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이름으로 동물등록한 진돗개 놓고 떠난 박근혜 전 대통령

9마리 진돗개 중 새롬이·희망이, 박근혜 이름으로 동물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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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10일 탄핵된 뒤 12일 저녁 삼성동 사저로 돌아간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청와대를 떠나면서 진돗개 9마리를 두고 갔다. 이 중 두 마리는 ‘박근혜’ 이름으로 동물등록이 된 강아지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3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식 날 삼성동 자택을 떠나면서 동네 주민들로부터 진돗개 2마리(수컷 1마리, 암컷 1마리)를 선물 받았다. 수컷의 이름은 ‘희망이’, 암컷의 이름은 ‘새롬이’였다.

박 전 대통령은 2014년 신년 기자회견에서 희망이와 새롬이에 대해 “조그만 할 때 분양받아 데리고 왔는데 무럭무럭 자랐다”며 “나갈 때나 들어올 때 두 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반긴다. 따뜻한 봄이 되면 새롬이 희망이와 같이 나와 여러분들께 인사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새롬이와 희망이는 2015년 여름, 5마리의 새끼를 출산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공식 페이스북을 통해 강아지들의 이름을 공모한 끝에 ‘평화, 통일, 금강, 한라, 백두’라는 이름이 붙여졌다(사진).

이후 5마리의 새끼는 모두 분양됐다.

새롬이와 희망이는 올해 1월 다시 한 번 출산을 했다. 이번에는 7마리의 새끼가 태어났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직무 정기 기간 중 일어난 일이었다. 이로써 새롬이와 희망이까지 청와대의 진돗개는 총 9마리로 늘어났다.

진돗개 데려갈 의향 묻는 참모진에 사양 의사 밝힌 박 전 대통령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진돗개를 사저에 데려갈 의향을 묻는 참모진에게 사양의 뜻을 전했다. 이에 청와대는 “박 전 대통령께서 데려가는 것을 사양했기 때문에 분양해야 할 것 같다”며 “분양 절차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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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2월 25일 대통령 취임식 날, 삼성동 주민으로부터 진돗개를 선물받는 박 전 대통령

소유자 : 박근혜, 주소 :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로1(세종로)

새롬이와 희망이가 올해 1월 출산한 새끼들은 아직 생후 3개월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동물등록대상이 아니다(등록대상 동물 : 생후 3개월령 이상의 반려견).

그러나 새롬이와 희망이의 경우 2013년 4월 30일 종로구의 한 동물병원에서 내장형 마이크로칩 시술을 통해 동물등록을 했다.

당시 발행된 동물등록증에 적힌 소유자 명은 ‘박근혜’였으며, 주소는 ‘서울시 종로구 청와대로1(세종로)’이었다.

즉, 두 마리는 법적으로 박 전 대통령의 반려견이다.

박 전 대통령이 진돗개를 데려가지 않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부산동물학대방지연합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기르던 개들을 유기했다”며 “동물 유기 혐의로 박근혜 전 대통령을 고발했다”고 전했다.

부산 동학방은 국민신문고에 고발 글을 올렸고 경찰청으로부터 신청이 접수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동물권단체 케어는 직접 진돗개 입양에 나섰다.

케어 측은 “한 국가의 원수였던 분께서 직접 입양하고 번식하였던 진돗개 9마리를 책임지지 않고 포기하는 것은 사실 유기나 다름없다”며 “삼성동 사저의 크기는 대지면적 484㎡, 건물면적 317.35㎡ 이라고 하는데, 이곳에서 진돗개 몇 마리조차 기를 수 없다는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중성화수술을 하지 않고 끝내 책임질 수 없는 마리 수까지 불린 것 또한 이해될 수 없으나 이 진돗개들이 무분별하게 입양을 가서 불행한 삶을 살거나 지자체 보호소로 가지 않도록 돕고 싶다”며 입양 의사를 전했다.

한편, 현행 동물보호법은 반려견 소유자가 자신의 동물을 유기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동물보호법 제8조 4항). 이를 어길 경우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 된다.

또한, 지난 3월 2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의 경우 동물 유기 행위에 대한 처벌을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로 강화시키는 내용이 담겼다.

자기 이름으로 동물등록한 진돗개 놓고 떠난 박근혜 전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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