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수의사가 직접 청와대 국민청원을 올렸다

동물 진료비 특수성에 대한 이해 필요성 강조

등록 : 2019.04.19 17:19:17   수정 : 2019.04.19 18:34:34 이학범 기자 dvmlee@dailyvet.co.kr

동물병원 진료비 공시제 수의사법 개정안, 동물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 수의사법 개정안, 동물병원 진료비 사전고지제 및 공시제 도입 수의사법 개정안, 동물진료항목 표준화 및 동물병원 진료비용 의무 고지 수의사법 개정안.

약 1년여 동안 발의된 수의사법 내용이다. 4가지 법안 모두 동물병원 진료비와 직접 관련되어 있다. 여야 의원 할 것 없이 동물병원 진료비 부담을 낮추겠다며 수의사법 개정안을 줄줄이 대표발의했다.

관련 토론회도 열렸다. 정부는 “동물병원 진료비 사전고지제(수의사가 소비자에게 예상되는 진료비를 사전에 의무적으로 설명하는 제도)를 빠른 시일 내에 도입하고, 중장기적으로는 공시제(진료비를 홈페이지, 병원 내 게시판 등을 통해 공개하는 제도)를 도입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수의계 내부에서는 “동물병원 진료비에 대한 보호자들의 부담을 이해하지만, 무작정 수의사의 일방적인 희생만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움직임은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동물 진료의 특수성에 대한 정확한 이해를 바탕으로 올바른 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한 현직 수의사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청원을 올려 관심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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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진료비의 부담원인, 정확하게 파악해야”

스스로를 수의사이자 반려견 보호자라고 밝힌 청원자는 “동물병원 진료비의 부담 원인을 정확히 파악하고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동물병원 진료비는 비싸다”라는 주장이 잘못된 전제라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동물병원 진료비는 같은 항목의 사람 진료비보다 비싸지 않다. 오히려 저렴하다. 단지, 공단지급액과 실손보험 지급액이 없는 동물 진료의 경우 보호자의 진료비 본인부담률이 100%다. 청원자는 실제 진료비 예시를 들며, 사람 의료비와의 차이점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우리나라 동물병원 진료비 자체만으로 타 국가와 비교했을 때 오히려 싼 편이다.

<한국의 동물병원 진료비는 타 국가에 비하여 높지 않으며 오히려 낮은 편>

‘반려동물 산업 활성화를 위한 소비자 진료비 부담 완화 방안연구 보고서’에 나온 내용이다. 보고서에는 미국, 독일과 우리나라 동물병원 진료비를 비교한 자료가 자세히 담겨있다.

청원자는 “(현재 정책 추진) 흐름대로라면 대한민국의 수의학은 퇴보할 것이고, 그 피해는 모두 보호자와 동물에게 돌아갈 것이 분명하다”며 “(동물병원 진료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는 국가적 차원의 진료비 지원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사람 의료비처럼 국가 차원의 지원이 있어야 실질적인 진료비 부담 완화가 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이외에도 청원자는 ▲반려동물 자가진료(주인이 자신의 동물을 진료하는 행위)의 완전한 철폐 ▲동물진료의 특징(특수성)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려동물의 자가진료는 법적으로 금지됐다. 자가진료를 하는 행위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는 중범죄다. 하지만, 여전히 주인 스스로 반려동물의 상태를 진단하고 예방접종까지 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이런 상황에서는 동물이 피해를 보는 것은 물론, 생명경시 풍조까지 조성된다.

또한, 말을 할 수 없는 동물을 진료할 때는 사람보다 더 많은 검사가 필요하다는 ‘특수성’도 고려되어야 한다.

청원자는 “동물 진료의 특징을 이해한 제도가 필요하다”며, 수의사의 열정과 희생만 강요하는 제도에 대한 반대 의견을 정확히 밝혔다.

이어 “제도적 변화와 지원을 통해 동물들에게 더 나은 진료환경을 제공하고, 보호자들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덧붙였다.

청원 글 전문 확인 및 청원동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클릭)에서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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