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미래연구소] 베트윈 1 – 미국 수의사가 들려주는 전문수의사

등록 : 2021.09.23 11:45:29   수정 : 2021.09.28 15:42:17 데일리벳 관리자

젊은 ‘미국 수의사’ Clair를 만나다.

먼저 미국 수의사 Clair(박수정)를 만나봅니다!

오늘 미국 수의사와 한국 수의사가 나눌 내용은 ‘전문수의사(수의전문의)’입니다.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젊은 미국 수의사 박수정입니다!

중학교 때부터 미국으로 넘어와서 Cornell대학교 수의과대학을 졸업했고, 지금은 Virginia-Maryland Regional College of Veterinary Medicine 소동물 외과 Residency에 합격한 후 올해 하반기부터 레지던트로 수련을 시작할 예정이에요.

젊은수의사 인스타그램으로 좋은 컨텐츠를 잘 보고 있었던 차에 좋은 프로젝트를 제안해주셔서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한국의 미래 수의사들(수의대생)이 질문을 주시는데 그러한 것에 대한 정리를 잘해놓을 수 있다면 좋겠다는 생각도 이번 인터뷰를 하는 데 큰 영향을 준 것 같아요.

그럼 첫 번째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미국의 전문수의사 제도의 수련 기간이나 수련 기관은 어떻게 되나요?

https://virmp.org/

Internship program에 대하여

먼저 Internship 과정을 보시면, 모든 지원자는 기본적으로 내과, 외과, 응급학과 등등 코어과들을 전부 다 돌고 모든 과를 경험하는 Rotating Intern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사람의료계의 인턴/레지던트 시스템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의 사람의료계와는 다른 점은 Specialty Intern이라는 것이 중간단계가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레지던시에 바로 매치되지 않는 경우, 외과, 내과, 응급의학과 등 분과 인턴십, 즉 Specialty Internship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레지던시 매치가 될 때까지 여러 해를 반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Specialty 인턴십은 극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고 99%가 Rotating internship을 끝낸 지원자만 받습니다.

이렇게 많은 참가자들이 specialty internship까지 끝낸 상태기 때문에 Rotating Internship을 하지 않고 레지던트에 합격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 또 불가능합니다. 내과, 외과, 피부과, 신경외과 등 어떠한 전공의 과정에 지원하든 간에 모든 과에 대한 기본지식과 소양이 중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프로그램이 전문의 밑에서 여러 과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지식을 쌓을 수 있는 인턴십을 하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턴을 하지 않았다면, 아무리 경력이 많아도 지원서를 읽어보지조차 않는 프로그램이 대부분입니다. 특히나 이러한 부분은 어디에도 쓰여 있지 않아 많은 학생분들이나 국내 수의사분들이 인턴 대신 석박사로 대체할 수 있는지, 레지던시에 바로 지원할 수 있는지 여쭤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습니다.

저 같은 경우도 Small Animal Rotating 인턴십을 Virginia Maryland Reginal College of Veterinary Medicine에서 수련하고 Small Animal Surgery (Specialty) 인턴십을 Animal Surgical Center of Michigan에서 수련하였습니다. 대부분의 외과레지던시 지원자들처럼 한번은 소동물의 전반적인 것을 알 수 있는 로테이팅 인턴, 그리고 다른 한 번은 조금 더 구체적인 소동물 외과 인턴과정을 수련하였습니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인턴에게도 세부 카테고리(Rotating/Specialty Internship)가 있다는 점이 대한민국의 동물의료계나 사람의료계와는 다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각 인턴프로그램은 모두 미국 수의전문의들과 교수님들의 지도아래 이루어지며, 대학병원 포함 병원 내 일정 개수 이상의 분과와 전문의, 지원 스텝, 인턴 교육시스템 등 기준을 충족하는 곳들만이 운영할 수 있습니다.

졸업 후 인턴을 지원하는 비율은 학교마다 다른데, 인턴 지원 비율이 졸업생의 15%인 학교도 있고 75%인 학교도 있습니다. Academic에 치중하는 코넬(Cornell)이나 UC Davis, 유펜(University of Pennsylvania) 등의 경우 인턴을 지원하는 학생 숫자가 절반 이상입니다.

경쟁이 심한 과들 (외과, 영상학과) 등은 내국인 지원자도 보통 레지던트를 가기 어렵기 때문에 Rotating Intern 1년, Specialty Intern을 2~4년 이상하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외국인 지원자들은 더더욱 어려워서 3년 이상 인턴을 하거나, PhD를 갖추거나, 리서치 경력을 더 쌓는 경우도 있고요(물론 그렇게 해도 신분이나 다른 여러 가지 요소 때문에 레지던시를 못 얻고 돌아가는 경우도 굉장히 많습니다). 특히나 이 부분은 정말 많은 수의대생이 물어보고, 국내 수의사분들도 인턴 1~2년을 하면 레지던시를 할 수 있다고 잘못 알고 오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꼭 이야기하는 부분입니다.

