한다. 특히 제5번·제7번 뇌신경의 이상으로 각막 보호 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약물 치료만으로 한계가 있어, 각막을 보호하기 위한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고양이 각막괴사증에서도 지속적인 자극, 단두종의 구조적 특성, 눈물막 이상 등을 함께 살펴야 한다고 했다.
정 교수는 각막의 신생혈관을 무조건 제거 대상으로 보아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신생혈관은 만성 병변의 단서인 동시에 손상된 각막의 회복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혈관을 없애기 위해 강한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접근을 경계한다고 설명했다. 정만복 교수는 “염증 억제와 각막 보호라는 치료 목적을 구분하고, 병변의 원인과 상태에 맞춰 약물의 강도와 사용 기간을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검사에 근거한 약물 선택과 병원 간 협력으로 통증·시력 손상 줄여야
정 교수는 마지막으로 항생제의 선택과 사용 방법이 각막 상피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부적절한 약제 사용은 상피 치유를 지연시킬 수 있으므로, 경험적으로 약물을 추가하기보다 검사 결과에 근거해 치료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정만복 교수는 “기본 검사에 충실하고, 동물병원간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환자의 통증과 시력 손상을 줄이는 핵심”이라고 강조하면서 강연을 마무리했다.
이무림 기자 moorhim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