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자가접종은 불법..백신 포함 주사제 모두 처방 지정해야

처방대상약 추가지정 검토 중..KAHA ‘모든 백신 지정 요구’ 서명에 수의사 1,600명 동참

등록 : 2020.03.23 13:11:26   수정 : 2020.03.27 14:41:15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수의사처방제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이 확대될 전망이다. 모든 동물용 항생제 성분과 함께 반려견 4종 종합백신(DHPPi), 이버멕틴(ivermectin) 등이 추가 지정 검토 대상에 올랐다.

반려동물에서 자가진료가 금지된 만큼, 불법적인 자가접종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모든 주사제 성분의 처방대상 지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의사 처방없이 팔리는 주사제, 불법 자가진료 조장

추가지정안, 반려견 4종백신·동물용 항생제 전 성분·이버멕틴 등 포함

대수·KAHA ‘백신 포함 주사제 모두 처방대상 돼야’..약국은 반발

2013년 도입된 수의사처방제에 따라 마취제, 호르몬제, 항생제, 백신과 기타 수의사의 전문지식이 필요한 동물용의약품 중 처방대상으로 지정된 성분의 의약품은 반드시 수의사의 진료 후 처방에 따라 사용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는 대략 3년에 한 번씩 처방대상 성분을 추가로 지정하고 있다.

2017년 7월 반려동물의 자가진료가 금지되면서 같은 해 반려동물의 백신 다수가 처방대상으로 지정됐다.

소유주라 해도 자신이 기르는 동물에게 직접 주사바늘을 찌르는 행위가 불법이므로, 애초에 수의사를 거치지 않고는 백신(주사제)을 구입할 수 없도록 제한하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사람이 병의원에서 의사의 진료를 받고 주사를 맞을 뿐, 약국에서 직접 주사제를 살 수는 없도록 한 것과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2017년 당시 약사 단체 등이 저항하면서 가장 사용량이 많은 반려견 4종 종합백신(DHPPi)은 처방대상에서 제외됐다. 반려동물의 자가 접종을 금지했으면서 가장 큰 구멍을 남겨 놓았던 셈이다.

한국동물병원협회(회장 이병렬)는 17일 성명을 통해 “반려견 4종백신, 고양이 사독백신이 여전히 수의사 처방 없이 판매되고 있어, 반려동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는 동시에 보호자들이 잠재적 범죄자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정부가 준비 중인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지정 확대안에는 ▲반려견 4종 종합백신 ▲동물용 항생제 전(全) 성분 ▲이버멕틴 등 아직 처방대상으로 지정되지 않은 심장사상충예방약 성분 ▲마취제·호르몬제 당연 지정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처방대상 지정 관련 협의회를 개최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서면의견조회로 대체됐다.

이를 두고 동물약국협회 등 약사 측은 ‘날치기 행정’이라며 코로나19 사태 종식 후 협의회 개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려견 4종 종합백신 처방지정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관계기관 의견조회 방식이 동영상 회의로 다시 변경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반려동물에서 비(非)수의사의 자가접종이 법적으로 금지된 이상 반려견 4종 종합백신의 처방대상 지정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수의계에서는 백신뿐만 아니라 국내 출시된 반려동물용 주사제제는 모두 처방대상으로 지정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한수의사회 관계자는 “(4종 종합백신뿐만 아니라)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사용하는 동물용 주사제는 모두 수의사 처방대상에 포함되어야 한다는 것이 우리회 의견”이라며 “현재 소 브루셀라 등 인수공통전염병만 일부 처방대상으로 지정된 농장동물용 백신도 보다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동물병원협회도 ‘모든 반려동물 백신을 수의사 처방대상으로 지정하라’며 서명운동을 펼쳤다. 지난 19일부터 사흘 동안 1,600여명의 수의사가 이에 동참했다.

동물병원협회는 “이미 법원에서도 주사기를 이용해 자신 소유의 동물에게 약물을 투여하는 것을 무면허 불법진료로 보고 있다”며 “반려동물의 자가진료를 전면 금지한 수의사법의 취지에 맞춰 반려동물용 백신과 주사제 전품목을 처방대상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을 지정하는 농식품부 ‘처방대상 동물용의약품 지정에 관한 규정’ 고시는 3년을 재개정 주기로 못박고 있다. 2017년 7월 1일 이후 3년이 도래하는 올해 상반기 내로 개정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