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고양이혈액센터 김형준 원장 “나비침까지 신경 쓰고 있죠”

김형준 원장에게 듣는 한국고양이혈액센터의 현황과 주요 차별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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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름, 고양이 헌혈·수혈만 하는 전문병원 ‘한국고양이혈액센터’가 문을 열어 큰 관심을 받았습니다. 반려묘 헌혈을 통해서 수혈이 필요한 고양이에게 혈액을 제공함으로써 공혈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입니다.

최근에는 일선 동물병원으로 고양이 혈액 공급도 시작했습니다.

헌혈에 동참하는 보호자분들에게 펫보험료를 지원하고, 고양이의 통증을 최소화하기 위해 특별한 나비침을 사용하는 등 고양이 헌혈 문화 정착을 위해 노력 중인 김형준 한국고양이혈액센터 원장님을 데일리벳이 만났습니다.

빈혈 고양이가 생겼을 때, 개보다 고양이의 혈액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있었습니다. 백산동물병원에서 국내 최초로 고양이 헌혈 프로그램을 개설해 운영해 왔고, 더욱 체계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별도의 센터(한국고양이혈액센터)을 설립했습니다. 선한 의지를 가진 반려묘 보호자분들이 헌혈에 참여하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선순환 구조를 계속 지속시키고자 합니다.

올해 8월부터 공식적으로 국내 대학동물병원에 혈액 공급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3개 병원에 혈액을 공급했습니다. 11월 1일부터는 대학동물병원 및 비영리 동물병원에 한정되었던 혈액 공급을 일반 동물병원까지 확대했습니다. 일선 동물병원에서도 수혈이 필요한 고양이가 있을 때 혈액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동물혈액은행은 여러 동물을 직접 사육하면서 혈액을 공여받는 시스템으로 운영됩니다. 하지만 저희 혈액센터는 사육하는 고양이가 전혀 없다는 점이 차별화된 특징입니다. 보호자분들에게 유의미한 혜택을 제공하고, 선한 의지를 가진 분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죠.

헌혈할 때마다 참여 고양이들에 대해 모든 검사를 합니다. 개별 가정에서 행복하게 살면서 잘 관리받는 고양이들이 그때그때 건강 상태까지 확인하면서 헌혈을 하는 것이죠.

이처럼 공혈묘 없이, 보호자 풀을 통해 자발적 헌혈을 받는 시스템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새로운 보호자 풀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다회 헌혈을 해주신 분들도 있습니다. 현재까지 약 400~500마리의 고양이가 헌혈에 참여했습니다. 작년 9월 4일부터 헌혈을 시작했는데, 1년이 경과하면서 재헌혈에 참여하는 고양이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수의학적으로는 최소 3주 간격이 권장됩니다. 다만 저희 병원은 내부적으로 최소 6주 이상을 기준으로 삼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보호자분들께는 3개월 이상의 간격을 권장합니다.

중요한 점은 고양이 헌혈이 개와 다르다는 점입니다. 고양이 헌혈은 전신마취가 필수적으로 요구됩니다. 일부에서는 마취 없이 진행 가능하다고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불가능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는 보호자분들의 선한 의지에 보답하기 위해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건강 검진을 무료로 해드리고, 일정 기간 반려동물보험(펫보험) 비용도 저희가 부담합니다. 이렇게 함으로써 혈액 단가가 상승하지만, 보호자분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면서 고양이 헌혈-수혈이 선순환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이미지는 대체 속성이 비어있습니다. 그 파일 이름은 20251217catblood_khj2.jpg입니다

병원에서 나비침을 사용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 입원한 고양이 중 정맥 수액이 유지되지 않아 피하 수액으로 관리해야 하는 경우입니다. 둘째, 중증 환묘의 천자 시술 시 사용됩니다. 구체적으로는 흉수나 복수 채취 시 주로 사용하며, 필요에 따라 방광 천자에도 활용됩니다. 또한, 만성신장질환이나 만성 췌장염이 있는 환묘들은 하루에 한두 번 이상 수분 공급을 위한 피하 수액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보호자분들은 고양이가 피하 수액 시술 중에 움직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바늘은 길고 굵기 때문에, 시술 중 움직임으로 인한 손상에 대한 불안감이 큽니다. 반면 나비침은 중간에 유연한 튜브가 있어서 피부와 함께 잡았을 때 다소 움직이더라도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간이 더 오래 걸려도, 고양이가 조금이라도 덜 고통스러운 방법이 좋다고 판단하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고양이가 덜 아파 보인다고 얘기해 주십니다.

고양이 헌혈 시 경정맥을 이용하는데, 경정맥 채혈에 나비침을 반드시 사용합니다. 기존의 나비침은 다소 둔한 느낌이 있었고, 음압이 걸렸을 때 혈액이 잘 나오지 않으면 혈액이 응고되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반면 혈액센터에 도입한 나비침은 예리하고 내강이 넓습니다. 채혈할 때 명확한 성능 차이를 체감합니다.

크게 세 가지 면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일단, 튜브나 백(vac) 컨테이너에 연결하는 부분이 더욱 안전하고 위생적으로 개선됐습니다.

현장에서 느끼는 장점은 크게 2가지입니다.

