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확산방지 공신` 오리 휴업보상제는 어디로

정부 지원 끊겨 `평창 올림픽 단발 대책` 그칠까..연말까지 기반 연구

등록 : 2018.09.05 12:25:35   수정 : 2018.09.05 12:25:35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평창 올림픽을 앞두고 AI 피해확산방지에 공을 세웠던 ‘오리 휴업보상제’가 단발성으로 끝날 처지에 놓였다. 기재부 반대로 국비예산 확보에 실패한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는 가금 사육제한의 효과를 분석하고 시행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반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지난 겨울 오리 261만수 사육제한..`수평전파 줄인 공신`

“오리 휴지기제(휴업보상제) 덕분이지”

지난 겨울 고병원성 AI로 인한 피해가 전년대비 현저히 줄어든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 한 일선 가금수의사가 내놓은 해답이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방역정책국을 중심으로 강력한 초동조치가 이뤄졌다는 점도 요인이지만, AI 수평전파 위험을 낮추는데 휴업보상제가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것이다.

2014년 이후 매년 재발한 고병원성 AI는 ‘철새→오리→산란계’로 이어지는 확산 패턴을 반복했다. 상대적으로 방역시설이 취약하고, 감염돼도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오리농가가 조기확산방지를 어렵게 만들었다.

이에 따라 철새도래지에 인접하거나 AI가 반복적으로 발생했던 지역을 대상으로 겨울철 오리 사육을 단기간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경기도 안성이나 충북 음성 등 일부 지자체에서 시범적으로 시도하다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둔 지난해 11월 전국적으로 시행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따르면, 2017년 11월부터 2018년 3월까지 전국적으로 AI 위험지역에 위치한 180개 육용오리농가의 오리사육이 제한됐다. 국내 오리 사육두수의 약 37%에 해당하는 261만수 규모다.

그 결과 지난 겨울 고병원성 AI 발생건은 22건으로 전년 대비 5.9% 수준에 그쳤다.

특히 도축장과 오리 계열화 농가가 대거 위치한 충북 진천의 경우, 2016-2017 겨울에 35농가 78만수의 가금을 살처분한데 반해 휴업보상제 도입 이후에는 AI가 아예 발생하지 않는 성과를 거뒀다.


국비 확보 실패..지자체 알아서 해라?

지난 겨울 휴업보상제 예산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절반씩 부담했다. 하지만 올해는 국비예산 확보에 실패하면서 휴업보상제 적용이 불투명해졌다.

예산이 없으니 정부 차원에서 휴업보상제를 전국적으로 실시할 계획은 없다.

지자체장이 중점방역관리지구에 가축 사육제한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한 가축전염병예방법에 따라 지자체별로 알아서 추진하되, 적용기준에 차이를 줄이기 위한 실행지침을 내려 보내는 정도다.

실행지침은 기존 AI 발생이력이나 철새도래지 인접 여부, 집단사육 여부 등 원칙적인 내용을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부터 휴업보상제에 반대해왔다. 금어기처럼 영업을 중지하지만 보상은 하지 않는 다른 사업과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

사육을 하지 않아도 대가가 지급되면 농가의 도덕적 해이가 우려되므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얘기다.

반면 농해수위는 “개별 지자체의 경우에는 휴업보상제가 필요하더라도 재정여건에 따라 시행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고, 휴업보상제 시행이 필요한 곳을 전국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휴업보상제로 AI 발생을 줄이면 오히려 이득이란 분석도 나온다.

농해수위에 따르면 지난 겨울 수준의 휴업보상제 시행에는 약 20억원이 소요된다. 지난 겨울 위탁사육농가의 동절기 평균 순수익의 80%, 병아리단가의 50% 수준을 보전해주는데 21억여원이 투입됐다.

반면 살처분보상금 등 AI로 인한 처리비용은 지난 겨울 692억원으로 전년(3,597억원) 대비 현저히 감소했다.

한 정부 방역관계자는 “회전이 빠른 육계와 달리 오리에서는 고병원성 AI가 확산되면 산업 자체가 위축된다”며 “휴업보상제로 오리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휴업보상제 없이) 고병원성 AI가 확산되면 오리를 길러도 살처분되거나 입식이 제한되는 곳이 많아 생산량 감소가 발생하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휴업보상제를 바라보는 가금업계의 시선도 분분하다.

한 업계 관계자는 “휴업보상제가 고병원성 AI의 추가적인 수평전파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했다”면서 “겨울에도 AI 걱정 없이 일정부분 수익을 올릴 수 있어 좋아하는 농가도 있는 반면, 휴업보상제로 공급량이 줄어 시세가 오르는 것을 지켜보며 ‘(휴업하지 않고) 지금 키웠으면 돈을 더 벌 수 있었을 텐데’라며 아쉬워하는 농가도 있다”고 전했다.

오리고기 생산에 차질을 빚는 계열화업체나 오리를 사육해야 제품을 공급하는 사료업체 등은 휴업보상제로 인한 피해를 피할 수 없다.

농해수위는 “전국차원의 휴업보상제 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필요가 있다”면서도 “농가가 도덕적 해이에 빠지지 않을 정도로 합리적인 보상수준을 결정하고, 휴업보상제 도입 필요지역을 적절히 선별해 예산 낭비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농림축산식품부는 ‘가금 사육제한 시행결과 평가 및 실행 지침 수립 연구’를 올해 연말까지 실시한다.

지난 겨울 시행된 휴업보상제의 방역상 효과와 산업 영향을 분석하는 한편, 사육제한 대상농가 선정기준과 적정 보상금 산정 기준을 마련할 계획이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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