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부터 반려동물 자가진료 금지,통상처치는 계속 허용

농식품부, 자가처치 범위 사례집 마련

등록 : 2017.06.26 14:05:22   수정 : 2017.07.26 20:18:19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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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일부터 반려동물에 대한 자가진료(동물에 대한 주인의 진료행위)가 금지된다. 종전 ‘자기가 사육할 수 있는 동물에 대한 진료행위’를 전면 허용하고 있던 수의사법 시행령이 개정되어, 가축에 대해서만 자가진료가 허용되고 반려동물에 대한 자가진료는 불법이 되는 것이다.

이를 어길 경우 수의사법 제10조(무면허 진료행위 금지)에 의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7월 1일 이후에도 자가진료가 허용되는 축종은 소, 돼지, 닭, 오리, 양, 사슴, 거위, 칠면조, 메추리, 타조, 꿩, 말, 염소, 노새, 당나귀, 토끼, 꿀벌, 오소리, 지렁이, 관상조류, 수생동물 등 21개 축종으로 제한된다.

개, 고양이 등 반려동물은 자가진료 허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지난해 이슈화 된 강아지공장 사건처럼, 비전문가인 농장주가 개에게 인공수정을 시키고 배를 갈라 제왕절개 수술을 해도 합법이었던 말도 안 되는 상황은 7월 1일부로 종료된다.

동물에 대한 주인의 자가진료 행위가 전면 허용된 1994년 이후 23년 만에 반려동물에 대해서만 이라도 비정상의 정상화가 이루어진 것이다.

 

23년 만에 반려동물에 대한 주인의 자가진료 행위가 금지된다고 하니,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 따라서 농림축산식품부는 반려동물 자가진료 금지 이후에도 보호자들이 할 수 있는 통상처치 행위를 담은 ‘사례집’을 발간했다.

하지만, 사례집은 법적 효력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절대적인 기준은 되지 못한다. 실제 개별 행위에 대한 불법 여부는 법원에서 판단한다. 즉, 사례집에 따라 자가처치를 하더라도, 수의사법 위반으로 처벌받을 수 있는 확률이 존재하는 것이다.

이에 본지에서는 농식품부의 사례집을 기준으로, 변호사의 자문을 거쳐 7월 1일 반려동물 자가진료 금지 이후 헷갈릴 수 있는 상황들을 정리했다.

 
1. 약을 먹이거나 연고 등을 발라주는 행위는 계속 ‘허용’

우선, 약을 구입하여 먹이거나 발라주는 행위는 계속해서 허용된다.

“반려동물의 자가진료가 금지되면 약도 못사게 되고 못 먹이게 된다”는 주장은 거짓 선동이었다.

단, 수의사의 처방전이 있어야지만 구입할 수 있는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의 경우에는 반드시 수의사의 진료 후 처방전을 발급받아 구입해야 한다.
 

2. 반려동물 보호자의 백신 등 자가접종 사실상 ‘금지’

백신을 약국 등에서 주사기와 함께 구입하여 주사하는 행위는 사실상 금지됐다.

농식품부 사례집에는 ‘동물의 건강상태가 양호하고, 질병이 없는 상황에서 처방대상이 아닌 예방목적의 동물약품을 구입하여 행하는 투약행위는 인정된다’고 명시되어 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 약물의 주사투약은 먹이는 방법에 비해 약물을 체내에 직접 주입하는 방식으로 약제의 흡수속도가 빠르고, 잘못된 접종에 의한 쇼크, 폐사, 부종 등 부작용이 있으며, 시술 후 의료폐기물을 적정하게 처리하지 못하면 공중보건학적인 문제는 물론 사회적인 문제도 야기될 수 있음으로 수의사의 진료 후에 수의사에 의해 직접 행하는 것을 권고한다”고 명시했다.

이번 사례집을 분석한 한 변호사는 “이 사례집은 주사행위를 진료행위로 보고 있으며, 반려동물의 자가진료가 금지됐기 때문에, 주사투약은 앞으로 (원칙적으로)수의사의 진료 후에 수의사의 지도에 따라 행하라고 설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호자의 주사는 된다’는 식으로 사례집을 해석하는 경우도 있지만, 사례집이 법적 효력이 없고 개별 처치행위에 대한 불법 여부는 사법부에서 최종 판단하기 때문에 반려동물 보호자는 앞으로 자신의 개, 고양이에게 직접 주사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불법행위로 처벌되지 않는’ 가장 안전한 방법이다.
 

