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의사 협력시스템 있었다면,가습기살균제 참사 막을 수 있었다

KBVP 원헬스 심포지엄 개최...원헬스적 협력시스템 절실

등록 : 2019.03.25 14:12:50   수정 : 2019.03.25 14:18:37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한국수의임상포럼(KBVP, 회장 김현욱)이 가습기살균제 폐손상을 주제로 원헬스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발표자들은 “수의사와 의사가 함께 참여하는 원헬스적 협력 시스템이 있었다면, 가습기살균제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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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건국대학교에서 개최된 2019년 한국수의임상포럼 원헬스 심포지엄은 ‘사람과 반려동물 가습기살균제 폐손상’을 주제로 개최됐다. 수의계와 의료계는 물론, 가습기살균제 피해자 가족들까지 참석해 관심을 보였다.

가습기살균제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서만 사용했고, 당연히 가습기살균제 피해사례 역시 우리나라에서만 발생했다.

김현욱 KBVP 회장은 “가습기살균제 참사 원인 규명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원헬스에 대한 사회 전반적인 이해도를 높이고, 원헬스적 협력 시스템 적용의 실마리를 마련하기 위해 심포지엄을 기획했다”고 밝혔다.

가습기살균제 건강 피해자 약 50만명 추정

확인된 반려동물 피해사례만 19가정 49마리

첫 번째 발표를 맡은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이하 특조위)의 김영환 사무관(사진)은 CMIT/MIT의 위해성을 증명하기 위해 동물의 피해사례를 찾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김영환 사무관에 따르면, 가습기살균제 사용자는 약 400만명, 사용 후 건강피해를 입은 사람은 49~56만명, 피해신고자는 6,335명에 이른다. 그리고 그중 1,393명이 사망했다.

이처럼 큰 사회적 참사가 발생했음에도, 여전히 일부 성분에 대한 위해성 입증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성분은 PHMG, CMIT/MIT, PGH 등 크게 3가지가 있는데, PHMG와 PGH의 위해성은 2011년 질병관리본부의 동물실험을 통해 입증됐지만, CMIT/MIT의 위해성은 증명하지 못했다.

피해신고자의 30% 이상(1,958명)이 CMIT/MIT 성분의 가습기살균제를 사용했음에도, 위해성 증명에 어려움을 겪었고, 업체들은 ‘동물실험 결과 무해’를 주장하며 정부 공식 인증 피해자들에게조차 사과나 피해 보상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 특조위의 설명이다.

특조위가 찾은 가습기살균제 반려동물 피해 의심사례는 총 19가정에 49마리. 이중 CMIT/MIT 성분의 제품(가습기메이트)만을 사용한 가정이 2곳이었는데, 한 가정에서 사람 1명과 고양이 5마리 건강피해, 고양이 7마리 사망이 발생했고, 다른 가정에서는 개 1마리 사망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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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조위 측은 “가습기메이트의 위해성이 사람과 동물 모두에서 교차 확인된 만큼 검찰은 관련 증거자료를 가습기메이트 제조·판매사인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수사에 적극 참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람보다 반려동물에게 먼저 발생한 피해사례

“수의사-의사 협력시스템 있었다면, 참사 막을 수 있었다”

이날 발표자로 나선 김영환 사무관, 백도명 교수(서울대 보건대학원), 황철용 교수(서울대 수의대), 김현욱 회장, 천명선 교수(서울대 수의대) 등은 모두 수의사와 의사 간 연계를 통한 질병 예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원헬스적 예방 시스템이 있었다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도 줄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발표자료 캡쳐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 발표자료 캡쳐

실제 특조위 발표자료에 따르면, 2006년 원인 미상 폐 질환으로 어린이 사망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기 전 원인 미상의 폐 질환으로 반려동물이 사망하는 사건이 반복적으로 발생했다.

당시 해당 반려동물을 진료했던 김현욱 회장은 “당시 해외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을 때도 해답을 얻을 수 없었는데, 알고 보니 가습기살균제 문제가 우리나라에만 있었던 것”이라고 회상했다.

이어 “전문가 사이의 장벽과 정보의 산재 등으로 협력이 안 되고 있다”며 “사람과 동물의 환경을 증진하기 위해서 사람 의료와 수의료 간 소통을 향상해야 하고, 사람과 동물 질병 유병률에 대한 통계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원헬스적 협력체계 있었다면, 가습기살균제 피해 최소 3번은 줄일 수 있었다”

가습기살균제 노출에 의한 반려동물 폐손상 의심사례 진료 경험을 밝힌 황철용 교수 또한 “당시 수의계 내부에서 혹은 의료계·보건당국과 정보 공유가 되고, 사례를 나눌 수 있는 환경이 되었다면 원인 규명을 하고 피해를 줄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고 말했다.

사람 가습기 폐손상 사례를 발표한 서울대 보건대학원 백도명 교수는 사람과 반려동물 피해사례에 공통점이 있다고 전했다.

백도명 교수에 따르면, 공통환경에 따른 집단발병, 폐 기능의 변화, 기관지 병변, 어린 연령에서 더 높은 사망률 등 사람과 동물의 피해사례가 비슷한 측면이 있었다.

김영환 사무관은 “동물병원과 병원·보건 시스템 사이의 협력이 있었다면, 참사 피해를 줄일 기회가 최소 3번은 있었다”며 “사람과 같은 환경을 공유하고 있는 반려동물 수가 적지 않다. 그러므로 장기적으로 병원과 동물병원의 연계를 통한 환경성 질환 예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6월 ‘국민의 건강은 하나’라는 개념 아래, 국민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요인에 대해 다부처·범국가적 대응을 하는 한국형 원헬스(One Health+) 기반 협력체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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