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상오 회장에게 듣는 `동물보건 최고경영자과정·유기농 펫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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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개설된 서울대학교 동물보건 최고경영자과정(SNU-AHP)은 동물보건 분야의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기 위해 동물보건 산업분야의 최신 경향을 소개하는 한편, 동물보건관련 전문지식과 경영기법 함양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올해 3월 제4기 과정이 시작된다고 하는데요, 데일리벳에서 제4기 서울대 동물보건 최고경영자과정 시행을 앞두고 박상오 제1기 회장님((주)이레본 대표이사)을 만나 최고경영자과정과 회장님의 사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Q. 서울대 AHP 과정 1기 졸업생인데, 어떻게 과정에 지원하게 됐나.

서울대에서 처음으로 동물보건 최고경영자과정을 만든다고 하여 커리큘럼을 보니까 도움 될 만한 강좌가 많아서 지원했다.

동물 관련 산업에 종사하는 분들도 많고 또 동물과 관련되지 않았다하더라도 다양한 분야에 종사하는 분들이 많아 네트워크를 갖출 수 있는 기회도 된다. 개인적으로는 사업을 하고 있기 때문에 사업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그래서 1기 과정 수료 후에도 계속 동기들과 만나고 연락하면서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다. 많이 만날 때는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다가 최근에는 한 달에 2번씩 만나고 있다. 1기 수료생들끼리 시작한 모임에 2기, 3기 수료생이 배출되면서 계속 합류하고 있다.

AH forum_snuvet MOU

Q.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동창회와 MOU도 체결했는데.

지난해 3월 제1회 동물보건 포럼에서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총동창회(회장 최준표)와 서울대학교 동물보건최고경영자과정(SNU Animal Healthcare CEO Program, SNU AHP)의 상호 협력을 위해 MOU를 체결했다.

MOU체결을 계기로 동물보건포럼 운영, 공동사업 수행, 정보교류 등을 함께 진행하기로 했다.

Q. 동물보건 포럼은 무엇인가?

서울대학교 동물보건최고경영자과정 1기 수료생들이 중심이 되어 동물보건 분야에서 의미 있는 일을 하기 위해 포럼을 만들었고, 지난해 3월 첫 포럼을 개최했다.

첫 동물보건 포럼에서는 이동기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와 금태섭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 서울강서갑)이 강사로 초청되어 각각 ‘동물보건 기업 경영의 국제화 전략’, ‘법의 시각, 정치의 시각’을 주제로 강의했다.

앞으로 ▲급변하는 현대사회에서 생명가치에 근간한 동물복지의 지속적인 발전 ▲인간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복지사회 구현 ▲세계 동물보건산업분야 분석 및 예측,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 제시를 통한 동물보건산업분야 혁신 선도 ▲동물보건산업 및 동물복지 관련 정책 개발·제안 등의 활동을 하게 된다.

2회, 3회 포럼도 올해 개최할 예정이다. 형식적인 포럼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주제로 포럼을 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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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수료생들끼리 모이면 어떤 이야기를 나누는지 궁금하다.

강의 자체를 더 알차게 만들어서 재생산되게끔 커리큘럼을 만들어달라고 요청하는 등 동물보건 최고경영자과정을 어떻게 더 발전시킬까 고민한다. 서울대 동물보건 최고경영자과정이 배출한 사람들이 사회에 어떻게 기여할 지에 대해서도 교수님들과 함께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

포럼에서는 정규 커리큘럼에서 시간 제약으로 다 다루지 못한 주제를 깊이 다뤄보자고 의견을 나눈다.

Q. 서울대 동물보건 최고경영자과정(SNU-AHP)을 수의사 및 동물 관련 산업 종사자들에게 홍보한다면? 

서울대 동물보건 최고경영자과정은 동물보건 관련 산업에 대한 국내 최초의 최고경영자 과정으로, 동물보건관련 산업계가 양적, 질적 발전과 함께 산업 전반의 고도화 및 세계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동물보건 분야의 글로벌 리더를 양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과정에 참여하게 되면 동물보건 관련 지식 함양은 물론 훌륭한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분명 후회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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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이제 사업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자. 현재 (주)이레본을 운영하고 있는데, 어떤 회사인가?

1981년에 식품회사로 시작했다. 펫푸드(반려동물 사료)로 사업을 전환한 것은 1998년도다. 지금은 펫푸드만 생산하고 있다. 유기농 농산물은 해외에서 생산하여 가져오고 유기농 축산물은 국내에서 생산하며, 호주에서 유기농 양고기를 수입한다. 

유기농 펫푸드만 생산하는 회사인 만큼 영양학에 초점을 두고 있으며 해외 수의사와 국내 수의사 7~8명을 자문 수의사로 위촉하여 자문 받고 있다. 회사 내에도 수의사가 있다. 이들이 영양학을 담당하고 있으며, 해외 수의영양학 대학원에 진학해서 공부 중인 직원도 있다.

Q. 공장규모가 꽤 큰 것 같다. 연간 생산량은 어느 정도 되나?

공장 부지는 약 13,500평 정도 되며, 100명이 넘는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이천 공장(사진)에서는 유기곡물을 이용해 펫푸드를 만들고 있고, 양재동 사업체에서는 해외의 유기곡물을 국내에 공급하고 있다. 2016년 기준 연간 펫푸드 생산량은 9천 2백톤 정도 되며, 2017년에는 1만톤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매출 규모는 연 870억원 정도다.

