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 반려견 암 및 악액질 바이오마커 규명..글로벌 관심 집중

박순석 원장, 정규식 교수 등 공동연구..25마리 반려견 분석 결과, Molecular Oncology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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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반려견 암 및 악액질(cachexia) 조기진단에 활용할 수 있는 바이오마커를 규명해 관심을 받고 있다.

정규식 전 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학장(대구한의대학교 특임교수), 박순석동물메디컬센터 박순석 원장(경북대학교 수의과대학 겸임교수) 등이 함께 수행한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Molecular Oncology에 게재됐다(Circulating microRNA signatures of cachexia and cancer in Canis familiaris as a comparative oncology model for human disease).

특히, 해당 연구는 학술지 출판사인 Wiley가 보도자료로 배포하면서,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심각한 근육 소모 증후군인 악액질(Cachexia)은 노화로 인한 자연적인 근감소증이나 기아 상태와 구별되는 복합적인 대사증후군이다. 전신 염증반응과 대사장애로 점진적인 근 손실이 발생한다.

특히, 암 같은 만성질환에서 잘 나타난다. 암 환자의 50% 이상이 악액질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한 악액질은 임상증상 악화, 면역력 저하, 삶의질 감소, 치료반응 저하, 사망률 증가로 이어진다. 암 관련 사망의 20% 이상이 악액질에 의해 직접적으로 유발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문제는 악액질의 객관적인 진단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체중감소 추이 확인이나 BCS, MCS 등 주관적인 평가 방법이 활용된다.

연구진은 “이러한 방법은 근육량 감소 초기 단계에 민감하지 않을 수 있다”며 “근육 소모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객관적이고 민감한 비침습적 바이오마커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25마리 반려견의 악액질 및 종양 여부

연구진은 7~17살 노령견 25마리를 대상으로 연구를 수행했다. 실험동물이 아닌 반려견이었다.

25마리 중 수컷이 11마리(중성화 7, 미중성화 4), 암컷이 14마리(중성화 10, 미중성화 4)였다.

이 중 13마리는 정상군, 12마리는 악액질군으로 분류됐다. 조직학 및 영상 진단을 한 결과, 25마리 중 14마리는 암 환자였다. 악액질군 중 75%(9마리)가 암을 가지고 있었다. 암과 악액질의 높은 연관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정상군(n=13)과 악액질군(n=12)의 혈청 miR-15a(A), miR-15b(B), miR-16(C), miR-140(D), miR-148a(E), miR-148b(F) 상대적 발현 수준 평가(qRT-PCR). 악액질이 있는 개에서 일부 혈중 miRNA 발현이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연구진은 비침습적 마이크로RNA(miRNA) 바이오마커 후보 9개를 qRT-PCR을 통해 측정했다.

그 결과, 악액질 그룹에서 miR-15a, miR-15b, miR-16, miR-140 4가지 miRNA의 혈중 농도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그중에서도 miR-16이 가장 강력한 진단 지표로 확인됐다.

또한, 암에 걸린 암컷 개에서 miR-140 수치가 유의미하게 낮아진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수컷에서는 이러한 차이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신호전달과 악액질로 인한 전신 염증이 관여하는 억제 기전이 일치했다”며 miR-140이 암컷 암에 대한 성별 특이적 바이오마커 후보로 가치가 높다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실험동물이 아닌, 사람과 생활환경을 공유하는 반려견을 대상으로 수행됐다. 사람의 암 진단 및 연구에도 활용할 수 있는 비교종양학(Comparative Oncology) 모델로서 잠재력을 가진 셈이다. 반려동물 임상에서 얻어진 연구 성과가 사람의 암과 난치성 질환 연구로 확장될 수 있음을 보여준 원헬스(One Health)와 중개의학의 대표적인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Wiley는 이번 연구 결과를 보도자료로 작성해 전 세계 언론사에 배포했다. 논문 출판사가 직접 연구의 학술적 가치를 높이 평가한 것이다.

실제 해당 논문은 현재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Altmetric에 따르면, 논문 발표 하루 만에 Attention Score 40점을 기록하며 전 세계 3,320만여 편의 연구성과 가운데 상위 5%(95 percentile)에 올랐다. 또한, 비슷한 시기에 Molecular Oncology에 게재된 논문 가운데 온라인 관심도 1위를 기록 중이다.

제1저자인 박순석 박사는 “반려견 암 연구가 사람의 암 연구로 이어지는 비교종양학의 가능성을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점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혈액검사만으로 반려견의 암 관련 악액질을 조기에 진단하고 객관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반려동물 암 환자의 조기 진단과 예후 관리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교신저자인 대구한의대학교 정규식 교수는 “반려견은 사람과 유사한 생활환경에서 암이 발생하고 생물학적 발병 기전 역시 매우 유사해 비교의학 연구에 적합한 모델”이라며 “이번에 규명된 마이크로RNA 바이오마커는 반려동물의 건강 증진은 물론 향후 인간의 암과 악액질 진단 및 치료기술 개발에 중요한 학술적 근거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연구진, 반려견 암 및 악액질 바이오마커 규명..글로벌 관심 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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