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길고양이에도 `살인진드기` SFTS 바이러스 있다

채준석 서울대 교수팀, 전국 각종 동물서 SFTS 검출..`연구, 예찰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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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드기에 물려 감염되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RS), 일명 살인진드기 바이러스가 대도시인 서울에도 존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동물과 진드기의 SFTS 감염조사를 확대하고 바이러스 성질 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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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준석 서울대 수의대 교수

길고양이 126두 중 17.5%서 SFTS 양성..대도시도 안전지대 아니다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채준석 교수팀은 서울시내 길고양이의 SFTS 바이러스 감염률에 대한 조사결과를 10일 관련 국제 학술지 `Tick and Tick-borne Diseases`에 발표했다. (Molecular detection of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 virus in feral cats from Seoul, Korea / 제1저자 황주선, 교신저자 채준석)

채 교수는 19일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 참진드기매개질병 대책 자문회의에서 이를 포함한 국내 SFTS 관련 연구결과를 소개했다.

연구진은 서울시내에서 포획되어 중성화수술을 받은 길고양이 126마리의 혈액에서 SFTS 바이러스 감염률을 조사했다. 구로, 마포, 금천, 성동, 용산, 동대문, 강남구에서 포획된 길고양이가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그 결과 22마리(17.5%)에서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됐다. 유전자 분석 결과 일본과 중국에서 유행하는 SFTS 바이러스와 유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채 교수의 이번 연구는 대도시에도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가 활동한다는 점을 시사한다. 도시 거주민들도 야외활동에 그만큼 주의해야 한다는 것.

연구진은 “서울시내 녹지 등을 접하는 길고양이가 진드기에 물려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나, 서울 길고양이의 진드기 감염률에 대한 조사결과가 없어 단정하기 이르다”면서 “그루밍 등으로 접촉이 많은 길고양이의 생활특성이 전염을 도울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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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간 병원내감염 사례 존재..동물간, 동물-사람간 감염 가능성 분석 필요

아울러 감염동물로부터 전염될 가능성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미 SFTS 감염환자를 치료했던 국내 의료진이 SFTS에 전염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2014년 9월 SFTS로 숨진 60대 여성환자를 진료했던 의료진 4명에서 SFTS 바이러스 감염이 확진된 것. 감염환자의 혈액이나 호흡기 분비물 등 체액이 전염원으로 지목됐다.

때문에 진드기에 물리지 않더라도 감염동물로부터 직접 전파될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하지만 동물간 전염이나 동물과 사람 사이의 전염사례는 아직 밝혀진 바 없다.

이날 자문회의에 참여한 검역본부 관계자는 “염소에서 SFTS의 접촉감염실험을 실시한 바 있지만, 바이러스혈증도 짧았고 전염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람과 달리 동물에서는 아직 SFTS 바이러스에 심각하게 감염된 사례가 보고된 바 없다”며 “증상도 별달리 없고 바이러스 혈증 수준도 높지 않아 직접 바이러스가 전파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는 지적에는 공감대를 보였다.

채준석 교수는 “아직 SFTS 바이러스의 생활사가 제대로 밝혀져 있지 않다”고 지적하며 “이는 동물과 밀접히 생활하는 시민이나 수의사들에게 굉장히 중요한 보건요소로서 관련 연구가 시급하다”고 진단했다.

 

전국 각종 가축, 야생동물서도 SFTS 검출..예찰확대, 부처간 협력 강조

SFTS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된 동물은 길고양이에 그치지 않는다.

채 교수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 돼지, 소, 흑염소, 멧돼지, 고라니 등에서 SFTS 감염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각각 수십에서 수백마리 정도로 조사두수가 많지는 않지만 검출지역도 강원부터 제주까지 전국을 포함한다.

SFTS 바이러스를 보유한 진드기(작은소참진드기)가 전국에 퍼져 있다는 점을 방증한다.

채 교수는 “교수 실험실 차원에서 조사하기에는 샘플 채취 등 어려움이 많았다”며 “진드기나 숙주동물의 바이러스 감염율을 지속적으로 예찰해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자문회의에서, 검역본부나 시도 방역기관으로 접수되는 다양한 동물의 검체에서 진드기매개질병도 함께 예찰하는 방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김재홍 서울대 수의대 학장은 “기후변화에 따라 흡혈곤충 매개질병 문제가 더욱 많아질 것”이라며 관련 대응 필요성을 강조했다.

박봉균 검역본부장은 “동식물 질병대응에서 부처간 협력의 중요성을 절실히 느낀다”며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향후 진드기매개질병 연구 및 대책수립 방향에 중지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서울시내 길고양이에도 `살인진드기` SFTS 바이러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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