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주형 차기 대수회장 `수의사처방제 전산화, 전면 보류해야`

처방대상약 사용내역 전산보고 두고 임상수의사 반대여론 급증..규제 반대·소통 부재 지적

등록 : 2020.02.25 16:56:57   수정 : 2020.02.25 16:57:27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반려동물 임상수의사들을 중심으로 수의사처방제 전자처방전 의무화에 대한 뒤늦은 반대여론이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다.

허주형 차기 대한수의사회장 당선인은 ‘과도한 규제’라며 시행 전면 보류 및 새 집행부에서의 재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중대한 사항인데 일선 수의사들은 몰랐다..소통 부재 지적

마약류에 이어 일선 병원에 늘어나는 행정업무 요구량..지원 없이는 진료비 상승요인

24일 일선 임상수의사 회원들을 대상으로 전자처방전 의무화 조치에 대한 공지가 발송되자 대한수의사회 홈페이지, 수의사 커뮤니티 대한민국수의사[DVM]를 중심으로 임상수의사들의 반대 여론이 급증했다.

처방대상약 자체 사용내역까지 모두 전산보고하도록 것을 두고 ‘과도한 규제를 신설하면서 일선 회원들에게 제대로 된 의견수렴이나 제도 시행 전 안내가 없었다’는 비판이다.

처방대상약 사용내역 전산보고에 반대할 뿐만 아니라 소통 부재까지 중요한 문제로 지적한 것이다.

한 회원은 ‘이 중대한 사항에 공론화도 없었고, 수의사들의 수고와 번거로움을 통해 어떤 득이 있는 거냐’며 의문을 제기했다. 수의사 개개인에게 부담을 주는 규제에 대해 일선 수의사들은 동의한 적 없다는 주장이다.

또다른 회원은 “임상수의사 업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는 제도를 마련했지만 일선 수의사들은 악법이라고 받아들이고 있다”며 NIMS(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는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많은 안내를 받은데 반해 EVET은 너무 성급하게 진행되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동물등록제에 더해 처방제까지 늘어나는 기록업무로 못 살겠다는 호소도 거듭됐다. 수의사에게 늘어나는 행정업무 요구량은 결국 비용으로 환산되어야 하는데 지원책 없이는 동물 진료비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수의사처방제 전자처방전 의무화 법안이 처음 발의된 것은 2015년이다. 그때부터 이미 수의사가 직접 처방대상약을 사용한 내역을 EVET에 입력하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되어 있었다.

19대 국회 말미에 발의됐던 해당 개정안이 임기만료로 폐기되고, 20대 국회에 다시 발의돼 통과된 후 시행될 때까지 5년여가 흘렀지만 그 동안 일선 수의사에게는 그 여파가 제대로 전달되지 못한 셈이다.

법이 개정된 이후라도 임상회원들에게 상세히 안내하고, 연동기능 개발을 서둘러 제도시행 전 시범적용하는 등 연착륙을 준비했어야 한다는 아쉬움도 남는다.

결국 일선 수의사들 대다수가 제도 시행 나흘을 앞두고서야 규제 내용을 알게 되면서 ‘차라리 과태료를 내겠다’는 식의 강력한 반발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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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주형 당선인, 시행 보류하고 새 집행부와 다시 논의해야

받아들이지 않으면 전면 보이콧’ 강경 입장

허주형 차기 대한수의사회 당선인(사진)도 일선 수의사들의 반대 여론과 같은 입장을 보였다. 허 당선인은 20년 이상 1인 원장 동물병원을 운영한 임상수의사 출신이다.

허주형 당선인은 “(수의사가 직접 사용한 처방대상약까지 전산보고하도록 한 것은) 과도한 규제”라고 말했다. 규제 신설을 반대하는 일선 원장들의 의견에 공감한다는 것이다.

허 당선인이 지난 집행부의 대한수의사회 부회장이었던 만큼 사태 책임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전자처방전 의무화가) 일선 반려동물병원에 이렇게 많은 규제가 가해질 줄은 몰랐다. 회원들에게도 안내가 부족했던 측면이 있다”며 “새 집행부에서는 이러한 중요 사안은 지부수의사회에만 공지하는 것이 아니라 홈페이지 등을 활용해 회원분들께 직접 알리겠다. 논의과정에도 회장과 사무처뿐만 아니라 당사자인 회원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선 임상수의사들의 전면적인 반발에 부딪힌 전자처방전 의무화 시행을 보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주형 당선인은 “시행을 전면 보류하고, 새 집행부가 구성되면 수의사회와 정부, 축종별 임상수의사들이 모여 다시 의견을 논의해야 한다”며 “정부가 강행한다면 일선 회원들이 거부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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