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등록방법, 내장형 일원화냐 생체인식 신기술 도입이냐

서울시·동물보호단체, 일원화 촉구..非수의사 시술 허용 문제 언급도

등록 : 2019.09.19 06:46:04   수정 : 2019.09.20 13:42:16 윤상준 기자 ysj@dailyvet.co.kr

동물등록제의 등록방법을 둘러싼 논란은 현재진행형이다.

‘실효적인 내장형 마이크로칩으로 일원화해야 한다’는 주장과 ‘생체인식기술을 도입해 등록방법 가짓수를 오히려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맞선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충남 천안을)은 17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동물등록방식 개선 방안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박 의원은 동물등록제를 다루는 동물보호법을 소관하는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여당 간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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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동물보호단체 ‘내장형 일원화’ 촉구

농림축산검역본부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등록된 반려견은 175만 5천여마리다. 이중 내장형 마이크로칩으로 등록된 비율은 61%다.

특히 서울시는 올해 서울시수의사회와 함께 내장형 등록 활성화 사업을 벌여 내장형 등록율이 작년 대비 136% 증가했다.

서울시 동물보호과 강경숙 팀장은 “외장형, 인식표는 분실·손실이 쉽고 반려견의 유기나 유실을 방지하는 효과가 굉장히 낮다”며 “내장형 일원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주요 동물보호단체에서도 내장형 일원화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을 지목했다. 지난 7월 동물자유연대, 동물권행동 카라, 동물복지문제연구소 어웨어, 동행 등 국내 주요 동물보호단체가 내장형 일원화를 공동으로 건의해 농식품부에 전달했다는 것이다.

조희경 동물자유연대 대표는 “동물복지에 맞는 정책이라면, 정부가 추진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내장형 마이크로칩이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방식이라는 점도 요인이다. 다른 방법으로 등록한 반려견이라 하더라도 타국 이동 시 해당 국가에서 내장형 삽입을 요구하면 따를 수밖에 없다.

 

내장형 일원화 두고 非수의사 시술 허용 문제 언급

하지만 내장형 일원화 문제는 지난 4월 국회에서 농해수위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지 못했다.

해당 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박완주 의원은 “내장형이 가지고 있는 수용성에 한계가 있고, 외장형은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지목했다. 아직도 현장에서 부작용을 우려한 보호자들의 저항이 있다는 것이다.

김동현 농식품부 동물복지정책팀장은 “등록대행기관이 전국적으로 고루 분포되지는 않은 상황”이라며 내장형으로 일원화된다면 동물병원이 없는 읍면지역에서 불편함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검역본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동물등록대행기관 3,498개소 중 약 93%인 3,245개소가 동물병원이다.

그러면서 비(非)수의사의 내장형 시술 허용 문제를 언급해 논란의 불씨를 남겼다.

김동현 팀장은 “등록방법이 내장형으로 일원화된 나라는 해외에서도 소수”라며 “일원화된 나라들은 수의사뿐만 아니라, 일정한 교육을 받은 테크니션 인력도 칩을 삽입할 수 있도록 되어 있다”고 말했다.

박애경 한국애견협회 사무총장도 “등록장치는 접근이 용이해야 하며 소유자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해외에는 가정에 방문해 마이크로칩을 삽입하거나, 수의사의 교육을 받은 인력(비수의사)이 등록해주는 형태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주장은 최근 제도화된 동물보건사의 업무에 ‘침습적인 행위를 허용할 수 없다’는 대한수의사회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된다.

박완주 국회의원

박완주 국회의원

비문 생체인식기술 정확도 높지만..추가연구·검토 필요해

이날 토론회에서 반려견 비문인식기술을 소개한 변창현 아이싸이랩 부설인공지능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한국이 동물 비문인식기술을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다”며 “이미 현장 적용이 가능한 높은 수준의 인증기술이 준비됐다”고 말했다.

딥러닝 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반려견 비문인식은 반려견 코의 패턴을 분석하는 기술이다.

아이싸이랩 연구진이 비문분석을 660만여회 시도한 결과, 다른 개체를 같은 개체인 것으로 잘못 판단하는 오류(타인수락률)은 0.01% 수준이었다.

변창현 박사는 “(동물 비문인식기술이) 사람의 홍채인식보다는 조금 부족하고, 사람의 지문인식보다는 조금 높은 수준의 정확도”라며 “2~3년 전부터는 스마트폰 카메라에도 고품질 센서가 적용되면서, 스마트폰으로도 비문인식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한계점도 지목됐다. 반려견의 비문이 개체별로 고유하며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는 점이 전제되어야 하는데, 그에 대한 연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우연철 대한수의사회 전무는 “반려견의 생애주기 동안 비문이 언제 자리잡는지, 질병이나 몸의 변화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은 없는지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동현 팀장도 “생체인식 도입에는 아직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 관련 R&D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희경 대표는 “내장형 마이크로칩이 도입되는 시기에 업체들의 이전투구식 상호비방이 이어지며 반려견 보호자 전체의 신뢰도를 깎았던 경험이 있다”며 신기술 도입 시 주의를 당부했다.

 

등록 필요성 높이고 행정력 보강해야

우연철 전무는 “동물등록제는 동물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함께 등록하는 것”이라며 “보호자가 등록을 하고자 하는 당위감을 갖게 만드는 일이 등록방식의 변경보다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실·유기 시의 반환문제 뿐만 아니라 광견병 예방접종과의 연계 등 질병관리와 동물등록제를 연결시킬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다.

박애경 사무총장도 “반려견을 등록해도 등록된 번호를 사회해서 활용할 기회가 없다 보니, 필요성을 잘 느끼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동물등록제를 포함한 반려동물 관리에 투입된 행정인력이 부족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우연철 전무는 “600~800만마리에 이르는 반려견을 담당하는 행정인력이 과연 얼마나 되는지 의문”이라며 “등록 필요성과 관리 인력 문제를 선결하지 않으면, 등록방식을 아무리 편하게 바꿔도 등록제가 자리잡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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