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도 돼지도‥음식물쓰레기 급여가 문제다?

한정애 의원 `잔반급여가 개식용·전염병 전파 위험`..아프리카돼지열병도 위험요소

등록 : 2018.08.17 14:57:36   수정 : 2018.08.17 14:57:36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개와 돼지 사육농가의 음식물쓰레기 급여문제가 최근 서로 다른 이유로 주목받고 있다.

한 쪽에서는 개식용 금지를 둘러싼 정책 공방으로, 다른 한 쪽에서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국내 유입의 주요 위험요인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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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반은 개식용 산업의 수익 근간..급여 금지하려면 대체처리방식 고민해야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지난해 음식물류 폐기물(잔반)을 동물의 먹이로 사용하거나 사료의 원료로 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16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복날은 가라’ 문화제에 참석한 한정애 의원은 “음식물쓰레기를 지속가능하며 국민과 동물의 건강에 무해한 방식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식용 금지를 외치는 집회에서 폐기물관리법 개정안을 언급한 것은 잔반 급여가 개식용 산업 수익구조의 한 축이기 때문이다. 개 사육농장이 식당이나 폐기물처리업자로부터 무료나 싼 가격에 잔반을 받을 수 있어 경제성을 가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동물보호단체들도 한정애 의원안을 개식용 금지를 위한 핵심 법안으로 보고 통과를 호소하고 있다. 식용견 사육농가의 경제성이 악화되면 개식용 금지가 더욱 빨라질 거이란 계산이다.

한정애 의원은 이날 “음식물쓰레기를 급여하기 전 열처리 등을 제대로 거치지 않는 곳도 굉장히 많다”면서 “잔반 급여가 전염성 질환의 전파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2000년대초 대규모 구제역 사태를 겪은 영국은 잔반 급여를 원인 중 하나로 지목하고, 동물 부산물과 접촉했거나 축산물을 함유한 음식물쓰레기는 가축에 급여하지 못하도록 금지했다.

한 의원은 “올해부터 가금류에는 잔반 급여가 금지됐지만 여전히 개와 돼지에게는 먹이고 있다”며 “동물에게 급여를 금지하는 계획을 마련하고, 동시에 이들 잔반을 처리할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에 따르면, 국내에서 발생하는 음식물류 폐기물의 40% 이상이 사료화(동물 급여)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다. 이중 사료생산업자를 거치지 않고 곧장 가축의 먹이로 이용하는 사업자는 개 사육농가를 포함해 1,107개소로 파악된다.

개, 돼지에서 잔반 급여를 금지하려면 이들 잔반을 다르게 처리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문위원실도 한정애 의원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이 같은 점을 지적하며, 원천금지보다는 잔반 급여 농가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대책에 무게를 실었다.

한정애 의원은 “제20대 국회 후반기에서도 의미 있는 법안이 만들어질 수 있게 최선을 다하겠다”며 “이번 정기국회에서 (음식물쓰레기 동물 급여 문제에 대한) 환경부의 공식 입장을 확인해볼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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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코 앞까지 접근한 ASF..잔반 급여 양돈농장이 구멍

양돈농장에서의 잔반 급여 문제는 최근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관련해 주목받고 있다. ASF의 주요 전파요인으로 잔반이 지목되기 때문이다.

대한한돈협회는 10일 서울 제2축산회관에서 방역대책위원회를 열고 중국 ASF 발병과 관련한 국내 대응방안을 모색했다.

이 자리에 모인 양돈수의사회 전문가들은 잔반 급여 농가, 그 중에서도 가열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고 급여하는 농가가 ASF에 취약하다고 입을 모았다.

동유럽, 러시아를 거쳐 중국까지 확산된 ASF가 지난 2007년 그루지아에서 최초로 재발했을 때의 원인도 잔반이었다. 당시 아프리카를 경유한 선박에서 유래한 잔반이 양돈농가로 유통되면서 ASF가 전파됐다.

이날 한돈협회에 따르면, 국내 양돈농가 6,300여개소 중 잔반을 급여하는 농가는 384개소 93,810두로 조사됐다. 특히 가열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는 농가도 96개소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현일 옵티팜 대표는 “특히 가열하지 않고 잔반을 급여하는 소규모 농가 96개소가 ASF에 가장 취약하다”며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잔반과 사료를 번갈아 급여하는 농가 등 양돈농장의 잔반 급여 실태를 보다 명확히 조사하고 관련 농가에 예찰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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