현재 국내 유기농 펫푸드 브랜드 4개를 생산하고 있는데, 이 제품들의 국내 유기농 펫푸드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꽤 높다. 재배, 생산 과정마다 유해물질 검출 시험을 할 정도로 유기농 제품 생산에 신경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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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변에서 유기농 사료라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는데…유기농 사료, 정확히 무엇인가?

유기농 펫푸드는 사용 원료의 95%이상이 유기농이어야 한다. 그래야 인증기관, USDA의 유기농 인증 마크를 사용할 수 있다(위 사진 참고).

만약 원료의 70%이상이 유기농이라면, 유기농 마크를 붙일 수는 없지만 ‘made with organic’이라고 하여 유기농 원료로 만들었다는 표시를 할 수 있다. 이런 펫푸드도 유기농으로 볼 수 있다. 문제는 그 동안 우리나라에 이와 관련된 규정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외국기관의 관계자가 와서 관리 감독을 하고 인증해줬다.

농장에서 재료를 재배하고 수확할 때부터 최종적으로 생산된 제품까지 다 확인한 뒤에 인증해준다. 농장에서부터 운송, 가공과정까지 다 검사한다고 보면 된다.

지난해 7월, 농식품부에서 우리나라 유기농 기준을 만들어서 제도를 처음 시행했다. 외국 인증을 받은 회사와 제품도 국내 기준에 맞춰서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국내 인증을 받으려면 농식품부 인증 유기농 원료를 가지고 생산해야 한다. 현재 준비 중이기 때문에 곧 농식품부 인증 오가닉 마크도 붙일 수 있을 것이다.

Q. 유기농 사료 시장을 전망해본다면?

국내 펫푸드 시장이 약 4천억원 규모인데, 대부분이 수입 제품이다. 그리고 4천억원 시장 중 개인적으로 유기농 펫푸드 비율이 15%정도 된다고 본다.

소비자들이 유기농 제품을 원하긴 하는데 가격 저항도 있고, 원활한 재료 공급이 쉽지 않다는 점도 있다. 또한 사료관리법에서 일반 사료에 허용하는 보존제 등도 유기농 펫푸드에는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규정도 까다롭다고 볼 수 있다. 즉, 아무나 쉽게 뛰어들 수 있는 시장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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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지난해 2017인천세계수의사대회에서 BYVET이라는 1:1 맞춤형 사료를 소개해서 큰 관심을 받았는데.

이레본의 첫 번째 자체브랜드로 ‘1:1 개체 맞춤형 조제사료’라고 보면 된다. 동물병원을 찾는 동물의 상태를 가장 정확하게 아는 수의사들이 직접 해당 개체에 맞는 사료의 레시피를 입력하면 해당 개체용 사료가 생산되어 배달되는 컨셉이다.

수의사가 직접 사료를 만들어서 수의사를 통해 판매되는 ‘수의사 조제 사료’인 것이다.

현재 소비자들이 인터넷보다 동물병원에서 판매되는 사료가 비싼 것을 두고 불만을 제기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영양학적 상담에 대한 수의사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기 때문이다.

영양학적 상담 등 수의사가 동물 환자에게 기울이는 노력은 개체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데, BYVET은 수의사가 직접 고민하고 레시피를 만들어서 주문하는 사료이기 때문에 각각의 사료의 최종소비자가를 수의사가 결정한다. 수의사가 해당 개체 맞춤 사료를 만들기 위해 상담하고 고민하고 노력한 것에 비례하여 사료 가격을 정할 수 있는 것이다.

일선 수의사가 배합비 등을 완벽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수의사가 사이트를 통해 쉽게 정보를 입력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화되어 있다. 수의사가 진료한 내용을 입력하면 그게 레시피화되고 해당 개체 맞춤형 사료로 소량 생산된다.

동물병원 전자차트와 연동되어 주문할 수 있고 주문한 내용을 이레본 자회사인 마미닥터 영양학 전문 수의사가 한 번 더 확인하기 때문에 이상한 레시피로 펫푸드가 생산될 가능성은 없다. 그렇게 영양학 전문 수의사의 확인을 거쳐 최종적으로 레시피가 확정되어 동물병원 수의사가 OK하면 바로 생산이 시작되어 24시간~48시간 이내 배송된다. 영업·배달사원도 필요 없기 때문에 더 효율적이다.

이미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 국에 (생산 방식에 대한)특허 등록이 되어 있으며, 기술 이전을 요청해 온 해외 업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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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있다면?

일본도 15년 전 수입 사료가 70%를 차지했지만 현재는 일본 생산 제품이 70%의 점유율을 차지한다. 국내 기업들도 많이 연구·투자해서 좋은 제품을 만들어 경쟁력을 갖추고 수출도 하고 국내 시장도 넓혔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펫푸드에 대한 실험·연구를 많이 해야 하는데 현재 국내에는 펫푸드 전문 연구기관이 현재 없다. 미국 연구소 하나를 그대로 기술이전 받아 직접 연구소도 설립할 예정이다. 이 연구소에서는 국내에 펫푸드를 만드는 업체들의 제품 평가도 하고 기술 지도도 하고 실험도 해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아시아 지역의 다른 나라도 이러한 연구소가 없어서 아시아 지역 허브 역할도 하고 싶은데, 전문가 없이는 할 수 없다. 전문가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수의대에도 영양학 강의가 더 늘어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펫푸드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패러다임 변화를 하기 위해 인재양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이다. 펫푸드는 영양학 전문가가 필요하다. 수의사 분들이 영양학 분야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인터뷰] 박상오 회장에게 듣는 `동물보건 최고경영자과정·유기농 펫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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