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신경학회①] 수의신경외과의 정밀도를 높이다

키아리 기형 치료 전략부터 3D 프린팅 수술 가이드, 뇌전증 수술 전 평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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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수의신경학회(KSVNN, 회장 김남수)가 11월 1일(일) 서울 유한양행 본사에서 제2차 학술심포지엄을 개최했다.

‘Integrative Veterinary Neurology and Neurosurgery: From Advanced Diagnostics to Precision Treatment(통합 수의신경학 및 신경외과학: 첨단 진단에서 정밀 치료까지)’를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국내외 수의신경학 전문가들이 진단과 수술 분야의 최신 연구 및 임상 경험을 공유했다.

김남수 회장이 좌장을 맡은 첫 번째 세션 ‘Map the Network’에서는 키아리 기형의 내·외과적 관리,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한 신경외과 수술, 뇌전증 수술을 위한 술전 평가를 조명했다.

연자들은 수의신경학 및 신경외과 분야에서 영상진단과 정밀한 수술 계획, 환자별 특성을 고려한 치료 전략 수립의 중요성을 공통적으로 강조했다.

심포지엄의 문은 미국 미시시피주립대학교 수의과대학의 앤디 쇼어스(Andy Shores) 교수가 열었다. 쇼어스 교수는 키아리 기형의 임상적 특징과 진단, 내·외과적 관리의 최신 지견을 소개했다.

키아리 유사 기형(Chiari-like malformation)은 두개골 후두부의 구조적 이상으로 인해 뇌척수액의 흐름이 방해받을 수 있는 질환이다. 이와 함께 척수 내부에 액체가 축적되는 척수공동증(syringomyelia)이 발생할 수 있으며, 공동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다양한 임상증상이 나타난다. 카발리에 킹 찰스 스패니얼 등 일부 품종에서 자주 관찰되며, 프렌치 불도그에서도 발생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주요 임상증상으로는 머리와 목 주변을 자극했을 때 나타나는 팬텀 스크래칭(phantom scratching), 놀이를 꺼리거나 머리를 낮게 유지하는 행동, 통증으로 인한 울음 등이 제시됐다. 파리나 벌레를 쫓는 듯한 플라이 바이트(fly-biting) 행동도 나타날 수 있지만, 위장관 질환 등 다른 원인에 의한 행동과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쇼어스 교수는 정확한 진단을 위한 MRI 검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키아리 유사 기형과 척수공동증이 진행성 질환인 만큼 조기 진단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데 중요하다는 것이다.

MRI에서 확인되는 척수공동의 크기와 임상증상을 종합해 내과적 관리와 외과적 치료 여부를 판단한다. 특히 척수공동의 직경이 3mm 이상이고 임상증상이 동반된 어린 환자에서는 수술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고 지목했다.

내과적 관리에서는 신경병증성 통증을 조절하는 약물의 활용을 설명했다. 가바펜틴이나 프레가발린과 같은 약물을 비롯해 아세트아미노펜, 아만타딘 등이 치료 선택지로 제시됐다. 반면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는 신경병증성 통증의 기전을 충분히 다루지 못한다는 점에서 적절한 선택이 아닐 수 있다고 조언했다.

외과적 치료로는 대후두공 감압술(foramen magnum decompression)과 경막 절개 및 성형술(durotomy and duraplasty), 자가 지방 이식편을 이용한 유착 방지 방법을 소개했다. 수술 후에도 척수공동 자체가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있지만, 질환의 진행을 늦추거나 멈추고 환자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척수공동이 매우 크거나 뇌실확장증이 동반된 경우에는 뇌실복강단락술(ventriculoperitoneal shunt)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쇼어스 교수는 “과도한 배액을 방지하기 위해 개방압이 높은 밸브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충남대 이해범 교수

충남대 이해범 교수는 수의신경외과에서 3D 프린팅 가이드와 임플란트 활용을 주제로 강연에 나섰다.

이 교수는 수의신경외과 수술에서 환자마다 다른 체격과 해부학적 구조가 수술 계획과 실행에 어려움을 더한다는 점을 설명하며, 이를 보완하기 위한 3D 프린팅 기술의 활용 사례를 소개했다.

수의 임상에서는 같은 종이라도 체중과 골격 크기의 차이가 크고, 선천적 기형이나 질환으로 인해 해부학적 구조가 변형된 환자도 있다. 특히 척수와 신경근, 주요 혈관이 인접한 좁은 수술 공간에서는 작은 오차도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사람의 신경외과에서 활용되는 내비게이션이나 수술 중 CT, O-arm 등의 장비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높은 비용과 장비 접근성의 한계도 있다.

