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병원 내원 동물의 `병원 공포증`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김선아 수의사, fear free practice 강의

등록 : 2018.08.27 11:48:32   수정 : 2018.08.27 17:26:16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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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5~26일(토~일) 이틀간 대구에서 개최된 제8회 영남수의컨퍼런스에서 미국 UC 데이비스에서 동물행동의학 레지던트 과정 중인 김선아 수의사(사진)가 ▲아름다운 안녕을 위한 수의사의 역할 : 호스피스 케어 방법과 안락사 ▲병원 내 공격성에 대한 이해 및 예방 : Fear Free Practice를 주제로 강의했다.

‘집에서는 반려동물인데, 병원에서는 야생동물’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동물병원에서 수의사에게 공격성을 보이는 동물이 있다.

김선아 수의사는 “동물병원은 동물이 아파서 오는 곳인데, 병원에 가는 과정과 병원에서의 경험이 너무 무섭고 스트레스를 주기 때문에 동물 입장에서는 동물병원이 ‘아파서 가는 데 무섭기까지 한 곳’이 된다”고 설명했다.

동물은 공포를 느끼면 도망가거나 얼어붙거나 공격하는 행동(일명 3F)을 보인다. 따라서 동물병원에서 공격성을 보이는 개체뿐만 아니라 긴장 상태로 얌전하게 있는 동물 역시 똑같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봐야 한다.

동물의 입장에서는 집에서 나올 때부터 차 타고 오는 과정, 병원 대기실에서의 다른 동물의 냄새와 소음 등 여러 가지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점차 스트레스가 가중되고 결국 공격성까지 보이게 된다. 한 가지 스트레스 요인은 괜찮지만 여러 개의 스트레스 요인이 쌓이면서 두려움이 점차 커지는 것이다.

따라서 집에서부터 진료를 보는 과정까지 동물이 받는 스트레스 요소를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김선아 수의사에 따르면, 병원 오기 전까지의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해 이동장 교육이나 차 타고 좋은 곳을 많이 가보는 교육을 하고, 대기실을 동물이 스트레스를 최대한 받지 않도록 구성하는 것, 사회성이 부족한 동물을 위해 다른 동물을 마주치지 않도록 환경 구성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동물에게 받는 스트레스가 큰 동물의 경우, 대기실이 아닌 차 안에서 대기하도록 할 수도 있다.

또한, 동물병원은 맛있는 것을 먹으러 오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대기실, 접수공간, 진료실, 검사실 곳곳에 간식을 배치하고 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된다. “가장 맛있는 간식을 먹는 곳이 동물병원”이 되도록 하고, 병원에서의 좋은 기억들을 자꾸 동물에게 적립시키는 것이다.

김선아 수의사는 “미국 UC 데이비스 동물병원의 경우 대기실, 접수실, 진료실, 검사실에 모두 간식이 있고, 차트에도 해당 동물이 간식을 먹는지 여부와 어떤 간식을 좋아하는지를 기록해 둔다”고 조언했다.

물론 집에서 동물병원까지 오는 과정마다 간식을 주면서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진통제를 통한 통증관리와 병원에 오기 전에 가바펜틴, 트라조돈 등의 약물을 통해 불안을 줄이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된다.

fearfree logo

수의사나 수의대학생들은 Fear Free 프로그램(https://fearfreepets.com/)을 통해 동물의 공격성과 두려움을 줄이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마티 베커(Marty Becker) 수의사가 2016년 설립한 Fear Free는 수의사나 보호자에게 동물의 두려움을 줄이는 교육을 시행한다.

현재 프로그램 수강자가 전 세계 42개국에 있으며, 특히 수의과대학 학생의 경우 프로그램을 무료로 수강할 수 있으므로 적극 권장된다. 동물행동학자, 수의마취전문가, 통증전문가, 수의테크니션 등이 fear free 프로그램 교육에 참여하고 있으며, 김선아 수의사 역시 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한편, 김선아 수의사는 ‘반려동물의 호스피스 케어’와 관련해 “호스피스는 케어에 대한 철학”이라며 “장비 투자가 필요한 것이 아니고 신체적·정신적 편안함을 제공하는 것이기 때문에 철학만 이해한다면 작은 동물병원이든 큰 동물병원이든 모든 동물병원에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호스피스 케어는 질병의 진단 후 사망까지 환자와 보호자가 필요한 것을 중심으로 질병의 완치가 목적이 아닌 ‘완화’와 ‘편안함’을 위해 제공하는 돌봄”이라며 “수의사의 지도 아래 팀 차원의 종합적인 케어가 필요하므로, 동물의 호스피스 케어는 수의사가 해야 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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