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13m, 무게 12톤` 참고래 국내 첫 부검 연구

세계자연기금·서울대·인하대·제주대·한양대 참여..병원체·해양쓰레기 등 폐사원인 분석

등록 : 2020.01.21 10:52:27   수정 : 2020.01.21 21:01:21 박진혁 기자 brianjingo@naver.com
(사진 : WWF KOREA)

(사진 : WWF KOREA)

길이 13m, 무게 12톤에 달하는 참고래에 대한 부검연구가 국내 최초로 진행됐다.

3일 제주 한림항에서 진행된 공동부검은 제주대 김병엽 교수 주관으로 세계자연기금(WWF Korea)과 서울대학교, 인하대학교, 제주대학교, 한양대학교의 전문인력이 참여했다.

고래 사체는 지난달 22일 제주 한림읍 해상을 지나던 어선이 발견했다. 처음에는 밍크고래로 추정됐지만 유전자 분석 결과 참고래로 판명됐다.

참고래는 수염고래에 속하는 종으로, 지구상에서 대왕고래 다음으로 가장 거대한 동물이다. 수염으로 머금은 다량의 바닷물을 거르며 먹이활동을 하는 참고래의 주 영양원은 북부크릴 같은 동물성 플랑크톤과 청어, 오징어 및 갑각류다.

2007년 제정된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참고래는 죽은 사체를 포함해 가공·유통·보관이 금지되어 있다. 매매가 불가능해진 참고래 사체는 연구목적으로 활용됐다.

해당 법령이 제정되기 전까지는 고래 사체는 대부분 시장에 유통됐다. 우리나라에서 참고래를 부검하는 연구가 진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하지만 사체가 심하게 부패돼 부검은 난항을 겪었다. 부검 전 이동하는 며칠 간 참고래 사체가 거꾸로 매달리면서 장기들의 부패가 심하게 일어났다. 복강 장기들이 흉강 쪽으로 쏠려 일부가 파열되기도 했다.

통상 고래류의 부검은 견갑골과 가슴지느러미, 갈비뼈를 제거한 후 흉강 장기→복강 장기 순으로 진행되지만, 이번 부검에서는 이 같은 순서를 지키기 어려웠다.

연구진이 좋은 표본을 구하는 일에도 어려움이 따랐고, 기생충이 발견될 수 있는 일부 혈관은 식별조차 불가능했다.

연구진은 장에서 발견한 기생충의 유전 분석을 실시하는 한편 뇌척수액, 혈액, 뇌 조직 등의 표본을 확보해 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장과 수염에서 나온 해양쓰레기와 독성물질 등 인간이 해양생태계에 미친 악영향에 대한 분석도 이뤄지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기생충 분야의 서울대학교 김선민 연구원(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 박사과정)은 “부패가 심해 온전한 부검이 진행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국내 첫 대형고래 공동부검 및 연구가 이뤄진 데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 땅, 바다에 서식하는 야생동물을 보전하려는 노력은 결국 인간에게 긍정적인 영향으로 돌아온다는 ‘one health’라는 개념이 보다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다”며 국민들의 관심과 정부의 지원을 호소했다.

박진혁 기자 brianjing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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