이해범 교수는 그 보완책으로 환자별 CT 영상 등을 바탕으로 한 수술 경로 설계와 이에 맞춘 3D 프린팅 가이드·임플란트 제작을 제시했다.

대표적인 활용 사례로 척추경 나사못(pedicle screw) 삽입을 소개했다. 가이드를 이용하면 사전에 계획한 삽입 경로를 수술 현장에 구현할 수 있어 척추관과 주변 혈관·신경을 피하면서 나사못을 보다 정확하게 삽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이해범 교수는 숙련된 술자와 경험이 적은 술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서도 가이드를 활용했을 때 삽입 정확도와 재현성이 개선되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요천추 부위 질환 환자에게 적용한 실제 수술 사례를 통해 최소침습적 접근과 3D 프린팅 가이드의 활용 가능성을 소개했다.

가이드뿐 아니라 환자 맞춤형 임플란트의 활용 사례도 다뤘다. 종양 제거 후 발생한 두개골 결손을 재건하거나 척추의 안정성을 확보해야 하는 경우,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에 맞춰 제작한 임플란트를 적용할 수 있다. 임플란트가 주변 뼈에 적절히 맞물리도록 설계하고 하중을 분산시키면 수술 후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3D 프린팅 기술이 모든 수술의 정확성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CT 촬영부터 디지털 설계, 출력, 멸균까지 사전 준비에 시간과 비용이 필요하며, 가이드가 뼈에 정확히 안착할 수 있도록 충분한 수술 부위를 확보해야 한다는 한계도 제시했다.

이해범 교수는 “3D 기술은 수술을 안내할 수 있지만, 수술의 정밀성을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며 술자의 해부학적 이해와 수술 경험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하세가와 다이스케 교수

첫 세션의 마지막 강연은 일본수의생명과학대학(Nippon Veterinary and Life Science University) 하세가와 다이스케 교수가 맡았다.

하세가와 교수는 ‘Presurgical Evaluation for Epilepsy Surgery: Identification of the Epileptogenic Zone’을 주제로 뇌전증 수술의 종류와 수술 전 평가 과정, 뇌전증원성 영역(epileptogenic zone, EZ)을 추정하기 위한 검사 방법을 설명했다.

하세가와 교수는 약물로 발작이 조절되지 않는 뇌전증 환자에게 고려할 수 있는 외과적 치료를 크게 절제 수술(resection surgery), 차단 수술(disconnection surgery), 신경조절 치료(neuromodulation)로 구분했다.

절제 수술은 국소적인 발작의 원인이 되는 영역을 찾아 제거함으로써 발작의 소실을 목표로 한다. 차단 수술은 발작이 주변으로 전파되는 경로를 차단해 발작의 확산을 억제하는 방법이다. 신경조절 치료는 특정 신경핵이나 신경로를 전기적으로 자극해 발작을 줄인다.

이 가운데 절제 수술을 시행하기 위해서는 발작을 일으키는 뇌 영역을 정확하게 추정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강연에서 설명한 뇌전증원성 영역은 해당 부위를 절제하거나 완전히 차단했을 때 발작이 소실되는 최소한의 피질 영역을 의미한다. 다만 이 영역은 수술 후에야 확정할 수 있기 때문에, 수술 전에는 여러 검사 결과를 종합해 위치를 추정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하세가와 교수는 다섯 가지 영역을 평가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발작 시 나타나는 행동과 증상을 분석하는 증상발현 영역 ▲뇌파 이상이 관찰되는 자극 영역 ▲발작이 실제로 시작되는 발작 시작 영역 ▲MRI 등을 통해 확인하는 구조 이상 영역 ▲신경학적 검사와 영상검사 등을 통해 평가하는 기능 결손 영역이다. 각 영역에 적합한 검사 결과를 종합하고 서로 겹치는 범위를 확인해 뇌전증원성 영역을 추정한다는 것이다.

검사 방법으로는 두피 뇌파검사와 MRI 외에도 비디오 뇌파 모니터링, 피질뇌파검사(ECoG), 심부 뇌파검사(SEEG) 등이 소개됐다. 다만 발작기 SPECT, EEG-fMRI, 발작간기 PET 등 일부 검사법은 수의학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 중인 방법으로, 사람에서 활용되는 검사법과 동물 임상에서의 적용 수준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강연에서는 연구팀이 계통을 유지해 온 가족성 측두엽 뇌전증 고양이를 활용한 연구와 실제 임상 증례도 소개됐다. 개·고양이 뇌전증에서 발작 시작 영역과 구조적 이상을 파악하기 위한 연구의 최신 경과를 소개하면서, 향후 수의 분야의 뇌전증 수술 적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술전 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laminay@naver.com

[수의신경학회①] 수의신경외과의 정밀도를 높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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