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사 돼도 할 수 있는게 없다` 실험동물수의사 교육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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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의과대학 졸업 직후 수의사가 혼자인 실험동물시설에 가면 솔직히 힘들다”

지난달 31일(금) 개최된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 제31차 연수교육 토론 자리에서 나온 이야기다.

현재 국내 수의과대학 교육·실습환경에서는 수의사가 되자마자 실험동물수의사로의 역할을 수행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실험동물에 대한 수의학교육 개선과 실험동물수의사를 전문적으로 양성·교육시키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강병철 박사(서울대학교병원 의생명연구원)는 이 날 토론 자리에서 “6년간 수의학 교육을 배운 뒤 수의사가 되는데 실제 현장에 뛰어들었을 때 AV(Attending Veterinarian, 실험동물수의사)로서 역할을 수행하기에 충분한가라고 묻는다면 대답은 그렇지 않다”라며 “미국에는 전문의제도가 있지만, 국내는 없기 때문에 졸업 후 선배 수의사가 없는 기관에 취직하면 솔직히 힘들다”고 말했다.

이어 “AV의 역할이 동물실험, 연구, 교육, 방역, 검역 등 다양하지만 그 중에서 제일 중요한 목적은 실험데이터가 정확하게 나올 수 있도록 실험동물을 잘 관리·유지시키는 QC이며, 이는 곧 동물복지를 의미한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연구지원인데 이런 부분에 대한 경험은 학교에서 얻기 어렵다. 그래서 레지던트십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 현실에 맞는 기관에서 1~2년 정도 레지던트십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험동물수의사회_강병철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 강병철 박사

강 박사의 주장은 수의대 졸업 이후 실험동물에 관심이 있는 수의사들을 모아서 연수·교육시켜 취직 이후에 곧바로 AV로서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의과대학 마다 커리큘럼이 다른 상황에서 그런 교육시설을 10개 수의과대학에 모두 갖추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펀딩을 통해 별도의 교육 기관을 설립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민재 강원대 수의대 교수(전 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장) 역시 실험동물수의사의 자질 향상을 위해 교육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같이했다.

단, 별도의 기관을 설립하여 레지던트 과정을 개설하기 전에 먼저 수의과대학의 교육이 개선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민재 교수는 “국내에 좋은 실험동물 시설이 많은데 수의과대학 본과생들이 실습할 공간은 부족하다. 실제 학생들이 실습하고 경험해볼 수 있는 기회가 적다”며 “KCLAM(한국실험동물수의사회)이 주도하여 수의과대학 학생들이 학기 중이나 방학기간에 실습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학생들에게 실험동물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더 줘야 한다”고 전했다.

근래 수의과대학 교육은 Day 1 Competency(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수의사로서 첫 발을 내디딜 때 갖추고 있어야 할 역량)를 강조한다. 좋은 Day 1 Competency를 갖추기 위해서는 수의사가 되자마자 사회에 진출했을 때 해당 분야의 전문가로서 역량을 십분 발휘 할 수 있도록 수의과대학의 교육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레지던트 과정 개설, 학생 실습 기회 증가 모두 좋다.

젊은 수의사들이 AV로서 역량을 잘 발휘하고, 많은 수의대학생들이 실험동물 분야에 관심을 갖고, 해당 분야로 진출하도록 실험동물 분야 교육에 대한 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수의사 돼도 할 수 있는게 없다` 실험동물수의사 교육 개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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