첫째, 바늘의 테이퍼(beveled edge) 부분이 날카롭게 설계됐습니다. 둘째, 내경이 넓습니다. 예를 들어, 23게이지 나비침의 경우, 동일 브랜드의 23게이지 바늘과 외경은 같지만 내경은 21게이지나 20게이지 정도로 매우 넓습니다. 바늘을 훨씬 얇게 제조하는 기술력 때문에 가능하다고 하더군요. 실제로 사용해 보면 바늘이 피부에 삽입될 때 훨씬 잘 들어가고, 피부를 당길 때도 저항이 훨씬 적게 걸립니다.

두 가지 변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첫째, 보호자분들의 만족도가 높아졌습니다. 해당 나비침을 사용하면 고양이가 덜 아파하고 시술이 빨리 끝나는 점에 크게 만족합니다.

둘째, 수의사에게 편합니다. 더 쉽게 채혈, 천자가 가능합니다. 경정맥 채혈 시 장점이 두드러지고, 흉복수 채취 시에도 좋습니다. 초음파 유도 하에 시행하는 천자에서 더욱 얇은 바늘로도 혈액이나 체액을 더 잘 채취할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둘 다일 수도 있습니다.

정신적 측면에서 심리적 트라우마는 당연히 존재합니다. 마취 전공자들과 논의해 본 결과, 실제로는 단순한 행동학적 문제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만 문제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동일 부위나 유사 부위에 빈번한 자극이 가해지면, 그 부위의 통증 수용체가 더욱 민감해진다는 것이 과학적으로 입증됐습니다. 따라서 처음부터 덜 아프게 시술하고, 이를 반복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네.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실제 사례인데요, 수년간 건강하던 고양이가 딱 한 번 병원을 경험한 이후, 채혈을 극도로 거부했습니다. 단 한 번의 트라우마도 이렇게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만성신장질환이나 만성 췌장염이 있는 고양이의 경우 하루에 한 번에서 많게는 세 번까지 피하 수액을 맞아야 합니다. 이러한 장기간의 반복 치료를 고려할 때, 처음부터 덜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은 고양이의 삶의 질 전반을 개선하는 데 매우 의미가 있습니다.

엄밀한 정량적 비교는 어렵지만, 확실히 품질이 더 좋습니다. 무엇보다 초기 삽입부터 유지까지 전 과정에서 고양이에게 도움이 됩니다. (가격이 다소 비싸더라도) 결과적으로 동물의 스트레스 감소와 치료 만족도 측면에서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비용보다 품질을 우선시합니다. 의료기기를 도입할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그것이 실제로 얼마나 의미 있고 효과적인지, 그리고 ‘기존에 없던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는지’입니다. 점점 더 고양이의 삶의 질 개선에 초점을 두고 있죠. 새 제품의 도입은 고양이와 보호자에게 더 나은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고통을 덜 줄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진료의 질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가지 방향이 필요합니다.

첫째, 실제로 의미 있는 혁신입니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진단 기구나 지표를 통해 이전에 할 수 없었던 진단, 치료, 질환 관리가 가능해져야 합니다. 둘째, 기존의 동일한 의료기기라도 그 품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입니다. 수치적 결과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치료 대상인 동물의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접근 방식이 필요합니다. 결국 기술 발전과 동시에 동물복지라는 인도적 가치를 함께 추구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동물 진료에 개선된 의료기기를 적용함으로써 동물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치료 과정에서의 고통을 감소시키며, 전반적인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고 봅니다.

인간은 자신의 의지로 통증을 참을 수 있지만, 동물은 그렇지 않습니다. 동물은 사람보다 더 많은 배려가 필요합니다. 궁극적으로 오늘 언급한 나비침과 같은 기술이 대중화되어서 더 많은 동물 보호자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를 기대합니다.

  

 

편집자 주 : 고양이가 동물병원에서 받는 스트레스와 통증을 줄이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지난 2012년 미국수의사회(AVMA)가 발간한 US Pet Ownership and Demographics Sourcebook에 따르면, 고양이의 진료 과정에서 느끼는 스트레스 수준이 2001년부터 2011년 사이 고양이의 동물병원 방문 횟수가 14% 감소한 주요 요인 중 하나로 지적됐습니다.

또한, 스트레스를 받은 고양이는 공격적인 성향을 보일 수 있어, 진료 과정이 고양이와 보호자 모두에게 힘든 경험이 될 뿐 아니라 수의사와 수의테크니션에게도 상당한 위험과 부담을 줍니다. 결과적으로 검사, 진단, 시술을 원활히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한국고양이혈액은행에 도입된 나비침 제품은 보호자와 의료진의 효율성, 반려동물의 편안함 두 가지를 모두 충족시키는 대표적인 제품입니다. 바늘 끝에 다면 가공을 적용해 삽입이 부드럽고, 큰 내경을 확보해 채혈 속도가 빨라지며, 시술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의료진은 반복적인 주사침 삽입 부담과 시간 압박을 줄이고, 반려동물은 삽입 과정에서 느끼는 불안과 통증을 최소화해 편안한 진료 경험을 얻을 수 있죠.

특히, 처음부터 긍정적인 주사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이후 치료 과정에서의 불안 반응이나 통증 민감도가 높아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또한, 보호자는 시술 과정에서 반려동물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게 되며, 사용 후 자동으로 바늘이 후퇴하는 기능을 통해 감염이나 사고의 위험을 최소화함으로써 위생 및 안전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효율성과 편안함, 안전성 3가지를 동시에 확보함으로써 진료의 질을 높이는 것은 물론, 장기적으로 반려동물과 보호자가 긍정적인 의료 경험을 축적해 나가는 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국고양이혈액센터 김형준 원장 “나비침까지 신경 쓰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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