Residency program에 대하여

그다음은 Residency 과정입니다. 세부 전공은 표에 적힌 것들이며 모든 대학 동물병원(수련기관)마다 대부분의 전공이 있으나, 꼭 모든 전공이 다 개설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또 동물별로 조금씩 과의 구분이 다른데, 예를 들어 Food Animal(돼지 등 축산 관련 동물) Medicine and Surgery는 내과 / 외과가 구분이 없지만, Equine Medicine과 Equine Surgery로 나누어진 말의 경우에는 내과 / 외과가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Small Animal(소동물)의 경우에는 Cardiology, Dentistry, Dermatology, Radiology, Oncology, Ophthalmology, Emergency Medicine/Critical care, Medicine(내과), Surgery(외과) 등 20여 개가 넘는 다양한 전공이 존재합니다.

소동물 외과의 경우 한국과는 다르게 수의전문의 자체는 정형외과와 일반외과가 나뉘어있지 않습니다. 모든 대학병원은 정형외과/일반외과가 구분되어 있고, 로테이션도 따로 돌지만, 전문의 과정 자체는 하나로 합쳐져 있다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외과 전문의가 되려는 레지던트는 정형외과/일반외과 둘 다 일정 케이스 이상을 쌓고 실력을 갖춰야 외과 전문의시험을 볼 수 있습니다. (단순히 나뉘어있지 않는다고 하면 헷갈릴 것 같습니다.)

레지던트 합격률은 과별로 천차만별입니다. 소동물에서 보통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과는 외과, 안과, 영상의학과 등이 있고, 이런 전공들은 경쟁자가 많거나, 자리가 적어서 합격률이 낮습니다. 그에 비해 내과나 응급의학과, 마취과 등은 합격률이 40~50%대로 높은 편입니다.

레지던트 과정은 주로 3년이 소요되지만, 최근에는 해당 세부 전공의 석사 학위를 전문의 자격과 함께 취득할 수 있는 4년 레지던트 과정도 점점 생겨나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정리하자면, 대부분의 인턴/레지던트 과정은 대학동물병원과 대학병원급의 시스템이 갖추어진 2~3차 병원에서 이뤄집니다. 또한, 단순히 페이닥터 개념인 1년차 봉직 수의사와 인턴프로그램을 수료하는 수의사는 완전히 다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질문입니다. 전문수의사의 연봉(급여)은 일반 수의사(GP, General Practitioner)와 많이 차이가 나나요?

많은 분들이 연봉과 급여에 대해서 궁금해하시는데, (다른 직종과 마찬가지로) 인터넷에 찾아보는 미국 수의사의 연봉은 전혀 정확하지 않습니다. 대동물/소동물, 임상/비임상을 전혀 구분하지 않은 자료인 데다가,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로 인터넷에 기재된 연봉의 배를 주고도 (일반 수의사든 전문의든) 수의사를 구하기가 어려워졌기 때문이죠. 어쨌든 일단 전문수의사가 되는 이유가 단순히 연봉만은 아니라는 점을 꼭 언급하고 싶습니다. 또 직접 비교하기가 어려운 이유가 Specialty 별로 큰 연봉의 차이가 존재하고, 어느 과든 간에 academia(교직)에 남는지 private practice에서 임상을 하는지에 따라 배 이상의 큰 차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야기하자면 일반적인 GP 수의사 초봉이 12만 달러~13만 달러(1억3000만 원~) 정도입니다. 연차가 쌓일수록 페이닥터는 15만~20만 정도 받을 수 있고, 최근에는 구직시장이 좋아져서 signing bonus나 relocation bonus, 2달 이상의 휴가 등 많은 benefit을 받을 수 있습니다.

전문의 같은 경우는 Specialty마다 평균 연봉이 차이가 크게 납니다. 어떤 과(내과 등)들은 전문의를 따도 GP와 큰 차이가 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외과나 피부과, 심장과 등 다른 일반적인 전문의들의 초봉은 보통 20만에서 30만불 사이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이는 private practice(사립 동물병원)에서 일할 때 이야기이고, 만약 대학동물병원에 남게 될 경우(교수) 초봉은 약 10만 달러에서 시작하게 됩니다.

마지막 질문입니다. 그렇다면 Residency 과정의 수련 수의사 모집은 어떤 절차로 진행되나요?

미국의 의대와 마찬가지로 수의대도 Match System을 통해서 지원서(학점, 논문, 임상경험, 추천서 등)를 넣게 됩니다. 이때 희망하는 대학동물병원을 나열해서 제출하게 됩니다. 그리고 반대로 대학동물병원에서는 해당 시스템에서 지원자들을 각자의 기준에 맞춰서 나열합니다.

이후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해서 매칭을 시켜주게 됩니다. 매치가 되는 날까지 지원자도, 학교도 어떻게 매치가 될지 전혀 예상할 수가 없습니다. 매치데이(Match day) 라고 하여 정해진 한 날짜에 모든 매치 결과가 전국에 동시에 뜨게 되고, 그렇게 수련기관은 레지던트 수의사가, 수의사는 수련기관이 정해지게 됩니다.

미국 – 2편에서 계속됩니다. 2편의 주제는 2차, 3차 동물병원과 대학 동물병원입니다.

*이 글은 외국 수의사와 대한민국 수의사를 이어보자는 취지로 진행된 수의미래연구소 베트윈 프로젝트에 게재된 컨텐츠입니다. 데일리벳에서 수의미래연구소의 동의를 받고 컨텐츠를 하나씩 소개합니다. 전체 컨텐츠는 베트윈 홈페이지(https://maily.so/vetween)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