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벳 26회] 도대체 동물 진료의 범위는 어디까지 인가요?

등록 : 2016.01.16 05:16:21   수정 : 2016.01.15 23:10:20 데일리벳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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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수의사법 제10조에는 수의사가 아니면 동물을 진료할 수 없다는 ‘무면허 진료행위의 금지’ 조항이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법제처는 수의사가 동물을 진찰하지 않고 상담만 한 경우 처방전을 발급할 수 없다는 내용의 법령해석 보도자료를 배포하며 ‘동물의 증상에 대한 상담은 동물 진료가 아니다’라는 부제를 달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표현입니다. 동물의 증상에 대한 상담은 문진으로 볼 수 있으며, 문진도 분명 진료의 한가지 형태입니다.

대법원은 수의사법 상 진료행위를 ‘수의학적 전문지식을 기초로 하는 경험과 기능으로 진찰·검안·처방·투약 또는 외과적 시술을 시행하여 하는 질병의 예방 또는 치료행위’로 정의했으며, 의료계 쪽 판례를 보더라도 진료 행위를 ‘문진·시진·청진 등으로 병상과 병명을 규명·판단하여 이를 통해 밝혀진 질병에 적합한 약품을 처방·조제하는 행위’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수의사법 제12조(진단서 등)에는 ‘수의사는 자기가 직접 진료하거나 검안하지 아니하고는 진단서, 검안서, 증명서 또는 처방전을 발급하지 못한다’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이 조항에는 분명 ‘직접’ 진료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즉, 진단서, 검안서, 증명서, 처방전을 발급할 때는 단순 진료가 아닌 ‘직접’ 진료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뜻하는 직접 진료라 함은 동물을 직접 봐야하는 ‘대면’ 진료를 의미합니다.

이번 법제처의 해석은 처방전을 발급하기 위한 진료행위를 묻는 민원에 대한 해석이었기 때문에 수의사법 제12조에서 말하는 ‘직접’ 진료에 대해서만 설명을 한 것입니다. 즉, 처방전을 발급하려면 상담만으로는 부족하고 동물을 직접 진료하라는 뜻인 것입니다. 따라서 법제처의 해석을 오해하여 상담·문진을 진료행위가 아니라고 판단하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동물에 대한 상담과 문진 행위는 수의사만이 할 수 있는 진료행위 입니다.

법제처 유권해석이 나오기 하루 전에는 <EBS 자유학기제-내 인생의 직업> ‘동물의 수호천사, 수의테크니션’ 편이 방송됐습니다. 방송에서는 수의테크니션이 ‘약짓기’, ‘검이경 사용’, ‘청진’, ‘신체검사’, ‘엑스레이 촬영’, ‘슬개골 탈구 검사’ 등을 실시하는 장면이 포함되어 논란이 됐습니다. 수의테크니션이 수의사만 할 수 있는 진료행위를 했다는 것입니다. 현행 수의사법에 따라 동물을 불법진료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수의테크니션의 업무 범위 문제는 수 년 전부터 논란이 되어왔습니다. 하지만 수의사의 진료가 무엇인가에 대한 수의계 내부의 논의가 진행된 적이 없었기 때문에 수의사마다 수의테크니션이 할 수 있는 업무에 대한 기준을 다르게 적용합니다. 즉, 동물병원마다 수의테크니션이 담당하는 업무의 범위가 다 다릅니다. 사실 정확한 기준 자체가 없는 상황인 것이죠.

이 외에도 자가진료 문제, 동물약국 약사들의 진료 유사 행위 문제 등 다양한 이슈들이 수의사의 진료권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럴 때 일수록 수의사의 진료행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일부 수의사들은 “상담, 문진, 시진, 진찰, 청진, 의료기기 사용 등 모든 행동이 진료행위인데, 수의사가 스스로 ‘수의사의 진료행위가 무엇인지’ 논의할 필요가 있냐”라고 말합니다. 굳이 수의사들이 먼저 나서서 수의사의 진료행위가 여기까지이고, 나머지는 진료행위가 아니라고 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죠. 일리있는 말입니다.

하지만 이미 수의사의 진료권은 크게 위협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진료의 범위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기 때문에 수의사들마다 생각이 다른 것이 현실입니다.

구체적으로 진료의 범위를 정하는 일은 분명 위험하며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수의사의 진료행위가 무엇인지, 어떤 행동이 진료가 아닌지에 대한 수의계 내부의 논의가 필요하지 않나 생각됩니다.

이번주 위클리벳 26회 주제는 ‘수의사의 진료행위’입니다. 방송을 보고, 다양한 의견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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