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수의사를 농장 상시고용수의사로` 수의사법 개정안 발의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처방권한 주자..`수의사도 동물병원 통해 진료해야` 원칙과 충돌

등록 : 2018.05.30 16:02:10   수정 : 2018.05.30 16:02:10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축산농장에만 허용된 ‘상시고용수의사’ 예외조항을 동물원·수족관 수의사로 확대하기 위한 수의사법 개정안이 발의됐다.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처방권한을 예외적으로 인정해주자는 것이지만, ‘수의사도 동물병원을 개설해야 동물진료업을 할 수 있다’는 대원칙과 충돌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국회의원은 “동물원, 수족관에 상시고용된 수의사에게 축산농장 고용 수의사와 동일한 권한을 주고자 한다”며 수의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영리법인 동물병원 개설제한·농장동물 외 자가진료 금지에 맞물려

현행 수의사법은 수의사라 하더라도 동물병원을 개설하지 않고는 동물진료업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전국 동물원·수족관(이하 동물원)에는 동물병원이 없는 곳이 상당수다. 그래도 동물 자가진료가 전면 허용됐던 시절, 동물병원 없는 동물원에 고용된 수의사의 진료행위는 ‘자가진료’ 성격으로 해석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7월 수의사법 시행령 개정으로 농장동물을 제외한 반려동물, 야생동물의 자가진료가 전면 금지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동물원 내 수의사가 진료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개설된 동물병원에 속한 진료수의사여야 한다.

서울동물원, 전주동물원 등 지자체나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동물원은 동물병원 개설에 큰 문제가 없지만, 각종 아쿠아리움을 포함한 사설 동물원의 사정은 다르다. 현행 수의사법이 영리법인의 동물병원 개설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동물병원이 없다 보니 의약품 공급도 어렵다.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처방전을 발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인체용의약품이나 마약류도 공급받을 수 없다.

특히 동물원 동물들은 진료과정에서 진정·마취가 필수적이라 마약류의약품 취급이 당면과제다.


상시고용수의사 인정해도 불완전하지만..’아예 촉탁수의사에 넘기지 않을까’ 우려도

설훈 의원은 수의사법 개정안에서 “축산농장 상시고용수의사는 해당 농장 가축에 투여할 목적으로 동물용의약품에 대한 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는 반면, 동물원 및 수족관 고용 수의사는 해당 권한이 없다”면서 “동물원, 수족관에서 사육되는 동물의 복지를 저해한다”고 제안이유를 밝혔다.

동물원 및 수족관에 상시고용된 수의사에게 축산농장에 고용된 수의사와 동일한 권한을 주겠다는 것이다. 현행법상 농장 상시고용수의사는 농장 내 가축에게 투여할 목적으로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의 처방전을 발급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개정안이 통과된다 한들 동물원 동물의 진료문제가 해결된다 보기는 어렵다.

동물원 소속 수의사가 수의사법상 ‘상시고용수의사’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이는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처방전 발급권한에 한정될 뿐, 동물병원처럼 인체용의약품이나 마약류의약품을 활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약사법은 동물병원 개설자에게 인체용 전문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마약류관리법은 ‘수의사법에 따라 동물 진료에 종사하는 수의사’를 마약류취급의료업자로 규정하는데, 이는 동물병원에 속한 임상수의사로 적용된다. 이달 18일부터 의무화된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도 수의사 회원가입 시 증빙자료로 ‘동물병원 개설 신고필증’을 요구하고 있다.

게다가 가축과 달리 자가진료가 금지된 축종에 상시고용수의사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결국 동물병원을 개설해야 이 같은 문제가 해결된다고 볼 수 있지만, ‘영리기관이 운영하는 동물원에서는 동물병원 개설이 쉽지 않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한 지방 동물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수의사는 “동물원이 동물병원을 개설하면 좋겠지만, 영리기관이 별도의 비영리법인을 설립해야 하는 경우라면 현실성이 거의 없다. (수의사 직원이 진료할 수 없다면) 그냥 외부 동물병원 수의사에게 촉탁을 맡기는 쪽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다분하다”면서 “가뜩이나 동물원·수족관의 수의사가 턱없이 부족한데 더욱 입지가 줄어들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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