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리티지로펌] 수의사의 설명의무란 무엇일까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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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사의 설명의무란 무엇일까(3)> 변호사 최재천

동물 의료사고를 일으키고 싶은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만일 처음부터 의도했다면 그것은 ‘고의’이기 때문에 당연히 ‘형사상’ 처벌받아야 마땅하고 ‘민사상’ 손해배상도 해야 마땅하다. 그렇다면 과실은.

반복해서 강조하지만 수의사의 책임은 무한책임이 아니다. 수의사는 주의의무 위반에 대해서만 책임을 진다. 수의사는 신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수의사로서 일반적인 주의의무를 다하지 못했을 때만 비로소 책임을 지게 된다.

그러면 주의의무의 기준은 무엇일까. 의료현장이 표준이다. 이 표준을 놓고 법원에서 원, 피고간에 다툼을 벌이는 것이다.

수의사의 주의의무는 반려동물에 대한 진단, 수술, 처치, 예후 전반적인 과정에 걸쳐 발생하게 된다. 이중 하나라도 위반하면 비로소 ‘과실이 있다’고 평가한다. 과실이 있을 때는 책임을 지게 된다.

주의의무를 다해서 과실이 없다. 그때는 아무리 피해자 측에서 주장을 하더라도 책임이 없다. 이른바 ‘면책’이다.

수의사의 책임은 결과책임이 아니다. 수의사에게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주의의무를 위반했을 때 우리는 과실이 있다고 말하고 그 과실이 있을 때 수의사는 비로소 책임을 지게된다.

‘진료상’ 주의의무를 위반했을 때 그 책임은 크게 세 가지이다.

1) 적극적 손해(치료비, 보조기구비용 등)

2) 소극적 손해(사람의 경우는 노동능력이 있고 다치게 되면 노동능력 상실률이 나오게 된다. 이를테면 실수로 의사가 하반신을 마비시켰다. 그랬을 때 사실상 노동능력이 100% 사라지니까 그 사람이 잃게된 수입만큼 배상을 해줘야 한다.

동물에서는 흔치는 않겠지만 일하는 능력이 있는, 가령 마약 탐지견 같은 경우 의료과실로 후각을 상실해서 더 이상 현장에 투입할 수 없게 된 경우에 해당될 수 있다)

3) 위자료(정신적 손해. 모든 사건의 경우 정신적 손해가 없을 수 없다. 예를 들면, 반려동물이 의료과실로 세상을 떠나게 됐다. 그랬을 때는 적극적 손해에 해당하는 장례비, 정신적 손해에 해당하는 반려동물 주인의 고통을 위자하는 비용 등으로 구분해서 산정하게 된다)

모든 손해는 이렇게 세 가지로 나눠서 계산해서 배상하게 된다. 교통사고 손해배상을 생각하면 쉽게 이해될 것이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경우 인간과는 달리 노동능력 부분. 그래서 노동능력 상실률이 인간과는 다르기 때문에 소극적 손해 부분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게 된다. 동물병원 의료사고는 일반 병원 의료사고에 비해서 소송의 단가가 당연히 적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물론 정신적 고통은 결코 계측하기 힘든 부분이라 단정해서 평가하기 어렵지만.

*   *   *   *

여기서 질문을 하나 던져야 한다. 일반적인 진료상의 주의의무와 진료과정상 보호자에 대한 설명의무의 가치가 동등하다고 할 수 있을까. 진료상 주의의무 위반과 설명의무 위반은 동등하게 취급되고 동등하게 배상되어야 마땅할까.

설명의무 위반의 경우에도 적극적 손해, 소극적 손해, 위자료 등 세 가지를 모두 배상해야 마땅할까. 설명의무가 그렇게 중요하고 높은 가치를 지닌다고 인정해야 할까.

이 부분에 대한 대법원 판례는 아직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사람에 대한 설명의무 위반으로 추지할 수밖에 없다.

원칙적으로 설명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위자료만을 배상한다. 다만 그 설명의무가 진료상의 주의의무와 동일한 가치가 있을 정도로 중요한 설명의무일 경우에는 앞서 말한 세 가지 손해를 모두 배상해야 한다. 현재까지는 이렇게 설명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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