3. 백신 외의 다른 주사제 투약 ‘불법’

약국에서 판매되는 백신 이외의 다른 주사제의 경우, 보호자가 직접 구입해서 주사하는 행위는 불법이다. 특히, 반려동물이 소화불량을 보일 때 사용하는 주사제의 경우 수의사의 지도 없이, 약국에서 주사기와 함께 구입해서 투약하면 불법으로 처벌받는다.

사례집에서 자가투약을 허용하고 있지만, ‘동물의 건강상태가 양호하고, 질병이 없는 상황에서 예방목적의 동물약품을 투약하는 행위’로 상황을 제한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동물이 비정상적인 증상을 보일 때 (수의사의 진료나 처방·지도 없이)증상 개선을 위해 동물약품을 자가 투약하는 행위는 7월 1일부터 금지된다.
 

4. 펫샵, 개농장에서의 주사행위는 ‘불법’

펫샵에서 동물을 판매하기 전에 예방접종을 놓는 행위와 개농장에서 식용 목적으로 사육하는 개들에게 백신, 항생제 등 주사를 놓는 행위는 금지됐다.

이번 사례집은 ‘반려동물 자가진료 금지 이후에도 보호자가 자가처치 할 수 있는 허용 범위’를 설명한 것이다. 그런데, 사례집에는 아래와 같은 2가지 원칙이 있다.

▲ 동물보호자는 ‘자신이 기르는 동물의 생존권과 건강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려는 선의의 목적’을 가지고 동물에 대한 일정수준의 처치는 할 수 있다.

▲ 동물보호자는 동물에 대한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자로서 제한된다.
  

즉, 동물보호자가 선의의 목적을 가지고 행하는 자가처치 행위만 허용할 뿐, 그 이외의 진료행위는 전부 금지되는 것이다.

펫샵의 경우 “동물을 판매하기 전까지는 펫샵 소유의 동물이기 때문에 주사를 놓을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지만 펫샵에서 동물을 판매하는 것은 영리적인 행위일 뿐만 아니라 동물의 생존권과 건강을 우선적으로 보호하려는 보호자의 ‘선의의 목적’을 가진 행위라고 볼 수 없으므로 불법으로 처벌될 가능성이 높다.

동물을 판매하기 전까지 임시로 동물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며, 동물등록도 하지 않고 판매하기 때문에 동물에 대한 소유권(원칙 2번)도 불명확하다.

식용목적으로 개를 기르는 육견농장에서의 주사 등 처치행위 역시 불법이다. 선의의 목적으로 개를 기르는 것이 아닐 뿐 더러 동물에 대한 소유권 역시 명확하지 않다.
 

5. 수의사의 진료 후 처방과 지도에 따라 행하는 투약행위는 ‘합법’

동물보호자가 자기 자신이나 비수의사의 판단에 따라 투약하는 경우는 불법으로 처벌받을 확률이 높지만, 수의사의 진료 후 수의사의 처방과 지도에 따라 행하는 투약행위는 합법이다.

농식품부는 사례집을 통해 “수의사의 처방과 지도에 따라 동물약품판매업소 등에서 동물약품을 구입하여 투약하는 경우에 인정될 수 있다”고 밝혔다.

 
6. 통상적인 외부 기생충 구제, 단순 귀 청소·세척 등은 계속해서 ‘가능’

그 밖에 동물에 대한 수의학적 전문지식 없이 행하여도 동물에게 위해가 없다고 인정되는 통상적인 외부 기생충 구제, 단순 귀청소 등의 처치나 돌봄 행위는 계속해서 합법이다.

 
“아들, 딸에게도 할 수 있는 행위인지 아닌지로 판단하면 가장 쉽다”

사례집이 발간됐지만 여전히 어떤 처치행위까지 가능한 지 혼란스러울 수 있다. 특히, 같은 투약행위라 하더라도 목적, 반복성, 동물의 상태 등에 따라 사법부의 판단이 달라질 여지도 있다. 

하지만 복잡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다. 단순한 판단 기준이 있다.

자신의 아들이나 딸에게 통상적으로 하는 처치행위는 동물에게도 가능하고, 그렇지 않는 행위는 동물에게도 하면 안 되는 것이다.

한 수의계 관계자는 “자신의 아들이나 딸이 다치면 연고도 발라주고, 아프면 약도 먹이지 않느냐?”며 “그런 행위는 반려동물에게도 계속 해도 되는 것이고, 자신의 아들이나 딸에게 주사를 놓거나 배를 갈라서 수술을 하지 않는 것처럼, 그런 행위는 동물에게도 하지 않으면 된다. 복잡할 것도 없고, 깊게 고민할 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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