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원 `올 연말 AI 재발은 필연‥백신 준비 미룰 수 없다`

백신 방어능, 사용전략 현장 검증 해봐야..재발 반복 지역에 파일럿 스터디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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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학기술한림원이 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구제역·AI 대책을 모색하는 원탁토론회를 개최했다. 2015년 2월 같은 주제의 토론회를 개최한지 2년여 만이다.

당시 국내 상재화 위험을 경고했던 한림원은 이날 토론회에서 두 질병이 이미 한국에 반복 재발하는 상황에 처해있음을 전제했다.

특히 겨울철마다 철새로부터 유입되는 고병원성 AI의 경우, 백신을 포함한 방역전략 재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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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국제기구가 권고한 AI 백신 도입 상황..방어능 검증, 활용전략 검토 나서야

발제에 나선 박최규 경북대 수의대 교수는 “현행 방역체계로는 AI 재발을 막을 수 없다”며 “당장 올해 10월말 철새도래기가 되면 악몽이 재현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2003년 이후 6차례에 걸친 고병원성 AI로 약 1조원의 직접 피해를 입었지만, 향후에는 매년 재발할 위험이 높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오리농가의 열악한 방역환경, 살처분보상금 불이익으로 인한 농가의 신고기피현상, 전문성이 부족한 정부 방역조직 등을 위험요소로 꼽았다.

AI 백신 도입 필요성도 언급했다. 박 교수는 “OIE 등 국제기구는 ‘가금사육밀도가 높은 곳에서 AI가 발생하여 살처분만으로 통제되지 않는 경우 긴급백신을 고려해야 한다’고 권고한다”며 “한국이 딱 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AI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감수성동물을 선제적으로 제거해야 하지만, 현행 살처분 전략으로는 전파속도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일선 방역담당자와 수의사들도 AI 백신도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성식 경기도 동물방역위생과장은 “현장 농장의 방역환경으로는 AI 재발을 막기 어려운 실정”이라며 “백신 도입 없이는 올 연말에 대규모 살처분 사태가 반복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윤종웅 가금수의사회장도 기존의 백신도입 주장을 재확인했다.

윤 회장은 “일부 지역에서의 예방적 접종이나 링백신(긴급백신) 등 백신을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은 다양하다”며 “수의서비스 하에 제대로된 백신전략을 수립한다면 농가피해는 물론 국가 재정 낭비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가령 겨울마다 AI 재발의 신호탄을 쏘는 재발반복지역에 미리 백신을 접종해두면 AI 발생을 막거나, 발생하더라도 전파속도를 줄여 기존 살처분·이동통제 전략으로 보다 효과적으로 확산을 차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AI 백신을 적용할 지역, 축종 등 세부계획을 전담하는 전략조직이 정부에 마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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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AI 백신 도입검토를 지적한 박최규 경북대 교수와
김성식 경기도 동물방역위생과장, 윤종웅 가금수의사회장, 김우주 고려대 교수

 
`백신이 만능대책 될 순 없다`..다발지역 파일럿 스터디 제안

사람 인플루엔자의 권위자로 메르스 대응을 총괄했던 김우주 고려대 의대 교수도 ‘백신 검토에 나서야 한다’는데 입장을 같이 했다.

다만 백신도입시 유발될 수 있는 여러 문제점들을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는 전제를 깔았다.

김우주 교수는 “AI가 이미 상재화된 측면이 있어 (백신을) 통제방안으로 검토해볼 필요는 있다고 본다”면서도 “백신을 최후의 수단처럼 여겨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증상 없이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백신접종축이 생기거나, 농가의 신고가 줄어들면서 AI 발생을 파악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백신도입 후 AI가 재발하거나 백신접종축으로부터 나온 닭고기나 계란이 유통될 경우 국민적 의혹에 직면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김 교수는 “박최규 교수가 ‘마의 삼각지’로 지적한 천안-음성-진천 등 재발반복지역에 백신을 제한적으로 적용하고 성과를 시험해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이날 토론의 좌장을 맡은 박용호 서울대 교수는 “이제 AI 백신 도입을 단계적으로 검토해야 한다”며 “당장 도입하는데 대한 찬반을 따지기 앞서, 구체적인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는데 전문가간 공감대가 있다”고 밝혔다. 

한림원 `올 연말 AI 재발은 필연‥백신 준비 미룰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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